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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23화 (23/154)

〈 23화 〉 22화 ­ 드래곤 사무라이 미츠키씨 (6)

* * *

#22

푸른색연기를따라그들이도착한곳은,화물창고가몰려있는곳이었다.

곳곳에는컨테이너박스와지게차들이덩그러니놓여있었는데,한동안사용하지않았는지퀴퀴한냄새가났다.

가장삭막해보이는회색화물창고앞으로이어진,푸른연기를따라가고있을때,미츠키가먼저입을열었다.

“아서,바로진입할생각인가?”

미츠키의말에아서는가볍게고개를끄덕이며답했다.

“그렇습니다.조금더시간이지연되면해가질테니까요.”

아서는대답을한다음주머니에서연청초(??)로만든궐련을꺼내들었다.두개밖에없었던연청초궐련은이제이게마지막이었다.

사용할수있는마법진은단한번.

아서는어떤마법을사용할지머릿속으로생각한후,궐련끝에불을붙였다.

미츠키는점차회색화물창고로다가갈때마다,위험할것같다는생각이끊임없이들고있었다.

물론자신이아니라아서가말이다.

자신이야드래곤이어서,학생들이아무리들러붙어도생채기하나나지않겠지만,아서는인간이었으니까.

게다가그가추적마법을오랫동안유지함으로써,마력이절반도채남지않았다는사실을알았다.

학생들이자신이아니라아서를노리면상처없이지켜낼수있을까.

“왜그러십니까?”

“···아니다.”

아서는물끄러미자신을쳐다보는미츠키의시선을느꼈다.그리고그녀의눈을본다음이해한다는듯이말했다.

“괜찮습니다.미츠키씨가제옆에있으니까요.”

어렴풋한웃음과함께.

“...”

어제까지와는너무다른태도.

미츠키는위화감을느꼈다.

다른사람눈에는어찌보일지몰라도,자신의눈에는그표정이진짜자신을믿는표정으로는보이지않았기때문이다.

하지만그럴거면저런말을왜하는것일까.

아서는그말을끝으로입에궐련을문채,앞으로묵묵히걸어나갔다.미츠키도나란히옆에서서검손잡이에손을올렸다.

그리고화물창고문앞에다다랐을때.

아서는간단한탐지마법을사용한후,이안에학생들이대기중이라는사실을미츠키에게눈짓으로전했다.

미츠키가아서의눈짓에고개를살짝끄덕이자,아서는곧바로문을걷어찼다.

덜컹!

타타타탕!

기다리고있었다는듯이빗발치는탄알.

수많은총성이공장을가득채웠다.

미츠키는이것을예상했다는듯이,아서보다한발자국앞에나서서검을뽑아휘둘렀다.

보이지않을정도로빠른참격.

몇번이나베었는지도모를정도로그녀의칼은빨라서보이지않았다.

그들의탄창이동날때가돼서야,칼날과탄알이부딪히는소리가잠잠해져갔다.

아서는그소리를무시하고연기로마법진을그리고있었다.

혀끝에서연기로서서히의지가전달되어이야기를그려져간다.

구현되는마법은4서클.

현재아서가사용할수있는가장격이높은마법진.

꽁꽁얼어붙고메마른땅.여자와아이밖에남지않은시골마을에.야만인들이들이닥쳐와약탈을취하니.싸늘한기류와함께하얀사신이나타나,그들의목숨을거두었다.

급속동결마법.

이야기『하얀사신』이완성되었다.

“후···.”

순식간에싸늘해진창고.

미츠키는갑자기한기에소름이돋았다.

이가딱딱부딪히며닭살이돋았고,입으로숨을내쉬었더니,하얀숨결이흘러나오고있었다.

곧바로엄폐물뒤에숨어있거나,은신하고있던학생모두쓰러지는소리가들렸다.

아마도그들의몸에있는피가순식간에얼어버렸으리라.

빗발치던탄알이그치면서,이자리에아무소리도들리지않았다.마치사신이지나간것처럼.

미츠키는시간또한얼어버린것만같았다.

아서또한아무행동을취하고있지않았기에.

“아서···?”

“아직집중풀지.”

그때였다.

픽!픽!

소음기를부착한권총이격발되는소리.

티티티티티팅!

그와동시에무엇인가계속부딪혀튕기는소리가들렸다.도탄을이용한공격이었다.

미츠키는재빨리자신에게다가오는것을베어버렸다.

하지만.

푸푹!

미츠키가막아낼수없는사각으로,아서를노린탄환들이아서의몸에꽂혔다.

“컥.”

한발은다리에.

한발은복부에.

아서는앞으로쓰러졌다.

한손으로땅을짚어서엎어지지는않았다.

