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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증女
49. 관음증女 (1)
지왕은 유리와의 일이 있은 후부터 몇날 며칠을 축 쳐져서 보내고 있었다. 뭐 우울한 정도 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괜히 하는 일 없이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시간이 하루의 절반이 넘었다.
‘후우……, 며칠 째 연락도 안 되고. 그렇다고 집주인이 떡 하고 버티고 있는데 찾아갈 수도 없는 일이고……. 난생 처음으로 여자랑 바닷가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바로 그 다음에 말을 꺼내려고 했더니만 이렇게 돼버릴 줄이야……. 에휴…….’
그때 밖에서 대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지왕은 설마 소리의 주인공이 유리는 아닐까 하는 마음에 벌떡 일어나 후다닥 창가로 달려갔다.
그러나 대문을 열고 나간 사람은 다른 자취방 학생이었다. 지왕은 문득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에휴, 이게 도대체 몇 번째냐? 관두자, 관둬. 내가 잘못은 했지만, 그래도 뭐 말을 할 기회가 있어야 사과를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어차피 멀리 사는 것도 아니고 한 집에 사는데, 언제 만나도 만나겠지. 혼자만 속 끓인다고 될 일도 아니고……. 조바심 내지 말고 시간에 맡기자. 그래, 그러자!”
좀 막무가내긴 했지만, 그래도 그리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왠지 모르게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꼭 누가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지왕은 괜스레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러나 곧 고개를 가로 저으며 피식 웃었다.
‘벌건 대낮에 무슨 ……. 훗, 나도 참 …….’
하지만 그 느낌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계속되었다. 결국 지왕은 살짝이나마 진지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귀신이 낮이라고 꼭 없을 거라 보장은 할수…… 없을라나? 단지 눈에만 안 띌 뿐일 수도 있잖아?’
그때 지왕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귀신 사진’이었다.
‘그래! 귀신은 사진엔 찍힌다고들 하니까 어쩌면 폰으로도 ……?’
지왕은 폰을 꺼내 플래시까지 작동시키며 방안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찍어댔다. 심지어는 화장실과 옷장 속까지 찍었다.
그러나 사진 속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옆얼굴 쪽에서 뭔가 번쩍 하는 느낌이 났다.
‘응?’
지왕은 빛이 번쩍인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나 그쪽방향엔 열린 창문 밖에 없었다.
“뭐야, 햇빛이었나?”
하지만 지왕은 곧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셔버렸다. 지금 시각은 태양이 창문과 반대쪽에 있을 시간대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창문 밖 저 멀리에는 다른 다세대 형 자취집 건물이 잇을 뿐이었다.
지왕은 그제야 뭔가 감이 딱 왔다.
‘설마 …… 햇빛이 다른 것에 반사된 거?’
그리하여 괜히 딴청을 피우는 척 하며 몰래 폰을 꺼내 카메라 앱을 작동시켰다. 그리고 미리 줌을 최대로 당겨놨다. 그런 다음 불시에 창문 쪽으로 홱 돌아서며 창문 밖으로 보이는 자취집 건물 유리창에 초점을 맞췄다.
폰의 줌 기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상당한 거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象)’이 아주 또렷하게 나왔다.
‘역시!’
거기에선 지왕 또래의 웬 여자가 망원경으로 이쪽을 엿보고 있었다.
여자는 지왕의 시선이 자신 쪽을 향하고 있음을 깨닫고는 화들짝 놀라며 망원경을 눈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얼떨떨해하며 머뭇거리다 몇초가 지난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는 커튼을 확 치며 몸을 숨겼다.
하지만 지왕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그런 다음 가슴을 두근두근대며 앨범을 열었다.
“오오!”
사진은 여자의 무릎 위부터 머리까지 흔들림 없이 아주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우와, 이거 뭐 CIA 같은 데서 발명하기로 했나? 진짜 줌이 채증 용 렌즈 저리가라네.”
그런 감탄도 잠시, 지왕은 문득 여자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근데 얘 도대체 뭐하는 애야? 멀쩡하다 못해 이쁘장하게 생겨 갖고 엿보기나 하고 앉았고. 변탠가? 아님 그냥 심심해서 두리번거리다 운 나쁘게 걸린 거?”
그런데 그냥 무심코 넘기기에는 여자가 딱 지왕 취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괜스레 ‘여자가 변태였으면 …….’ 하는 바람마저 불쑥 생겨나는 지왕이었다.
