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122화 (122/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122화>

“어. 그게…….”

“이게, 정말 국가대표팀 경기 맞나요?”

“……네. 어제 치러진, 공식적인 대표팀 경기가 맞습니다.”

“참담하네요.”

성지한의 말에 박윤식 과장은 말문이 막혔다.

워리어진만 따로 뗀 영상을 보니, 자기가 봐도 너무했기 때문이다.

성지한에게 아직 골드가 국가대표 되는 건 시기상조가 아니냐면서 설득하러 왔지만.

‘이대로라면 어차피 연패할 거, 그냥 성지한 님 뽑아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영상 보고 나서는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국가대표급 워리어라면 절 이길 만한 사람이 한 두 명은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성지한에게 유니크 스탯이 있다지만, 그와 저들은 레벨 차이가 대략 150이나 된다.

거기에 상위 리거가 되면 클래스도 좋은 직업으로 변경됨은 물론 갖가지 스킬도 추가되니, 응당 국가대표 선수들이라면 지금의 성지한을 상대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제가 다 이기겠는데요?”

성지한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피곤 단정하듯 말했다.

“저. 그, 그래도 그건 좀.”

“솔직히 골드가 무슨 대표팀이냐 싶었는데, 영상 보니까 할 만해 보이네요.”

“어, 그럼…… 혹시 국가대표가 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네. 뽑아 주시면, 하겠습니다.”

“……네에에.”

박윤식은 괜스레 대표 팀 선수들이 원망스러워졌다.

어제 경기에서 좀만 더 잘하지!

“그래도 관리국 입장에서는 이 건이 꽤나 부담스럽다는 건 압니다. 아무래도 골드니까요. 지금이야 30만 청원이 모였지만, 실제로 뽑히면 반대 여론도 만만찮을 테고요.”

“사실 그렇습니다…….”

“저도 뭐, 욕을 먹어 가면서까지 국가대표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러니 길드 채널에서, ‘소소하게’, 개인적인 어필을 해 볼까 합니다.”

아니, 대체 무슨 짓을 하시려고요.

박윤식은 ‘소소한’ 어필을 해 보겠다는 성지한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았지만.

그렇다고 하지 말란 소리를 할 수는 없었다.

전 세계에서 탐을 내는 세계 제일의 유망주에게 누가 그리 말할 수 있겠는가.

배틀넷 관리국과 성지한.

둘 사이의 갑을관계는, 이미 전임 관리국장이 짤린 순간부터 완전히 뒤집힌 상태였다.

“아, 알겠습니다…….”

성지한을 설득하러 온 박윤식은 맥 빠진 대답만 할 수밖에 없었다.

*   *   *

[오너님과 함께, 길드 포인트 찍습니다~!]

대기 길드 채널에서 오랜만에 실시간 방송이 진행됐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하연은 해맑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오~ 길드 방송 오랜만이네.

-하연 눈나 보니 눈정화된다아아

-자주 방송해 주세요!

-길마님 브이로그 ㄱㄱㄱㄱㄱ

길드 채널에서, 성지한 다음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하연이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웃었다.

“브이로그 괜찮네요~ 나중에 한번 해 보겠습니다! 자, 그럼 오늘은! 대망의 포인트 투자 시간입니다!”

-근데 벌써 길드 포인트를 받나요?

-매월 1일이 포인트 정산일이긴 함.

-대기 길드는 저번 달에 생긴 신생 길드잖아. 신생 길드가 길드 포인트 받긴 힘들 텐데……

길드 포인트.

이건 처음 길드를 만들 때 10 포인트가 주어지고.

그 이후에는 매월 1일에 길드가 거둔 실적에 따라, 배틀넷 시스템에서 포인트가 주어지기도 하고 빠지기도 했다.

여기서 실적을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길드에 속한 길드원들이 상위 리그에서 얼마나 활약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거기에 길드 채널의 구독자 수나 영상의 조회 수 등도, 이런 실적에 부가적으로 포함되는 척도였다.

“저희가 이번 달에 받은 포인트는! 무려…… 2포인트예요!”

-대기 길드 저번 달만 해도 실론즈들 모여 있지 않았나ㅋㅋㅋㅋ-벌써 포인트 얻었음?

-님들이 길드 채널 구독 많이 해서 그런듯;;

-그래도 2포인트나 받네

-지한이횽이 TOP 100에서 우승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만든 지 한 달도 안 된 길드임에도 포인트를 2개나 받았다는 소식에, 배틀넷을 좀 아는 시청자들은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길드원도 소수로 받던 길드가 어떻게 벌써 2포인트나 벌었는지에 대해 토론이 벌어지는 사이.

“자자. 그럼 이 포인트를 어디다 투자할지 두고, 오너님을 모셔 보겠습니다! 짝짝짝!”

이하연이 입과 손으로 동시에 박수소리를 내자, 성지한도 카메라의 포커스 안으로 들어왔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킹갓지한이횽 오셨다!!!!!

