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 24화 네네를 그리다
* * *
“미츠키씨.옷좀입어주시면안됩니까?”
아서는신문에서미츠키에게로눈을옮기며인상을찡그렸다.
“내가왜그래야하지?”
미츠키는뻔뻔한얼굴로아서를마주보았다.
그리고당당하게걸어와서아서맞은편의의자에앉았는데,목에걸친수건하나와팬티만입고있을뿐이었다.
하지만이마저도처음과비교하면나아진것이었으니,처음에는팬티도입지않고돌아다녔으니말이다.
“미츠키!!옷안입고오면아침없을줄알아!!”
둘의대화를들은듯,부엌에서엠마가외치는소리가들렸다.
그목소리를들은미츠키는곧바로조용히의자에서일어나더니,뒷걸음질쳐서자기방으로돌아갔다.
익숙해져가는일상.
아서는쓴웃음을지으며커피를입에대었다.
커피에서는오늘도스승님의따스함이느껴졌다.
토스트기에서토스트가다구워지면서퐁!하고튀어오르는것과동시에,엠마가소시지와계란이담긴접시를아서에게가져왔다.
“우리멋진아서는그냥줄게!”
엠마는그말을하고아서의머리를몇번쓰다듬은다음,다시부엌으로돌아갔다.
“...”
아무리생각해봐도미츠키씨와온도차이가너무심하지않은가.그녀는친할수록모진타입인것일까.
친해져야할지말아야할지.
그렇게오늘도하루가시작되었다.
***
전날.
네아탄네르와필리아탄네르의집에서.
“응,오빠!그럼내일9시에봐!!”
뚝.
전화통화가끝나는것과동시에네네는싱글벙글웃으면서휴대폰에서귀를때었다.
“무슨약속···잡았어?”
샤워를하고나온피네는수건으로머리를말리며,네네를쳐다보았다.오빠라고했으니분명아서선생님을말하는것이겠지.
“저번에만났을때취미활동을다시하고싶다고하셨거든.취미가무려그림그리는거래!그래서내일같이화방에가기로했어!내가미술용품을싸게살만한곳을알고있거든!!”
네네는활기찬목소리로대답했다.
그녀의목소리에서는기대감이묻어나오고있었다.
피네는그것을보고자신의여동생이맞나의심했다.
처음학원도시에도착했을때만해도,손톱을물어뜯으며자신의팔에엉겨붙고소심한아이였는데.
점차재능이깨워지고자신감이붙더니,타인을속이거나,괴롭히는것을좋아했던여동생이시시때때로변하고있었다.
아서선생님을만나고난이후부터.
“···잘다녀와.”
피네는입가를살짝움직이며웃어주었다.
하지만.
그녀를축하해주는마음보다,아서와단둘이보낼수있는것에대한부럽다는감정이더앞서고있었다.그래서는안되는데도말이다.
자신도같이가서는안되냐고물을수도없는노릇.
“헤헤.”
“...”
화방인가···.
피네는평소에다른사람과관계를제대로맺어두지못하는성격이살짝아쉽게만느껴졌다.
***
리트리스사거리근처주차장.
오전8시40분.
미츠키와엠마와같이사는집은학원도시중심가로부터굉장히멀었다.대중교통을이용해서움직이려면피곤할정도로말이다.
매일같이엠마의차를얻어탈수는없는노릇.결국아서는적당한가격에오토바이를구매했다.
아서는오토바이를주차하고약속장소로걸어갔다.
엘리베이터를타고지상으로올라가약속장소에10분전에도착했을때는.
“아,오빠!!여기야!!”
네네가먼저와서기다리고있었던듯아서를보자마자손을흔들었다.
네네는곧바로소동물처럼쪼르르다가와아서에게팔짱을끼며재잘거리기시작했다.
“어디부터갈까?아침은먹었어?카페가서단거먹을래?”
아서는그행동이귀엽게만느껴져서네네의등을툭툭건드려준다음입을열었다.
