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 6화 전통방식 던전 탐사 동아리 (1)
* * *
도시국가렐튼 오후5시.
맬리치사거리헌터협회근처.
그러니까. 앞으로 10시간 후에 일어날 일이다.
“얘들아,위험해보이는데그냥포기하면안될까···?”
일행중에서가장키가작은하플링소녀가입을열었다.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팡이보다도 작았다.
“여기까지와서무슨소리를하는거야!분명히된다니까?”
무리에서리더로보이는붉은머리소녀가자신감넘치게그말을받았다.
얼굴에서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써져 있는 듯 했다.
“그래요.한 번시작한일은끝을보는게맞아요.그렇죠그록?”
이목구비가뚜렷한금발의엘프가늑대수인에게물었다.
“맞는···말이다···.”
늑대수인은진지한표정으로그말을받아주었다. 그는 말할 때 매끄럽지 않았는데, 그건공용어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해졌으면지금가는게좋아.곧헌터들이복귀해서자리가미어터질테니까.내가가서신청할까?”
사제로보이는소년이안경을고쳐쓰며물었다.그리고 그가 언제나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의 두뇌 담당으로 보였다.
“아니,역시리더인내가갈게!”
붉은머리소녀는 자신의 가슴을 두 번 치고 크게대답했다.
*
“그···죄송합니다.저희는연락을못받아서요.”
“네?학원도시의상급학생이면던전공략에있어자율적으로참여할 수 있는걸로아는데요···.”
“아.그이번사안은좀위험한일이라학원도시상급학생이어도보호자분의허락이있으셔야해요.혹시같이온교수님이나조교분은 없으신가요?”
예상치도 못한 일에 붉은머리 소녀는 식은땀을흘렸다.당연히학기중에몰래 탈주한 그들에게 보호자 역할을 할 교수나조교가 있을리없었다.
붉은머리의소녀는자신의무리를향해눈짓했다.정확히는사제인소년에게.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급하게 작전변경을 실행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흐음···."
안내원은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내며 전화기를들었다.
그와 동시에 붉은 머리 소녀의 눈빛을받은사제소년이 급하게몸을일으켰다.
그때였다.
“여기있었구나메리.하여간···기다리라고했는데들떠가지고는···.”
누군가가 갑자기 붉은머리소녀에게다가와머리에왼손을얹었다. 이어서 그는 오른손으로파이프를한 번 맛깔나게빨아들이더니 후하고내뱉었다. 쓰게웃으며.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제가이아이들의보호자입니다.”
푸석푸석해보이는금발의 남성이었다. 뼈가 보일 정도로 삐쩍 말랐으며 피곤에 찌든 듯 진한 다크서클을 가진 그는.
아서였다.
***
‘금방나가겠습니다’라는소리를듣고엘레나는고개를갸웃거렸다.
엘레나가부른건분명아서씨였으니까말이다.
그런데 들리는건묵직한저음이아니라,힘이많이없는듯한목소리였다.
그녀는핸드폰을꺼내이사장님께서말씀하신호텔방번호를확인했다.
‘분명1404호맞는데···.’
덜컥
문이열리는것과동시에처음보는사람이나왔다.
엘레나는 미리 준비하고있던판별의눈으로그를쳐다보았다.
“...”
아니···.
하루만에이게어떻게된일일까.
아서씨가 너무나도달라져있었다.
판별된정보로는그가아서씨인게확실했다.
외형도 외형이었지만 그의마력은분노와증오에의해새까맸었는데지금은 극단적으로 흑색과백색이반반나누어져있었다.
물론저런경우가 아예 없는것은아니었다.
대부분은정신에문제가있는사람들이었을뿐.이중인격자같이 말이다.
마력의양또한얼마느껴지지않는다.
조금남아있기는했지만전에비하면···없는수준이었다.
“제얼굴에뭐가묻었나요?”
“아,아뇨!죄송해요.빨리이사장님이있는곳으로모실게요.”
아서의갑작스러운질문에엘레나의깜짝놀라동공이확장되었다.
아니,정확히는그질문과함께보여준웃음때문에당황했다.
어제까지만해도아서가보여준웃음은자연스럽지않은보여주기식이었는데,이번에는그가진심으로웃음을지은것이다.
쓴웃음으로.
엘레나는다른사람으로변하는마법은꽤많이알고있었다.하지만그것들은대부분겉모습만바뀌었고성격이바뀌는마법은···들어본적없었다.
‘뭐···. 크게 생각하지말자.그는마법사니까.’
자신만의뚜렷한견해와사고를가지고특이한짓거리를 하는사람들.
세간에서는그런사람들을‘마법사’라고불렀다.
***
별다른말없이엘레나와아서는이사장실까지이동했다.
엘레나는어제까지옆에있던고양이에대해서묻고싶었지만,실례가될것같아딱히언급하지는않았다.굉장히궁금했음에도 불구하고.
똑똑
“이사장님.아서님을데려왔습니다.”
엘레나는노크후에이사장님을불렀다.
방안에서의자가삐걱대는소리와함께대답이들려온다.
“네,들어오세요.”
대답을들은엘레나는문을열어아서가들어갈때까지기다렸다.
아서는문을지나쳐들어가자마자입을열었다.
“···이사장님.부탁이있습니다.”
갑자기?
만나자마자무엇을말하려고저렇게비장한표정을지을까.엘레나는그렇게생각했다.
이사장님은기다리고있었다는듯피식웃으면서깎지를낀채몸을앞으로기울였다.
“무슨부탁을들어드릴까요?”
“혹시담배좀주실수있으십니까?”
“...”
“...”
