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게임 <영지전쟁>에 등장하는 영웅 유닛들에게는 각자의 등급이 매겨져 있었다.
등급은 가장 낮은 F부터 제일 높은 SSS까지 총 9개.
‘설마 와지르…?’
만약 오토의 예상대로 저 백발의 노신사가 와지르 대공[大公]이란 인물이라면, 이는 SSS등급의 영웅 유닛이 출현했다는 걸 의미했다.
‘에이, 아니겠지.’
네임드급 영웅 유닛이 무슨 아기 길고양이도 아니고, 냥줍하듯 획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토는 기대감을 버리고는, 천천히 백발의 노신사를 향해 다가가 말을 걸었다.
“혹시 여기 자리 있습니까? 어르신?”
그러자 백발의 노신사가 파이프 담배 연기를 뻐끔뻐끔 뿜어내며 대답했다.
“자리는 개뿔. 이런 자그마한 강가에 니 자리 내 자리가 어디 있겠나. 엉덩이 붙이고 앉으면 그게 자기 자리인 것이지.”
“감사합니다.”
오토는 철푸덕! 하고 주저앉고는 백발의 노신사를 힐끔 쳐다보았다.
‘설마 맞나…? 아닌가? 헷갈리네.’
반신반의하는 오토.
“뭘 그렇게 쳐다보나?”
백발의 노신사가 그런 오토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느끼고는,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혹시… 와지르 폰 바실리 대공 전하가 아니십니까?”
“날 아나?”
“헉?!”
“어떻게 날 알아본 겐가? 이런 시골 깡촌에도 나를 알아보는 젊은이가 있을 줄은 몰랐구먼.”
“마, 맙소사.”
오토는 백발의 노신사가 진짜 와지르 대공이란 사실에 그만 까무러칠 뻔했다.
[와지르 폰 바실리]
전설적인 정치가이자 행정 관료이며, 또한 외교관.
그가 가진 대공의 작위는 전 대륙에서 통용되는 아주 고귀한 신분이다.
과거 그 천재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에서 용병처럼 일하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냈으며, 이 시대에 뛰어난 군주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10년 전 일선에서 완전히 은퇴한 뒤 현재는 대륙을 여행하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
분류 : 영웅
종족 : 인간
나이 : 77
소속 : 없음
등급 : SSS
특기 : 국가부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