“뭐 변태가 아니라도 변태로 만들어 버리면 ……? 큭.”
마음을 정한 지왕은 미적거릴 것도 없이 바로 여자의 집으로 향했다.
여자가 살고 있는 자취집 건물 앞에 도착한 지왕은 일단 폰을 꺼냈다.
‘기왕이면 본작업 전에 미리 약 좀 쳐 놓는 게 좋겠지?’
그러고는 곧바로 화면에 여자의 사진을 띄워 기존에 으레 해왔듯이 여자의 주요 성감대를 터치하기 시작했다.
한편 여자 쪽은 지왕에게 엿보던 것이 들킨 이후 줄곧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잔뜩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었다.
‘아 씨, 어떡해! 설마 찾아오진 않겠지? 내가 엿봤다는 증거도 없을 거잖아? 게다가 그 거리에서 맨눈으로 내가 보였을 리도 없어. 내가 지레 착각했던 걸 거야. 그래, 틀림없어!’
그때 갑자기 어깨가 움찔하며 몸서리가 쳐졌다.
“흐으으~.”
별안간 젖꼭지가 도드라지면서 민감해지는 느낌 때문이었다. 이에 여자는 몸을 뒤척이며 입고 있던 티셔츠 가슴 부분을 손으로 잡아 당겼다. 젖꼭지가 옷감에 쓸려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건 당연히 지왕의 ‘원격 애무’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자는 원래 일부로 이걸 노리고 ‘노브라 & 티셔츠’ 차림을 한 것이었다. 평소 집에 있을 땐 젖꼭지가 옷감에 쓸리는 자극을 느끼며 하루 종일 흥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즐겨왔기 때문이었다.
그치만 지금은 엿보다가 들킨 일로 머릿속이 복잡했기 때문에, 그런 자극이 되레 신경에 거슬리기만 했다.
“아 씨, 성가시네. 안 그래도 짜증나 죽겠는데. 브래지어가 …….”
그러면서 브래지어를 찾아 차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때 다시금 젖꼭지에 묘한 자극이 느껴지며 몸이 파르르 떨렸다.
“아흐읏!”
여자는 이젠 살짝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이 씨, 오늘따라 왜 이리 민감한 거야? 지금 그럴 기분이 전혀 아닌데 …….”
그러나 이번엔 아예 양쪽 가슴이 동시에 찌릿찌릿해지며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하으읏! …… 하아, 몸이 왜 이러지? 이건 젖꼭지가 옷에 쓸려서 그런 게 아니야. …… 하으응~ …….”
여자는 저도 모르게 양손을 젖가슴 위에 얹고 주물주물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안 그래도 지왕이 원격으로 가하는 자극에 빨딱 서 있던 젖꼭지가 티셔츠에 쓸리는 자극까지 더해져 더욱 오롯하게 부풀어 올랐다.
“하앙~ …… 하필이면 이럴 때 …… 흐으읏! …… 아흐으, 멈출 수가 없어 …… 긴장해서 젖꼭지가 너무 예민해진건가? …… 하으흥~ …… 그치만 마치 나 말고 다른사람 손이 같이 애무하고 있는 것 같아 …… 하으읏! …….”
급기야 여자는 젖가슴을 움켜쥔 그 자세 그대로 옆으로 픽 쓰러졌다. 그리고 몸을 웅크린 채 계속 젖가슴을 애무하며 신음했다.
“하응, 하응, 하앙~ …….”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티셔츠를 가슴팍 위까지 치켜 올리고는, 맨 젖가슴을 직접 움켜쥐고 애무하기 시작했다.
“하으흥~, 흐아앙~ …….”
그와 동시에 핫팬츠 차림의 늘씬한 다리는 양허벅지를 서로 맞댄 채 기를 쓰고 비비 꼬아대면서, 조금이나마 더 많은 흥분이 사타구니 쪽으로 전해지게 하려 아주 애를 쓰고 있었다.
C컵 정도로 보이는 여자의 젖가슴은 봉긋하게 살이 올라 있긴 했지만, 옆으로 누운 탓에 그 방향으로 살짝 쳐진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덕에 ‘의젖’이 아닌 ‘참젖’의 매력이 물씬 풍겨났다.
