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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519화 (519/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19화〉 

성지한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헤븐넷이 사라지니, 완연히 어둠에 물든 세계. 

이곳은, 관리자급 정도 되는 자신이 아니라면 금방 소멸할 정도로 각종 기운이 난립하며, 어지럽게 흐르고 있었다. 

‘분명히 헤븐넷이 설치된 건, 워싱턴 근처였단 말이지.’ 

성지한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어둠 속 공간에서 이동했다. 

등 뒤로 청홍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 전력을 다해 움직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초월자에 걸맞은 속도를 내며, 성지한은 전진해 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나아갔을까. 

번쩍……! 

어둠이 가득하던 공간에서, 급작스럽게 빛이 들어왔다. 

빛과 어둠. 

완전히 분리된 구역 중, 어둠의 영역에 속한 성지한은. 

빛에 위치한 건물을 보며 눈을 빛냈다. 

‘건물에 영어가 보이네.’ 

여기서 보기에도 관리가 안 되어 보이는 크고 작은 빌딩. 

하지만 거기서 보이는 간판의 문자는, 분명 미국에서 사용되는 언어. 

영어로 쓰여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네.’ 

저벅. 저벅. 

성지한은 빛과 어둠이 확연하게 갈리는 경계로 다가갔다. 

그리고 이를 넘으려는 순간. 

[배틀넷 시스템이 ‘이레귤러’를 감지합니다.] 

지이이잉……! 

그의 앞을, 메시지창이 가로막았다. 

‘어쩐지 일이 쉽게 풀린다 했다.’ 

그냥 걸어서 귀환하나 했더니, 세상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진 않나. 

성지한은 일단 걸음을 멈추고, 메시지에서 뭐가 뜨는지 지켜보았다. 

[추방된 관리자, ‘청색의 관리자’와 플레이어의 정보가 일부 일치합니다.] 

[배틀넷 입장을 불허합니다.] 

‘뭐?’ 

아니, 내가 왜추방자야. 

성지한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배틀넷의 경쟁 플랫폼인 헤븐넷을, 혼신을 다해 막아 줬구만. 

기존 시스템은 자신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었다. 

[정밀검사를 시작합니다.] 

[레벨…… 2로 감지됩니다. 청색의 관리자와 일치하는 점이 없습니다.] 

[스탯…… ‘청’이 크게 감지됩니다. 청색의 관리자와 99퍼센트 일치합니다.] 

[칭호…… ‘무신’이 감지됩니다. 청색의 관리자와 100퍼센트 일치합니다.] 

그러면서 뜨기 시작하는 메시지창에선. 

성지한을 청색의 관리자 정보와 맞춰 보는 내용이 나타나고 있었다. 

레벨을 제외하곤, 죄다 일치하는 매칭 정보. 

삐빅, 삐빅……. 

매칭을 하던 메시지창에서 경고음이 울리더니. 

[검사 결과, 플레이어는 청색의 관리자와 98퍼센트 일치합니다.] 

98퍼센트 일치한단 결론이 나왔다. 

‘100퍼센트가 아니네. 레벨 2인 게 그렇게 컸나?’ 

레벨이 검사에 있어서 나름 비중을 차지하네.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이 시스템이 뭔 소리 하나 기다렸다. 

그러자. 

지이이잉…….  

새하얀 배경의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플레이어가 배틀넷에 입장하길 원한다면, 청색의 관리자와의 일치도를 낮추십시오.]

[스탯 ‘청’을 초기화할 것을 권장합니다.] 

[스탯 ‘적’을 초기화할 것을 권장합니다.] 

‘스탯 초기화?’ 

성지한은 코웃음을 쳤다. 

미쳤다고 그걸 하나. 

레벨이 2로 떨어진 거야, 어떻게 보면 다시 쉽게 재성장해서 잔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스탯 초기화는 눈에 흙이 들어와도 할 수 없었다. 

“초기화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스윽. 

성지한은 등 뒤에서 둥둥 떠올라 있는 청홍검을 쥐었다. 

이것은 비록 헤븐넷을 봉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검으로서의 위력 또한, 강력했으니까. 

‘어쩌면 태극마검과 비교해도, 이게 더 뛰어날지 모르지.’ 

푹! 

성지한은 청홍을 들어, 새하얀 메시지창을 꿰뚫었다. 

그러자 검 끝은, 메시지창은 물론. 

빛과 어둠의 경계마저도 대번에 뚫어 버렸다. 

지지직……! 

부서져서 빛으로 변해 버린 메시지창과, 금이 가기 시작한 세계. 

‘한 번 더 찌르면 들어갈 수 있겠군.’ 

스으윽.

청홍을 뽑아낸 성지한이, 이를 다시 찌르려 할 때. 

