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 〉 16화 학생의 책임 (7)
* * *
학원도시‘성역’루미너스관이사장실.
금요일오전8시.
“피네양?”
“···네.”
“제가이의뢰를잘못기입했나요?”
이사장은피네에게가볍게질문했다.
하지만피네는몸을벌벌떨다가입을열었다.
“아···아닙니다.”
“그럼왜기입되지않은행동을하셨나요?”
이사장의눈은분명웃고있었다.
목소리의고저도없는평이한어조였다.
하지만그게오히려인간적이지않아서더부자연스러웠다.
이사장은이번사건을듣고가장멀쩡했던피네를불렀다.그리고그녀의기억을스캔해서어떠한일이었는지확인했는데.
“...”
당연히기분이좋을리가없었다.
이사장이쌍둥이에게부탁했던것은아서의보좌였지,멋대로나가서돌발행동으로아서를위험에빠트리는게아니었으니까.
탈주한학생이든지렐튼시의헌터든지아서보다는중요하지않았다.
“흐음···.”
사실이사장은렐튼시에서어떠한일이일어나고있는지알고있었다.
신문에서기사를봤을때부터,멋모르는흡혈귀하나가오만한행동을하는구나생각했었다.
그걸로끝.
굳이정보를협회에제공하지않았다.
왜?
학원도시와연관돼있지않은인간들따위어떻게되든상관없으니까.
현재이사장에게가장중요한것중하나는아서의생존이었다.
그게검은마녀와의약속이었으니까.
“···피네양.이번사건에대해서저는당신에게커다란책임을묻지않을생각이에요.당신은아직학생이니까요.”
“···.”
그말대로피네는아직학생이었다.
만약교수나조교가이러한실수를저질렀다면,그는절대로무시하고넘어가지않았을것이다.
“최소한의내용으로의회학생자격을박탈하고의뢰실패에의한위자료를청구하고싶지만,이미아서군이말했거든요.”
“···?”
이사장의입에서는뜻밖의이름이나왔다.
피네는두눈의동공이확장되었다.
“이번일로인해당신들에게피해가가지않는것을원한다고말이죠.”
“아서···님이···말인가요?”
피네는몸을떨었다.
그녀의기억속에는아직도그날의기억이남아있었다.무자비한폭력과강간을행한아서말이다.
정신을차렸을때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몸이멀쩡했었는데,그것은아서의치료마법덕분이라고들었다.지금도믿기지않는일이다.
왜···왜그사람은우리에게이렇게잘해주는걸까.
“엘레나양?이만피네양을바깥으로모셔다주시겠어요?”
이사장은말이끝났다는듯이엘레나를향해고개를돌리며말했다.
“···네알겠습니다.”
판별의눈을가진엘레나는어떠한이유에서자신도같이내보내는지알수있었다.
엘레나는이사장님의명령대로곧바로피네의손을잡고이사장실을걸어나갔다.
“로한.”
“네,이사장님.”
로한은묵직한저음으로이사장에게대답했다.
“방음마법좀걸어주시겠어요?”
“네.알겠습니다.”
이사장님의명령에따라로한은이사장실에미리설치되어있던방음마법을펼쳤다.
그리고혹시라도누가올까봐기척을느끼기위해문에딱붙어서섰다.
마법진이펼쳐지고몇초후.
로한은몇시간동안이사장의끔찍한비명과파괴행위를봐야했다.
***
학원도시‘성역’종합병원주디스.
입원실602호.
나는파이프를입에물고오른손으로편지를쓰고있었다.
눈이없어서앞이보이지는않았지만,흩어져있는연기가글이제대로써졌는지안써졌는지감시해주었다.
만년필이서걱서걱소리를내며검은색잉크를흘려가고있었다.
하얀색연기는병실안을떠다니고있었다.
편지의내용은노라와릴리의영혼에대한것과간단한안부였다.이편지가영매사선생님께언제전해질지는모르겠지만그는적어나갔다.
똑.똑.
“오빠···우리왔어.들어가도돼?”
노크소리와함께네네의목소리가들렸다.
나는파이프를탁탁털어서불을끄고입을열었다.
“네,들어오세요.”
