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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381화 (381/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381화>

그러자, 부서진 잔해에서 또다시 떠오르는 메시지.

[친인을 제물로 바쳐, 능력을 얻으세요.]

[추천 제물 : 윤세진]

[그를 제물로 바칠 시, 스탯 적이 40 오를 것입니다.]

“이딴 게 시험이냐?”

빵!

윤세아보다 훨씬 스탯을 적게 주는 윤세진.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제단을 계속 발로 밟아, 아예 가루로 만들었다.

[적이 30…….]

[적이 20…….]

그동안, 제물 바치면 적을 주겠다는 메시지가 계속 떠올랐지만.

성지한은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

[친인을 제물로 바쳐, 능력을 얻으세요.]

[추천 제물 : 배런]

[그를 제물로 바칠 시, 스탯 적이 3 오를 것입니다.]

배런이 나올 땐, 잠깐 발을 멈추긴 했지만.

‘……나름 정신 차린 놈을, 제물로 바칠 필요는 없지.’

펑!

성지한은 제단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스으으…….

“쉬운 길을 가지 않는구나.”

그러자.

지하의 끝에서, 아소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권태로운 표정으로 위를 올려다보는 그는.

“지금은, 아무도 보지 못하네.”

성지한을 향해 나직이 이야기했다.

“뭐…….”

“30번째 계단에서 멈춘 걸 보면, 자네의 스탯…… 30쯤 되겠구나.”

성지한은 그 말에 멈칫했다.

스탯 적.

그동안 얻은 잔여 포인트를 모두 투자한 끝에, 지금 이 스탯은 30였다.

아소카가 정확하게 스탯 수치를 맞힌 셈이었다.

“성좌도 아닌 상태에서, 스탯 적을 그 정도로 모은 건 칭찬할 만하지만. 자네의 적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 수치는 턱없이 부족하지.”

“나의 적이라면…….”

“무신.”

성지한의 눈앞에.

거대한 무신의 형상이 떠올랐다.

단지 모습뿐만이 아니라, 강렬한 기운을 내포하고 있는 상대.

성지한은 그에 비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처럼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

기세에서 완벽하게 눌릴 법한, 힘의 차이.

하나 성지한은 고요한 눈으로, 탐색하듯 무신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를, 아소카는 가만히 지켜보더니 말문을 열었다.

“신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희생은 필수불가결하네.”

“그래서 제물을 바치라고?”

“나는 왕위에 오르기 위해, 형제를 99명 참살했지.”

“자랑이다.”

“훗…….”

성지한의 말에,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은 아소카는.

손을 슬쩍 움직였다.

쿠르르르…….

그러자, 계단 바닥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붉은 해골.

이들은 성지한이 상대하던 이들과는 달리, 두개골은 황금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숫자는 총 99명.

‘설마, 이들이 참살했다는 형제들인가?’

하나하나가 상당히 강해 보이는군.

성지한이 그들의 힘을 가늠하고 있을 때.

“나의 왕위를 물려받고 싶다면, 나의 길을 따르게.”

“제물을 바치라고?”

“가장 친한 이는 살려 두어도 되네. 일면식만 있던 이, 원수였던 이.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지인. 이런 사람들은 희생당해도 괜찮지 않은가. 가장 친한 이를 살리기 위해, 지인 100명을 제물로 바쳐도 되네.”

아소카는 손가락을 위로 가리켰다.

“지금은 자네의 선택을, 아무도 보지 못해. 적을 얻어 나에게로 오게. 그럼 왕위를 물려주지.”

스으으으…….

아소카의 손에 황금의 왕관이 생성되었다.

저걸 얻으면, 군림 성좌 레벨을 물려받을 수 있는 건가.

‘그의 말을 따르면 스탯도 올려 주고, 군림 레벨도 오르겠군.’

잔여 포인트를 다량 요구하는 스탯 적.

레벨이 450임에도 30밖에 안 되는 지금, 제물 좀 바치면 손쉽게 올릴 수 있는 방안이 지금 생겼다.

눈 딱 감고, 인류 한 100명만 희생시키면 스탯 적을 손쉽게 올릴 수 있겠지.

쿠르르르…….

그런 그의 눈앞에, 제물을 바치길 권유하듯 제단이 다시 올라왔다.

하지만.

“이건 치우고.”

치이이익!

성지한은 검으로 제단을 쪼개고, 칼끝을 아래로 향했다.

“그 왕관이야, 그냥 내려가서 가져가면 되잖아?”

“쉬운 길을 마다하고, 먼 길을 갈 셈인가.”

“쉬운 길?”

성지한은 피식 웃었다.

“그건 쉬운 게 아니라 더러운 길이지.”

혼원신공混元神功

암영신결暗影神訣

암혼와류暗魂渦流

빛을 머금은 어둠의 회오리가 나타나고.

그의 주변에 있던 붉은 해골들이, 일제히 그리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죽는…… 다…….]

[그으으으…….]

