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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14화 (14/154)

〈 14화 〉 13화 ­ 학생의 책임 (4)

* * *

세계수에서떠오르는해를바라보고있을때,선생님중한분이근엄하게말씀하셨다.

마법은하나의이야기며,마법진은그것을표현하는방식이라고.

*

도발은자연스럽게먹혀들어갔다.

만약에도발에걸리지않고바로도망친자매를따라갔으면막을방도가없었다.

“후.”

연기마법사인가.

틀린말은아니다.연기와는예전부터친숙해서마법진의촉매로쓸수있었으니까.

대부분정권한번으로끝나서,굳이마법진을그릴이유는없었지만 말이다.

아서는계속연기를내뱉었다.

평소와는다른푸른연기를.

이사장님께서주신이파이프의모습을띈마법지팡이하고,마력전도율이높은연청초를이용하면,꽤그럴싸한마법을구현할수있을것같았다.

혀끝에서연기로 의지가전달된다.

기억을잃은이후처음으로내의지에따라마법이구현되어갔다.

연기는흩어지지않고서서히마법진의형태를띠기시작했다.

마법진은몇 천 년동안눈이그치질않았던마을에서사용된‘얼었다’라는문자와,시간이흐르지않는던전의구성요소로서사용된‘정지’라는문자를주축으로이야기가완성되었다.

“!!!”

흡혈귀의두눈이동그랗게변하고동공이확장됐다.아서가구현한마법진이자신도알아볼수없는특이한마법진이었기때문이다.

마법진이완성됨에따라,아서를꿰뚫기위해날라오던핏방울들이그대로연기에부딪힌이후허공에서얼어붙은채정지했다.

그다음아서가눈을한번깜박이니,얼어붙은피들이우수수바닥에떨어졌다.

“...”

흡혈귀에게는믿을수없다는듯이쳐다보았지만,아서는결과가만족스럽지못하다는듯이인상을찡그렸다.

‘마법파이프하고연청초를사용해도이정도인가.’

생각보다너무많은마력이빠져나갔기에,아서는계획을빠르게수정했다.

이대로라면마지막일격을위한힘을비축하기도전에마력이고갈될것이기 때문이다.

흡혈귀도그것을깨닫고비릿한웃음을지어보였다.

자신은시체에서계속피를끓어들여체력과마력을흡수할수있었으니까.

저 인간을 보아라.

지금 자신을지키기위한마법도사용하지못하고,전전긍긍하지않는가?

자신감을가진흡혈귀는처음과는전혀다를정도로격하게마법을사용해나갔다.

상체만움직여서피했던아서가지금은뛰고,구르고,물구나무를서며,각종기행을펼치고있었다.

파이프로연기를내뿜는것도그만두질않으니,마치곡예와도같았다.

“그러다가언제이몸에피해를줄수있겠느냐.좀더마법을보여봐라.좀더.”

자신이유리하다는것을아는흡혈귀는깔깔거리고,손뼉을치며아서를구경했다.

아서는흡혈귀의말을무시하고연기내뱉기를반복했다.이연기가승리를위한포석이이었으니까.

그렇게연기가보스룸내부곳곳으로흩어졌을때,아서는파이프를품에넣었다.

“호오.광대야,이번에는 어떤 마법을보여주려는것이냐?”

흡혈귀의조롱이가득한말에아서는침착하게호흡을가다듬을뿐이었다.

어느정도진정이되자아서는두주먹을얼굴에붙이듯이들어올렸다.

흡혈귀는인상을찡그렸다.

“그것은마법이아니지않느냐.”

“곧당신의머리가터지는마법을보여주겠습니다.”

“···뭐?”

갑작스러운아서의대답에반응할새도없이,아서는흡혈귀를향하여지면을박차며돌진했다.

흡혈귀는일직선으로접근하는아서를보고비웃었다.정직하게달려오는것이맞추기딱좋은표적이지않은가하고.

그렇게흡혈귀는무수히많은피의마법을아서에게쏟아내려했으나.