덜컥하는소리와함께두개의발자국소리가들렸다.나는왼손으로창문을열어연기를빼고,그녀들을향해고개를돌렸다.
보이지는않았지만그녀들이어색함을느끼지않도록말이다.
“오빠···몸은괜찮아?헤헤,오빠주려고사과가져왔어.지금잘라줄게!”
“감사합니다.안그래도간호사를불러서무엇인가입에넣을까생각하고있었습니다.”
내가가볍게입가에미소를띠니,네네가쪼르르와서병실의자를설치한후옆에앉았다.
피네는두발자국떨어져서멀찍이서있었다.복잡한표정을지으면서말이다.
네네는위기의순간에서내가구해주었다는사실을듣고,병실에있던나를찾아와끌어안고펑펑울었다고한다.
피네는아직나를경계하는듯했다.
당연한일이었다.
그마법을사용했을때의기억이서로남아있으니까. 그건 어린이들이볼만한좋은광경은아니었다.
“그래서치료는언제받기로했어?이제슬슬오빠차례아니야?”
네네는자른사과한쪽을내손위에올려주며말했다.
“차례랑은별상관없었습니다.이사장님이준비해주셨다고하니까.지금은치료를받기위해체력을쌓고있는겁니다.”
나는사과의단맛을느끼며,네네에게대답해주었다.
기적을받아서신체를재생하는것은쉬운일이아니다.
한번의의식을치르는데들어가는성유물의힘과노동력에대한비용은,일반인이감당하기에는벅찰정도로말이다.
뭐···전부이사장님이지원해주신다고내가신경쓸일은아니지만.
“오빠!산책하고싶지않아?내가휠체어끌어줄까?”
네네의활기찬목소리.내가다리가없는것을알고우울해할까봐,애써큰목소리로활기차게말하는듯했다.
하지만 거짓말이 섞여서 차가웠던과거와는달리, 지금들리는그녀의목소리는따듯했다.진심으로나를걱정하듯이말이다.
이번일을계기로내가그녀에게꽤괜찮은존재로인식된것일까.
“휠체어는괜찮습니다.임시로사용하기위한기계의족을빌렸으니까요.마침가고싶은곳이있으니,먼저가서차를준비해주시겠습니까?저는피네씨랑같이가겠습니다.”
내말에네네의눈동자는곧바로흔들렸다.
그다음나와자신의언니를번갈아쳐다보았다.
눈치가빠른그녀는내가무슨말을하고싶은지단번에이해했고,행동에옮긴다.
“···응,알겠어.편하게대화하고와.”
네네는살짝어깨를숙인채먼저나갔다.
피네는나와혼자대면하는게무서워서네네에게살짝손을뻗었다.
하지만네네는이번만큼은내편이었고,나몰라라하고먼저나가버렸다.
“...”
네네가사라지자피네는단념하고가만히서있었다.
“이쪽으로와서앉으시겠습니까?”
나는침대쪽을손바닥으로가리켰다.그녀의목소리는작은편이기에자세히듣기위해서는가까이있어야했다.
“알겠···습니다.”
피네의몸의떨림이연기를통해전달된다.망설임이가득한발걸음소리.그녀는내옆으로다가와서조심히앉았다.
쓰담쓰담.
“히익!”
“아,죄송합니다.습관적으로손이나갔습니다.”
무엇을말해야할지머리로생각하기도전에손이먼저나갔다.피네는깜짝놀라소리를내며몸을바짝긴장시키는게소동물같아서귀여웠다.
내가먼저입을열지않으면대화는진행되지않겠지.그래서먼저입을열었다.
“이번일에대해서후회하십니까?”
“······.”
피네의어깨가바로혼나는사람처럼움츠러들었다.만약동물귀가있었다면축처졌을것이다.
그녀는곧바로입을열지않았다.
몇분이지났을까.
이번에있었던일을전부복귀한듯망설이지않고입을열기시작했다.
“···네,후회합니다.”
말을내뱉으면서도그녀의목소리는서서히작아져갔다.자신감이지나치게없어보일정도로,
나는계속말을시키기위해입을열었다.
“'분명 더좋은선택을할수있었을것이다.’같은후회를하십니까?아니면‘이번일에대해서개입하지않았어야했다’라는생각을하십니까?”