툭, 툭……! 

균열이 간 저 너머의 세계 쪽에서, 파열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세계의 일부가 보랏빛으로 물든다 싶더니. 

슉! 

모자 하나가, 그 공간을 뚫고 나타났다. 

‘저건…….' 

아레나의 주인이 지닌 모자잖아? 

성지한의 눈이 크게 떠졌을 때. 

스으으으…….

모자에서 공허의 기운이 퍼지나 싶더니. 

“차, 찾았다……!! 삼촌!!” 

눈물을 글씽이는 윤세아가 모습을 드러내. 

그를 꼭 껴안았다. 

* * *

“진짜,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성지한은 자신의 품 안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윤세아를 보며 그녀 등을 두드려 주었다. 

“너 이러는 거 보니, 시간 좀 지났나 보네.” 

그 말에, 얼굴을 든 윤세아가 입술을 베죽 내밀었다. 

“좀? 삼촌 사라진 지 5년이 넘었어!” 

“……5년이나 지났다고?” 

5년이라니. 

성지한은 두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 

레벨을 다운하고, 헤븐넷의 영역을 줄이는 작업이 꽤 시간을 소요하긴 했지만. 

그래도 5년이나 지났을 줄은 몰랐다. 

“그동안 별일은 없었고?” 

“별일……." 

성지한의 물음에, 윤세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안 그래도 모자에서 나타날 때만 해도, 얼굴이 수척해 보이던 그녀였는데. 

저렇게 얼굴색이 변하니. 

뭔 일이 생겨도 확실히 생긴 것 같았다. 

“왜, 설마 누나한테 무슨 일이 있거나 해?” 

“엄마? 엄마는 잘 지내. 삼촌이 문제지.” 

“나?” 

아니. 

5년 동안 갇혀 있었는데, 나한테 무슨 문제가 생겨? 

성지한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어…… 여기서 말하긴 좀 장소가 안 좋은데. 집에 일단 갈까?” 

윤세아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그리 말했다. 

“그래. 일단 귀가하자.” 

“응."

그녀가 모자를 벗자. 

슈우우우……!

중절모의 안쪽 공간에서, 검은 소용돌이가 치더니. 

보랏빛 포탈이 생겨났다. 

‘이거…… 공허 양이 상당한데.’ 

가벼운 동작 속에 담긴 힘을 보고, 성지한의 두 눈에 이채가 담겼다. 

“너 좀 세졌다?” 

“삼촌 구하려고 좀 노력했거든.” 

“벌써 아레나의 주인 된 거야?'' 

“아니, 아직은. 근데 거의 된 거나 다름없어.” 

“그래 보인다. 공허의 기운을 보니까.” 

성지한은 그렇게 대화하면서. 포탈에 발걸음을 들이밀었다. 

그러자, 금방 익숙한 거실의 풍경이 드러났다. 

“오랜만이구만.” 

5년 만에 귀가한 집. 

사실 헤븐넷을 봉인하느라 바빠서,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긴 했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온 거실의 모습은 그에게 반가움을 안겨 주었다. 

그때. 

화르르륵……! 

청홍의 내부에서, 붉은빛이 번뜩이더니. 

강렬한 열기가 주변에 퍼지기 시작했다. 

‘아, 이거 들고 일상생활은 못 하겠네.’ 

헤븐넷의 반항으로, 때때로 엄청난 열기를 쁨어내는 청홍. 

이걸 들고 다니면서 일상생활을 하는 건 무리였다. 

성지한은 청홍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 

‘일단 몸에 넣어 둬야겠군.’ 

검을 들어 목 뒤로 가져다 대었다. 

치이이익…….  

그러자, 그의 목과 등에 청홍이 스며들더니. 

그의 등에 검 형태의 문신이 새겨졌다. 

‘이렇게 놔두다가, 안전한 데서 꺼내놔야겠네.’ 

성지한이 그렇게 청홍의 처리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을 때. 

휘익! 

윤세아가 뒤늦게 도착했다. 

“윽, 삼촌…… 그 검 대체 뭐야? 포탈이 중간에 끊겨서, 다시 열었어.” 

“좀 센 칼이지.” 

“좀이 아닌 거 같은데…… 어, 목에 아까 없던 문신이 생겼네? 게다가 봉인한 거야?” 

“어, 가만히 놔두면 집 녹아내리겠더라고.” 

“아하.” 

윤세아는 그을린 집안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아까 말한 건 뭐였어?” 

“삼촌한테 문제 생겼다는 거?” 

“어, 당사자도 모르는 문제는 뭐냐 대체.” 

“그게…… 어디부터 설명해야 하지……." 

성지한에게 이걸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녀는. 

