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이대로만 갑시다
‘우선 젤크 운동부터 해야겠군.’
나는 무게추와 헝겊 끈을 고이 바닥에 내려놓았다. 곧이어 자리에 누운 뒤에 뜨겁게 데운 헝겊을 바지춤 아래 양물에 얹었다.
양물이 적당히 헝겊의 열기로 달아올랐을 때쯤, 이제는 능숙한 손길로 기름 바른 손을 들어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그린 뒤에 바지춤 안에 넣었다.
“······!”
들썩.
바지춤이 들썩이자 온몸이 움찔했다.
하지만 젤크 운동은 자기 위안이 아니었다.
흥분된다고 파정한다면 운동의 효험이 하락하는 건 물론, 부작용으로 오히려 음경 조직이 축소될 수도 있었다.
나는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파정을 참아내며 20분 동안 500회의 젤크 운동을 반복했다.
왕복하는 검지와 엄지 고리를 통해 성기 해면조직의 혈액량이 강제로 증대된다.
나는 여기서 소양심법을 운용했다.
콰콰콰콰콰.
단전에서 솟아오른 양의 성질을 띈 내력이 소양심법의 묘리를 따라 사지백해로 흘러간다.
나는 혈도를 휘도는 내력을 음부가 있는 회음혈로 집중했다.
권사들이 적수공권(赤手空拳)에 내력을 집중해서 주먹을 강화하는 것처럼, 고수라면 적정량의 내력을 보내 신체부위 일부를 강화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그것이 일권이 아닌 음부일 뿐이다.
내력이 주입된 양물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해면체에 공급되는 혈액이 양의 내력을 받아 더욱 활발하게 순환한다.
현대 의학과 강호의 무공이 만나는 순간이었다.
“······!!”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집중해서 내력을 운용했다.
젤크 운동의 원리는 해면체에 혈액순환을 과부화해서 미세한 상처를 유도, 그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음경 해면체 조직이 단단해지고 커지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당연히 다른 트레이닝이 다 그렇듯 젤크 운동도 음경 해면체 조직 회복을 위한 휴식기를 가져야 했다.
하지만 나는 내공의 힘으로 휴식기를 극복했다.
내력을 음경 해면체에 불어넣은 뒤 운기요상의 묘리를 응용한다면 자연 치유력을 대폭 증폭하여 곧바로 해면체 조직 강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무공의 신비와 현대 과학의 퓨전이라니.
그 위력이 얼마나 될지, 이 개세절학을 대성하면 내 양물의 크기, 강직도, 굵기, 지속력이 얼마나 될지 상상하기조차 무섭다.
“후우.”
마지막 왕복을 끝낸 나는 바지춤에서 손을 꺼냈다.
달아올라 우뚝 선 불기둥이 보였다.
젤크 운동을 행하기 전보다 미세하거 더 커진 양물의 모습을 확인한 나는 흐뭇하게 웃었다.
실로 날마다 조금씩 키와 함께 양물이 성장하고 있었다.
‘키도 중요하지.’
양물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키도 중요했다.
적어도 180cm 이상은 되어야 옷빨도 잘 받을 것 아닌가?
얼굴을 제외한 모든 매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꽉 찬 육각형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알파 메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예열(豫熱)이 끝났군.’
젤크 운동을 끝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똑바로 세웠다.
방에 선 나는 하의를 탈의한 뒤에 준비했던 헝겊 끈을 음경과 고환을 감싸듯 동여맸다.
추욱.
헝겊 끈이 아래로 늘어졌다.
나는 허리를 숙여 준비했던 1kg 남짓한 돌을 끈으로 묶었다.
대롱대롱.
끈에 매달린 돌이 진자운동을 하듯 흔들렸다.
‘이제 드디어 시작이군.’
나는 토납법으로 심호흡했다.
들숨으로 들어오는 미약한 자연지기가 전신세맥으로 스며들었다.
머리를 차갑게 식힌 나는 양발을 어깨너비만큼 벌리면서 마보 자세를 취했다.
하체와 허리 근육을 단련하는 마보는 당연히 남자에게 좋은 운동.
공동파에 입문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마보를 해온 만큼, 1초도 안 되는 시간만에 나는 정확한 마보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익숙함과 편안함까지 느껴지는 마보 자세에서 나는 천천히 허리를 훌라후프 돌리듯 돌렸다.
대롱대롱.
헝겊 끝에 매달린 돌멩이 무게추가 돌아갔다.
오직 음경과 고환만으로 지탱하는 무게추는 제법 무거웠다.
행잉의 시작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다시 소양심법을 운용했다.
십 년 내력이 혈도를 타고 흘러 다시 음부에 집중되었다.
우우우우우우웅!
