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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18화 (18/154)

〈 18화 〉 17화 ­ 드래곤 사무라이 미츠키씨 (1)

* * *

요즘 나의하루일과는단순했다.

잠에서깨자마자 커피를한잔마셨다.씁쓸함을입에머금고 스승님을잠시떠올리면 하루가시작되었다는것을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볍게신문을보면서식사를하고 산책을 하며 정신을 깨운 후 에는 단련실을갔다.

저번사건에서참담한마투술의위력에발목을잡혔으니 가장시급한것은몸을만드는일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애초에육체의단련은끝이없는법이었다.과거의몸을목표로하기보다는 지금의몸으로과거보다더강인한육체를가질수있도록계획을세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점심이 되면 식사를위해서 학원도시의 거리를돌아다녔다. 그날가장먹고싶은음식을찾아서.

처음에는무엇을먹을지고민을 많이 했다.

동전을튕겨보기도하고 학생들이주로몰려있는곳을가서기다린 다음 식사를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음식이맛있어도 기다리게되면기대치가높아져만족도는 순식간에 떨어졌다.마치 내가 과거에 사봤던 주식처럼 말이다.

결국 그저몸이가는대로, 본능에 맡겨 가게에들어가식사를즐기게 되었다.

배가 불러오고 가장 따듯한 시간이 되면, 학원도시중앙에 학생들이 자주 돌아다니는알버트공원에앉아서 그들을 관찰했다.

서로툭툭치고욕설을내뱉으며친근함을표시하는우정.

손만잡았는데도얼굴을붉히는풋풋한연인.

대중들앞에서자신을표현하는예술가.

학생들을보면서어떻게친구를사귀어야할까에대해생각했다.

3시부터저녁먹기전까지는도서관에가서마법진을그리는훈련을하고,영혼에새겨진언어들로이야기를적었다.

선생님에게배웠던것들을잊지않기위해서도있지만,기억들의일부가자물쇠가걸린지금,가장안정적으로마법을사용할수 있는 방법은 마법진을그리는것이었기때문이다.

과거에내가만들어낸이야기들은지금사용할수있는마력으로는턱도없었으니까말이다.

그마법들대부분은마투술로해결할수없는일들을,마력을때려부어서해결하려고했던것들이었으니.

가벼운언어.

전달력이높은이야기.

짧은이음매로최대한마력을덜사용해서구축할수있는마법진을연구한다.

쉼없이머리를굴렸으면,간단하게저녁을먹고바에가서간단히위스키를한잔마셨다.온더록으로.

마지막은호텔에돌아와서명상을한다음잠에빠졌다.

이런일과를반복하고있었는데.

“선생님,저희와같이경찰서에가주셔야겠습니다.”

“···네?”

공원에앉아있던나에게제복을입은여학생이 말을 걸었다.

***

아서와는옛날부터오랜인연이있었다.

아니,생각해보면그렇게오래되지도않았던가.

치고받고싸움질만하던마계와는달리,중간계에서는입으로꺼내면몇날며칠이걸릴정도로많은사건이있어서그런가.

중간계에서보낸시간이더오래된것처럼느껴졌다.

그리고그사건들중절반정도는아서가껴있었다.이사장님의비서로일하기전까지는아서가많이도와줬으니말이다.

그런아서에게오랜만에연락이왔다.그는분명히먼저연락할성격이아니었는데도.

저번사건과관련된것일까.

“...”

아니,예전에같이활동했던적이있던만큼친목을도모하기위해연락한것일수도있었다.오랜만에만나서회포를풀자는것이리라.

하지만예상은빗나갔다.

‘로한,지금2번경찰서로와줘’

‘·······.’

순간잘못들었나싶었다.

내가아는아서는경찰에게잡힐사람이아니었다.

범죄를저질렀다해도말이다.

치밀하고뻔뻔해서,은근슬쩍상황을피해가는일이대부분이었으니까말이다.

오히려내가문제를일으켰으면해결해주기위해경찰서나헌터협회에들리는경우가많았다.

‘네가아는아서맞아.지금곤란한일이생겼어.’

‘변했군.아서.’

‘대답.’

‘변하지않았군.가겠다.’

전화를받자마자나는곧바로이사장님께이사실을말씀드렸다.그랬더니이사장님은알것같다는웃음소리를내시며,그쪽으로얼른가보라고말씀하시는게아닌가.