하지만고통을참기위해,숨을크게들이쉬고내뱉기를반복했다.

방금아서가말하려 했던것은, 아직싸움이끝나지않았다는사실이었다.

창고진입전에감지했던학생수하고,얼어서쓰러진학생수가달랐기에.

아서는고통을이악물고고개를서서히들어올려서미츠키와눈을마주쳤다.

“아서!!”

“···이기술.아직장전하는중일겁니다.”

"괘,괜찮은가?”

바닥에피를점차쏟아내는아서보다,미츠키의얼굴이더새하얘졌다.

아서는그것을보고피식웃으며말을이었다.

“몇발더맞으면···아마도죽겠지요.”

이곳은성역.

죽임을당하더라도이사장님이부활시켜주겠지만,죽기전의고통은기억에남았다.

아서는일그러진얼굴을어떻게든웃는얼굴을만들었다.

그리고.

“···저를버리고가세요.”

“뭐···?”

조용히 말을 내뱉었다.

갑작스러운말에미츠키는서서히입을벌렸다.

무슨말도안되는소리를한다는말인가.

살려달라고울부짖지도않는다.

빨리가서적을죽이라고득달하지도않는다.

···설마체념한건가?

미츠키는아서와눈을마주쳤다.

아서는말을이어가지않고담담히그눈을받았다.

“...”

미츠키는그의눈을보고깨달았다.

사생결단은커녕,그가이상황에서위기감조차느끼고있지않다는것을.

자신을진짜믿어서?

아니.

힘의 제한을풀어서감을날카롭게하지않아도알수있었다.그는혼자있어도이상황을어떻게든타개할수단을가지고있는것이다.

그럼.

왜상황을바로타개하지않고그런말을하는걸까?

그순간.

미츠키의머릿속에하나의생각이자리잡았다.

그생각이점차머릿속을돌았을때,아서에게속임을당해서화가나는것보다,연민의감정이생겨나기시작했다.

그의눈.

그의말은.

타인을쉽게믿지못해서.

너무나도쓸쓸하고외롭게살아와서.

자신이믿을수있게증명해달라는어린애의투정과도같아보였기에.

그는자신이피로얼룩지고 고통을참지못하는상황임에도, 지금 자신을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

픽!픽!

소음기권총이격발되는소리.

아서의몸쪽으로날아가는마탄.

미츠키의머릿속에는오만가지의생각이교차했다.

그녀는각오를다진채입을열었다.

슥.

“멍청한놈.그럴리가있겠냐.”

미츠키는항상감겨져있던왼쪽눈을뜨는것과동시에베어야할것을베었다.

아서의눈에는,미츠키가손잡이에손가락이닿는순간땐것처럼보였다.

하지만자신의몸을향해날라오는마탄은느껴지지않았으니.

털썩.

멀리서무엇인가바닥에부딪히는소리가들렸다.

미츠키는이사장과의약속을어기고힘의제한을푼것이다.

죽어도다시살아난다는사실을알고있음에도.

자신이 거짓말을하는것임을알면서도.

아서는미츠키의눈을다시한번마주쳤다.

미츠키의뜨여진왼쪽눈은그녀의오른쪽눈과는너무나도달랐다.

무엇보다맑고새하얬으며,지금까지봐온어떤눈보다올곧아보였다.

미츠키는힘을제한을푸는것과동시에아서의감정을공감했다.그리고자신이 내린 결론이 맞았다는생각에연민을느꼈다.

느껴지는그슬픔을감추기위해,미츠키는애써눈을찡그려웃어보였지만,눈에서는눈물이한방울흘러내렸다.

“...”

그것을본아서는미츠키의반응에놀라서동공이점차커져만갔다.

그리고···아서는처음으로친구에게거짓말을했다는죄책감을알게되었다.

***

글을가장재밌게썼던때가언제였을까.

어렸을때,글로공모전을입상해서부모님께칭찬받았을때?

처음집에서벗어나자취방에서노트북을만졌을때?

바닷바람을맞으며코코넛스무디를마시고만년필을휘갈겼을때?

이제기억도나지않는다.

글을쓰는즐거움을잊어버린나는,처음에는생계를위해,두번째는독자들에게칭찬을받고싶어서글을쓰기시작했다.

쓰면가장칭찬받기쉽다고알려진장르.

BL이라는장르에서.

처음에는제목이알려지지않아,이번에도역시실패한것인가하고고베를들었지만,마니악한독자들에게팔리기시작하더니,어느순간에BL이라는장르에서성서급으로팔리기시작했다.

내필명을점점드높여져,통장은무거워져갔고,차기작은언제나오냐는팬레터도지겹도록받았다.

