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21화 (21/154)

〈 21화 〉 20화 ­ 드래곤 사무라이 미츠키씨 (4)

* * *

#20

“쓰읍.”

손에힘을꽉주고팔을당겼다.

“후­.”

천천히숨을내쉬며팔에힘을서서히풀어갔다.

단련실을등록한지2주가째.

다리와눈이치료되자마자운동을시작했다.

처음에는10초도매달리지못했던철봉도,이제한번정도는턱을걸수있게되었다.

갈비뼈가앙상하게드러나던몸도,이제점차마른일반인정도로변해가니,어느정도자신감도생기기시작했다.

쉬면서숨이차오를때면이것저것생각을했다.대부분은스승님의의도에대해서였지만.

왜과거의몸으로되돌리고기억을잠그셨을까,왜판단마법은막으셨을까,친구를사귀라는뜻은무엇일까같이말이다.

스승님의모든행동에는뜻이있으셨고대부분은나를위한것이었지만,그의도를풀어내고가르침을받는일또한제자의본분이었으니.

기억을잠그신이유는저번사건으로명확해졌다.

과거나지금이나고통스러워서받아들이기힘든기억들.그것들을하나씩풀어가며감정을해소하고온전히받아들이라는의미겠지.

확실히그자물쇠가풀리며기억이꺼내졌을때,마법으로감정을해소시키지않았다면,다시예전처럼미쳐갔을것이다.감정제어반지가없어서는안될정도로말이다.

“...”

과거에도감정을해소시키는마법을사용하지않았던것은아니다.

해소시키는과정에서그기억말고도다른기억들이동시다발적으로떠올라,끔찍한현상이일어나서더악화되었을뿐.

“후···.”

나는대체얼마나많은기억이잠겨있는것일까.

예전의나의생각과지금의나의생각을비교하면거리감이심하게느껴졌다.스승님의마법으로미치지않았으니다행일정도다.

몸을과거로돌려놓은이유는첫번째생각과연관된것같았다.

기억을잠갔을때,영혼과가장잘맞물릴수있는과거의육체로 되돌려 버리신 것이리라.

모든사람의몸에는삶의흔적과영혼의자국이남는법.갑자기기억을잠궈버리는것으로 영혼에간섭을해버리면,원래의육체에서받아들이지못하게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뭐, 스승님의마법에관하여제대로모르니추측할수밖에없는내용이다.

반정도는맞겠지.

어찌됐던말라깽이로돌아온것은마냥슬퍼할일은아니었다.과거의내몸은커다란도끼나해머를사용하기에맞는몸이었으니까.

이미커져버린근육을스승님께서꽤나맘에들어하셔서바꾸지않았는데,다시근육을키워나가는만큼,내마법에더맞는실전근육을키워나갈수있지않을까.

그렇게생각하니가슴이벅차올라동기부여가 되었다.분명몇년후의나는예전의나보다더강해져있을것이다.

삐빅!삐빅!

생각이끝나는것과동시에알람이울렸다.

스승님의과제.

새로운친구를사귀러갈시간이다.

과제의이유에대해서는아직잘모르겠으나,이또한나중에생각나겠지.

나는곧바로프로틴을물에타서마신다음,샤워실로향했다.

***

미츠키(美月)

그녀는협객(?客)이었다.

한번맺은약속,즉신의(??)를저버리는일을해서는안되었다.

어떠한고난이기다리고있더라도···.

미츠키의어깨가그녀의자존감처럼처음보다많이낮아졌다.눈썹도시간이지날수록쳐져갔으며,발걸음마저터덜터덜거렸다.

아서는멀리서다가오는미츠키를보았다.

확실히입만다물고있으면차갑고늠름한미인이었다.

눈에흉터가있어서꽤나거친성격처럼보이기도했지만,영화에서본것처럼의협심이넘치게도보였다.

실제로는검을뽑지않으면꽤나바보지만.

어째서그런성격이돼버린걸까.

아서는궐련에서연기를내뱉으면서생각을계속했다.

아마도드래곤인만큼주변에서접근을잘하지않았을뿐더러,나쁜마음을먹고근처에오면그녀가일격에베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엠마라는드래곤이찾아온이유는,자신의부탁때문에미츠키가포기도하지못하고끙끙앓고있다는것과,내가일부러쌍둥이를불러서대화를피하고있다는사실때문일것이다.

걱정해주는친구가있다는점에서평소행실을알수있다.미츠키는깨끗하고올바른생활을하는것이겠지.

이번일로성격도꽤온순하게되었고,약속도잘지키는것은증명되었으니,친구로사귀어봐도괜찮지않을까.

“그···파이프···.”

미츠키가다가오자마자주뼛주뼛입을열었다.아서의귀에는그말이제대로들리지는않았지만,내용은예상됐기에적당히대답했다.

“알겠습니다.대신조건이있습니다.”

“···뭐?”

예상치못한말에미츠키의얼굴이급변하기시작했다.

동공은점차확장되고몸은부들부들떨렸으며,어깨하고얼굴도한번에확펴졌다.

폴리모프상태가아니었다면꼬리를마구흔들지않았을까.

“저,정말이냐?범죄예정자!”

“그일단범죄예정자라는말부터그만해주지않겠습니까?”

