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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질을 잡고 있는 하룬에게 짧게 말했다.
“추하다 하룬아.”
거만이란 거만은 다 떨어놓은 주제에 이제 와서 인질을 잡는다고?
나 같으면 쪽팔려서 자살했다.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번개를 주변에 흩뿌리며 이야기했다.
“이제 지랄 그만하고 그만 뒤지자.”
내 말에 하룬은 발악하듯 검은색 물방울들을 사방에 퍼트리며 이야기했다.
“닥쳐! 닥치라고!”
이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한 듯 하다.
어차피 분노에 감싸여 아무런 말도 통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니.
그러니 망설임 없이 공격을 날리려는데, 메릴 낸게 자꾸만 신호를 보내온다.
‘뭔데.’
자신의 품안을 계속 가리키는 걸로 보아 뭔가 있는 모양.
사실 무시해도 상관은 없지만 따라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한 번 시도는 해보는 게 좋겠지.’
아니다 싶으면 인질이고 뭐고 죽여 버릴 거지만.
일단 나는 그녀의 의도대로 따라주기로 하며 적의 시선부터 끌기로 결정했다.
‘정신없는 게 좋겠지.’
위력은 떨어져도 속도가 빠른 편이 좋겠다고 결론내리며 난, 하룬 주변에 수십개의 신성력 구슬을 던져대었다.
“감히!”
이를 보던 하룬은 자신의 검은색 물방울들을 이용해 내 구슬을 잡아먹으려 했고.
나는 이를 보다가 이 구슬들을 하나 둘 씩 터트렸다.
펑하는 소리와 터지는 구슬들.
위력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데미지가 무의미한 것들은 아니다.
하룬은 구슬이 하나 터질 때마다 인상을 더더욱 찡그리며 외쳤다.
“하찮은 …… 하찮은 인간주제에 순수 악인 나를 ……”
“아니 순수악이란 새끼가, 자꾸 B급 엑스트라가 내뱉는 대사를 하는 겨? 너 사실 엑스트라지?”
“뭐, 뭐?”
나는 비웃음 표정을 지으며 성질을 한 번 더 건드렸고.
하룬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지 모든 힘을 쏟아 부어 수 천 개의 물방울을 생성해냈다.
그러곤 나를 가르키며 외쳐댄다.
“그 망할 입을 놀린 것 후회하게 해주지 뒤져라!”
그러곤 검은 물방울을 이용해 회오리를 만들어내며 내게 공격을 해온다.
자 그래서, 메릴 도대체 뭘 하려고 나한테 신호를 보낸 건데?
이제 그만 하라고 눈치를 보내니 하룬에게 잡혀있던 메릴은 품에서 포션 하나를 꺼내들고 외쳤다.
“너나 후회해 이새끼야!”
그러곤 그대로 포션을 바닥에 투척.
‘포션?’
그렇게 던져진 포션은 순식간에 깨지면서 안에서 새하얀 연기들 내뿜어낸다.
그리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깨끗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걸로 보아, 신성력과 관련된 연기인 모양.
나는 하룬이 연기에 닿자마자 비명소리를 내 지르는 걸 보며 웃음 지었다.
‘괜찮네.’
저 정도로 데미지가 들어갈 정도면 상당히 많은 양의 신성력이 들어가 있던 모양이다.
나는 하룬이 다시금 얼굴을 감싸고 밑으로 쓰러지자.
곧바로 다가가 칼을 모가지에 꽂아넣었다.
푸욱!
꼴에 인간형이라고 찌를 때도 인간을 찌르는 느낌이든다.
꽤나 불쾌한 감각이라고 생각하며 하룬에게 작게 속삭였다.
“인생은 실전이야 존만아.”
“……”
어이없어 하는 하룬의 표정이 꽤나 압권이다.
근데 뭐 어쩌라고, 내가 이겼는데.
나는 하룬의 몸 안에다가, 내가 가진 모든 신성력이란 신성력은 때려 부어 넣은 뒤 그대로 안에서 터트렸다.
퍼어어엉!
마치 먼지를 가득담은 풍선이 터져 나간 것처럼.
하룬의 몸은 그대로 터져나가며 온데간데 사라져버렸다.
[축하드립니다! 순수 악을 처치하셨습니다.]
[오브 세계에 엄청난 기여를 하셨기에 막대한 신성력을 획득하셨습니다!]
[경고! 마왕이 당신을 경계하기 시작합니다.]
마왕이 날 경계한다고?
혹시나 이에 대한 정보가 있을까 싶어 확인해보니 여러 메시지가 뜬다.
[이제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악마가 당신에게 간섭할 확률이 높습니다.]
[임무의 난이도가 상승합니다.]
[어서 빨리 성검의 파편 조각 2개를 모으십시오.]
[조심하십시오. 지구라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이중 눈에 들어온 건 두 가지.
악마가 간섭한다와 지구라고 해서 안전하지 않다.
‘혹시 악마가 지구에 나타나는 건가?’