“그건···.”
피네는대답하지않았다.
그대답으로인한 나의 말과행동이 두려웠기에.
그렇기에내가먼저입을열었다.
“피네씨가생각하신대로피네씨는더좋은선택을할수있었을겁니다.”
“...”
“하지만저는이번에피네씨가한선택도잘못되었다고생각하지않습니다.”
“······네?”
피네는흠칫떨면서서서히고개를돌리고나와눈을마주쳐왔다.물론내눈은없어서눈을마주칠수는없었지만,그녀의시선은느낄수있었다.
“저는말할수있습니다.당신이한행동은옳은행동이었다고말입니다.”
피네는침묵하고나를관찰했다.
내진심을판가름하려는것처럼.
나는말을계속했다.
“다만···당신의행동이욕심일정도로과한선행이었을뿐입니다.당신의행동으로인해,당신주변의사람들이피해를입을정도로.”
“...”
“앞으로살아가면서피네씨는스스로가할수있는일,책임질수있는것에대해알아가야합니다.그래야이번과같은일이또일어나지않으니까요.”
말을길게하자목이조금탔다.
곧바로옆에있는물컵에서물을들이켠이후말을이었다.
“당신은학생이니까.한번의실수로무너질필요는없습니다.그리고무엇보다이번일로인해,당신덕분에살아난사람들이있으니,오히려잘된일아니겠습니까?”
“하지만저때문에···아서씨가···.”
“피네씨.저는제의지로움직였습니다.당신의여동생의부탁을받고제생각대로움직인겁니다.저는어른이고이상처들또한제가받아들일책임입니다.”
“후회하지않는다고말하면거짓말입니다.저는어떤선택을하든지후회하는편이니까.”
“···하지만,그후회보다더큰보상을받을수있는행동을선택할수있게노력합니다.피네씨도···저와같은생각으로살길바랍니다.”
“선택하지않아서후회도하지않는삶이아닌,선택해서후회해도,배워가고다른후회를하지않기위해노력하고,마지막에는성공하는···그런삶말입니다.”
“당신은아직학생이니큰책임을질필요가없습니다.책임은저나이사장님같은어른이지는거니까요.”
나는그말과함께피네의등을손으로토닥여주었다.
그녀는이번에는가만히내손길을받아주었다.
“아직못봤겠지만,렐튼시에서당신의선행으로인해도움받은사람들이영상을보내왔습니다.저는나가볼테니,여기있는티비로봐주시길바랍니다.”
나는그말과함께리모컨을잡고그영상을틀어주었다.
“저는···다른학생도만나러가볼생각이거든요.”
그리고기계다리를절뚝거리며병실을나갔다.
피네는홀로남아서몇분간생각에잠겼다.
그가왜자신한테이런말을해주었을까.
왜이사장에게서나를감싸주었을까.
흡혈귀한테잡히기전에,그러한모습까지되면서왜우리를도와주었을까.
의문투성이였다.
하지만.
그의손길과말에서는따스함이느껴졌다.부모님에게서도느끼지못한···그런따스함이.
피네는아서의말대로그가준비한영상을재생시켰다.
그곳에는연신감사하다고고개를숙이는알렉스의가족들과,쿠안의형제들등살아남은렐튼시의헌터들과그가족들이남긴영상이있었다.
점차커져가는피네의울먹임은병실에혼자밖에없다는것을깨닫는것과동시에커다란울음소리로바뀌었다.
***
웅성웅성거리는기자학생들사이.
선글라스를낀남성이절뚝절뚝거리며장례식장안으로들어갔다.
학생5명이무단이탈했다가2명이죽고,1명은자퇴했으며,1명은병원에서치료를받은사건.
일을주도한학생,메리는죽은2명의장례식을진행했다.
사제였던조지는수도원에서길러진고아였다.
가족은없었고,수도원사람들이몇명찾아왔으나,메리에게아는채도하지않았다.
그록은늑대수인이었다.
가출하다시피집을나와서,그가어느지역에사는늑대수인인지아무도알지못했다.
엘프인로웬은가족들이와서데려갔다.