곧바로차를운전해2번경찰서를향해이동했다.

아마아무문제없을것이다.

내가아는아서는바른생활사나이였으니까.

겉으로는.

그렇게운전하면서잠시생각을하는도중깨달았다.

그가범죄를저질러서경찰서에들른게아니라는사실을말이다.

범죄자를잡거나,범죄행각을저지르는학생을저지했다던가뭐그런거겠지.분명하다.

역시아서.

학원도시에와서도악인은눈뜨고지켜보지못하는건가.

나는차에서내리자마자곧바로경찰서에들어가제복을입은소년에게물었다.

“스스로아서라고이름을밝힌자는지금어디있지?”

“그···3번조사실에있을겁니다···.”

그는내덩치를보고잠시움찔했지만얼굴을보고대답해주었다.이학교에서내얼굴을모르는사람은없었으니까말이다.

하지만그에게마음에들지않는부분이하나있었으니,경찰의제복을입었으면서상대의덩치를보고겁을먹는다는점이었다.

나는그의등을툭치며말했다.

“어깨펴고.자신감을잃지마라.”

“네,넵!!“

그는힘찬대답과함께곧바로어깨를펴고그자리에서사라지듯도망쳤다.

“흠.”

자주있는일이었다.

인간들기준에서나는한참이나컸으니까.

그나마비슷했던것은지금보러가는아서밖에없었는데작아졌다니.

조금아쉬움을느꼈다.

그렇게3번조사실에다가가고있었는데.

“마기아···”

(μαγεα···)

아서의목소리가들리는것과동시에주변의마력이요동치는것이보인다.

“...”

위험하다.

이단어는그가가장많이사용했던마법의첫단어였으니까.

곧바로급하게문을열고그의이름을불렀다.

드르륵­

“아서.”

“...”

방안에는상대를 죽일듯이 노려보고있는아서와이사장님이골칫덩이중하나라고말씀하시는드래곤이있었다.

***

아무리기억을더듬어봐도잘못한것이 없었다.

분명 잘못된정보혹은신고로인해불려왔겠지.

혹시나싶어서이사장의손님이라는것을증명하기위해로한을불렀던차였다.

밖에서딱.딱.하면서무엇인가바닥에부딪히는소리가점차크게들렸다.

드르륵­ 탁!

그소리의주범으로보이는여성이팔을일직선이되도록쫙뻗으면서,과감하게문을열어젖혔다.

“...”

그녀는들어오자마자내얼굴을쳐다보지도않는다.

호쾌한발걸음으로나막신을바닥에딱.딱.부딪히며내건너편자리로걸어왔다.

깊은대자연을담은것같은대나무색유카타.

검은색에가까운녹색머리카락에는비녀가꽂혀있었는데꽤나고풍스러웠다.

왼쪽허리에는일본도를차고있었다.

동쪽의섬나라에서온것을자랑이라도하듯이.

왼눈에는흉터가그어져있었는데안대를쓰지않고눈을살짝감고있었다.

잠시만.

이무덤덤한표정.

몸에서나는녹차냄새.

나른해보이지만날카로운눈매.

머리에뿔이달려있고,키가웬만한남성보다컸던드래곤여성.

“아.”

기억났다.

미츠키(美月).

예전에몇번마주쳤던사람이었다.

마법보다검을더잘쓰는드래곤.

스스로도본체였을때보다칼을뽑았을때더강하다고말하고다니는정신나간년이었다.

그녀는내얼굴을보자마자바로입을열었다.

“이름이뭐지?”

대뜸이름부터 묻는 그녀.

분명서로마주친기억이있었는데,스승님이과거의나를아는사람을만나도들키지않게마법을사용하셨구나싶었다.

“아서입니다.”

“진실이군.”

그녀는양소매에팔을넣으며팔짱을낀채자리에앉았다.그리고한눈으로지그시내눈을바라보았다.

마력이흔들리지는않으니,단순히과거의경험이나직감으로때려맞추는중일것이다.

그녀는당연하다는듯이자신의이름을말하지않았다.아니,더말을이어가지도않고그저내눈을바라보기만했다.

그래서내가먼저입을열었다.

“저기···제가왜이곳에있어야하는지이유를설명해주실수있겠습니까?”

“···진실이군.”

“진실이고뭐고···.”

그녀의얼굴을보자마자답답함이느껴진다.

