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 이후 일주일 뒤 호진선배에게 연락이 왔고, 자신이 잘못한 일도 있으니 이번 폭행은 그냥 조용히 아무 문제없이 넘어가자고 했고 나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일주일 전이라면 대차게 욕을 하고 다시 찾아가서 두들겨 팼을지도 모르지만 이상하게 더 이상 화가 나지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호진선배가 연락이 왔던 그 날, 나는 일주일만에 혜린을 다시 만났다. 일주일동안 수십통의 문자와 전화가 혜린에게 와서 모두 씹었지만 이렇게 끝을 내는 건 아닌 거 같았고 호진선배에게 연락을 받고 나니 이제 정말 완전히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먼저 혜린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일주일만에 보는 혜린은 맘고생이 심했는지 많이 여위어 있었다.
“오빠아...”
“어어..”
“미안해....”
“됐어.. 그냥.. 난 다 잊었어..”
“정말..그럼 우리 다시 예전처럼...”
“아니..미안..그건 안 될거 같아..”
“오빠..나 정말 미친년처럼 보이겠지만..나한테 변명할 기회라도 주라...흐흑...”
“변명..어어..말해봐..”
“그 날.. 처음 호진선배란 사람이랑 만난 날..”
“어어..”
“자고 있는데 호진선배가 날 덮쳤어..나도 술 많이 마셔서 정신이 없었는데 난 처음에 오빠인지 알고 있었는데 뭔가 이상해서 깨니까.. 그 사람인거야.. 그래서 놀래서 밀어내려 했는데.. 그럼 지금 오빠 깨우깼다고.. 눈앞에서 섹스하는 걸 보면 뭐라고 할까라며 협박하는데 그 사람 말이 맞는 거 같은거야.. 정말 오빠가 충격 먹어서 나랑 헤어질 거 같아서.. 그래선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해버렸어...정말.. 흐흑..”
“그럼.. 그 다음은?”
“그러고 그 다음에 그 사람이 나 알바 마치길 기다렸다 나를 따라왔어..그리곤 오빠한테 말한다고 거부하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아..너 바보야?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하지 그랬으면.. 하아...”
“미안해 오빠..흐흑.. 내가 바보 같았어..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했어야 하는 건데..”
“아냐....내가 미리 신경 썼었어야 했는데 다 내 잘못이야..그치만 이제 되돌릴 수 없겠지”
“오빠.. 오빠.. 미안해.. 내가 더 잘할게...오빠....”
혜린이를 나를 보며 울고 불며 매달리고 있었지만, 이미 내 마음은 차갑게 식어있었다. 모든 게 혜린이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어쩌면 혜린이가 잘못한 것이 아무 것도 없을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내 마음은 돌이킬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혜린이와의 이별을 고하고 돌아섰다. 마음은 슬펐지만 이상하게 이제는 눈물이 조금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조금 서글플 뿐... 아니 이렇게 찢어진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었다.
도저히 이런 기분으로 집에 들어가 잠이 올 거 같지 않았고, 나는 그나마 내가 알고 있던 가장 친한 사람인 민정누나에게 연락했다.
혜린이와 내가 알바를 동시에 그만둔 이유가 헤어졌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던 누나는 사장에게 말하고 고맙게도 오늘 근무를 빼고 나와 주었다.
“뭐야..왜 혼자서 청승맞게 소주 마시고 있어..”
“헤헤...그래서 누나 불렀잖아..”
“잘했어...”
민정누나는 나에게 무언가 물을 만도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옆에서 그저 말없이 술을 마셔 주었고, 그런 것이 나에게 오히려 큰 위로가 되었다.
“고마워.. 누나...”
“뭐가..”
“그냥 다....”
“바보냐.. 그만 마셔. 너 많이 취했어..”
“그냥 마시다 죽지 뭐..”
“아휴....”
민정누나의 반대에도 나는 계속 술을 마셔댔고, 결국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누군가 나를 바닥에 눕혀주는 느낌과 함께 눈을 뜨니 눈에 익은 천장이 들어왔다.
“어디지..집인가..”
“아우..무거워.. 이제 정신이 좀 들어? 여기 너 집이야..겨우 찾아 왔네”
“응? 어떻게...?”
“말해도 되나..혜린이한테 물어서....”
“혜린이..혜린이....흐흑...”
지금도 모르겠다. 그때 갑자기 왜 눈물이 나왔는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와 정말 서럽게 바보처럼 펑펑 울었다.
