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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앓다-20화 (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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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더운 숨과 함께 신음을 내뱉은 탓에 목이 말라 왔다. 생체적인 반응에 의한 갈증인지, 극한의 욕구에 대한 갈망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숨이 턱 막혔다. 산소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졌다. 뇌에 산소가 도달하지 않는 듯 사고가 어려웠다.

오로지 온 신경과 감각과 욕구가 아래를 향해 있었다. 다인은 손을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움켜잡았다. 그러자 그가 작은 손을 끌어다 깍지를 꼈다.

“흐으응, 그만. 응?”

“그만하라고?”

유준은 몸을 일으켜 세우며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녀는 베개에 머리를 기댄 채로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원하는 걸 말하라는 듯이 되물었다. 이미 한계까지 차오른 아랫도리가 욱신거렸다. 선단에 맺힌 물기를 엄지로 훑으며 내려다보자, 그녀가 손을 뻗었다. 유준은 한숨을 몰아쉬며 아까 바지 주머니에서 미리 빼 두었던 콘돔을 집어 들었다.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눈가를 바라보며 콘돔을 씌웠다. 할 수만 있다면 담갈색 눈동자도 입안에 넣고 양껏 핥고 싶었다. 몸을 숙이자 그녀가 눈에 띄게 긴장했다.

집으로 오는 내내 이 순간을 상상했다. 사춘기 소년의 성적 공상을 넘어서는 아찔한 장면을 수도 없이 펼쳤는데, 상상은 현실의 발치에도 따라오지 못한 거였다. 호리호리한 몸에 비해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와 대비되는 가파른 골반의 굴곡을 마주한 순간 상상이 얼마나 비루했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그녀의 밀부는 지나치게 달았다. 흘러내리는 감로를 끈질기게 핥았는데도, 여전히 말갛게 젖은 그곳에 어서 몸을 묻고 싶었다.

“넣을까?”

그녀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팔로 가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몸을 숙였다. 하지만 이대로 삽입할 생각은 없었다. 유준은 한쪽 손으로 그녀의 머리 옆을 짚은 채로, 다른 손은 흥건히 젖은 입구를 찾았다.

“아으으.”

그녀가 눈을 질끈 감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파고들기에는 지나치게 좁은 틈이었다. 손톱으로 달아오른 클리토리스를 여러 번 긁어 준 뒤에, 검지를 들이밀었다.

“으윽.”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기에도 빠듯한 공간이었다. 좁은 공간이 주는 압박감에 정신이 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이렇게 좁아서는.”

“그럼, 못 해?”

자신이 묻고도 어이가 없는지 그녀가 더욱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쿵쿵거렸다.

젖은 내벽을 따라 검지를 돌렸다. 점막이 손가락을 감싸고 달라붙은 감각은 황홀했다.

“흐으으.”

꾹 다문 잇새로 앓는 소리를 내뱉으며, 그녀가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검지를 쑥 빼내서 중지와 비벼 댔다. 충분히 젖은 손끝을 다시 안쪽으로 들이밀었다.

“아아, 유준 씨. 하아…….”

저릿한 통각과 함께 쾌락을 알아가는 얼굴은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유준은 붉게 반들거리는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며 약지까지 들이밀었다. 손가락 세 개가 꽉 들어찼다. 애액이 흘러내려 손바닥이 흥건했다.

찌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손가락이 들락거렸다.

“으으, 흐으으, 으으응. 으응. 응. 아아아!”

고개를 가볍게 젓는 그녀의 안쪽이 바르르 떨렸다. 손가락을 아물아물 물었다가 애액을 내뱉으며 벌름거리는 속살은 얕은 쾌락의 방증이었다. 손가락을 빼내고, 손바닥에 흥건히 고인 애액을 콘돔 위에 문질렀다. 제 손이 살짝 닿았을 뿐인데도, 눈앞에 달아오른 그녀를 마주하고 있는 탓인지 쾌감이 차올랐다.

잔뜩 성이 난 페니스을 잡고 그 끝을 입구에 가져다 댔다. 그녀가 가슴이 크게 들썩이도록 숨을 들이마셨다. 귀두가 살짝 걸치도록 파고들었다.

“아아아. 유준 씨.”

그녀의 등허리 아래로 팔을 집어넣으며 천천히 밀쳐 올렸다.

“하아!”

놀란 그녀가 탄성을 내질렀다. 내벽이 올올이 달라붙었다. 뜨거운 살점에 파묻혀 녹아내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로 정신이 아득했다. 그저 몸을 한 번 파묻었을 뿐인데도 치밀어 오른 쾌락의 강도가 대단했다.

귀두만 걸리도록 허리를 빼냈다가 다시 쳐올렸다.

“으읏.”

그녀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결이 다른 신음을 내뱉었다. 하얀 목덜미에 이를 박았다. 핥고, 깨물고, 빨아들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흐으읍.”

신음인지, 울음인지 그녀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숨을 쉬는 것처럼 쉰 음성이 연신 새어 나왔다. 멈출 수가 없었다. 허리를 쳐올리고, 더 깊숙이 파묻고, 긁어내리기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잔뜩 긴장해 있던 그녀도 움직임에 따라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철벅거리며 치골이 맞닿은 소리가 달콤했다.

“하아, 다인아.”

입술을 찾았다. 입안을 샅샅이 핥고 빨아들였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가 내뱉는 숨결까지 모조리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흐르는 눈물도 모조리 핥아 마셨다. 살갗이 닿는 곳마다 붉게 달아오르는 그녀의 몸을 거침없이 탐했다.