“어,어떻게된일이냐!!”

아서에게자신의마법이날아가지않자,그녀는허둥지둥고개를돌렸다.

곧바로그녀는근처에아서가마법으로구현한것을보게된다.

‘솜···?’

흡혈귀의근처에서연기가솜처럼뭉치며피를흡수해버렸다.

새하얗던연기는점차붉어지더니바닥으로가라앉았지만,흩어지지는않았다.

아서가미리구현한마법진.

그곳에는‘구름’에‘흡수’라는단어를주축으로만든이야기가있었으니까.

결국어쩔줄몰라하던흡혈귀는그대로아서의돌려차기에걷어차였다.

“큭.”

어찌어찌팔을들어올려서막은흡혈귀는그대로뒤쪽으로밀려난다.

“네놈···꽤재밌는짓거리를해주는구나.내가백병전을못할줄알았느냐!”

흡혈귀는아서가자신을얕봤다고생각한듯 눈썹을찡그리며소리쳤다.

그리고곧바로피를응고시켜하나의창을만들고들어올렸다.

‘저거는흡수할수없겠군.’

결국연기로흡수할수있는것은액체상태인것들뿐이었다.연기를솜으로바꾸는이마법은두번다시통하지않을것이다.

“...”

뭐, 예상대로다.

흡혈귀는곧바로아서에게들러붙어서창을휘둘렀다.겉으로는화난척하고있지만,꽤나이성적으로창을휘두르고있었다.

동작이하나하나매끄러운것이과거에보았던창의달인들과유사했다.

아니,오히려인간의힘이면휘두룰수없는궤적을이용하니훨씬까다로웠다.

붕붕거리며바람을가르는그창대를아서는가까스로그것을피해냈다.

하지만두번째,세번째부터는살짝살짝스치기시작했고누가봐도아슬아슬해보일 정도였다.

흡혈귀가휘두르는창은눈으로몸이보고반응할수있는것들이아니었다.

그렇기에아서는계속생각했다.

궤적혹은상대의근육을보고창을피해내는것이아니라,수많은전투속에서봐왔던기억과감각만으로피해내기위해서.

시간이지날수록아서의상처는계속늘어났으며,상황은고조되어갔다.

흡혈귀는피를거의다흡수했으며,아서는점점지쳐 갔다.

하지만아서는계속기다렸다.

상대가방심할때까지.

창으로찌르면옆으로몸을돌린다.

휘두르면궤적을예상하고흘리듯이피한다.

간격이벌려진순간응고된피가날라오면주먹으로튕겨낸다.

한치의오차도없이이상황이반복되었을때,아서는기습적으로마법을구현했다.

아니,정확히는흡혈귀가마법을사용할때그곳에개입했다.

난독화(??化)

“!!!”

빈틈을찾을수없으면,직접빈틈을만들어라.

아서는 흡혈귀의 마법위에자신의마력을덧씌워서, 구현되기 힘든 방향으로마법을구축했다.

흡혈귀는피를 응고시키면서 스스로 마법진을복잡하게만들어버렸기에,난독화를풀어낼리만무했다.

갑작스러운일이발생했지만,흡혈귀는당황할틈도없었다.아서가그틈조차 주지않고달려들었으니까.

곧바로마투술(??)을가르쳐주신선생님을떠올린아서는동작을이어갔다.

강당(??)

아서는살짝비껴나가는창사이를파고들어어깨로흡혈귀의어깨를들이박았다.

“큭!”

흡혈귀는강철덩이에치여서,전신의장기가찌그러지는것과같은충격을받으며창을놓쳤다.

아서는벌어진거리를곧바로쫓아가서앉듯이두다리를굽혔다.

축뢰(?雪)

그후스프링처럼일어서며,천둥과같은소리를내는 다리로흡혈귀의턱을박살내버리려는듯이걷어찼다.

“캬흑!”

허공에날아오르는흡혈귀.

아서는그것을바라보지도않고자세를잡으며살짝눈을감았다.

이기술들이무술이아니라마법이라불리는이유.