갑자기 우는 나를 보며 민정누나는 당황하다 나를 품에 꼭 안아주었다.
“그래 울어... 슬플 땐 힘들 땐 우는 거야...”
나는 민정누나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고, 민정누나는 말없이 한참을 나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정신이 들며 여자에게 안겨서 너무 바보같이 울었나라는 생각에 조금 뻘쭘하기도 해서 누나의 품에서 일어나려다 누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누나와 나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같은 마음이었는지 나의 입술은 누나의 입술에 닿았고, 우린 한참을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누나는 거부하지 않고 나를 받아주었고, 나는 키스를 나누며 누나의 티셔츠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매만졌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누나의 가슴을 훨씬 풍만했고, 가슴을 만지며 술김이라 그런 것인지 갑자기 욕구가 강하게 틀며 나는 한 번에 누나의 바지와 팬티를 벗겨버렸다.
누나는 내가 벗기 쉽게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었고, 나는 서둘러 바지와 팬티를 벗고는 조금의 애무도 없이 누나의 보지 속으로 내 자지를 밀어 넣었다.
보짓물이 거의 나와 있지 않아 내 자지는 아주 빡빡한 느낌과 함께 누나의 보지 속으로 밀고 들어갔고, 누나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저.. 미안한데.. 좀 아파.. 좀만 살살..”
“어? 어어..미안해 누나..”
누나의 말에 그제야 나는 애무도 없이 누나의 보지 속에 넣은 걸 알았고 누나에게 미안함이 밀려와 서둘러 자지를 빼려 했다.
그 순간 누나는 빼려는 나의 자지를 잡아 그대로 두었다.
“아니..그게 아니라.. 괜찮아..근데 좀만 살살...”
나는 누나의 말이 그제야 거절이 아니라는 걸 알았고, 조심스레 살살 누나의 보지 안으로 내 자지를 삽입하고 누나가 아프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 아파하던 누나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괜찮은 듯 했고, 조금씩 신음소리가 세어 나왔다.
“하아....하아...”
오랜만에 느끼는 여자의 감촉은 너무나 좋았고, 나는 너무 빨리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누나의 보지에서 들려오는 질척대는 소리, 야릇한 신음소리와 함께 나의 자지는 누나의 보지를 끊임없이 쑤셔대며 절정에 달하고 있었고 나는 누나의 허락도 없이 누나의 보지 안에 자지를 잔뜩 밀착시키고 그대로 사정을 해버리고 말았다.
“하아...하아.. 어어.. 정우아..너 혹시..?”
“하아..하아..누나 미안...”
누나는 내가 사정을 한 것에 대해 매우 당황한 듯 했고, 난 그제야 말도 없이 이기적으로 누나의 안에 사정을 한 것이 무척이나 미안했다.
“아니... 오늘은 괜찮긴 한데 말도 없이..”
“어어.. 그게 갑자기.. 하아.. 미안..진짜... 그만 뺄게..”
“아니야.. 그대로 있어..”
누나는 미안해하는 나를 한참을 더 꼭 안아주었고, 나는 바보처럼 또 다시 눈물이 흘렀다. 아까와 다르게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내 마음을 모두 어루만져 주고 위로해주는 민정누나의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 날의 얼떨결에 섹스 이후에 우린 사귀는 사이가 되었고,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사귀고 있다.
그 후 혜린과 다시 만날 수는 없었고, 지금 만난다면 오히려 사과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곤 한다. 어쨌든 혜린이 잘못한 건 거의 없었으니까.. 그저 혜린이 어딘가에서 잘 살아가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 남편을 위해서 ]
한 여름의 찌는 더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좀 전에 샤워를 했음에도 열기는 좀처럼 쉽게 가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휴....”
절로 한숨이 튀어 나온다. 이놈의 여름은 언제쯤 끝나려는지..
그때 식탁 위에 올려 져 있는 갈색 서류봉투가 눈에 들어온다.
“어..”
안을 열어 내용물을 보니 예상대로 남편의 서류였다. 또 집에 두고 그대로 출근한 것이다.
이번이 벌써 5번째, 최근 한 달 사이에 2~3번은 남편의 서류를 가져다 준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시간은 벌써 12시, 하지만 아직 남편은 놓고 갔는지 기억도 못 하는지 연락이 없다.
“으휴...”
어쩔 수 있나, 또 다시 내가 챙겨서 가는 수밖에..