-오늘 게임도~~ 잘~~ 봤습니다~~^^7 여전히 무쌍 찍으시던데요~~-그거야...당연하지요...이제...1등...안하면...안되는...분이시지요...

성지한이 등장하자, 처음에는 그를 반기던 채팅이 올라오더니.

-지한에몽!!! 국가대표로 좀 나서 줘어어ㅠㅠ 우리나라 이러다 꼴찌하게 생겼어어어 -더 퍼스트 애들 여기서도 저러네;

-채팅 보실 수 있을 때 쳐야죠!

-일등이들 그만 좀 해라.

-일등이가 뭐야?

-청원글 도배하는 퍼스트 애들 말하는 거임.

-ㄹㅇ도배 개쩔어 무슨 골드가 국가대표임 진짜 개오바ㄴㄴ

어제부터 이슈가 된 국가대표 건을 두고, 채팅창이 혼란의 도가니가 되었다.

‘이거, 하연 씨에게 운을 띄워 달라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겠군.’

원래는 길드 포인트 영상을 찍고 나서, 마지막에 근황 토크로 국가 대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열렬한 채팅을 보니, 굳이 그렇게까지 연출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국가대표에 대해서는, 일단 길드 포인트 찍고 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ㅎㄷㄷ 공식적인 답변 나오나요

-헬게이트 열리겠네ㅋㅋㅋㅋ

-와 갑자기 시청자 수가 떡상하는 거 봐;

-다들 길드 포인트에 관심 없음 이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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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길드 포인트에 관심 없음 이제 ㅋㅋㅋ

-와 갑자기 시청자 수가 떡상하는 거 봐;

국가대표 관련 답변 예고를 한 성지한은, 태연하게 길드 포인트 창을 띄웠다.

길드 인원 확장 (5/10) - LV.5

능력치 증가 (올스탯 +5) - LV.5

성장률 증가 (+150퍼센트) - LV.15

-????왜 레벨이 저래요?

-분명 성장률 증가만 11 아니었나?

-벌써 포인트 찍었어요?

-아니 그러기엔 추가된 포인트가 +12인데?

시청자들은 성지한이 띄운 길드 창을 보면서 혼란에 빠졌다.

저거 레벨이 왜 저래?

성지한은 영문을 몰라 하는 채팅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답했다.

“아. 저거. 이번에 얻은 아이템 효과예요. 길드 옵션 레벨 +4.”

-아하! 길드 옵션을 올려 주는 아이템이었구나!

-ㅅㅂ그런 아이템이 어디 있어

-ㄹㅇㅋㅋ그냥 12 포인트 벌었겠지

-그런 거 있으면 게이츠가 1,000억 때려 박아서라도 사지ㄷㄷ-1,000억이 뭐임 더 박을거 같은데 ㅋㅋㅋㅋ

길드 옵션 레벨 +4?

그것도 전체 옵션을 모두 올려 줘?

그런 아이템이 있을 리가 없다고, 시청자들은 극히 현실적인 판단에 의거하여 채팅을 쳤지만.

“아. 이거 아이템 꺼내면 길드 불타는데……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자, 봐 보실까요?”

성지한은 봉황기를 직접 꺼내지는 않고.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설명만 모두 공개로 바꾸어, 방송에서 봉황기의 스펙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봉황기]

-등급 : SSS

-봉황의 후예이자, 제국의 초대 칸이 사용하던 군기입니다.

…….

-추가 효과로 사용자가 길드 오너나 길드 마스터라면, 속해 있는 길드의 전 옵션 레벨을 +4 증가시킵니다.

“저번에 시스템 에러로 인해, 받은 보상이 좀 좋았습니다.”

-와

-미친ㅋㅋㅋㅋ

-이거 그 창 맞지? 주작 날아오르던

-봉황이야 이$#^끼야

-형님~^^ 저기 혹시 이 게임 치트키 알고 계신 건가요~?^^;

-거 좋은 건 공유 좀 합시다!

아이템의 옵션이 공개되자.

그간 잠잠했던, 묵직한 후원이 다시 들어왔다.

빠바바바밤!

[R.E.Gates가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플레이어 성! 제발 저희 AF에게 저 아이템을 팔아 주십시오! 10억 달러에 사겠습니다!]

평소처럼 10만 GP를 쾌척한 게이츠.

그가 제시한 금액은 10억 달러로, 한화로 1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와 씨 ㅋㅋㅋㅋ 게이츠 바로 튀어나왔네 ㅋㅋㅋ

-아까 1,000억 이야기 한 애 누구냐? 내가 아니랬지?

-1조 쳐돌았네ㅋㅋㅋㅋ 저번에 게이츠가 성지한한테 계약금으로 제안한 게 3천억이었는데 -창이 주인보다 비싸누!!!!!

게이츠의 등장으로 난리가 난 채팅창은.

빠바바바밤!

