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20화 (20/154)

〈 20화 〉 19화 ­ 드래곤 사무라이 미츠키씨 (3)

* * *

#19

“오빠···?”

“...”

얼어붙은분위기에아서는입을다물었다.

네네가어느정도애정결핍이있다는사실은알고있었다.하지만과거에대해서물어본적은없었으니,어느정도어림짐작만 하고있었는데··· 예상을아득히초월했다.

아마도지금무슨대답을하든지좋은반응은나오지않겠지.

아서는모르겠다는듯이연기를내뱉었다.

아서의생각대로네네의눈에는지금제대로된정보가들어오지않았다.그녀의눈에는오직.

커다란가슴.

꼬리잘치게생긴눈매.

가는팔다리.

이런왜곡된정보만이머릿속으로들어오고있었으니까.

그녀는 누가봐도 자신의 오빠를 가로채려는 여우였다.

갑작스러운네네의돌변을눈치챈미츠키는심상치않은것을느꼈다.그녀는곧바로등을돌려자기소개를했다.

“교화부의미츠키다.”

짧은자기소개.

하지만그것이네네의정신을깨워주기에는충분했다.

네네는눈을위로치켜뜨면서미츠키를확인했다.

그리고···.

“아!교화부의드래곤선생님!맞으시죠?!”

곧바로표정을풀고 평소와같이 활기찬목소리로말했다.

미츠키는네네의말에가볍게고개를끄덕였다.

속으로는제대로보지도않고적개심을가진이유에대해서당황하고있었지만말이다.

“교화부?”

아서는살짝인상을찡그렸다.

무슨공산주의교도소같은이름이지않은가.

거기서선생님노릇을한다면뭐,교도관그런건가?

“그렇.”

“응!교화부라고학생법원에서중죄를저지른학생에게,자퇴할것인지혹은교화부로갈것인지선택하게하거든.물론지은죄가엄청나면묻지도않고바로퇴학이지만말이야.헤헤···.”

대답하려고하는미츠키의대답을가로채듯,네네가 큰소리로 말했다.

그리고아서의곁으로바로다가와칭찬해달라는듯이몸을주뼛주뼛거렸다.

“...”

미츠키는어이가없어서입을다물었다.

아서는왼손으로 궐련을 한번빨아들이면서네네의머리를쓰다듬었다.네네는 기분이 좋다는 듯이 헤헤거리며아서의손길을느끼다가,무엇인가떠올라 아서의손을잡았다.

“오빠. 저번에내사격자세봐주기로했잖아. 지금괜찮으면혹시봐줄수있어···?”

네네의질문에아서는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아서는곧바로자리에서일어섰고,답을받은네네는미츠키를향해고개를돌리며입을열었다.

“혹시오빠랑더하실말씀있으신가요?”

미츠키는네네의어렴풋한웃음에소름이돋았다.저게방금까지그살기를내뿜고있던여자아이가맞는것일까하고.

“흠···.”

어차피어린학생앞에서할부나깎아달라같은수치스러운얘기를할수는없는노릇이었다.

미츠키는가볍게 고개를 저었고, 네네는아서를거의끌고가듯이데리고가기시작했다.

뭐,괜찮았다.

내일또기회가있을테니까.

***

또수상한제보가또들어왔다.

이번에도진술한학생들은여학생들이었다.진술내용은저번과크게다르지않았다.몸이어딘가만져진느낌이라던가께름직한시선을느낀다던가.

그녀들의착각이라고하기에는한두번이아니었다.

무엇보다그녀들에게거짓말하는낌새도없었고.

대체이학원에서무슨일이일어나려는걸까.

범죄에대처하기위한학생단체는종류가다양했다.

학원도시에서운영하는학생경찰.

학생의회에서운영하는선도부.

불법동아리나집회를저지하기위한학생자경단등꽤나다양하게존재했다.

하지만그들 역시 이사건의꼬리를잡지못하고있는상황이었다.

“...”

이사장은강간혹은살인정도는가야개입하기시작했다.아니,살인정도로도 무조건개입을 하지는 않았던가.

