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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9황녀와의 혼담 (27/159)


28화. 9황녀와의 혼담
2022.06.06.


신방 이야기에 나는 완전히 정신이 축 늘어지고 말았다.

그가 직접 신방을 거론하자, 그와의 혼담이 저만치에서 대충 외곽선만 보이다가 갑자기 훌쩍 코앞으로 다가온 느낌이었다.

어쩐지. 월무궁에 올 때마다 여기가 너무 황량한 게 눈에 자꾸 거슬리더라니. 내가 여길 도맡게 되리란 운명이 느껴져서 그랬던 건가?

나는 멍한 정신으로 월무궁을 둘러본 다음 달아나듯 집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며칠 간은 아주 조용하고 평온했다.

나라는 최악의 수를 한 번 봐서인가. 황제와 황후는 선안 정도면 상대적으로 좋은 혼처라고 여기게 된 듯했다.

내 생각엔 황제 부부는, 9황녀가 선안에게 호감을 가졌을 때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9황녀가 다시 나와 혼인하고 싶어 할까 봐 염려하는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비록 내가 선안과 9황녀를 맺어주려 시도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빠르게 황실에서 선씨 가문에 송 태감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나는 집 안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선안이 보낸 심부름꾼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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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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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 도련님께서 슬쩍 요화 도련님께만 알려드리라 하여 얼른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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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에서 사람을 언제 보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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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고 일각 정도 있다가 제가 뛰어왔으니 오가는 거리를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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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알겠다.”

그럼 지금 가면 아직 송 태감이 거기 있을지도 모르겠네. 나는 선안의 심부름꾼에게 돈을 조금 쥐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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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안의 심부름꾼이 가자마자, 시간을 점검하면서 언제쯤 그 집에 가도 될지 기다리기 시작했다.

얼른 가서 선안에게 일이 잘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다 린화가 떠올라서 내 처소를 나섰다.

처음 린화가 나와 선안의 대화를 엿듣고 간 이후. 몇 번 대화를 시도했지만 다 어그러졌다. 몇 번은 시기가 맞지 않았고, 몇 번은 린화가 거부해서 얼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아예 얼굴을 안 보고 살 수는 없으니, 시간이 났을 때 다시 찾아가 보면 좋겠지.

나는 안채로 걸어가 린화의 처소 앞으로 갔다.

처소 앞으로 가자, 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걸어가던 린화의 시비 월미가 나를 발견하고는 바로 달려와서 밝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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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주님 오셨습니까?”

나는 눈짓으로 린화가 있는 방 안쪽을 살짝 가리키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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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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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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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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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좀. 기분이 나빠 보이세요.”

월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녀로서는 난처할 것이다. 린화와 같은 이유로 그녀 역시도 나한테 화가 날 텐데. 이건 린화가 나와 친구 사이의 대화를 몰래 엿듣다가 벌어진 일이니까.

어쨌든, 나는 일단 말이나 걸어보자 싶어서 린화의 방문 앞으로 걸어가 큰 소리로 불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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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린화. 난데. 너 진짜 나랑 얘기 안 할 거야?”

그러고서 얼마나 기다렸을까. 방문이 쾅 열리더니 린화가 문간에 서서 나를 무시무시하게 노려보았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린화는 확 돌아서며 차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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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와.”

나는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 문을 닫자마자 깃털을 채워 넣어 보드라운 베개가 곧장 내 이마를 내려쳤다.

베개를 잡아 낚아챈 다음 린화를 황당해 쳐다보자, 린화는 울먹이다가 버럭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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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기꾼! 배신자! 네가 그러고도 내 오라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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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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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안 오라버니 좋아하는 걸 알면서! 네가 어떻게 선안 오라버니를 황녀랑 혼인시키려 할 수 있어? 혼인한다 해도 말려야 할 네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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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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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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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주고 싶지 않다. 린화가 얼마나 입이 가벼운지 이미 13황자 사건 때 겪어 봤으니까.

내가 13황자를 보러 가자마자 바로 부모님에게 일러 버렸고, 그 일 때문에 결국 부모님은 송 태감이 왔을 때 적극적으로 혼담을 거부하지 못했지 않은가.

하지만 이대로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린화는 나를 완전히 원수처럼 여길 분위기였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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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얘기해줄게. 하지만 이 일은 절대로 비밀로 지켜야 해. 이번 일을 잘못 입 밖에 내면 우리 가문 전체가 위태로워져. 비밀을 지킬 수 있어? 그럼 말해줄게. 넌 내 동생이니까.”