“알겠다!버···으으···.”

“아서입니다.”

“아서!”

미츠키는문제해결방안을찾은마도공학자같은표정을지었다.아서가아직조건도얘기하지않았는데말이다.

“조건에대해서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말해보거라!”

너무들떠버린그녀의분위기에,아서는차분히연기를한번내뿜으며말을이었다.

“저와친구가되는것은물론제부탁을3개들어주는것입니다.무엇이되었든.”

“뭐,뭐?그게대체.”

“싫으면가시길바랍니다.”

“아아아­먼저어떤부탁을들어주어야하는지얘기해다오···.”

미츠키는어느새아서의옆에앉아서몸을붙여왔다.아서는별로신경쓰지않았기에적당히입을열었다.

“아직무슨부탁을드려야할지생각하지는않았습니다.차후에말씀드리겠습니다.”

“그···.”

“검을달라고하거나,누구를죽여달라. 뭐, 그런건안할겁니다.아마도.”

“...”

미츠키는입을꾹다물고생각하기시작했다.

아서의말만들으면자신이부담스럽지않은부탁만한다는것인데,저'아마도'라는단어가너무신경쓰였다.

미츠키가머리를꽁꽁싸매고생각하기시작했지만,아서는여유롭게하늘이나쳐다보며연기를내뿜었다.

그리고몇분후.

“내,내가그부탁을들어줄지말지,결정할수있게해주면안되겠나···.”

미츠키는 강아지처럼똘망똘망한눈으로아서를쳐다보았다.자신이말했지만무조건되지않을조건이었기에.

하지만.

“좋습니다.그럼 지금부터, 계속 말씀하신 그수상한사건이나 처리하러 가죠.”

아서는시원스럽게대답하며먼저일어났다.

곧바로근심을없애주는아서.

아서에대한미츠키의생각이점차바뀌기시작했다.

미츠키는먼저걸어나가는아서를옅게웃으며쫄래쫄래따라가기시작했다.

***

오후2시20분.

2번경찰서앞브랜드카페.

“아서,네가말해준것들을다가져왔다.”

미츠키는조그마한서류가방에서아서가말한자료들을이것저것꺼내기시작했다.

아서는미츠키가꺼내는것들을바로손으로잡으며내용을확인했다.부탁했던것들은진술서와지도그리고진술한여자아이들의사진이었다.

“너는이런것들로도추리할수있는건가.”

“그건봐야알수있습니다.”

아서는눈을떼지않고홍차를한입머금었다.

건너편의자리에는아서가주문한녹차가놓여있었다.

“그···아서?”

“왜그러십니까.”

미츠키가자신의녹차를잡으며말을이었다.

“나는요새녹차보다는녹차라떼를주로마시니···그···.”

“알겠습니다.다음부터는그걸로주문하겠습니다.”

“고맙구나!”

아서는살짝고개를들어서미츠키를쳐다보았다.

분명예전에는일반녹차를마시는걸로알고있었는데드래곤도취향이쉽게변하는건가.

미츠키가조심히호­호­불어서마시는것을본아서는뭔가이상한감정을느끼며,다시서류에집중했다.

그렇게서류를다본후.

아서는궐련을품안에넣고꺼내서불을붙였다.

“아서,뭔가알아냈나?”

미츠키는어느새녹차를다마신다음,아이스녹차라떼를사와서더마시고있었다.

“제각각이네요.전부다.”

“역시그런가···.”

발생시간과장소,대상이전부따로놀고있었다.

범행이일어나면보통일정한장소나시간대가정해져있기마련인데,이건꽤나계획적으로 흩트려놓았다.

“그래도얻는게없지는않았습니다.”

“오.대체무엇을알아냈지?”

아서는진지한표정으로입을열었다.

“다들가슴이크네요.”

“뭐···?”

미츠키는얼굴이새빨개지며당황했다.

무엇인가추리한듯담담히말해놓고,한다는말이결국성희롱이아닌가.

역시 그는범죄예정자가.

“이상한생각하지마시길바랍니다.공통점을알아내는것은꽤중요하니까.”

아서는인상을찡그리며오해하지말라는듯이손을흔들었다.

“그것뿐만이아니라‘여러사람의시선을느꼈다’라는진술내용과‘사람이많이다니는장소’에서발생했다.이것말고도더있긴한데큰것은이것들이네요.”

아서는검지로서류를두번두들기고말을이었다.

“혹시처벌받았던집단중에다시활동하는집단이있습니까?”

진술내용을확인했을때,이정도로치밀하게움직이려면학생혼자서는하기힘든일이었다.

무슨마법이나마법도구를이용한것은물론,자신의근처에안정장치라도더깔아놓지않았을까.

“있기는한데···.”

미츠키는언짢은표정으로말을이었다.

“그들은지금특별한행동을취하지않았다.단순히몰려다니고만있을뿐.아,예전에범죄를저질렀다고해서그들을먼저건드려서는안된다.조교나교수여도학생을마음대로하면.“

“걱정하지마시길바랍니다.그들이있는장소에사건이일어나는지확인하는것뿐이니까.”

아서는말을내뱉은직후서류를토닥여서정리했고,미츠키는곧바로아이스녹차라떼를한번에들이켰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