대체무슨말을하는거예요아서씨!!
엘레나는아서의부탁에크게동요했다.
누가마족한테담배를내놓으라말한다는것인가.
그녀는곧바로이곳에서벗어나고싶었다.
아니,대신용서받을수만있다면눈물을흘리면서사과하고싶었다.
하지만변함없이가만히서있는아서의표정을본엘레나는‘아,이제모르겠다.’라고생각하며이마에손바닥을대었다.
이사장은재밌다는듯이웃으면서깎지를풀었다.그리고손을뻗어자신의아공간에서무엇인가를꺼내 들었다.
그것은새것과같은파이프였다.
이사장은파이프를허공에띄우고손가락끝으로툭건드렸다.파이프는구름처럼둥실둥실떠다니다아서의바로앞에멈춰섰다.
아서는고개를살짝끄덕여서감사를표한다음파이프를잡았다.
파이프에는특이하게보석이세공되어 있는것과동시에여러마법진이자그맣게그려져있었다.
“받아도되는건가요?”
“그럼요~.”
아서는이사장님이가끔담배를피우시는것을보아서부탁했던것인데,꽤비싸보이는파이프까지받을줄은몰랐다.
얼마를드려야할까계산하던아서에게,이사장님이한 번피워보라는듯이손바닥을들어올렸다.
아서는사양하지않고파이프를입에물고,이미꾹꾹눌러져있는담뱃잎에손가락을튕겨발화마법을일으켰다.
그렇게몇초가지나고.
“좋네요.”
아서는입에서연기를내뿜은다음입을열었다.
엘레나는아서의떨림이멈춰가는것을지켜보았다.‘담배가저정도까지사람을진정시킬수있는건가.’생각하며말이다.
엘레나는호기심을가지고판별의눈을켰다.
그리고그녀는아서가담배때문이아니라연기를내뱉는행위에편안함을느끼는것을알았다.
지독한애연가처럼.
“조금진정된것같으니이야기를좀할까요?”
이사장은아서가연기를몇번내뱉었을때입을열었다.
“기다려주셔서감사합니다.파이프까지포함해이걸어떻게갚아야할지.”
아서는웃으며감사를표했다.
“괜찮아요. 프리실라에게 받은게많으니까요.그런데좀놀랍네요.분명오자마자스승님에대해서먼저물어볼거라생각했는데.”
이사장은의외라는듯이말했다.
아서는담담하게대답했다.
“스승님이무엇을생각하시는지이해하는것도하나의훈련이니까요.”
“좋네요.”
이사장은짧게대답하며소리가나지않게손뼉을쳤다.
“하지만전해야할말은전해야겠죠.잠시만요.”
이사장은흠흠거리며목을몇번가다듬더니,프리실라와똑같은목소리로입을열었다.
“냐–옹.”
“...”
이사장이낸울음소리에아서는무엇인가생각하는표정을짓다가납득했다.
엘레나는살다살다이사장님께서고양이울음소리를내는것까지보게된것에생각하기를포기했다.
이사장은고양이울음소리를내었지만정작뜻은몰랐기에아서에게질문했고,아서는곧바로대답했다.
“많은친구를사귀라는뜻입니다이사장님.”라고말이다.
이사장은몇번고개를끄덕인다음입을열었다.
“그런가요···.확실히어제프리실라가당신을이곳에있게하라고말하기는했죠.”
“그럼이제부터학생,조교,교수중어디에배정받아서이곳에서생활해야하는겁니까?”
이곳은학원도시‘성역’.
학생과조교그리고교수가아닌이상머무르는데에는제한이걸려있었다.
“원래같으면그래야하는데···.”
이사장은말끝을흐렸다.
정확하게답변할수없다는듯이말이다.
“프리실라가그것또한스스로정하게하라고해서말이죠.판단마법도못사용하게만들었다고들었는데,벌써확인은해보셨죠?”
“네,그렇습니다.”
“뭐,시간이해결해주겠죠.아,그래서말인데요아서군.앞으로여기에지내실거가끔제부탁을들어줄수있으신가요?사례는넉넉히해드릴게요.”
“부탁말입니까?”
“네,거기다가부탁을들어주면 첫 친구도되어드리죠.”
이사장은 짙게 웃으면서 말했다.
“흠···.”
아서는바로대답하지않았다.
그저조금고민하던가싶더니얼마지나지않아주머니에서동전을꺼내손가락으로튕겼다.
당연히마력은들어가있지않았지만,아서는생각이정리될때까지이방식을사용할생각이었다.
판단마법을 쓸 수 없게 되었어도.
***
이사장은 아서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다음 나가고 나서야 몸을 일으켰다.
“아이고···다리야.”
깽깽이발로말이다.
다른한쪽다리에는깁스가묶여있었기때문이다.
“프리실라도참···업무는하게해준다면서다리에다가지독한저주를걸다니."
이사장은 끙끙 앓면서 소파쪽으로 이동하며 엘레나에게 물었다.
"오늘의그는어떻게보였나요?”
“그···살짝정신병이있는사람들과같이마력의색깔이흑색과백색으로 나누어져있었고,양은···거의없었습니다.”
“네?”
이사장님은소파에털썩앉는 것과 동시에 인상을 구겼다.
“그···마력이거의없다고요?”
“···네."
이사장은잠시무엇인가생각하는듯하더니,털털하게입을열었다.
“뭐,괜찮겠죠···.그는노련한마법사니까요.마력이적어도경험이그걸뒷받침해줄수있을거예요.”
말과는다르게그는계속다리를떨었고곧바로 다시 엘레나에게말을걸었다.
“아,역시안되겠어요.로한에게연락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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