암혼와류로 빨려 들어가자, 조금 전과는 달리 일제히 소멸하는 언데드 무리.

하지만 아소카의 형제로 추정되는, 99명의 황금머리 언데드는 밑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가 배틀 튜브를 가려서 그런가, 스타 버프가 적용되지 않네.’

능력치를 80퍼센트 증폭시켜 주는 스타 버프.

이게 사라진 건, 능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타격이었다.

방송 차단에 대한 대처법을 생각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성지한은 능력을 증폭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착.

반가면을 써, 공허를 증폭시키고.

성좌 특성을 활성화시키자.

[성좌 도달 레벨이 761로 낮아집니다.]

성좌 도달 레벨이 바로 1이 낮아졌다.

그렇게 능력이 강화되자.

슈우우우……!

하나둘씩, 빨려 들어가는 황금의 해골.

[…….]

그들은 암혼와류로 날아가는 와중에도, 아무 움직임 없이 성지한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둘 셋 정도가 흑백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려 할 때.

번쩍!

아소카의 눈이 붉게 반짝였다.

휘리릭……!

그러자, 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황금 언데드.

시간이 역행하며, 그들은 원래 있던 자리로 다시 돌아간 상태였다.

‘진짜 성가시네. 저거.’

시간을 되돌린다니.

뭐 저런 사기 능력이 다 있어.

“아무리 그래 보았자, 힘을 낭비할 뿐이네. 쉽게 가세.”

“쉽게라. 그래…….”

암혼와류를 쓰지 말고, 처음부터 전력을 다할 걸 그랬군.

성지한은 자신이 꺼낼 수 있는 최강의 패를 꺼내 들었다.

“그 말을 따르지.”

그의 등 뒤로, 서서히 태극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 * *

쿠르르르……!

성지한의 등 뒤로 떠오른 태극은.

끝없이 확장하며, 지하의 모든 것을 죄다 안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계단부터 시작해서, 적색의 해골.

더 나아가, 황금의 두개골을 지닌 아소카의 형제까지.

“태극마검…… 자네의 경지가 벌써 여기까지 도달했는가. 좋구나.”

휘리리릭……!

황금의 해골이 태극에 닿기 전, 다시 돌아가는 시간.

성지한이 태극마검을 사용한 후부터.

시간 역행은 벌써 수십 번 넘게 사용되고 있었다.

“형제를 그리 아끼는 줄은 몰랐군. 아소카.”

“죽이고 추모한다. 이것도 왕의 덕목이라네.”

“왕이란 놈들은 죄다 인성 파탄자인가?”

“좀 망가져야 할 수 있는 자리지.”

여유롭게 대화하는 둘.

하나 성지한의 속사정은 그렇게 한가하지만은 않았다.

[성좌 도달 레벨이 760으로 낮아집니다.]

[무혼이 1 소모됩니다.]

5분이 더 지나, 성좌 도달 레벨이 낮아짐은 물론.

태극마검의 사용 대가로, 무혼도 사라지고 있었으니까.

‘저 시간 역행…… 완전 무적이군.’

아소카가 가만히 황금 해골만 지키고 있으니까 이렇게 대치를 하는 거지.

그가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면서, 시간 역행을 활용했으면 이미 쓰러져 있는 건 자신이었겠지.

하지만, 성지한에게도 변수는 있었다.

‘태극마검의 영역에서는, 시간 역행이 완전히 처음으로 돌아가진 않는다.’

태극마검을 사용한 이후부터.

성지한은 30번째 계단에서 벗어나, 20계단 정도 더 내려간 상태였다.

아무리 아소카가 시간을 되돌려 황금해골을 원래 자리로 가져다 놔도.

태극마검이 본격적으로 돌아가는 성지한은 시간 역행을 조금이나마 저항할 수 있었다.

‘태극에서 마검을 뽑으면, 더 저항할 수 있을 터.’

성지한은 타신편을 넣었을 때를 기억하며, 태극마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계속해서 커지는 태극의 크기 조절부터.

태극의 내부에서, 빛의 검을 뽑는 과정까지.

강상에게 배웠던 가르침을 떠올리고, 그때의 감각을 이끌어 내며.

성지한은 한 발 한 발, 계단을 내려갔다.

그렇게 온 신경을 집중하여, 태극을 유지하고 있자니.

그는 어느덧 아소카의 지척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하나.

“완성도가 높아졌구나. 그러나…….”

뚝!

99개의 황금해골 머리가 떨어지고.

그들의 몸을 이루던, 붉은 뼈가 산산이 분해되며 아소카의 뒤편으로 이동했다.

두둑. 두두둑…….

그의 뒤에서 거대하게 재조립되는 뼈와 머리.

그것은 곧, 거대한 크기의 바퀴를 이루었다.

끝은 99개의 머리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내부는 붉은 뼈로 가득 찬 바퀴.

“금륜적보金輪赤寶의 움직임에는 아직 거스를 수 없다.”

드르르륵…….

거대한 바퀴가, 천천히 돌아가자.