그래서돈도생겼겠다.

차기작으로는오랫동안내가진정으로쓰고싶었던 느와르물을 집필했다.

하지만사회의반응은냉담했으니.

필명도,필체도같은나머지,독자들은출판사에들이닥쳐서항의하였고,결국나는

­이것은우리집개가적었습니다.

라는말을복붙하기에바빴다.

매일같이날라오는악플과저주의메시지.

몇부도팔리지않은내느와르소설때문에,성공했던과거마저한순간의호접지몽(??之夢)처럼느껴졌다.

내가쓰고싶었던것은결국아무도알아주지않았기에.

비싼양주.

비싼차.

비싼집에서살아도.

“회상하지마세요.”

빡!!

깨갱!!

아서는이사건의원흉의머리를내려쳤다.

방금까지회상했던개.

인간과대화를나눌수있을정도로지성이높은개로,웰시코기라는이종족이었다.

“내가무엇을잘못했지!!나는그저처음에는칭찬을받기위해서!!”

빡!!

캐앵!

“불법마도구와총기반입및사용.여성강제성추행으로당신을체포합니다.”

아서는웰시코기의팔다리를밧줄로묶었다.

안그래도팔다리가짧은웰시코기는밧줄로묶인후,제대로버둥거리지도못했다.

화물창고안에서장부를발견한아서와미츠키는곧바로이사건의범인이‘론해서웨이’라는웰시코기라는것을알아냈다.

그후,곧바로그의집으로찾아와그의신병을확보한후,사건의전말을들었는데···어이없기그지없었으니.

세번째작품을쓰기위해집필하던도중,슬럼프에빠진웰시코기.

저번느와르물에서의재미없었던부분을보강하고자,새로운감각을찾는도중,여성의가슴들을만져봐야겠다는생각을하게되었다.

느와르물에잘생기고하드보일드한남자가등장해미녀와섹스하는장면. 가슴의 촉감을 더 농밀하게 묘사하고, 미녀의 반응을 세심하게 적으면, 실감나서 안팔릴수가없다고느낀 것이다.

그는곧바로인식저해마법과한동안인간의몸으로 변신할수있는마법이담긴 마법도구들을사고,자신이들켰을때보호해줄집단을고용했다.

그집단이레드카우였던것이다.

그학생집단은 돈만쥐여주면,무엇이든지하는친구들이모인곳이었으니까.

그리고레드카우와의견을나눈다음,가장들키지않는방법으로 전철에서계속여성의몸을탐했다는이야기.

“그래서,그많은돈은어디서났나.”

미츠키가웰시코기를쳐다보며말했다.

웰시코기는콧방귀를뀌면서대답했다.

“얕보지마라애송이.나는너희들의몸값정도는우습게살수있을정도로부유하다.”

“그돈은게이소설을팔아서번돈이고요?”

아서는인상을찡그리며웰시코기에게질문했다.

“게이소설이아니라BL이다.대놓고섹스를하는게아니라,은은하게”

빡!!

깨갱!!

“그만때려라!!변호사가오면이사실을전부말해버릴테다!!”

아서는게이를혐오하기에한번더쥐어박을까 생각했다.하지만그렇기에는그의죄가너무얕았으니.

겨우여자가슴을만지겠다고집단을고용하고,그비싼마법도구들을잔뜩사다니무슨.

대체우리는왜총격전을한것인가.

황당함을느끼고있는아서는궐련을꺼내입에물었다.그것을보고있던웰시코기는입을열었다.

“나는소설을쓰기위해서그녀들의몸을만졌을뿐이다.그이외의생각은아무것도없다는말이다!!”

“그럼,밤에서큐버스들이운영하는봉사부에가면되지않습니까?”

“개들은 처녀가아니니까소재로못쓴다!!”

빡!!

깨갱!!

“조용히하세요.”

주먹으로웰시코기의머리를내려친아서는,연기를내뱉으며말했다.

하지만웰시코기는이런얘기를나눌사람이없었던듯계속입을주저리나불댔다.

“BL이든남녀간의섹스든,너희인간종이하는교미든,나에게파리가섹스하는것과다를바가없다는말이다!!”

“...”

아서는손가락으로머리를긁적였다.

이이상들으면정신만오염될것같아서.

하지만그때.

아서의머릿속에무엇인가떠올랐으니.

“그래서, 다양한여성의가슴을계속만지시니 기분은어떠셨습니까?”

아서는개의입으로여자의가슴을만진이야기가 듣고싶어졌다.

하지만웰시코기는

“···옆에있는처자의것을만지면.”

빡!

케···엑···.

“...”

웰시코기는미츠키의주먹에기절해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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