뜨거운 내력이 PC근육에 공급되자, 근육의 자연 치유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행잉 운동을 행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
실시간으로 PC근육이 점점 단련되는 것이 느껴졌다.
‘흐흐흐흐.’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앞으로 행잉을 계속 수행한다면, 그렇다면 옛 진(秦)의 노애(嫪毐)처럼 양물에 무거운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끼운 뒤에 빙빙 돌리는 기예를 선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양물에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끼워서 돌리다니!
대체 얼마나 굵기와 크기, 강직도와 지속력이 강하면, 하체와 허리 근육이 튼실하면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새삼스럽게 사마천의 사기(事記)에 기록된 노애의 정력에 대해 속으로 경탄했다.
인간의 정력이라고 볼 수 없었다.
‘아니, 노애와 지증왕, 라스푸틴을 뛰어넘어야지.’
거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자고로 꿈은 크게 가지라 하지 않았던가?
나는 전설로 남은 대물남인 노애와 신라 지증왕, 그리고리 라스푸틴을 뛰어넘을 것이다.
그렇게 원대한 포부를 가슴에 간직한 채로 행잉 운동을 계속 행했다.
빙글빙글.
양물에 매달린 돌멩이가 규칙적으로 흔들렸다.
*
내가 공동파에 입문한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열네 살이 된 나는 1kg였던 행잉 운동의 무게를 30kg까지 늘릴 수 있었다.
행잉 운동을 행한 이후에야, 나는 노애가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양물에 끼워 돌렸다는 일화가 한 치의 과장이 아닌 100% 진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행잉 운동을 단련하니 음경과 고환의 힘으로 1년 만에 30kg짜리 무게추도 너끈하게 돌릴 수 있게 되었다.
하물며 20세 성인이 될 때까지 6년 동안 행잉을 수련한다면?
‘흐흐흐, 이대로라면 성인이 되면 노애를 뛰어넘을 수 있겠어.’
충분히 노애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정력을 함양할 수 있다.
오동나무 수레바퀴가 아닌, 강철 수레바퀴도 너끈히 양물로 돌릴 수 있다.
내가 볼 때는 노애도 행잉 운동을 한 게 틀림없다.
현대 행잉 수련원에서 행잉 운동이 고대 인도의 카마수트라에서 유래했다고 했던 말이 사실 진실이었던 것이다.
물론 행잉만 믿으면 안 된다.
키 크는 제자리뛰기 운동, 철봉 운동, 근육을 만들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 정력 향상을 위한 마보 운동, 유산소 운동도 빼놓으면 안 된다.
식단 관리도 철저히 해야 했다.
‘아연을 많이 섭취해야 해.’
아연은 정력에 좋은 영양소다.
구체적으로는 양물이 아닌 정액의 양과 질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
정력이란 무엇인가?
양물의 능력? 허리와 하체 근육? 정액의 질과 양?
정답은 셋 모두 합친 능력이 정력이라는 사실이다.
정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의 수련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나중에 약관의 나이에 절대 정력을 이루어 삼처사첩과 극상의 운우지락을 즐길 것이 아닌가?
그때까지는 힘들어도 참고 견뎌야 했다.
마치 대성하면 천하를 오시할 힘을 얻는 것과 동시에 운우지락이 가능해지는 동자공처럼, 색도의 수행 또한 그런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침에 일어나 양물 스펙을 확인한 뒤 사형과 함께 사부를 깨웠다.
“오늘은 외식하는 날이구나. 객잔으로 가자꾸나.”
자리에서 일어난 사부가 우리에게 말했다.
1년 전 그날 이후.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날을 정해 객잔에서 외식하게 되었다.
사형의 말에 따르면 내가 입문하기 전에도 원래 한 달에 한 번은 객잔에서 밥을 먹었다고 했다.
내가 입문한 이후 한동안 외식이 중지된 이유는, 내 기초 수행이 완성되지 않아서라고 했다.
기초 수행에 집중하기 위해 본산 내려가지 않은 거라고.
하여간 고지식한 사부가 따로 없다.
이제는 내가 홍양태를 복용해 내력도 증진되었고, 기초 수행도 마무리했기 때문에 평소의 공동파 루틴으로 돌아간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공동파의 기초공인 소양심법과 삼음진결, 소양보와 소양검법을 대성한 건 물론, 칠살검과 건양지와 곤음지, 복마대력수도 극성에 이른 상황이었다.
특히 나는 검법과 지법의 수련을 주로 했다.
‘자고로 잠자리 테크닉에서는 손가락이 중요한 법이지.’
조운모우(朝雲暮雨)는 양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손가락과 혀, 입술의 사용 역시 중요하다.
그리고 손가락을 단련하는 데는 역시 지법만한 무공이 없다.
그렇기에 나는 지법과 수법을 단련했다.
정신적 쾌락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육체적 쾌락을 등한시할 수 없으니.