정신병에걸려서더이상학교를다닐수없다고생각한부모는,자퇴의소식을알리고학교를떠났다.
그들은떠나기전에메리를한번쳐다보는것뿐이었다.
하지만그싸늘한시선은메리의가슴을꿰뚫는듯했다.로웬은공포로망가져서무엇인가에집중할수있는상태가아니었으며,누구와말도제대로할수도없게되었다.부모를포함해서.
마법사였던라나는의식을잃은채병원에서입원중이었다.
그녀의가족들은메리에게아무말도하지않았으나,영원히그녀를원망할것이다.
그리고그녀가조금이라도성장해서언론에빛을보는날이있더라도,집요하게물어뜯어서금방추락시킬것이다.
하플링이라는종족은서로서로똘똘뭉치는종족이니까.
덜컥.
아서는장례식이진행되는교회의안으로들어왔다.
이곳은취재를위해들어올수없고,실제로추모하는사람만들어올수있었다.
여러촛불사이에국화가놓여있었다.
망자의영혼이저승에서도평화롭게쉬기를바란다는의미에서.
그곳에초췌한소녀,메리는 혼자눈에초점이잡히지않은채무릎을꿇고앉아있었다.아서가왔음에도조금의미동도하지않고말이다.
이미수많은기자학생들이와서물고뜯는것은물론그녀를지탱해줄사람하나없었으니그녀의모습은망가진기계와같았다.
그녀또한조지와같은고아였으니.
아서는준비된국화꽃을들고조지와그록에게헌화했다.그리고한걸음뒤로물러선뒤,고개를살짝숙여묵념을드렸다.
위로의말같은것은하지않았다.
그저짧은일면식이있었을뿐이기에.
그과정을마친아서는메리에게다가갔다.
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고내려다보았다.
메리는자신의근처에아서가온것을알자,눈에서서히초점을잡아갔다.
그리고통곡한뒤에나오는갈라진목소리로입을열었다.
“당신이···처음부터···같이들어갔으면···.”
“...”
“아니···처음부터···우리를말렸으면···.”
그녀의눈동자는목소리와함께점차생기가돌아오기시작했다.그리고점차인상을찡그려갔다.자신이지을수있는가장험악한표정으로.
아무도그녀를질책하지않았다.
아무도그녀에게책임을묻지않았다.
조지,그록,라나,로웬은그녀를따라갔다고하더라도,선택에따른책임은자신이지겠다는서류에사인을했기때문에.
“다···당신···때문이야···.다,당신때문이라고···!!”
누구의탓을듣지도.
누구를탓할사람도없던메리.
결국자신의선택을말리지않은자, 아서를탓하기시작했다.
“왜!!왜말리지않았냐고!!당신은그러라고온사람이잖아!!왜!!!말해봐이쓰레기같은자식아!!”
그녀의목소리는점차격해지더니,교회안을꽉채웠다.다행히아서는이런일이있을줄알고미리방음마법을걸어두었다.
“대답해!!너때문에!!너때문에조지와그록이!!라나와로웬이!!”
그녀는벌떡일어서서아서에게달려들었다.
아서는아무저항도하지않고그녀를받아주었다.둘은부딪히는것과동시에지탱할수없었던아서쪽으로쓰러졌다.
“······어?”
메리의손에서딱딱한아서의기계의족이느껴졌다.
아서는손으로선글라스를벗었다.
“욱···으윽···.”
붕대대신에그자리를대신하고있는의안.
진한소독약냄새가갑자기메리의코를찔러들어왔다.
메리는독한알코올냄새에캑캑거렸고,아서는메리를옆으로들어올려서치웠다.
“제잘못입니까?”
“뭐?”
“책임은스스로진다고하지않았습니까?당당하게사인하고숙소를떠나지않았습니까?”
“···무슨말을.”
“조교밖에안되는사람이어서별로도움이될것같지도않다고,저와같이가면공적을빼앗길수도있다고말씀하시지않았습니까?"
“그,그,그건!!”
아서의목소리가점차고조되어갔다.
옛날의아서였으면이런반응을보이지않았을것이다.감정제어반지에의해감정변동이거의없었으니까.
하지만지금의아서는아니었다.