그것은세밀한동작보다,동작으로인해일어나는현상에더주목해야했기때문이다.

머릿속에이미지를떠올린아서는 곧바로눈을번쩍뜨며자세를잡았다.

파천(??)

그 순간.하늘을찢어발길기세로주먹을내질렀다.

***

명상이끊긴이후다시명상에들려고노력할때,선생님중한분이웃으시며말씀하셨다.

강한육체에올바른정신이깃드는법이라고.

“허억···허억···.”

너무나도부끄러웠다.

너무나도답답했다.

너무나도한심스러웠다.

이게뭐란말이냐.

나는분명하늘을찢어발길기세로주먹을내질렀다.최소한던전을무너트릴정도로주먹을뻗었다는말이다.

“큭···.”

그런데맞은상대가벽에움푹처박히고,먼지가 일어나는정도로끝이났다.

겨우이정도의위력을발현시킨정도로내몸은만신창이가되었다.대부분의뼈가금이가고부서진것처럼느껴진다.

주먹은너덜너덜해져서주먹조차쥘수없었고,다리의근육들은하나같이파열되어피부가검붉게물들었다.

마력이부족해서제대로된마법진을짤수없어선택한길이었는데,나약한육체로펼칠수있는마투술(??)도 역시 이것밖에되지않았던것인가.

그때.

팟!

“컥.”

아서의두눈알이터져버렸다.범인인흡혈귀는가라앉혀지는먼지와함께서서히모습을들어냈다.

“네···네까짓게감히!!”

흡혈귀는옷이잔뜩찢겨있었고상처가드문드문보이는등멀쩡해보이지는않았다.

하지만걸레짝이된아서와비교해보면거의다치지않은수준이었다.

아서는비명을지르는다리를움직여서앞으로달려나가려했다.

하지만싸움의결과는이미결정났다.

분노한흡혈귀가손을그으니,반달로된칼날같은피가아서의다리를베었다.

아서는피할수도없었고,마력으로둘러서막아낼수도없었다.

결국다리가잘린채로미끄러지듯쓰러졌다.

“크흑.”

“아까보니그쌍둥이를꽤아끼는듯하더구나.”

흡혈귀는싸늘한눈을머금고아서에게천천히다가왔다.

“내가모를줄알았느냐,그것들을구하기위해나에게헛소리를한사실을!!”

아서에게다가온흡혈귀는엎어져있는아서의머리를구두로짓밟았다.

“얌전히내권속이되었다면살려줄터였는데안되겠다."

흡혈귀는발에힘을주어아서의머리를꾹꾹누르며말을이었다.

“네가보는앞에서그녀들이마물들에게강간당하는것을보여주겠다.성처리도구로쓰이며온갖구멍에서정액이흘러나오고,싫다고비명을지르며고통스러워하는걸보여주겠다."

“아,내고문도구들도사용해주마.피부겉가죽을뜯고네놈과같이눈알을뽑은다음,손톱발톱마저뽑으면꽤듣기좋은악기가되겠지.”

“네놈은네놈자신보다주변사람이고통을받으면더크게느낄것처럼보이니말이다.”

말그대로아서는지금비명소리도,고통에찬신음소리도흘리지않았다.

“마지막에는음,그래.화형이다.그녀들이재가될때까지비명지르는것을들려주지.”

그녀는말을점차진행하면서분이풀린다는듯씨익웃었다.

“똑똑히보고즐기도록.”

퍽!!

흡혈귀는쓰러져있는아서를쌔게걷어찼다.그리고구속마법을건이후입을열었다.

“그럼갔다오마.”

흡혈귀는깔깔거리며보스룸밖으로걸어나갔다.

쌍둥이를붙잡아오기위해서.

아서의두눈에서피눈물이흘렀다.

최선을다해도나온결과가겨우이것밖에되지않았다는사실에.

그리고

타인을위해노력하던쌍둥이의미래가머릿속에계속그려졌기에.

“...”

그때.

아서의머릿속에있는기억의자물쇠가점차열리기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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