대답도하지않고진실거짓이나판별하고만있으니말이다.

그래,몇번마주친적이있긴했지만서로말까지거는사이는아니었다.

그녀는내가악인을처벌하는방식을별로좋아하지않았으니까.고문이나강간하는행위말이다.

정작자신은상대를자신만의기준으로판별한후에,대답도듣지않고발도술로순식간에베어버리는주제에말이다.

어쨌거나그녀는내가어떤질문을하든지대답하려는기색이없어보였다.입을열어얘기를꺼내지도않았고.

로한이올때까지파이프를입에물고시간이나태울까했는데그녀가갑자기말을걸었다.

“불붙이지마라.”

“···왜죠?”

“이곳이금연구역이기때문이다.”

나는고개를좌우로돌렸다.

환풍구도있었고,이곳에는그녀와나밖에없었을뿐더러,내가태우는것은담배가아니었으니.

“괜찮습니다.제가태우는건담배가아니니.”

서걱­

“···?”

말을하는도중.

보이지않는참격에의해파이프가깔끔하게잘려나갔다.

그나마다행인것은마법진은반으로갈라졌지만박혀있는보석은멀쩡하다는사실이었다.

나는인상을찡그리며입을열었다.

“···지금뭐하시는겁니까?”

“불붙이지말라고말했다.”

그녀는묵묵히목소리를깔고위압하듯대답했다.

“그러니까담배가아니라고.”

그녀는다시검집에다가손을올리며무언의압박을강행했다.

“...”

점점 화가끌어올랐다.

연기를내뱉지못해서진정도되지않는다.

갑자기끌고와서이유도안밝히고왜이래라저래라하는거지?

예전에서로트러블이없었던이유는단순히마주칠기회가없었던탓이라는것을알게된다.어쩐지주변사람들이서로근처에있기만해도동요하더라니.

그녀는내영혼이나마력의기운같은것을느끼고나를악인으로판별했을것이다.

하지만나는아무런일도저지르지않았을뿐더러,이학원도시에학생도조교도그렇다고교수도아니었다.

잘못한것도없는데누군가에게자유를뺏기거나,명령을들을이유따위없다는말이다.

“마기아시네스티마.”

(μαγεασυναισθημ)

드래곤을괴롭히는방법은간단했다.

마력도별로들지않는다.

오만한드래곤에게잠시나마교육을.

드르륵­

“아서.”

***

“미츠키.그는이사장님의손님이다.”

“로한,너도감을잃었군.그는범죄예정자다.”

그대답을들은로한은 곧바로 나를쳐다보았다.

“···그말이사실인가아서?”

“말도안되는소리하지마라진짜.”

멍청한질문에머리가확지끈거렸다.

갑작스러운현기증에나는오른손으로주먹을꽉쥐고,왼손을머리에올렸다.

로한은상대에게악의가없으면대부분의말은쉽게믿었다.

기가막힌건자기에게불리한일은능청스럽게피한다는 점이고.

“미츠키씨.제가이사장님의손님인게증명되었으니,가봐도괜찮을까요?”

“안된다.”

“...”

“...”

아니.로한.

너는왜또입다물고나를순박한눈으로바라보는건데.

변호해야지 이 멍청한 발록아.

이럴줄알았으면엘레나씨에게연락할걸젠장.

“아까제일과를감시카메라로확인하시지않았습니까?”

“그랬지.”

“그런데왜저를아직까지 수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녀는눈을살짝감고턱을쓰다듬으면서생각하더니,잠시후입을열었다.

“감.”

쾅!!

그걸듣자마자나는책상을내려쳤다.

“헛소리를할거면정확한증거를제시하거나,이사장님을통해서말씀해주시길바랍니다.제애꿎은시간뺏지마시고.”

그녀는내눈을똑바로주시할뿐별다른말을하지않았다.어차피지금나에게강제로실력행사를하더라도옆에있던로한이저지해줄것이다.

나는자리에서일어나떠나려했는데갑작스레잊었던게떠올랐다.

“아,그리고제파이프값물어주시길바랍니다.”

팔짱을끼고있던미츠키는내말을듣고 코웃음 치며 물었다.

“얼마지?”

나는내가생각하는파이프의가격을그녀에게알려줬다.

***

“엠마,미안하다.돈쓸곳이생겼다.”

미츠키가집에가자마자,맥주를마시고있는친구엠마에게한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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