그의마음이.
그의감정이계속말하라고하고있다.
이번에는무시하지말고상대에게똑바로말하라고하고있다.
그래서말하기를계속한다.
“라나는똑똑한마법사였습니다.모험가쪽이아닌,학자쪽으로관심을가졌다면,분명우리들이몰랐던사실에대해서밝혀낼수도,우리삶에영향이되는것을만들어낼수도있었을마법사였습니다.지금은언제깨어날지도모른채병원에있지만요.”
“흐윽···.”
“로웬은동료를아낄줄아는궁수였습니다.자신의의견과고집이너무세기는했지만,동료를챙기고버리지않을엘프였습니다.그녀가제대로성장하였다면,꽤괜찮은궁수가될수있었을겁니다.지금은정신이망가졌지만.”
“흑···흐윽···흑.”
“그록은두려움이없는도적이었습니다.어떠한문제가들이닥쳐도계속풀어나가고찾으려고노력했을겁니다.모두가가기를거부하는저번과같은던전에또들어가기를자처할수도있을수인이었습니다.그가성장했다면용감한척후병이되어서수많은사람들에게더큰위험이들이닥치기전에도망칠수있게해주었겠죠.지금은죽었지만.”
“흐으윽···흑.”
“···그리고조지는냉철한사제였습니다.하지만,당신의고집때문에제대로된판단을하지않았습니다.그와같은성격은팀이무너지지않게도와줍니다.모두가몰려있을때,사람들을격려하며다시일어날수있게해줍니다.그의신성력은대단하지않았을지언정,조지라는사람은어느파티에들어가든지,중심에자리잡았을겁니다.”
아서가모든동료를언급했을때,메리는교회를꽉채울정도로통곡하기시작했다.
“하지만···당신은어떻죠?”
아서는의안이박혀있는얼굴을메리에게 지그시 가져다대었다.
“당신은···지금그들에비하면아무것도잃지않은당신은···어떻죠?”
방금까지아서를질책하던메리는.
아서에게화를토해내던메리는.
아서의행동에 자신의 두 팔로 무릎을 끌어안고 몸을말았다.
밖의세상과자신만의세상을단절시키려는것처럼.
하지만그녀가몸을말수록죽어버린동료들과,의식을잃은라나,정신병에걸린로웬이계속자신의귀에저주를읊는듯했다.
“어떤상황에서든판단하는것은자신이되어야합니다.하지만그에따라책임을지는것도당신입니다.”
아서는말을이어갔다.
“저또한과거에제대로된선택을스스로하지않고동전을튕기는행위에의존했습니다.이게나쁘다는게아닙니다.하지만어떤결과가나오든지저는책임을졌습니다.스스로!!”
아서는소리쳤다.
그리고다시조용한목소리로말을이어간다.
“당신은아직학생이니,아무도직접적으로책임을묻거나질책하지않을겁니다.”
“하지만이미당신의마음속에는수많은책임이생겨났고,그것은당신스스로만이짊어질수있는겁니다.”
“그책임은이제당신의삶에서영원히벗어나지않고,영혼의일부가되었습니다.”
“책임을받아들이세요.”
“자살해서죽음으로도망가지마세요.”
“이것을오점이라고생각하지마시고,이일로인해서더노력해서더많은사람을구하려고움직이세요.”
“아직은학생이니까,더배울수있습니다.그러니까더배워가세요. 이제 조건은좋지않겠지만.”
“만약당신이책임을짊어지지않고회피한다면.”
“당신이죽더라도저는당신의영혼을붙잡아서저주하고평생고통을줄생각입니다.”
“부디···남은인생은올바른선택을하시길.”
아서는그말을내뱉고자리를떠나갔다.
그날메리는더이상 눈물이 나오지않을정도로 흘리고통곡했다.
아무도그녀에게제대로진심을건네주지않았다.
아무도그녀에게앞으로나아가야할방향을알려주지않았다.
아서는감정대로행동한것뿐이지만,아서가새긴이말들은이제메리를도망치게하지않을것이다.
아니,도망칠수없게만들어버렸다.
심리적인압박속에서.
더노력해야한다는강박관념속에서.
조그마한각오가싹트기시작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