기본적으로그는방임주의자였으니까말이다.

학생들끼리서로서로의논해서문제를해결하고성장하는,그런교육방침을추구했다.

물론그들이엇나가지않게하기위하여,교수들이나조교들을고용할때는모두직접확인하지만말이다.

미츠키는지금일어나는 수상한 사건보다더의심스러운대상을확인하기위해, 오늘도발걸음을옮겼다.

“범죄예정자.”

아서는지겹지도않나라고생각하며,고개도돌리지않고대답도하지않았다.

“대답해라,범죄예정자.”

지금아서는멍청한드래곤보다더중요한게있었다.아침에떠오른게있어서신문을제대로보지못한것말이다.

하지만지금대답안하면더귀찮아질예감이든아서는,신문을한페이지를넘기며대답했다.

“네.”

“또사건이발생했다.”

“네.”

아서는신경쓰지도않는다는듯이대충대답했다.그리고왼손으로궐련을잡고연기를내뿜었다.

“해결을도와라.”

미츠키는돕는것이당연하다는듯이뻔뻔하게말했다.하지만아서는연기를뻐끔뻐끔내뿜을뿐이었다.

“어차피할일도없지않나.”

“...”

또신경을긁는건가.

맞는말이었지만,괜스레화가났다.

어떻게저렇게한마디한마디상대를짜증나게만들수있는걸까.저것도재능이라면재능일것이다.

하지만지금은연기를내뱉고있어서그런지짜증도금방가라앉았다.아서는차분하게대답했다.

“그렇긴하죠.”

그리고궐련을바닥에떨어트린다음발로짓이긴후,다시주워서미리준비한지퍼팩에담았다.

아서는또다시신문을보았다.

오늘의 미츠키는 당황하거나 하지 않았다.

모두 예상대로였으니까.

하지만 오늘은준비해온것이있었으니,어차피자신을돕게될터였다.

미츠키는입꼬리를올리며입을열었다.

“네놈,어떻게하면친구를사귈수있을지고민하고있다고했지.”

“그랬죠.”

“만약이사건의해결을돕는다면,내가친구가되어주마.어떠냐.”

미츠키는옷소매안으로팔짱을끼며우쭐대듯이 턱을 들고아서를내려보았다.태양까지등지면서말이다.

아서는한쪽눈만찡그린채 뭘잘못먹었냐는듯이 눈을마주치며 말했다.

“가세요.화내기전에.”

“...”

아서의대답은지극히무미건조했다.

친구는가려사귀어야한다는사실을알기에.

미츠키는마음속으로만당황했다.

누구도아니고자신이친구가되어주겠다는데저반응은무엇이란말인가!

강함으로따져도무조건저양아치보다강할것이고,돈으로따지면비교조차할수없을정도로차이가나는데도대체!!

아.

설마너무놀란나머지사고가굳은건가?

미츠키는이런생각을하고있었지만,생각을더해보니몇가지오차가있는것을깨달았다.

돈은이미엠마가관리한다면서빼앗아갔고,강함을보여주기에는이사장에의해학원도시로쫓겨나는것이기정사실이었으니···.

하지만자신의대단한점은이것으로끝이아니었다.그렇게자신과친구가되면좋은이점과스스로의대단함을설파하려고할때.

“아, 여기계셨군요.선생님.”

미츠키는어제와같은일이반복될것같다는예감에 몸을 흠칫 떨었다.

눈에 들어온 아이는 소동물같이아담했고,금발을양쪽으로묶은헤어스타일. 심지어 옷디자인도비슷했다.

설마오늘도방해하기위해···.

“네네의말대로요즘은여기 계시는군요.”

하지만목소리가어제와같이활기차지않았다.

오히려굉장히차분했으며눈도살짝졸린듯해보였다.

양쪽허리에는단검을두개차고있었는데,어제온여자애는권총이두개였지않은가.

아서를부른그녀는피네, 필리아탄네르였다.

피네는아서의앞에있는미츠키에게허리를숙여인사했다.미츠키는그래도이아이는예절을지킬줄아는아이구나생각하며,잠시고개를끄덕여인사를받아주었다.

