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마, 말도… 안 돼… 이건 꿈이야… 꿈이라고….”
나는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현실을 부정했다.
처음엔 게임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그만 미쳐버린 거라고 생각했다.
혹은 나도 모르게 잠든 사이에 꾸는 꿈이거나.
하지만 아니었다.
몇 시간 동안의 몸부림 끝에, 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게임 <영지전쟁> 최악의 쓰레기이자 내 주력 캐릭터인 오토 드 스쿠데리아가 되었다는 걸 인정하고 말았다.
“하하… 하하하….”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사람이 게임 속 등장인물에 빙의할 수 있단 말인가?
무슨 소설도 아니고.
그러나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법.
‘하드코어 모드라는 게… 이걸 말했던 거였다니….’
나는 눈 앞에 펼쳐진 익숙한 풍경을 바라보며 허탈해했다.
텅 빈 어전.
오토 드 스쿠데리아가 경영하는 <이오타 영지>였다.
지난 3년 동안 지겹도록 봐온 바로 그곳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리 경고라도….’
바로 그때.
띠링!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동기화 완료!]
[알림: 게임을 시작합니다!]
[알림: 경고!]
[알림: 명심하세요! 하드코어 모드에서 클리어에 실패하면, 당신의 존재도 지워지게 될 것입니다!]
이 알림창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로 죽는 건가? 게임 속에 갇힌 채로?’
현실에서 오토 드 스쿠데리아 캐릭터만을 3년 동안 플레이했던 나 김도진이?
그러는 사이 눈앞에 현재의 나, 그러니까 오토 드 스쿠데리아의 현재 상태를 알리는 상태창이 떠올랐다.
[오토 드 스쿠데리아]
대륙 서쪽의 변방 중의 변방에 자리한 시골 영지 이오타의 젊은 영주.
후계자 시절부터 온갖 패악질을 일삼고 방탕한 생활을 해온 터라 신하들과 영지민들의 민심을 크게 잃은 상황이다.
나이 : 24
종족 : 인간
소속 : 이오타 영지
직위 : 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