손안 가득 차오르는 가슴을 움켜잡았다가, 단단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비틀고 희롱했다. 신음 소리가 듣기 좋아서 그녀를 가학하고 싶은 위험한 충동마저 일었다.

“아아, 유준 씨. 그만……. 으응…… 이제…… 아아!”

미간을 찌푸린 그녀의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다. 기다란 속눈썹이 물기에 젖었다. 애액을 내뿜는 해면체가 잔뜩 팽창하면서 조여 왔다. 절정을 지나는 그녀는 신음조차 내뱉지 못하고 숨을 헐떡거렸다.

과도하게 자극적인 모습에 사정감이 몰려왔다. 바르르 떨리는 내벽을 거세게 밀고 들어갔다. 점막이 한꺼번에 달라붙으며 세차게 조여 온 순간,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키며 파정했다.

위험한 충동마저 일으킬 정도로 지나친 쾌락이 오롯이 지날 때까지, 유준은 오래도록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떴다. 깜빡 잠이 들었었나 보다. 다인은 서둘러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단단한 팔이 허리와 어깨를 휘감고 있었다.

병원에 가 봐야 했다. 사위가 어두워서 몇 시쯤 됐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어디 가게?”

그의 목소리는 잠에 취해 있었다. 태평하게 묻는 그가 얄미웠다. 가야 할 곳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을 텐데, 눈치 없는 물음이라고 생각했다.

“할머니께 가야지. 좀 놔줘.”

가슴 위로 지나는 팔뚝을 밀어내 보려 애썼지만, 꿈쩍도 하질 않는다.

“가지 마.”

맨다리가 얽힌다. 안고 있는 팔에도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등 뒤로 그의 가슴이 더욱 밀착되었다.

“왜 이래. 억지 부릴 걸 부려.”

“헬퍼가 밤새 있을 거야. 너 좀 쉬어야 한다고 할머니가 그러셨어.”

그가 다인의 목덜미에 코를 묻으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좋다, 정다인 냄새.”

그의 숨결이 오르내리는 목덜미에 또다시 열감이 고인다. 허벅지 안쪽에서 뭉근한 통증이 인 것도 동시였다.

“할머니 보고 왔어?”

치솟는 열기를 집어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애썼지만 허사였다.

“응.”

커다란 손이 부드럽게 흘러내린 가슴을 올려 잡았다. 신음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잠시 숨을 멈추었다. 그가 할머니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들어야 했다.

“무슨 이야기 했는데?”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던 그의 손끝이 단단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잡고 살짝 비틀었다. 더운 숨이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그냥, 이 얘기 저 얘기.”

순순히 말해 줄 생각은 없는지, 그는 수마에 취해 노곤해진 목소리로 읊조렸다.

“자세히 좀 말해 봐.”

허벅지 사이로 그의 다리가 밀고 들어왔다. 엉덩이에 닿은 그의 물건은 이미 단단해져 있었다.

“할머니께 언제까지 나랑 만나는 거 숨기려고 했어?”

일부러 숨기려고 한 건 아니었다. 단지 말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계신 동안 손녀딸은 의사와 눈이 맞아 달콤한 밀회를 즐기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숨기려고 숨긴 게 아니라. 흐읏.”

귓불이 깨물렸다. 혀로 할짝대는 소리가 귓가를 생경하게 울렸다.

“할머니 수술, 다음 주에 받으실 거야.”

다인은 상체를 슬쩍 빼내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어두워서 그의 눈빛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이었다.

“유준 씨, 혹시.”

다 말한 거냐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목이 메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할머니가 그러시더라. 이제 섞박지 찌개는 다인이가 더 잘 끓인다고.”

비싼 재료가 들어간 요리도 아니고, 잘 익은 섞박지의 양념을 헹궈 내고 집 된장에 졸이듯 자박하게 끓인 찌개를 그는 유독 좋아했었다.

“아무리 찾아도 그거 파는 데는 없더라고. 도우미 아주머니께 한번 부탁했었는데, 그 맛이 안 나더라.”

“내가 해 줄게.”

그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섞박지 찌개 말고, 다른 거 먹고 싶은데. 그것도 해 줄래?”

그의 손은 여전히 다인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나 힘들어.”

앓는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잠들기 전 몸서리가 날 정도로 한계까지 치달았던 쾌락의 여운이 생각나서 아랫배가 조였다.

“가만히 있었으면서 왜 힘들지?”

그가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허벅지 안쪽을 그의 단단한 다리가 비비기 시작했다. 이불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젖은 살이 부대끼는 마찰음이 야했다.

“그냥 내가 알아서 먹을게. 응?”

가슴을 붙들고 있던 팔이 옆구리를 타고 내려가 골반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길에 따라 전율이 화르르 일었다. 뒷무릎이 그의 팔뚝에 걸렸다. 엉덩이 사이가 벌어지는 느낌이 생경했다.

벌어진 입구에 단단해진 그의 물건이 닿았다.

“으읏.”

엄청난 통증이 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흠뻑 젖은 탓인지 쾌락이 동반된 통각은 견딜 만한 수준이었다. 외려 더 깊고 강렬하게 파고들었으면 하는 바람마저 일어서 당황스러웠다.

“아닌가? 네가 먹는 건가?”

얄궂게 속삭인 그가 단숨에 파고들었다.

“으아아아.”

비명 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미안한 듯 다정하게, 어깨 위에 입을 맞추었다.

“흐으읏. 아파.”

그의 몸이 쑥 빠져나가려고 했다. 다인은 매달리듯 그의 팔뚝을 붙잡았다.

“그래도, 할래.”

토막 난 숨과 함께 넘어갈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뱉는 숨결조차 지나치게 달고 뜨거워서 살갗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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