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1화 〉협상 (51/83)



〈 51화 〉협상



“나야.”

얼굴이 훤히 보이는 투구를 쓴 뮤시스였다. 얼굴을 드러내고 있어서알아보는 데 시간이조금 걸렸다.

얼굴을 드러내고서도 꽤나 침착하게 웃고 있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음… 성녀님이 보냈어. 너희들 올 거라고.”
“아….그런데 투구는 어떻게.”

뮤시스는 애써 의식하지 않고 있었는지 투구 이야기를 꺼내니 표정을 찡그렸다.

“언제까지고 숨어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렇군요.”

그건 그렇지.  이상한 투구를 벗음과 동시에 복장도 조금 안정적으로 변했다.

“같이 다니는 여자는 어디 있어?”
“아직 자고 있습니다.”
“그럼 빨리 출발 준비하라고 해. 여기 있을 테니까.”

뮤시스는 길옆 낮은 울타리에 걸터앉아 내게 가라고 손짓했다. 나는 살짝 인상 쓰며 여관으로 돌아가려 했다.

“어?”

그때 허리에 차고 있던 검에서 음산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뭐야….”

검을 손에 쥐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들었다.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팔은 의지와 관계없이 검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것을 쥔 순간 강력한 힘이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리슈를 안을 때 느껴졌던 마족의 힘이  안으로 순식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으윽!”
“왜 그래?”

나를 보는 뮤시스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나타났다.

“너,팔이….”
“으아악!”

검을 쥔 팔이 터질 듯이 아프기 시작했다. 너무 아파 바닥에 뒹굴기 시작했다. 뮤시스는 바로 내게 다가왔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만 있었다.

“왜, 왜 이래?”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거친 숨만 뱉어내며 팔을 쥐었다.

 소매부분이 찢어지면서 검게 그을린 팔이 튀어나왔다. 이, 이건… 마족의 팔이잖아. 갑자기 어떻게 된 거야. 설마 갑자기 마족의 피가 튀어나오기 시작하는 건가?

“으아아악!”

나도 모르게 가까이 온 뮤시스를 검으로 후려쳤다. 뮤시스는 다급히 검을 들어 공격을 막으며 물러났고, 나는 그대로 일어났다. 팔 뿐만 아니라 몸이 점점 침식되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뭐, 뭐 하는 거야!”

아직 이른 시간이라 내 모습을 보는 사람은 없었다.

뮤시스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나를 숨겨주려는 의도인  같다.

그렇지 않아도 내 다리는 먹잇감을 쫓는 짐승처럼 뮤시스를 쫓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을 밖에 있는 교회에 가서 멈췄다.

이곳은 루스칼이 사제로 위장하고 있던 곳이고 이제는 아무도 없었으니 괜찮을 것이다.

뮤시스는 벽에 등을 기대고 긴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검을 쥔 오른손, 오른 다리 그리고 얼굴 반쪽이 타들어 가는 것같이 아팠다. 심지어는 물건까지도….

“어, 어떻게 된 거야? 그 검은… 베오타르에게 빼앗은 거잖아. 그, 그게 그렇게 위험한 검이었나?”
“모, 모르겠어.”

간신히 말이 나왔고, 나는 바로 뮤시스에게 덤벼들었다.

뮤시스는 검으로 내 공격을 막아냈다. 한  내리치자,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뮤시스의 힘이라면 어지간해서는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텐데, 단  방에 흔들리고 옆으로 몸을 피했다.

“크읏.”

연이은 내 공격이 들어갔다. 의지와는 상관없었다. 그리고 내 몸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속도가 빨랐고, 부딪치는 것으로 느껴지는 힘이 어마어마하게 강했다.

방패를 들어 검을 막은 뮤시스는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나는 그대로 검을 내리쳐 그녀의 방패를 몇 차례 더 때렸고, 쓰러져 막는 것조차 버겁게 만들고서 발로 세게 밟았다.

“흐억!”

내 팔은 뮤시스를 집어 들었다. 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 어쩌려는 거야.”

나는 들고 있던 뮤시스를 바닥에 던졌다가, 다시 들어 교회 안으로 던졌다.

꽤나 세게 던진 탓에 문이부서지면서 뮤시스는 안쪽에 쓰러졌다. 나는 바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얼굴 옆에 검을 꽂아놓고,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는 뮤시스의 목을 잡았다.

“제, 제 의지가 아닙니다.”