“미술용품을사는것은언제든지괜찮습니다.지금은아침을먹었으니조금걷고싶네요.함께해주시겠어요?”
“응!좋아!!”
활기찬대답.
네네는곧바로팔짱을풀고자신이좋은공원을알고있다며앞장서기시작했다.
아서는옅은웃음을지으며느긋이그녀를따라갔다.
*
아서와네네는리트리스사거리에있는,다비도브라는이름의카페에서레모네이드를테이크아웃으로주문했다.
저번에친절을베풀어준한스가그것을가져다주었기에,아서는고개를살짝숙이며인사했다.
한스는외형이바뀐아서가왜인사하는지는몰라당황했으나,얼떨결에같이고개를숙여인사를받아주었다.
그들은레모네이드를마시며근처에있는공원을조금씩걷기시작했다.
예술가들이랑연인들이자주보이는알버트공원과는다르게,이곳은자연을느끼며마음의치유를원하는학생들이돌아다녔다.
공원의절반은식물원이차지하고있었으니,아마학원도시에서가장맑은공기를마실수있는곳이아닐까.
“오빠,···진짜그림그릴수있어?”
아서가공원을걸으며잔잔한호수를쳐다보고있을때,네네가말을걸었다.
“예전에는꽤많이그렸습니다.취미정도일뿐이었지만.”
아서는담담하게대답하며그녀를쳐다보았다.
네네는아서의대답을듣고미소를지으며명랑한목소리로말했다.
“그럼!!미술용품을산이후제일먼저나를그려줘!오빠가그린내모습···꼭보고싶어헤헤.”
네네의목소리가점차차분해지더니,말끝에는얼굴을붉히면서몸을배배꼬았다.
아서는그모습에피식웃으며알겠다고대답했다.
*
산책을어느정도즐긴다음,점심시간이되어서아서와네네는식당을찾아들어갔다.
아서의먹고싶은것이있냐는질문에,네네는‘오빠가좋아하는거면전부좋아!’라고답했다.
그것을들은아서는잠시고민하다가,과거에맛이괜찮았던레스토랑으로네네를안내했다.
레스토랑에도착하자마자네네는입을열었다.
“여기가오빠가자주오는곳이야?”
그리고아서와눈을마주쳐왔다.
아서의말이진짜인지가짜인지판별하기위하여.
“자주온다라기보다이곳저곳들르다보니다시와도괜찮겠다싶은곳을왔습니다.제가고르고대접하는거니까처음가는곳이나이상한데를갈수는없으니까요.”
아서의말을들은네네는아서의배려심을느끼며,배시시웃었다.
이곳은학원도시‘성역’.
식당의주인은교수였고,일하는웨이터혹은요리사들은대부분학생들이었다.
유명한식당이나가격이비싼식당을갈지라도실수가종종나오는경우가있었으니,아서는몇번와도실수가없었던식당을찾아온것이었다.
이후에찾아보니까.
이레스토랑은교수가쉽고재미나게잘가르쳐서학생들이부담갖지않고요리하는곳이라고.
메뉴판을확인한아서는크림스파게티를시켰고,네네는알리오올리오를시켰다.
네네는원래토마토스파게티를먹고싶었으나,먹는도중입가에소스가묻으면추레해보일까봐메뉴를바꾸었다.
아서는그것을아는지모르는지,토마토바질피자를같이주문시켰다.
그것을본네네는눈빛이빛나기시작했다.
혹시아서가자신의마음을꿰뚫어본게아닌가하고.
아니면자신과취향이맞는천생연분이아닐까같은망상도하기시작했다.
그것을보고있던아서는단순히네네가여동생처럼귀여울뿐이었지만말이다.
하지만식사를하던도중.
아서가툭내뱉은말이네네의가슴에자그마한불씨를지폈으니.
“역시꽤맛있네요.다음에는피네씨도같이불러서오죠.”
“으,응···?아,응그래!!”
난데없는언니얘기.