[長思聰이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인민회에서는 봉황기를 20억 달러에 구매하겠습니다. 성지한 플레이어.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겠습니다.]

경쟁자의 등장으로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ㅎㄷㄷㄷ인민회도 끼어들어?

-바로 두 배 레이즈 박는 거 보소?

-저 한자 뭐라고 읽는 거임?

-장스총임. 인민회 최고 관리자 중 한 명인데…… 쟤들도 방송을 봤네.

[R.E.Gates가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플레이어 성. 제가 봉황기의 가치를 과소평가한 것 같습니다. 30억 달러에 구매하겠습니다. 팔아만 주십시오!]

[長思聰이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그럼 저희는 40억 달러에 사겠습니다. 추가로, AF보다 무조건 10억 달러 이상을 지급해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길드 채널에서, 미-중의 자존심을 건 머니게임이 시작되자.

성지한은 단호한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이건 몇백억 달러를 주셔도 안 팝니다. 그러니 후원은 그만해 주시고요.”

“저…… 오너님. 굳이 오는 후원을 막으실 필요는…….”

“괜찮아요. 그쵸?”

“……넵. 그쵸.”

-키야! 후원을 거절하는 채널 주인이 있다?

-그것도 1억씩 박히는 걸ㅋㅋㅋㅋ 아ㅋㅋㅋㅋ

-하연 누나 표정 봐라... 자기가 더 아쉬워하네.

-나도 아쉽다 ㅋㅋ 여기서 외화벌이를 더 해야 하는데 ㅋㅋㅋ미-중 두 길드의 1억 후원 배틀.

예전이었다면 그것도 나름 소중했겠지만, 골드까지 오면서 셀프 베팅에 계속 성공한 성지한은 이제 돈에 아쉬워하지 않을 정도로 자산이 아주 풍족한 상태였다.

“자…… 아무튼, 본래 주제로 돌아가자면. 저희 길드는 무조건 성장률 증가에 올인입니다. 육성형 길드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봉황기 아이템 설명창을 끄고, 성지한은 다시 길드 포인트 창을 열어 성장률 증가에 +2를 더 눌렀다.

성장률 증가 (+170퍼센트) - LV.17

원래의 컨셉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성장률 증가 효과.

성지한은 그걸 다시 한번 보여 주며, 가볍게 세일즈를 했다.

“보시다시피 봉황기의 추가 효과로 인해, 길드원을 20명 더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장률 증가 효과도 더욱 개선되어, 지금 많은 길드원들이 스탯 증가 효과를 보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길드로 문의 주세요! 제가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성지한의 말을 받아서, 화이팅 넘치게 소리친 이하연.

원래는 여기서 방송이 끝나면, 딱 적절한 마무리였겠지만.

“아. 그리고 국가대표 이야기는 말이죠.”

성지한은 또 다른 폭탄을 꺼내 들었다.

-오오 본론 왔나요.

-봉황기 때문에 난리 나서 본론이 아닌 것 같은데ㅋㅋㅋ-ㄹㅇㅋㅋ미친 아이템 진짜

“골드에 불과한 저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자는 국민 여러분들의 청원은 잘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은 감사드립니다만, 사실 저는 시기상조라고 봤습니다.”

-역시 안 하지.

-ㅇㅇ어차피 금방 다이아 될 텐데.

-아... 아쉬워요 지한님ㅠㅠ

-ㄴㄴ지금 해 봤자 욕만 먹어. 지한이횽이 나설 이유도 없고.

시기상조를 언급하는 성지한의 말에, 시청자들의 채팅도 대체로 이에 동의하는 스탠스였다.

괜히 골드인데 선발됐다가 사람들에게 대차게 욕먹느니, 내년에 다이아로 승급해서 정당하게 선발되는 게 최선으로 보여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업적 포인트에 대한, 성지한의 갈망을.

“그러나…… 조금 전, 대만전 경기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응...?

-뭔가 뉘앙스가 이상한데?

“보니까 알겠더군요.”

씨익-

성지한은 슬쩍 웃으며, 엄지를 펴 자신을 가리켰다.

“현재 대표팀에서, 저보다 강한 워리어는 없다는 것을요.”

그렇게 성지한은.

“대표팀 워리어 플레이어분들과의 자리만 마련해 주십시오.”

국가대표 전체에게, 광역 도발을 시전하며.

“제 말을 바로 증명해 보일 테니까요.”

‘소소한’ 어필을 끝맺었다.

“이게 대표팀과 관련된, 제 입장입니다.”

-왘ㅋㅋㅋㅋㅋㅋㅋㅋ

-패기 미쳤다 시밬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꼬우면 덤벼 시전 ㄷㄷㄷㄷㄷㄷ-지한이횽이 3초 줬다...국대 물전사들...한강 굴다리로 튀어와라...1초라도 늦으면...존내 맞는거다...

그리고 이날의 방송은, 모든 포탈사이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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