왠지 모를 싸함이 몸을 휩쓴다.
‘악마가 나타나면 지구가 버틸 수 있을까?’
헌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 과연 악마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
‘힘들 것 같은데.’
냉정하게 이야기 하자면 지구의 헌터들은 강한 편이 아니다.
저번에 원정에 갔을 때 주 축을 이루는 A급 헌터와 B급 헌터들의 수준을 보고 한심하다고 느낄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근본 없는 새끼들도 아니고, 명문가의 일원이었단 걸 생각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지.’
그러한 수준인데.
지구보다 한 층 더 수준이 높은 오브에서도 못 막은 악마가 지구로 쳐들어온다?
어떤 방식으로 생각해봐도 그리 좋은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
‘…… 골치 아프네.’
일단 이 건에 대해선 바리 누나와 상담을 하는 편이 좋겠지.
그렇게 결정하고 슬슬 임무를 끝내려는데 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응?”
본래는 검은색 장막 때문에 볼 수 없던 건너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게 보였다.
다들 무기를 들고 있던 걸로 보아 무언가와 싸웠던 모양.
혹시 세아 누나나 요아가 있나 싶어 쭉 살펴봤으나 보이지 않는다.
“음 ……”
정말이지 정신이 나갈 것 같구먼.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느끼며 마음 속으로 훈련장으로 가겠다고 외쳤다.
[훈련장으로 이동합니다.]
일단은 클린부터.
진흙에서 계속 구른 탓에 상태가 말이 아니다.
그러니 클린 마법을 써서 깨끗하게 하려는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 연우야!”
네르아였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울먹이고 있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우쭈쭈를 해주었다.
그러자 네르아는 발끈 하며 ‘내가 누나야!’라고 외친다.
‘아 귀엽다.’
토끼를 키운다면 이런 느낌일까?
놀리기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네르아가 슬며시 내게 말한다.
“괜찮아 ……? 아픈 곳은 없구? 혹시 아픈 곳 있으면 말해 누나가 물 만들어서 올 테니까!”
마음만으로도 감사하다.
나는 역시나 힐링 된다고 생각하는 도중 문뜩 이상한 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물을 만든다고?’
혹시 마법 같은 걸로 물을 만든다는 의미인가?
문뜩 궁금해져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을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보았다.
“어, 어? 뭐, 뭐라고?”
그러자 이상할 정도로 당황하더니 얼굴을 붉힌다.
그러곤 양 뺨을 손으로 감싸며 못 참겠다는 듯 중얼거린다.
“벼, 변태. 연우는 진짜 변태야.”
아니 뭔데?
나는 그냥 단순히 물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이 정도로 매도하는 건 너무하지 않아?
억울해졌으나 뭐 아까 도와주려고 했던 게 떠올라 한 번만 봐주기로 했다.
“그럼 안 알려주셔도 돼요.”
내 말을 들은 네르아는 당황하며 고개를 좌우로 빠르게 흔든다.
그러곤 내 옷자락을 붙잡고 잡아당기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 그건 아니고. 말은 해줄 건데 …… 부끄러워서 …… 그랬어.”
마법 쓰는 게 그렇게 부끄러운 건가?
하기야 난 지구의 사람이니, 오브인의 사람과는 관점이 다르긴 하겠구나.
어차피 전투도 끝났고 하니 마음도 널널해져 천천히 하라고 이야기해주자, 네르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쓰려고 저러는 거야?’
궁금해서 기다리고 있자니, 네르아가 결정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선 수녀복을 벗기 시작한다.
“…… 누나?”
이거 어째. 옛날에 요아랑 첫경험 했을 떄랑 비슷한 느낌인 것 같냐?
그때도 내가 착각해가지고 요아가 아주 옳은 방향으로 착각했었지.
난 설마하는 마음으로 네르아를 부르자. 네르아는 몸을 움찔 떨며 이야기했다.
“무, 물을 만들려면 일단 벗는 게 좋아서 …… 안 그럼 다 묻으니까.”
“…… 그렇긴하죠?”
앞에서 워터 마법을 쓰면 다 젖기야 하지.
그래 뭘 할까 싶어 기다리고 있자니 네르아가 옷을 다 벗었 …… 다고 말을 하려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흐음, 그대들은 소녀가 보이지 않는 겐가?”
바로 릴리아였다.
“저 소녀는 누군지 모르겠으나 참으로도 요망하구나. 내 주인님을 몸으로 홀리려고 하는 걸 보면 말이지.”
릴리아가 그런 말을 한다고?
내가 어이 없어서 쳐다보자 릴리아는 모른 척하며 이야기했다.
“뭐 주인님이 원한다면 계속해도 된다네만, 소녀의 첫 경험도 아직 가져가지 못했으면서 다른 여자랑 놀아나는 건 아니라고 본다네만.”
“……?”
뭔 소리여 내가 언제 네르아랑 놀아나?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짓자니 릴리아는 설마하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자네 설마 눈치 못 채고 있었나?”
