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 18화 드래곤 사무라이 미츠키씨 (2)
* * *
#18
푸우웁
“···뭐?너지금뭐라고했어?”
보람찬하루를보내고소파위에서흐느적거리면서맥주를마시고있는엠마에게,봉변과도같은소리가들렸다.
“그래서돈이필요하다고···.”
“아이고!이미친기지배야!!"
짝!
“히얏!”
“대체어쩌자고그런일을저질러!!”
“이번에는진짜다.그놈은진짜악인이다.”
“저번에도몇십명을처베더니정신안차려?!”
짝!
“히윽!”
미츠키는맞을때마다커다란덩치에어울리지않게귀여운비명소리를내었다.
그리고그녀의엉덩이를때리는작은여자아이,엠마는순식간에머리에피가차올랐다.
자초지종설명하는걸대충흘려듣고있었더니,무슨말도안되는짓거리를하고돌아오지않았는가.
물론미츠키나자신에게그정도의돈이없는것은아니었다.
자신은학원도시에서몇명없는마법도구강의를맡고있는교수였고,미츠키는집안이부유했으니까.
“미츠키?내가매일말하잖아.인간은모두내면의악이있다고.그것을발산하지만않으면별로신경쓸필요없어.아니,발산한다고하더라도네가직접적으로관여할필요가없다니까?”
“그,그렇지만···.”
“이사장이너에게직접적으로말하지않으면제발가만히있자···응?나도피곤해···.”
방랑생활을하면서부터온갖사고를치고다니는미츠키는그녀의소꿉친구였다.
학원도시에오기전에미츠키의해결하는방식은단두개였다.
베어버리거나,돈으로때우거나.
아무리집안에서응석받이로키웠어도너무하지않은가?
결국엠마가미츠키를학원도시로불러서맨처음한것은그녀의지갑을빼앗는거였다.
“계속‘나쁜놈이야!!’하고주먹을들어올리면네가혐오하던예전마왕과다를바가뭔데!!그마왕의논리가약한자는지배당해야마땅하다뭐그런거였잖아!!”
미츠키는엠마의‘나쁜놈이야!’가‘나쁜노미야!’로들려서피식웃으려고했지만,더중요한거는따로있었다.
“주먹이아니라칼···.”
“말대꾸하지마!!”
짝!!
“흐극!!”
엠마는미츠키가이렇게사고치고보고하는일은한두번이아니었다.그래서이미엠마의머릿속에는이번에도미츠키의잘못이라고생각되고있었다.
“그것보다무슨파이프의가격이그러냐고!!다이아몬드로도배했데?!너는왜또그걸듣고만있어!!”
엠마의질문에미츠키는아까보았던아서의표정과기운을머릿속에잠시떠올렸다.
하지만아무리떠올려도아서가거짓말을하는것같지는않았다.
“하지만그건진실이었다···.내가잘못한일이니그건갚아야한다···.”
미츠키의표정에엠마는다늙었다는듯이한숨을푹쉬었다.
“그래···이번기회에배우자.사과하는법말이야.가서사과하고‘깎아줄수는없나요’같은말을한번해봐.그런파이프를가진사람이돈에구애받을리없잖아.네가진심이면어느정도용서해줄거야.”
“엠마···.”
“아몰라,문제해결할때까지내얼굴볼생각도하지마!!”
쾅!
“...”
엠마는미츠키의표정을보고마음이바뀔세라,맥주몇캔을든채자기방으로들어가버렸다.
미츠키는한참동안이나엠마의방문을,밥안주는주인을쳐다보는강아지처럼측은한눈빛으로바라보았다.
***
결벽증이느껴질정도로모든가구와벽면이새하얀색으로이루어진깔끔한이사장실에,두명이소파에앉아있었다.
그들은금발의미청년인이사장과커다란덩치의사나이로한이었다.
“풉..크큭...푸하하하하!!”
“이사장님?”
이사장은로한의얘기를듣는도중계속웃음을참는것이괴로웠다.결국끝까지다듣고나서야몇주간웃음을참은사람처럼미친듯이웃기시작했다.
3분후.
“아니,크...크흑...진짜그렇게세명이서푸흣...같이있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어느정도진정이되었을때,이사장은입가를씰룩거리며말을이었다.
“크...크큭....아...그광경을직접보지못했다는사실이정말아쉽네요.물론제가거기있었으면그런상황자체도안만들어졌겠지만요.”
이사장의머릿속에는보지않아도그광경이그려졌다.
타인하고어울리는것을좋아하지않는단죄자.
고집불통에툭하면칼이먼저나가는드래곤.
그리고자신의비서이자순둥순둥한발록까지.
단죄자도어디가서미친놈소리를자주듣지만,그들사이에껴있는것은분명고역이었으리라.
“거기가3번조사실이라고했죠?
“네맞습니다.”
“따로영상챙겨야겠네요.요새통재미난일이없어가지고따분하던차였는데.”
새로운컬렉션이생긴것에기뻐가지고콧노래를부르던이사장한테,로한이문뜩무엇인가떠올랐다는듯이입을열었다.
“이사장님제가아서의곁에있지않아도괜찮겠습니까?”
이사장은조금의생각도하지않고대답했다.
로한이말을뜻을바로알고있었으니까.
“아아,네.괜찮습니다.이곳은성역이니까요.여기서그들이무엇을하든지제가감당할수있는거알잖아요.”
이사장은웃으면서대답했다.
그는검은마녀에게아서의기억이묶여있다는사실을들었다.과거의기억을바탕으로감정을터트리며마법을사용했던아서의실력은,지금그리대단한수준이아닐터였다.