린화는 잠시 나를 노려보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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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나는 한숨을 내쉬고서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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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황녀 전하가 나와 혼인하려고 폐하와 황후마마를 마구 조르고 있었어.”

내 말에 린화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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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야? 너랑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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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황녀 전하가 위험할 때 구해드린 적이 있거든. 그때 호감을 가지셨나 봐. 하지만 폐하와 황후마마가 허락하지 않으니까 내 아이를 회임했단 거짓말까지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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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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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녀 전하와 혼인하면 비밀이 밝혀질 거고, 그러면 우리 가문이 위태롭잖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황녀 전하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다른 훌륭한 사내가 필요했어. 그래서 선안에게 부탁한 거야. 내 친구 중에 선안이 가장 출중하니까.”

린화는 입을 벌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얼핏 내 말에 설득이 된 것도 같았다. 사정을 이해한 걸까?

나는 린화를 유심히 살폈다.

하지만 곧 린화는 주먹을 쥐고 탁자를 내려치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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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네가 살려고 선안 오라버니를 팔아 치웠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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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몰래 엿들었다면 들었을 거 아냐. 나는 선안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그에게 할 수 있는지 물었어. 선안도 괜찮다고 해서 진행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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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합의 하에 팔아치운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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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떻게 표현을 그런 식으로 하냐?”

나도 더 참지 못하고 버럭 외치고 말았다. 린화는 그걸 기다렸단 듯이 더욱 큰 소리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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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너 편하자고 친구를 팔아넘겼어! 동생도 팔아넘겼고! 넌 지긋지긋한 이기주의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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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살면서 친구한테 도움 한 번 안 받냐? 선안이 좋다고 한 일을 왜 네가 나서서 멋대로 그래? 네가 선안 부모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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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네 동생이긴 하지! 내가 멋대로 팔아치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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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널 팔아 치웠단 거야? 너 진짜 말을 막 꼰다? 내가 널 팔아치운 게 아니라, 네가 쥐새끼처럼 숨어들어와서 엿들은 거잖아, 이 망아지야!”

우리 언성이 점점 높아지자 밖에 있던 시비가 어머니를 불러온 모양이다. 더 말을 퍼부으려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머니가 안으로 들어와서 호통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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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싸우는 거야! 왜 또! 그만두지 못해!”

린화는 입술을 꾹 다물고서 나를 노려보았다.

나 역시 이번에는 린화에게 너무 화가 나서 억지 사과도 하지 않고 같이 노려보았다.

린화는 내가 남장을 하면서 모든 혜택을 다 받게 되었다 여겨서 날 싫어한다.

그리고 난 내 선택이 아닌 일, 게다가 장점만큼 단점도 많은 일로 린화가 날 싫어하기 때문에 린화를 싫어한다.

가문의 후계자는 남장한 내가 될 테지만, 부모님은 ‘가엾은’ 린화를 위해 이미 재산의 반은 린화가 혼인할 때 혼수로 보낼 거라고 굳게 약조까지 하셨다.

그런데도 린화는 늘 저렇게 나 때문에 자기가 피해를 보는 것처럼, 내가 자기 것이어야 할 많은 것들을 뺏어간 것처럼 군다.

만약 린화가 태어날 줄 알았더라면 부모님은 두 번째 태어날 아이는 아들일지도 모른단 기대를 했을 테니 날 남장시키지 않았을 거다. 그러면 린화가 남장해서 컸겠지.

난 이 부분에서 내가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데, 린화는 늘 이 부분에서 자기가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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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뭣들 하는 거야! 다른 집 형제자매들은 서로 도우면서 지낸다는데 왜 너희는 볼 때마다 이리 싸워대는 거야!”

다른 집 형제자매들이 서로 돕는다니요 어머니. 13황자는 자기 형제자매들을 거의 다 죽이고 황위에 올랐다고요. 그리고 13황자가 그러지 않았다면 다른 형제자매들이 그를 그렇게 했겠죠.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면 같이 혼날 걸 나 혼자 혼나게 되겠지.

조용히 있자, 어머니는 그 후로도 계속해서 잔소리하다가 수길 어멈이 “마님! 마님!” 하고 울 것처럼 외치자 그제야 목 뒤를 잡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숨을 가쁘게 쉬는 모습이 정말 분노가 머리 끝까지 올라온 모양새여서, 나나 린화는 더는 어머니 앞에서 싸울 수가 없었다.