투구를 벗기고, 옷을 찢어버렸다.

뮤시스는 어떻게든내 손에서 벗어나려 저항했지만,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

“아, 안 돼….”

뮤시스는 곧 있는 힘을 다해 나를 밀었다. 그러자 몸이 살짝 밀려났고,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러나 내 눈에는 한없이 느리게만 보였다.

뮤시스가 전력을 다해 뛸 수도 없는 상황이고, 내 몸도 이상하리만큼 빨라진 탓이다.

도망칠 곳이 없는 곳으로 가버린 뮤시스는 금방 내게 다시 붙잡혔다.

“으윽….”

왜 여기로 와서….

뮤시스는 포기한 것 같은 얼굴이었다. 미안할 정도로 슬퍼 보이는 얼굴이었다.

나는 최대한 이성을 유지했다.

죽이려는 손에 힘을 풀었다.

하지만 내 물건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크기가 배는 커진 것 같고, 돌기 같은 것이 무섭게  있었다.

이건 정말 넣었다 하면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으, 뭐, 뭐야. 무슨 생각을….”

나는 몸을 확실히 밀어 다리를 오므리지 못 하게 해 놓고, 서서히 커다란 것을 밀었다.

뮤시스의 몸은 당연히 조금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일 테니 정말 몸이 반으로 갈라지는 고통일 것이다.

“아, 아파앗…!”

뮤시스는 졸려진 목에서 간신히 비명을 짜냈고, 나는 그녀의 몸에 물건의 끄트머리만 넣고 멈추었다. 더 이상 넣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뮤시스는 어느새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이런 생각 하면 안 되지만… 우는 모습이 꽤 어울린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처음이 이런 괴물이라니 내가 뮤시스의 입장이 되더라도 제정신으로 있기 힘들 것이다.

살짝 넣기만 했는데도 뮤시스는 눈이 뒤집힌 채로 몸을 떨고 있었다.

 몸은 천천히 뮤시스의 몸을 뚫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그녀는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입가를 손으로  쥐고 눌러 소리가 잘 세어나지 않게 만들었다.

넣은 것으로 그녀의 배 쪽이 불룩 튀어나왔다.

그와 동시에 나는 남성을 처음 받아들인 질벽의 강렬한 환영을 느끼며 경험해 본 적 없는 오르가즘을 느꼈다. 튀어나온 돌기 하나하나가 성감을 강력하게 자극했다.

끝까지 밀어 넣자 뮤시스는 그대로 정지해버렸다.

죽은 것 같이 가만히 있으니 나는 허리를 움직여보았다. 피스톤 운동 자체를 크게 하지 않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했다.

이쯤 되니 서서히 내 의지로 몸이 움직여지는 기분이 조금씩 느껴진다.

“뮤, 뮤시스…. 괜찮은 겁니까?”
“으으….”

무슨 뜻인지 모를 소리밖에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정감이 금방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무언가 엄청난 것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의지로 멈출  있을 것 같았지만, 목전에 둔 절정을 차마 포기할 수가 없었다.

“조, 조심하세요.”

어떻게 될지는 나조차도 몰랐지만 뮤시스에게 경고했고, 이내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으윽!”
“하으아아악…!”

엄청난 양의 물이 빠져나간다. 뮤시스의 몸에 성기를 끼워놓고 있는데, 그 좁은 틈으로 정액들이 마구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장면은 처음이다. 대체 얼마나 많은 정액이 나온 건지.

긴 사정이 끝나고, 뽑아내자마자 한 번에 처참해진그녀의 구멍에서 많은 양의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뮤시스는 어느새 기절해 있었다. 이, 이거 괜찮은 건가.

 몸은 다행히 이 정도로 만족했는지 더는 뮤시스를 범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자 몸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뮤시스!”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바로 뮤시스를 일으켜 안았다.

그리고 안쪽에 방이 있는 게 생각나 그녀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침대에 눕혀놓고, 조금 전 찢고 벗겨버린 옷들을 다시 챙겨왔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갑자기 뮤시스를 거의 죽일 뻔했으니….

천 조각이 되어버린 그녀의 옷 사이에서 스크롤 하나가 나타났다. 마법의 힘이 느껴지는 물건이었다.

“이건 뭐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귀한 물건 같으니 챙겨 놓았다. 그리고 바닥에 꽂아놓은 검을 보았다.

…건드리는 게 어쩐지 두려워졌다.