창문 밖을 잠시 보자 찌는 듯한 열기로 아스팔트가 이글대고 있었고, 이 시간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내가 가져다주지 않으면 또 남편이 깨질 건 불 보듯 뻔했기에 나에게 선택사항이란 존재 하지 않았다.
옷장을 열고 최대한 얇은 소재로 되어 있는 원피스와 하얀 가디건을 들고 꺼내 몸에 걸쳐 봤다.
“너무 비치진 않으려나..뭐..가디건도 같이 입을 거니까..”
소재가 너무 얇아 혹시 속옷이 비치진 않을까 싶었지만 어차피 가디건도 입으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혹시 라는 마음이 있어 제대로 옷을 입고 다시 한 번 거울에 제대로 비춰보았지만 다행히 속옷이 비치거나 하지는 않아 난 안도를 하며 서류봉투를 들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에서 한 발자국 내딛었는데 내려쬐는 뜨거운 햇볕 그리고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에 난 당장이라도 다시 집에 들어갈까 라는 생각이 무심코 들었다.
“하아..정말 너무 덥네..이번 여름은...아휴...”
괜히 남편의 얼굴이 떠오르고 원망스러웠다. 왜 서류를 놓고 가서 이 날씨에 이런 고생을 시키는지..
하지만 곧바로 체념하고 만다. 내가 또 잔소리 하면 또 넉살 좋은 사람처럼 허허 웃고 치우겠지.. 항상 그러니까..
한참을 걸어 도착한 지하철역, 다행히 지하철이 바로 들어오고 지하철을 타니 낮 시간이라 그런지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많았고,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맞으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난 주위를 둘러보다 구석에 있는 자리에 앉았고, 앉자마자 너무 시원해서 그런지 졸음이 밀려왔다.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목적지, 난 하마터면 졸다가 놓칠 뻔한 걸 방송을 듣고 겨우 목적지에서 내릴 수 있었다.
지하철 개찰구를 나와서 남편의 회사까지는 15분 정도의 거리,
평소 같으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오늘따라 남편의 회사가 유독 멀게만 느껴졌다.
끝없이 흐르는 땀, 어느새 온 몸에 흐르는 땀으로 하늘거리는 원피스는 내 몸에 거의 딱 달라붙어 있었다.
“하아...더워..조금만조금만 더 가면 돼..”
“제수씨~!”
“누구....?”
내 옆을 지나가던 검은색 외제차가 멈추고 내려간 창문에서 어디에서 본 거 같은 남자가 날 부른다.
제수씨라고..
어디서 봤더라? 분명 낯익은 얼굴인 거 같은데 좀처럼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가 갸우뚱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일까, 남자의 얼굴에 살짝 서운한 내색이 비치더니 차문이 열리며 내리면서 나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다.
“아..이거 좀 섭섭한데요..저 그때 신년모임에서 봤었지 않습니까..”
“아...!! 아 죄송해요.. 사장님”
남자의 말에 그제야 난 올 초 있었던 회사에서 주최한 신년모임이 떠올랐다. 남편이 회사에 입사한 지 10년이 될 동안 없었던 가족모임인데 작년에 새로 젊은 사장이 오면서 처음으로 진행된 그 신년모임에서 본 바로 사장이었다.
“죄송해요..못 알아봐서..”
“아닙니다.. 뭐 못 알아볼 수도 있죠. 저희 회사 가시는 길인가요?”
“네? 아..네..”
“그럼 타시죠. 저도 회사 들어가는 길이니..”
“아니에요..전 괜찮은..”
“이렇게 땀을 흘리시는데 괜찮으시긴요..”
“어..어어..!”
사장은 내 손을 잡아 어느새 차 안으로 이끌었고, 난 엉겹결에 사장의 차에 올라타게 됐다.
“감사합니다..”
“감사하긴요. 어차피 저도 회사 들어가는 길인데..어휴..땀이 많이 나셨네요..에어컨 좀 더 올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난 순간 사장이 아래위로 나를 훑는 듯한 느낌에 민망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원피스를 보니 아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원피스가 몸에 착 달라붙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아휴...속옷까지 보진 않았겠지?’
원피스가 몸에 너무 달라붙어 있어 브래지어와 팬티도 슬쩍슬쩍 비치고 있었는데 다행히 위는 가디건을 입어서 상관이 없었는데 아래는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난 슬쩍 서류봉투로 아래를 가렸다. 이미 사장이 봤을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