“아, 삼촌. 창밖 한번 봐볼래? 마침 밤이네.” 

손가락으로 거실 창밖을 가리켰다. 

“웬 창밖?” 

“보면 변화가 딱 느껴질 거야. 내가 그동안 생각 정리 좀 하고 있을게.” 

대체 무슨 문제가 생겼기에. 

생각을 정리할 시간까지 필요한 거야? 

성지한은 피식 웃곤, 거실 창으로 다가갔다. 

매번 성지한이 현관문 대신 드나들던 거실 창의 위편에는. 

커다란 보름달이 떠 있었다. 

뭐 도시의 풍경이라도 달라진 건가. 

스으윽.

성지한은 고개를 내밀어, 창 아래를 바라보았지만. 

‘뭐, 큰 변화는 없는 거 같은데.’ 

서울의 야경은, 엄청난 변화를 체감하기는 힘들었다. 

그냥 대도신데. 

‘검흔이 남아 있는 걸 이야기하는 건 아닐 테고.’ 

땅에서 하늘까지 쭉 뻗은 푸른 빛줄기. 

성지한이 적색의 관리자를 베었을 때 사용했던 검흔은, 5년이 지나도록 영롱하게 빛이 나고 있었지만. 

이게 5년간의 변화를 느끼게 해 줄 것 같진 않았다. 

그럼 대체 뭘 보라는 거지? 

성지한이 자신이 놓친 게 있나 다시 한번 세상을 둘러볼 때. 

번쩍……! 

하늘 위, 새하얀 보름달에서 갑자기 빛이 나더니. 

“……뭐냐 저거?” 

초록빛의 나무 형상이 나타났다. 

“봤어, 삼촌?” 

“어. 보름달에 왜 나무가 튀어나오냐?” 

“그게 말이지…… 지구가, 세계수 연합의 식민지가 되어 버렸거든.” 

“……뭐? 식민지?” 

* * *

성지한이 사라진 5년 동안. 

브론즈 리그에 속한 인류는, 승승장구했다. 

“3년의 정규시즌 기간 동안, 우리는 결국 브론즈 리그를 1위로 마무리했어.” 

“세계수 연합에게도 안 밀리고?” 

“응. 확실히 객관적으론 그들이 인류보다 강했지만, 이상하게 우리한테 많이 양보를 해 줬거든. 삼촌이 없는데도.” 

세계수 연합의 양보로 랭킹 1위를 지킨 인류. 

이때만 해도, 인류의 자신감은 절정에 달해 있었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종료된 후,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세계수 연합 쪽에서 날 밴하지 않아서, 우린 모든 경기를 3:0으로 압승했지.” 

“널 아예 밴하지 않았다고?” 

“응. 꼭, 3:0으로 이기라고 권하는 것 같았어.” 

아레나의 주인 예정자가 된 윤세아. 

그녀의 힘은, 브론즈 리그 수준에서 감당할 정도가 아니었다. 

당연히 상대 팀에서는, 무조건 밴을 하고 들어가야 정상이었지만. 

세계수 연합은 그녀의 강력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녀를 항상 풀어 주었다. 

그렇게 정규시즌 1위, 플레이오프에 서 압승을 거둔 인류에게. 

“배틀넷을 탈퇴할 건지. 아니면 실버 리그로 올라갈 건지 선택하라는 옵션이 떴어.” 

“그래? 분명, 브론즈 리그에서 3번 우승을 해야 그 기회가 주어진다고 들었는데.” 

“우리도 그런 줄 알았는데…… ‘플레이오프 무패우승’ 업적을 달성하니까. 미리 고르게 해 주더라.” 

성지한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세계수 연합이 일부러 인류에게 양보한 이유가 이거였나.’ 

탈퇴, 아니면 승급. 

이 선택지를 제시하기 위해서. 

세계수 연합은 일부러 패배를 자초한 거군. 

“거기서 인류는 승급을 고른 건가.” 

“응…… 적색의 관리자가 강림했을 때, 사람들이 겪어 봤잖아? 최하급 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떤 느낌인지.” 

배틀넷 리그에서 빌빌거렸으면 모를까. 

브론즈 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인류는,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들은 배틀넷에서 이 혜택을 누리면서, 잘 순항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 자신감은. 

“실버 리그 올라오자마자, 인류는 완전히 깨졌어.” 

“그래?” 

“응, 난 무조건 밴당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의 실력은 실버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했거든.” 

압도적 성적을 거두며, 올라왔던 실버 리그. 

하나 그곳은, 인류의 예상보다도 훨씬 험악한 곳이었다. 

“1년간 1승 거뒀나……." 

“그럼 꼴등이네.” 

“응,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였어. 이대로면, 종족 섬멸을 당할 처지였지…….” 