갑자기 이상한 힘이 폭주해버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내게 미르티스라는 거물 마족의 피가 흐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갑자기 이런 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 건가.

 검이 매개가 됐다는 건 알겠다.

리슈의 힘을 흡수한 탓일 수도 있고, 뮤시스도 미르티스의 마법으로 변해버린 거라고 했었다.

여러 가지로 기사단에 온 뒤로 변화가 많았다. 모든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주 조심스럽게 검을 다시 집었다. 아까와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뮤시스는 한동안 깨어나지 못할 같고. 일단은 여관에서 아이셀과 리슈를 깨워 데리고 와야겠다.


-

내가 방으로 돌아오자 리슈가 먼저 일어났다. 그녀는 눈을 비비며 나를 보다가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

“밖에 나갔다 오신 거예요?”
“응.”
“밖에서 무슨  있으셨던 거죠? 순간 인간이라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리슈는 그걸 느끼는 건가.

“사실 조금 전에 몸이 마족으로 변해버렸던  같아. 검을 쥐니까… 반쪽만.”
“원래 반은 마족이시니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구나 그건 마검이군요. 제 힘까지도 엄청나게 빨아 드셨으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하죠.”
“뭔가 더 아는 게 있어?”

리슈는 어깨를 으쓱했다.

“인간혼혈인 마족들에게서 가끔 일어나던 현상이에요. 보통은 미성숙할 때 많이 일어나는 일이죠. 선배님은 이런 일이 처음 있으신 거죠?”
“응.”
“조금씩 몸이 적응해갈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을 안 하기에는 벌써 큰일이 터져버렸는데.

“문제는 그보다도… 마족의 몸을 주체  하고 우리를 도와주러  사람을 범해버렸어.”
“……진짜 대단하시네요.”

리슈는  이야기에 혀를 내둘렀다.

“일단 쉬게 해 두고 왔는데, 그쪽에 들르자.”
“네.”

리슈는 옷을 입기 시작했고, 뒤이어 아이셀도 일어났다.

그녀는 기지개를 켜고서 준비하고 있는 리슈와 나갈 준비를 끝낸 나를 보고 바로 일어나  입기 시작했다.

“바로 가려고?”
“네…. 이런 걸 얻게 돼서요.”

뮤시스가 가지고 있던 것을 꺼내 보여주자 리슈는 바로 웃음 지었다.

“이건 포탈 스크롤이네요. 여기서는 굉장히 귀한 물건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고마우신 분에게 선배님은 대체 무슨 짓을 하신 거예요?”
“그러게 말이다.”

갔을 때 뮤시스가 깨어나 있었으면 당장 무릎부터 꿇어야겠다. 지금 상태면 바로 목이 베여버릴지도 모른다.

“그럼 편하게갈 수 있는 거네?”

옷을 입은 아이셀은 뒤늦게 포탈 스크롤에 관심을 가졌다.

“잘됐네. 누가 왔던 거야?”
“뮤시스입니다. 기억하시죠?”
“그… 이상한 투구쓴 사람 말이지? 벌써 황녀님 쪽으로 완전히 돌아선 모양이구나.”

그리고 여관에서 나와 뮤시스가 쓰러져 있는 교회로 향했다. 아이셀은 그 교회를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기는 그때 이후로 완전히 빈 교회가 된 건가?”
“그런  같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나는 뮤시스가 있는 곳으로 아이셀과 리슈를 데리고 갔다.

우리가 들어오자 뮤시스는 있는 대로 표정을 찡그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으윽… 뭐야, 이제 온 거야?”

그녀는 이내 나를 보았다. 표정이 굳어버린  보고 나는 겸연쩍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뮤시스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표정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아니 뭐…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베오타르가 그 검을 꽤 오래 썼던 걸로 아는데… 그런건 처음 봤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반쪽이 마족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걸 알면 뮤시스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나를 죽일 수 있다.

“잘 모르겠습니다.”

뮤시스는 다리 쪽을 매만지며 표정을 찡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내 옷은….”
“찢어졌습니다.”

그때 리슈가 어디선가 사제복을 가지고 왔다.

“이런 것도 있네요.”

뮤시스는 그것을 받아 입었다.

“옷에 포탈 스크롤이 있었는데.”
“네, 여기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꺼내 보였다.

“황녀님이 특별히 하사해주셨어. 황성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으니까 바로 가자.”

역시 그런 거였군. 나는 스크롤을 펼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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