미츠키는학원도시에들어오면서스스로힘을제약했다.그녀가약속을억지로깨지않는이상,어떤문제를일으키든지직접커버칠수있었다.
무엇보다이곳은성역이었다.
검은마녀의마법과자신의마력으로이루어진장소.누군가죽더라도다시부활시킬수있었다.
자신이학원도시에있는한말이다.
이번기회에부디,둘의만남이서로의발전으로연결되기를.
“푸···푸흡···큭···.”
***
요새학생들한테제보가많이들어왔다.
걷고있는도중불안한낌새를느꼈다던가.
갑자기어딘가몸이만져진느낌이라든가말이다.
무엇보다과거에처벌을받았었던불량동아리놈들이슬금슬금움직이고있었다.집단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고있기는한데, 특별한행동을하지는않는다.
그들은대체무슨생각일까.
학생이어서심문할수도없었다.
애초에심문을좋아하지도않고말이다.
그렇게공원을순찰하던도중오늘도그범죄예정자를발견했다.
“...”
그는매일같이공원에앉아서한가로운시간을보냈다.가끔샌드위치를먹기도하고,음료잔을가지고와서마시기도했다.
하지만하는행동은언제나똑같았다.
사람관찰.
딱히책을읽지도않고,전자기기같은것을만지고있지도 않았다.매일같이학생들을바라보며무엇인가생각에잠긴듯했다.
혹시예술활동이라도하는건가했지만,무엇인가적는것도도서관에있을때만이라도들었다.
마법진을그리고있다는보고도받았지만별로신경쓰지않아도되겠지.
그런데만약글을적는거라면타인과인터뷰하듯이부딪히는게맞지않을까?
그것보다보라.
저수상한시선.
안그래도좋지않은인상탓에더수상해보였다.
내가드래곤이어서인간의미적기준에대해서잘모르겠지만,저것이양아치라고불리는놈들의표준얼굴이라는것은잘알고있다.
실제로몇몇여학생들이그에게신고를넣은정도였다.시선만으로도강간을당하는느낌이라나뭐라나.다머리통에한번씩꿀밤을먹이고돌려보냈지만말이다.
그에게가장문제가있는것은,몸에드러나있는삶의흔적과가지고있는영혼과마력,이세가지가전부따로논다는것이었다.
3명을합쳐놓은것마냥.
주섬주섬
“...”
몰래바라보고있으니,그가주머니에서무엇인가를꺼내는것이보였다.
틱틱.
그것은궐련이었다.꺼내자마자곧바로입에물고손가락을튕겨서불을붙인다.
이곳은금연구역인데도말이다.
미츠키는곧바로아서에게다가가서말을걸었다.
“범죄예정자.”
아서는고개도돌리지않고입만열어대답했다.
“아서입니다.”
“이곳은금연구역이다.”
“냄새를맡으시면아시지않습니까.이건몸에좋은약초입니다.어제누가파이프를베어버려서수제로제작한궐련이라이말입니다.”
“...”
어제처음만났을때보다더삐딱한자세로대답하는아서.어디가서이런태도를흔하게받을수없는미츠키는살짝마음에상처를받을뻔했다.
하지만그녀는표정에서드러내지않고곧바로아서에게말을걸었다.
“질문하겠다.여기서매일무엇을하는거지.”
고압적인태도로말이다.
아서는후하고연기를내뱉으면서대답했다.
“어떻게하면친구를사귈수있을까생각하고있습니다.”
“뭐?”
그가분명둘러대거나거짓말을할거라고생각했는데,돌아오는것은별볼일없는대답이었다.무엇보다이남자는진심으로이런소리를한것이다.
“...”
하긴.저얼굴에저성격이면없을법도하다.
미츠키는피식웃으며아서에게말을걸었다.
“친구?설마친구가없나?”
아서는오늘도여유롭게생각하고있었는데,난데없이등장해서방해하는이드래곤이더더욱마음에들지않기시작했다.
특히자신의놀리는듯한그말투에슬슬혈압이오른다.
“···한명있습니다.”
“호오.누구지?”
미츠키는말해봐야뭐대단한놈이겠어라는마음으로아서에게말했다.
하지만아서의대답은···.
“이사장님입니다.”
“크,흐흣...그무슨말도안되는···.”
농담같아보이는대답에미츠키는순간웃음이터져나오려했다.하지만아서는계속연기만내뿜고있을뿐이었다.
“···네놈,설마진짜.”
“그래서돈은가져오셨습니까?”
“...”
갑자기꺼내는돈얘기에미츠키가입을꾹닫았다.
아서는그제서야그녀의얼굴을보기위해고개를돌렸다.
“지금은돈이없다.”
“무슨말도안되는소리를하십니까.”
무슨드래곤이돈이없다는말인가.
차라리드래곤하트가없다고해라.
분명인간에게돈한푼줄수없다는오만한드래곤의발상이겠지.
“이사장님께말씀드리겠습니다.”
“무,뭐?그것만큼은안된다.호,혹시할부는···.”
“오빠!”
아서와미츠키가대화를나누고있을때,멀리서활기가차있는목소리가들렸다.
그녀는학생의회임원중한명인네네였다.
작은키로쪼르르달려와서아서만보인다는듯이그의얼굴만쳐다본채입을열었다.
“오늘도여기있었어?계속민원들어온다니까그러네!그것보다나랑···.”
하지만옆에있던미츠키의존재감이너무 컸던 탓에, 네네는곧바로정신을차리며입을열었다.
“···오빠.옆에여자는누구야?”
음산한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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