하지만.

“미츠키선생님.오늘아서선생님과할일이있어서그런데,혹시말씀나누시는것은끝나셨나요?”

“...”

전개는 어제랑똑같았다.

또누군가앞에서할부나빚얘기같은소리는할수없었으니,미츠키는땀을삐질삐질흘리며고개를억지로끄덕여주었다.

그에피네는가볍게허리를숙이고아서의손을잡으며조용히사라지기시작했다.

“...”

혼자남은미츠키는어제와는다른의미로당황스러웠다.

하지만괜찮았다.

그는내일도분명이곳에있을테니까.

***

내일도.

모래도.

글피도.

쌍둥이는계속교대로아서를데려갔다.

미츠키는속이타들어가는느낌을받았다.

자신이쌍둥이에게괴롭힘을당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하고,스스로가 왜 이런대우를받아야하는지의구심을가지게되었다.

인간기준으로따졌을때,완벽할정도의외모로폴리모프하고있었고,검술실력은교수들까지와서가르침을청할정도인내가왜···.

“...”

하지만그럼에도엠마와의약속때문에가지않을수가 없었다.

오늘도미츠키는아서를만나기위해알버트공원으로향했다.

***

“아찾았다찾았다.”

쌍둥이와만나서훈련을도와준후,도서관소파에앉아있던도중 미츠키와는 다른 드래곤이찾아왔다.그녀는예전스승님의강의때찾아온드래곤이었다.

“네가아서니?”

“그렇습니다만.”

그녀는조금특이했다.

드래곤이면서도어깨에힘이들어가있지도않았고,외형도이쁘다기보다는귀엽고푸근한느낌이강했다.

연갈색머리카락에작은체구.

목소리는나긋나긋하고발걸음은가벼웠다.

빵모자에남색멜빵원피스를입고있으니,패션에 굉장히신경을쓰는타입같았다.

그때였다.

“고맙구나아서.미츠키랑놀아줘서.”

그녀가발꿈치들고내머리를쓰다듬었다.

“...”

거부감같은것은느껴지지않았다.

오히려너무자연스럽고편안해서입가가풀어질뻔했다.

“혹시부러진파이프를보여줄수있겠니?”

“그전에이름부터말씀해주실수있겠습니까?”

그래도공과사는철저히해야했다.

그녀에게악의가없더라도근본은드래곤이었으니까.

“아참.내가소개를안했구나.”

그녀는배시시웃은다음,오른손을자신의가슴에올리고눈을살짝감으며고개를 숙였다.

“마법도구제작및연구를하고있는엠마라고한단다.네파이프를우리미츠키가부러트렸다고들었거든.실례가되지않는다면보여줄수있겠니?”

아니.

둘은 친구 관계가맞는걸까?

부모관계라고하기에는유전자를의심하게될정도니 역시 친구관계겠지?

이렇게상반되는성격도 서로 친구가될수있구나.

오늘도친구관계에대하여하나더알게되었다.

나는그대로두동강난파이프를그녀에게보여주었다.

“어머,이사장님께서저번에만드시던그거구나.”

엠마는그것을받은다음,살짝놀라며이리저리확인하기시작했다.

“확실히···그정도가격을부를만했구나.응,내가조언해주었을뿐더러들어간보석과마법이몇개인데그정도가격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하지.아서는도구의가치를정확히볼줄아는구나.”

엠마는후후하는소리를내며웃었다.

...

어린아이의모습으로저런웃음소리를내니괴리감이심하게느껴졌다.

“내가공짜로고쳐줄테니미츠키와앞으로도잘지내줄수있겠니?”

그녀는곤란한요청을해왔다.

하지만어째서일까.

그녀의부탁을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들지않았다.

희한한드래곤.

선생님중한분이랑비슷해서그런가.

더친근하게느껴진다.

“알겠습니다.”

나의대답에그녀는다시내머리위에손을얹었다.

“착한아이구나.”

그리고또머리를쓰다듬었다.

그후에는내가앉은소파에같이앉아서 마법도구에대한이야기를좀나누다가헤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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