* * *

어머니를 처소에 바래다 드린 후.

나는 린화와 더 이야기해볼까 말까 하다가, 일단 저 성질머리가 진정되길 기다리는 게 낫다 싶어서 가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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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지금 가봐야 또 2차전만 벌어지겠지.’

그러면 어머니는 한 번 더 뒷목을 잡으실 거다. 어쩌면 퇴청한 아버지까지도.

이에 나는 린화에게 가는 대신 선씨 가문을 찾아갔다. 슬슬 송 태감도 돌아갔을 테니, 선안에게 일이 잘 풀렸나 물어보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참. 정말 화가 나. 린화 이 망아지! 자기 짝으로는 그야말로 찰떡같은 다른 사내가 있는데.

회귀 전에 자기가 선안과 혼인해서 잘 살았다면 내가 이 일에 선안을 끌어들였겠어? 아니니까 그런 거 아냐!

하지만 린화는 회귀 전에 선안과 혼담이 오가긴 했지만 결국 엎어졌다.

즉, 이런 일이 없더라도 선안과 린화가 맺어질 가능성은 아주 작다 이거지. 맺어진다 하더라도 잘 살지 않을지도 모르고.

툴툴대는 사이 어느새 선씨 가문 앞이었다.

문지기는 내 얼굴을 보자 바로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사방을 떠도는 떠들썩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다들 목소리를 낮추어 수군거리지만 ‘무슨 일’이라던가 ‘황실에서 왜?’라던가 하는 말이 들려오는 걸 보니, 황실에서 태감을 이쪽에 보낸 걸 아는 듯했다.

나는 얼른 선안을 찾아갔다.

그런데 웬걸. 뜻밖에도 그 안에 선안뿐만 아니라 선안의 부모님이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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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는 놀라 인사하고서 선안에게 얼른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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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올게.”

하지만 선안의 부모님은 내게 방 안으로 들어오라 하시더니, 내가 방 안에 들어가자 문을 굳게 닫고서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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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공자가 우리 안이와 황녀 전하가 만나게 해 주었다면서? 참으로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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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이가 자네 같은 친구를 두다니, 참으로 복이 많아. 안이를 잘 보살펴주어 고맙네.”

아니, 선안이 날 도와준 건데. 내가 당황해서 선안을 보자, 선안은 고개를 젓고 머쓱하게 웃었다.

아무래도 내가 사심 없이 그가 황녀 전하와 맺어지도록 도운 거라고 둘러댄 모양이었다.

선안의 아버지는 나중에는 아예 날 끌어안고 등을 펑펑펑 두드리기까지 했다.

선안에게 도움을 청한 입장이다 보니, 나는 그 순수한 감사 인사가 민망해서 얼굴에 열이 올랐다.

그렇게 한동안 선안의 부모님에게 잡혀 이런저런 공치사를 들은 뒤. 나는 거의 반 시진이 지나서야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선안과 부모님이 시간을 보내게 두는 게 좋을 듯해서, 선안의 양친께서 자리를 비켜주시겠다는 걸 거절하고 얼른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서 돌아가는데, 차가운 얼굴로 바삐 걸어가는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들뜬 기색의 하인들과는 전혀 다른 이들이었다.

얼결에 그쪽을 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미 방 안에 들어가서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그중 한 사람은 알아볼 수 있었다.

선안의 종형이자 선씨 가문의 소가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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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안이 황녀 전하와 혼인하는 게 싫은가?’

그러고보니 선안이 자기 백부와 종형이 자기를 싫어한다고 했지. 그래서일까?

* * *

9황녀와 선안의 혼담은 이후로도 쑥쑥 잘 진행되었고 무사히 사주단자도 교환했다.

황제가 혼약을 서두르는 걸 보니 아무래도 9황녀가 회임 이야기로 황제를 재촉한 것처럼 이번에도 또 무언가를 한 듯했으나, 이제는 나도 그게 뭔지 알 수 없었다. 내 일이 아니니까.

수도에 사는 소문 밝은 이들은 모두 선씨 가문 차남의 적장자가 황후 소생 황녀인 9황녀와 혼인할 거란 소식을 듣게 되었고, 모든 게 잘 풀리는 듯했다.

그러다 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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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소린가? 선안의 옛 여인이 아이를 안고 나타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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