실버 리그에서 최하위가 된다 해도. 

브론즈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종족 섬멸을 당하는 배틀넷 시스템. 

인류는 일찍 올라온 대가를, 톡톡히 치를 판이었다. 

“그걸 녹색의 관리자가 구해 준 거냐? 대신 그 대가로 여길 식민지로 만든 거고.” 

“맞아.” 

“네 말을 듣고 보면, 세계수 연합이 여길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계획한 거네.” 

“응. 난 그렇게 의심하고 있어.” 

이그드라실. 

청색의 관리자가 된 이후엔 꽤 협조적인 태도를 많이 취하더니.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이렇게 지구를 식민지로 만들어 버릴 줄은 몰랐네. 

“그래서 내가 문제라고 한 거야? 인류가 식민지 돼서?” 

“……아니. 세계수 연합 쪽에서 한제 안이 문제야. 그들은 인류가 식민지로 편입하려면 믿음부터 버리라고 했거든.” 

“뭔 믿음?” 

“청색의 관리자 '성지한’에 대한 믿음.” 

“뭔 종교냐.” 

성지한이 ‘믿음’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하자. 

“종교였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세아는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어쨌든 인류는 살기 위해 이를 받아들였고. 청색의 관리자 성지한은, ‘기록말살형’에 처해졌어.” 

“기록말살형?” 

“봐 봐.” 

거실에 손을 뻗자, 날아오는 핸드폰. 

스옥. 

잠금을 해제한 그녀는, 포탈 사이트에서 ‘성지한’의 이름을 쳤다. 

그러자. 

동명이인의 검색기록만 뜰 뿐. 

성지한과 관련된 정보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없네.” 

“응, 인터넷상의 기록뿐만이 아니야. 사람들에게서도…… 삼촌은 완전히 잊혔어.” 

“……그래?” 

“응…… 인류는 살기 위해, 삼촌을 버린 거야.” 

윤세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저 청색의 검흔도, 이제는 이해할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치부될 뿐이고. 인류 종을 여기까지 진화시킨 공로는, 녹색의 관리자가 가져가 버렸지.” 

녹색의 관리자가 제시한 기록말살형 . 

이건, 단순히 기록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성지한을 잊게 한 것이었나. 

그래도. 

“세아, 넌 날 기억하는데?” 

“……난 엄마랑 같이 열 받아서 공허로 아예 소속 옮겼거든. 이제 인류 소속 아니야.” 

“누나도? 그럼 별문제 없네.” 

“아니, 삼촌. 문제가 아니라니……! 사람들이 다 잊어버렸다니까? 자기들 살려고!” 

윤세아는 자기가 더 화를 냈지만. 

“왜, 가족들만 기억하면 됐지.” 

성지한은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오히려 맛집 가긴 편하겠다 야. 하도 유명해서 어딜 못 다녔는데.” 

“……뭔 맛집이야 진짜. 밥도 안 먹으면서.” 

“내게는 이름값의 가치가 그 정도라는 거지.” 

성지한은 그리 대답하면서. 

조금 전 메시지들을 떠올렸다. 

-배틀넷 시스템이 ‘이레귤러’를 감지합니다. 

-추방된 관리자, ‘청색의 관리자’와 플레이어의 정보가 일부 일치합니다. 

이레귤러. 추방된 관리자. 

거기에 기록말살형까지. 

지난 5년간, 인류의 패망과는 별개로. 

자신의 처우를 둘러싸고도, 관리자 차원에서 많은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 

‘일단은, 판 돌아가는 걸 파악해야겠네.’ 

그리 생각한 성지한은, 윤세아에게 손을 혼들었다. 

“나 잠깐 밖에 갔다 올게.” 

“응…… 어, 어디 가게?” 

“세상구경.” 

휙! 

창가에서 점프해, 강남 시내로 내려왔다. 

그러자, 그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잠깐 쏠렸지만. 

“뭐, 뭐야 저 사람……. ” 

“저 건물에서 점프했지…… 저 높이에서 착지가 가능해?” 

“에이, 관심 꺼. 플레이어인가 보지.” 

예전처럼, 성지한이 착지했다고 모두가 관심을 보이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일부만 저 사람 신기하단 반응을 보일 뿐. 

그가 ‘성지한’이라는 건 아무도 인지하질 못하고 있었다. 

“진짜, 아무도 못 알아보는구나…….” 

이거, 뭔가 시원섭섭한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슬쩍 웃은 성지한은. 

저벅. 저벅. 

인파 속으로 자연스레 섞여 들어갔다. 

그렇게 그는. 

5년 만에 돌아온 지구에서, 무명無名이 되었다. 

(2레벨로 회귀한무신 1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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