침대 위에서 절세미녀의 정신과 육체, 양쪽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색도의 일대종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일대일의 생사결이 아닌 삼처사첩이라는 일대 다수와 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내 양물은 하나뿐이니, 손을 단련할 수밖에 없다.
지법의 성취가 절정에 이르면 손만으로도 여인에게 극락을 선사할 수 있다던데.
내 반드시 강호 무림의 골드 핑거가 되리라.
나는 손가락 마디마디를 부드럽게 움직였다.
지법의 성취가 깊어지면서 손가락이 점점 유연해지고 있었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알겠습니다. 사부님.”
나는 그 나이대 어린아이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는 사형이 있었다.
사형도 이제 한 살을 더 먹어서 열다섯 살.
현대였으면 중학교 2학년에 막 올라갔을 나이였다.
“······.”
나와 눈이 마주친 사형이 말없이 내 시선을 외면하면서 한 발짝 물러섰다.
얼마 전, 한 살 더 먹었을 때부터 사형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스킨십이나 칭찬 빈도가 확 준 대신, 나와 묘하게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1년 전이었다면 ‘사제, 외식하니까 기분 좋아? 나도 좋아!’라고 말하면서 달라붙었을 터.
하지만 지금의 사형은 내 시선을 피하면서 애꿎은 돌부리만 툭툭 차고 있었다.
얼굴은 빨개진 채로.
대체 왜 저러지? 사춘기인가? 하긴 그럴 나이기는 했다.
뭣도 모를 어릴 때야 남자들끼리 손잡고 껴안고 그러지, 사춘기만 되어도 그게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자각하고는 멀어지는 게 정상이니까 말이다.
열다섯 살이 되면서 사형의 미모는 물이 올랐다. 이제 그는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여자보다 예쁜 미소년이 되어 있었다.
뭐 나는 사형의 변화에 대해 크게 신경 안 쓰기로 했다.
아무리 예뻐도 남자다. 남자의 마음 따위는 알아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
오히려 적당히 거리를 두는 지금이 좋다.
이제 더 이상 순정을 안 빼앗겨도 되니까. 바람직한 변화다.
앞으로 사형의 머리가 더 굵어져서 스킨십이 더 줄었으면 좋겠군.
“······흥.”
나와 눈이 마주친 사형이 고개를 돌렸다.
아무튼 나는 요즘 기분이 좋았다. 사형도 이제 더 이상 접근 안 하고, 색도의 수행도 순조롭고, 정력도 매일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이대로만 갑시다!’
나는 속으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출발하지.”
전영의 말과 함께 우리는 산문을 나서 공동산을 내려갔다.
빠르게 경공을 펼쳐 화정현에 도착한 우리는, 이제는 익숙한 저잣거리를 지나 공동객잔에 도착했다.
여전히 낡아빠진, 제대로 보수가 안 되는 객잔 건물.
입구에 드리워진 발을 전영이 걷어냈다. 우리는 객잔에 입성했다.
“어서 오십시오. 전 대협. 두 분 공자님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이군요, 서 대인.”
“주문은 늘 드시던 걸로 하면 되겠습니까?”
“교면합락 세 그릇과 수조양육 한 그릇을 말하는 거라면 맞네.”
“금방 내오겠습니다.”
사부와 서 대인이 서로 티키타카를 주고받으며 입구에서 안부를 주고받으면서 주문까지 끝냈다.
“······여기로.”
1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서하린이 직접 손님 응대를 맡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일 것이다. 서하린은 끔찍한 효녀니까.
물론 말은 여전히 짧고, 텅 빈 죽은 눈에 있는 적의는 그대로였지만.
“서 소저. 자리 안내 고맙소.”
“······.”
내가 말을 걸 때마다 움찔하면서 시선을 외면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적의가 조금 희석된 모양이었다.
좋아, 이대로 계속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팔선탁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의외로 오늘은 손님이 꽤 있는 편이었다.
객잔 내부 테이블 세 군데 정도에 두세 명씩 손님이 3팀 정도 앉아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우리가 앉은 자리와 반대편 끝에 앉은, 험상궂은 인상을 한 흑의 장한 세 명이었다.
딱 봐도 이마에 나 흑도 소속이요 라고 써 붙인 느낌.
이거 뭔가 불길한데?
“······음식 나왔습니다.”
서하린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조양육 한 그릇과 백건아 한 병을 쟁반에 담아 장한 셋이 모인 테이블에 서빙한 그때.
수조양육을 집어먹은 장한 한 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음식 맛이 이게 뭐야!”
쨍그랑!
놈이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을 엎었다.
접시 깨지는 소리가 객잔 내부에 울려 퍼졌다.
염병.
내 이럴 줄 알았다.
객잔이 조용하면 중세 무림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