아서는단순히자매였기에언급했을뿐이었는데,네네의마음속에는그문장이마음속에계속맴돌기시작했다.
설마언니와무슨일이있었던걸까.
만약나몰래어떤관계가싹트고있던것이아닐까?
같은불안함이계속생겨났으니.
거의없어졌던언니와자신을계속비교하는열등감과조그마한질투심이피어올랐다.
그래서는안되는것을알면서도.
***
에스테티카예술학교역근처.
“이붓얼마까지할인되나요?”
“하하,네네씨.여기는시장바닥이아닙니다.흥정은다른곳에서.”
“저번에하얀색가루를본것같은데···.그거설탕이죠?헤헤.”
“······얼마까지깎아드릴까요?”
아서는네네가흥정하는것을지켜보고있었다.
정상적인흥정은아닌것같아보였지만말이다.
네네는아서가‘이붓세트좋아보이네요.’라는말을하자마자곧바로판매대에들고가서,가격을왕창깎아주었다.
아무래도의회소속이다보니이것저것뒷이야기를많이알아서그런것일까.
아니면그녀의성격이사람꼬투리를잡기좋아해서이상한얘기를많이알고있었던것일까.
아서는별생각안하고네네가흥정해준가격으로붓을구입했다.그리고물감과캔버스를마저구입한이후,네네와함께화방을나섰다.
그때,아서가먼저입을열었다.
“지금이라도괜찮으시다면바로그려드려도되겠습니까?”
“지,지금?”
현재 시간은2시쯤.
아직마법진을연구할때까지시간이남아있었다.
“어차피마력을섞어서그리는것이기에1시간정도면그릴수있습니다.한번해보시겠습니까?”
네네는당황했다.
아까점심을먹을때입에뭐가묻은게아닐까.
담판을지을때옷이흐트러지거나하지않았을까.
스스로가장이쁘다고생각하게옷을입고왔는데촌스럽지는않을까?
하는생각이그녀의머리를지배하기시작했다.
결국네네는조심히아서에게다가와고개를올려서보더니입을열었다.
“오빠.솔직히지금내모습···어때?”
커다란눈망울이반짝이면서아서에게자신의상태에대해서물어보는네네.
아서는솔직한사람이기에진실을말해줄것이라생각했다.물론좋지않은소리도솔직히말하는것또한알고있었지만말이다.
“···거짓말하지않고진심을말씀드려도되겠습니까?”
아서는그녀에게얼굴을가져다대며악당처럼입가를슬쩍올렸다.
얼굴이점차가까워지자네네의심장이더욱두근거리기시작했다.
그에따라네네는눈을꼭감고조용히.
“응,오빠.”
라고답했다.
아서는그모습이귀여워옅게웃음소리를내며입을열었다.
“이뻐요.”
“······응?”
예상과는다른직관적인답변.
네네는아서의말에잠시당황한다음,잘못들은게아닌가생각하며서서히눈을떴다.
예상과는다른직관적인답변.
네네는아서의말에잠시당황한다음,잘못들은게아닌가생각하며서서히눈을떴다.
“하얀색티드레스를입고머리에붉은리본으로포인트를준것이,네네의귀여운얼굴이강조되어서좋다고생각해요.또오늘많이걸어다닐수도있는데도,검은색롱부츠를신고왔네요.걷는데힘이드는만큼그만큼더여성스러워서.”
“그,그만해!!그만!!그만····해주세요.”
아서의말에네네는점차얼굴이빨개지고뜨거워지기시작했다.
결국듣다가참지못해서두손으로얼굴을가린네네는,그자리에무릎을굽히고앉았다.
아서는그녀가다시일어날때까지웃으며머리를쓰다듬어주었다.괜찮다는듯이.
네네는얌전히아서의손길을느꼈다.
몇초.아니몇분간그의손길이따스해서일부러일어나지않았을정도로.
네네가원래대로돌아왔을때는웃으면서‘부활!’이라고활기차게외치면서일어났다.