그러다 젖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손들 중 한 쪽이 아래쪽으로 옮겨가 핫팬츠 속으로 쑥 비집고 들어가려던 찰나, 갑자기 현관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잠깐 나와 보세요!”
지왕이었다. 여자는 도둑질하다 들킨 것 마냥 흠칫 놀라며, 가슴 위로 치켜 올리고 있던 티셔츠를 다시 와락 아래로 잡아 내렸다.
‘핫!’
그리고 바짝 언 표정으로 눈알을 이리저리 정신없이 굴려댔다.
‘누, 누구? 설마 아까 그 남자?’
그러는 동안에도 지왕의 재촉은 계속됐다.
“안에 있는 거 다 알아요! 어서 나오세요!”
여자는 순간 들켰다는 생각에 너무 놀라 숨이 멎어버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갈까 두려워 곧장 손으로 입까지 틀어막았다.
‘흐읍! 거, 거짓말! 그냥 한번 떠보는 걸 거야.’
그런데 그 와중에도 젖꼭지가 계속 찌릿찌릿했다.
‘흐으읏! …… 나 몰라! 미쳤나봐! 하으흥~ …… 젖꼭지가 옷에 쓸린 건 아닌 것 같은데 ……아흣! …… 도대체 왜? …… 흐으응~ …….’
그때 지왕이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저한테 사진도 있어요! 앞으로 1분 안에 안 나오면, 이거 내 맘대로 처리할 겁니다! 그러니 그만 꾸물대고 어서 나와요!”
여자는 깜짝 놀라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 그, 그치만 아까 봤을 땐 분명 손에 카메라 따윈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러나 발걸음은 이미, 비록 살금살금거리고 있긴 했지만 현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냐. 그 거리에선 아무리 시력이 좋아도 맨눈으로 날 보는 건 불가능 해. 그렇다는 건 렌즈를 통해서 봤단 얘긴데 ……. 아까 내가 잘못본 건가 ……?’
그때 현관문 밖에 있던 지왕이 여자보고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머리는 뒤로 묶고, 헐렁한 흰색 티에 노란색 핫팬츠 차림이었던 것 같은데 …….”
여자는 눈이 번쩍 떠졌다. 그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였던 것이다.
한편 여자가 방금 전 말에 100% 동요됐을 거라 확신한 지왕은 짐짓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
“진짜 없나? 할 수 없네. 그럼 건물 주인한테 가서 이 여자 여기 사냐고 물어봐는 수밖에.”
그러자 여자가 허겁지겁 현관문을 열어젖히며 지왕을 다급하게 불러 세웠다.
“자, 잠깐만요!”
지왕은 그틈을 놓치지 않고, 이번엔 그동안 아껴뒀던 폰 사진 속 여자의 조개 쪽을 손으로 쓱 문질렀다. 물론 폰은 뒷짐 진 손에 숨기고 있는 채였다.
갑작스럽게 조개를 자극당한 여자는 엉덩이를 움찔하며 몸을 비비꼬았다.
“아흣! …… 자, 잠깐 들어오셔서 얘기를 …… 흐으읏! …….”
지왕은 피식 나오려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여자의 애를 태웠다.
“어디 몸이 불편해보이시는데, 정 힘들면 나중에 다시 얘기하던가요. 여기 사는 게 확인됐으니 그 정도는 기다려줄 수 있어요.”
그러면서 짐짓 모른 척 하며, 자기 반바지 속에서 기립해 있는 똘똘이의 윤곽을 여자 앞에다 훤히 드러내 보였다.
여자는 저도 모르게 침이 꿀꺽 삼켜졌다.
“그, 그게 …… 하으흥~ …… 아, 아니에요 …… 하앙~ …… 지금 들어오시면 돼요, 어서요 …… 흐으흥~ …….”
그때 여자의 허벅지 안쪽으로 애액 한줄기가 주륵 흘러내리는 모습이 지왕의 눈에 얼핏 띄었다. 지왕은 씨익 능청스럽게 웃으며 여자의 집에 들어섰다.
“그럼 그렇게 해볼까요?”
그러면서 여자와 엇갈려 지나칠 때, 애액이 흘러나와 있는 여자의 허벅지 안쪽을 손끝으로 슥 스치듯이 만졌다. 그러자 여자는 곧바로 다리를 파르르 떨며 휘청이더니,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하읏! …… 흐으흥~! …….”
지왕은 씨익 웃었다.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