“……”
그제야 나는 저 말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았다.
‘시벌 그래서 옷을 벗으려고 했던거구나.’
나는 어서 빨리 네르아의 옷을 다시 입혀주며 원 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하는 건 좋았지만 지금 당장 하기엔 너무 위험 요소가 많았으니.
‘요아나 서연이한테 들키는 그 순간 ……’
엑조디아 마냥 사지절단 되어 아마 각자의 통 안에 담기게 되지 않을까?
왠지 모를 소름이 돋은 탓에 난 찌르르 몸을 떨며 말을 이어갔다.
“…… 일단 임무가 안 끝났으니, 끝나면 보자. 그리고 네르아 누나는 잠시 나랑 같이 가고.”
“…… 응.”
네르아는 얼굴이 붉다 못 해 폭발할 지경이다.
난 이대로 두었다간 그 쪽팔림과 수치심에 네르아가 돌연사 할 수도 있었기에 다시 오브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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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임무를 클리어 하셨습니다!]
[중급 임무부터는 보상이 누적된 뒤 정산 됩니다.]
[현재 누적된 수: 1]
그냥 줄 것이지 뭔 놈의 누적?
하여간 미루긴 세계관 최강자라니까.
내가 투덜 거리고 있자니 메시지가 다시금 떠오른다.
[보상이 누적 되면, 본래 받기로 한 보상보다 더 뛰어난 보상을 획득 할 수 있습니다.]
이거 나 들으라고 보내준 거지?
사실 메시지 보내주는 사람 내 말 듣고 있는 거 아니야?
혹시나 해서 찔러 보았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재미없긴.
‘그래도 아쉽네.’
막대한 양의 신성력 양을 얻긴 했으나, 어찌되었건 임무의 보상은 당장 받지 못했으니.
왠지 모를 섭섭함을 느끼면서 지구로 돌아오자니 요아와 세아 누나가 보인다.
“주인님!”
역시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요아.
나는 요아를 안아준 뒤 질문을 던졌다.
“요아 너 어디 있었어?”
요아는 내 품 안에서 얼굴을 비비며 이야기했다.
“저랑 세아 언니는 교단 본부에서 불러가지고 잠시 다녀왔어요. 내빼고 돌아가려 했는데 상황이 안 좋은 것 같아서 …… 죄송해요.”
아 그래서 아까 없었던 거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에 빠졌다.
‘순수 악이 덮치는 그 상황을 예견하기라도 하듯, 강한 애들만 본부로 불렀다고?’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난다.
어쩌면 배신자가 본부에도 박혀 있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며 요아와 세아 누나한테 아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
내 이야기를 들은 요아는 네르아랑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날 이리저리 살펴본다.
누가 보면 크게 다쳐서 온 줄 알겠네.
난 괜찮단 의미로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건 그렇고 네르아 괜찮으려나.’
임무가 끝나고 나니 귀신 같이 사라진 탓에, 만나려면 다음 임무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
마음 같아선 호감도 뽑기를 하고 싶긴 한데.
아직 확률이 5%밖에 안 되는 지라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아 세이라도 뽑고 싶다!’
내 최애캐 였던 만큼 슬슬 보고 싶은데 말이지.
나는 그러한 생각이들자 요아에게 물어봤다.
“언니는 잘 지내?”
“언니요? 으음 네. 다만 뭔가 허전해하는 것 같긴 했어요.”
허전? 뭔가 부족한 건가.
의아해하고 있자니, 세아 누나가 옆에서 은근슬쩍 귓속말을 한다.
“울 동생이 없어서 허전해하는 거 아니야? 어찌 되었건 모두다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100일간 행복하게 지냈었다는 그 경험.
그 말에 정말로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모습을 보고 있던 세아 누나는 기지개를 피며 이야기한다.
“으음 세이라가 오면 되게 재밌어질 것 같네. 뭐니뭐니 해도 세이라는 그쪽 방면에서는 프로라고 불릴 정도니까.”
그쪽 방면?
그 말에 난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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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다음 화부터는 이제 슬슬 미뤄뒀던 걸 하나 꺼내 먹을 때가 되었습니닷..!!
1.
이사를 하는 중이라 ㅠㅅㅠ
가구가 없어서 바닥에 엎드려가지고 쓰는 중입니다...
14일까지 이러구 있어야 해서 13일엔 휴재를 할 수도 있습니닷.. ㅠㅠ 죄송합니다
허리가 넘 아프여..ㅠㅠㅠ
선/추/코 넘나 감사드립니닷!!
Elfen 님 후원쿠폰 넘나 감사드려요!!
원고료 쿠폰 주신분들도 넘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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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써주시면 리코멘을 해드려요
Syeon4523님 - 이제 세아 누나와 데이트를 할 차례로군여ㅕ
네리오스님 - 모유는 했으니 읍읍
...(-1)...님 - 성녀는 놀려야 제 맛(?)
kunhe님 - 후후 모유는 이미 세아 누나가 있으니..읍읍
세아 누나와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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