*
둘은캔버스받침대를잠시빌린후에,근처배경이좋은곳을찾으려고돌아다녔다.
그리고적당한곳을찾았을때는,네네는의자에앉게하고아서는물감을섞기시작했다.
“오빠는그림을언제부터배웠어?”
가만히모델역을맡고있던네네가입을열었다.
그에아서는붓질을멈추지않고대답했다.
“5년전입니다.”
“어렸을때부터한건아니구나.”
네네는새로운것을알아간다는듯이고개를살짝끄덕였다.
“그렇습니다.제가그림을배우게된거는마법에도움이돼서였으니까요."
“마법?”
뜬금없이나오는마법이야기.
네네는고개를갸웃거렸고,아서는조용히말을이어가기시작했다.
“네,마법입니다.저에게는감정을표현하는것을중요하게여기는마법들이있습니다.그마법들을익히기위해선생님은자신의표현할수있는방법을하나찾으라고하셨죠,제가선택한것은그림이었습니다.”
그림을선택한이후는간단했다.
감정을다루는마법을익힐때는,마법진을계속그렸던시기이후여서붓이나지팡이로무엇인가그리는것이익숙했으니까말이다.
“음···.”
아침부터쉴새없이대화를나눈나머지,대화거리가떨어진네네는잠시침묵했다.
하지만아서의대답에질문할거리가생겼으니.
“아!그러면오빠의선생님은어떤방식으로감정을표현했어?”
그질문에아서는담담하게대답했다.
“섹스입니다.”
“응?”
네네는순간자신이잘못들은게아닌가,입을살짝벌렸다.아서는재차무기질적인목소리로답했다.
“섹스.”
“···역시내가잘못듣고있는거지?”
“남성의성기를여성의성기에.”
“그!그만해!!알겠으니까!!”
네네는얼굴을확붉히며손을마구흔들었다.
아서는붓질을멈추고인상을살짝찡그리며입을열었다.
“네네씨그렇게움직이시면안됩니다.”
“아,아!미,미안!!이아니라무슨표현방식이그래!!”
네네는아서가장난치는줄알고볼을부풀리며다시자리에앉았다.
하지만아서의말은진실이었으니.
쾌락주의자선생님.
그는금발에마약을즐겨했고해변을돌아다니면서여성을탐색하는것을좋아했다.자연으로태닝이될정도로말이다.
아서는그에게강간을하더라도강간이아니게되는마법은물론,감정으로마법을표현하는법등다양한것을배웠다.
‘아서군.잘들으세요.’
‘아서군의마음속에무슨감정이떠올랐을때,말로표현이되지않으면굳이말로표현하지않으셔도돼요.마음대로,네.아서군마음대로자유롭게표현하는법을배우세요.’
‘우효!! 초럭키! E컵발견!’
“...”
그에대한추억은그의성격과도같이엉망진창이었다.
쾌락주의자선생님은지금무엇을하고있을까.
잠시잡생각이난아서는고개를절레절레저어서털어버린후,다시그림을그리기시작했다.
*
“와··· 이,이게진짜나야?”
똑같이그려졌다기보다는자신의감정이더진실되고생동감있게느껴지는그림.
네네는두손으로캔버스를붙잡고들어올렸다.
“네,마력을써서그렸으니까요.반쯤은마법이라고생각하셔도됩니다.”
아서는그녀가기뻐하는것을보자보람을느꼈다.
네네는그그림이거울로본자신보다더자신에대해잘표현된느낌이었다.
훨씬더아름답고생기가느껴질정도로말이다.
“오···오빠.이거진짜나가져도···.”
“네,괜찮습니다.처음부터선물해드리려고그린거니까요.”
아서의말에네네는몸을부르르떤다음자그맣게입을열어대답했다.
“고,고마워”
그후,네네는오늘하루있었던웃음중가장진실된웃음을보여주었다.
아서는오늘하루동안그녀와같이보내서다행이라고생각하며파이프를입에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