지금껏 태극을 유지한 것이 무색하게도, 성지한은 원래의 30층 자리로 돌아갔다.

“허…….”

어떻게 거기까지 내려갔는데, 금색 해골 바퀴 한 번 돌리니 얄짤 없네.

성지한이 허탈한 듯, 탄식을 내뱉을 때.

[성좌 도달 레벨이 760으로 낮아집니다.]

[무혼이 1 소모됩니다.]

그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

760이라고?

이거, 아까 낮아졌었던 건데.

성지한은 황급히 무혼 수치를 확인했다.

그러자, 태극마검을 유지하면서 계속 줄었던 무혼 수치가.

단 1만 소모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오.”

시간 돌리니까, 페널티도 초기화야?

“자네는 아직 안 되네. 쉬운 길을 추천하지.”

“제물 바치는 거?”

씨익.

성지한은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것보다 이게 더 쉬워 보이는데.”

태극마검을 사용할 때마다, 주어지는 막대한 페널티.

이게 이렇게 초기화되면, 이곳이야말로 태극마검을 수련하는 데 있어서 최적의 장소다.

성지한의 태극이, 또다시 확장하기 시작했다.

“다시 가지.”

“굳이 어려운 길을 가는군…….”

태극을 보면서, 나직이 말하는 아소카.

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뜻 모를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어디, 와 보게.”

* * *

“아직이네.”

아소카의 수레바퀴, 금륜적보.

“아직이야.”

그것은, 성지한이 지척에 다가올 때마다.

“부족하네.”

한 바퀴를 돌며, 시간을 원래대로 원상복구시켰다.

[성좌 도달 레벨이 760으로 낮아집니다.]

벌써 몇백 번은 본 듯한 메시지.

아소카에게는 털끝만큼의 해도 입히지 못한 채.

성지한은 30단계의 계단에 계속 서 있었다.

“발전이 없구나.”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성지한을 올려다보는 세 번째 종.

하나 그의 말과는 달리, 성지한의 태극마검은.

더 이상 끝도 없이 커지질 않았다.

‘태극의 조절은…… 이제 어느 정도 된다.’

동방삭의 전신, 강상이 왜 이것도 못하냐고 타박했던 태극의 조절.

성지한은 계속된 되돌림 끝에, 드디어 1단계를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안에서 빛의 검을 뽑아내는 2번째 단계.

이것은 예전에 강상의 타신편을 매개로 뽑아냈던 것 말고는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매개가 없으니,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군.’

1단계, 태극의 조절은 사실 기본적인 단계.

태극마검의 진면목은 사실 2단계였다.

검을 매개체 없이, 대체 어떻게 뽑을 것인가.

성지한은 태극에 손을 집어넣으며, 생각에 잠겼다.

타신편을 일단 따라 해야 하나?

하지만 어떻게?

“태극마검은 동방삭의 절기지만…… 마검까지 꼭 그의 길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네.”

그때.

밑에서 성지한을 올려다보던 아소카가, 툭 하고 한마디를 던졌다.

“……뭐?”

“동방삭은 영생을 추구해야 했기에, 마검에서 의도적으로 공허를 배제해야 했지.”

“…….”

“하지만 자네가 영원히 살 생각이 아니면, 마검에는 공허가 들어가는 게 자연스럽다네.”

성지한은 그 말에 눈을 부릅떴다.

아까부터 계속 자신을 해하지 않고, 시간을 돌리는 게 이상하다 싶더니.

“……설마 지금까지 태극마검의 완성을 도와주고 있었나?”

“완성이라니. 자네가 기초를 잡을 때까지 기다린 것이지.”

어쨌든 그게 그 말이잖아.

성지한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으로 아소카를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제물을 바치라는 둥, 턱도 없는 소리를 하더니.

지금은 금륜적보를 계속 돌리며, 성지한의 수련을 도와주는 꼴 아닌가.

대체 이 자의 진짜 의도가 뭐야?

“그래서 자네는…… 마검에 공허를 넣을 수 있겠나?”

“그걸로 완성이 된다면.”

“공허의 마검을 완성하면, 영생은 포기해야 하네. 자네의 안에 있는, 세계수도 금이 가며 결국엔 무너지겠지.”

세계수라.

태극마검에 공허를 섞어 완성하면, 영원 스탯이 사라진다는 건가.

“인류종에게 설계된 수명은 길지 않네. 자네의 세계수가 무너진다면, 현재 천 년, 만 년을 살 수 있는 몸이 무너질 거야.”

“그래서 몇 살까지 살 거 같은데?”

“자네처럼 건강하면, 백 살은 살겠지.”

“됐네 그럼.”

성지한은 그 말에, 망설임 없이 공허를 끌어올렸다.

슈우우우……!

태극의 안에서, 용솟음치는 공허.

아소카의 눈이 그걸 보며,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드디어…… 드디어 나타났구나. 자네 같은 사람이.”

그의 얼굴에는, 환희마저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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