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 32화 ­ 악당 영애는 패배하고 싶어 (8）

* * *

정보집단으로나에대해조사하는건신경쓰지않았다.그들은선을넘으면자신들이위험해질수있다는사실을잘알고있었으니까.

학원도시로온이후의과거행적을밝혀내는것또한별로신경쓰지도않았다.몸이변한이후의일들은이사장님께서전부관리하고있었으니까.

하지만.

누군가의미행으로계속시선을느껴야하는건굉장히불쾌한일이었으니.

나는곧바로그시선을보낸자를탐지마법으로찾아낸후에기절시켰다.

시간이지나그가깨어났을때는전기로몇번지졌는데,그는끝까지입을열지않았다.잘훈련되었다는것을증명하듯이말이다.

하지만나는오히려그모습을보고서야확신할수있었다.

이놈은오르시니가의영애가고용한것이분명하다고.

나는머릿속에서결론을내리자마자,곧바로오르시니가의영애가있는곳까지오토바이를밟았다.

하지말라고한일을저지른아이는벌을주어야마땅했으니까.

*

“후­.”

아서가내뱉은연기가개인실을가득채우기시작했다.그는망설임없이발을내디디며리체르카에게접근했다.

화났다는듯이평소보다올라가있는눈매.

파이프를들이마셔서그런것일까,눈동자는조금몽롱해보였다.하지만그곳에는누가봐도심상치않은기운이감돌고있었다.

그리고손은계속쥐락펴락하는아서.

스스로무슨일을저지를지모른다는것을암시해주는것같았다.

“멈춰라.”

점차다가오던아서앞을굳건히막아서는로렌스.

그는두주먹을꽉쥔채,이앞으로는절대로넘어갈수없다는듯이두다리를벌렸다.

아서는그것을보고피식웃으면서마법을준비했다.

처음선보일마법은감정을사용할생각이었다.지금가진감정,분노와짜증을연료로충분히현상을발현시킬수있을것같았으니까.

한동안그림으로감정을표현하는법을더갈고닦았는데,그것을시험해볼때가온것이다.

그렇게속으로마기아(μαγεα）를외우고있었을때.

“로렌스.”

리체르카가주문이끝나기전에먼저입을열었다.

상황을파악했다는듯이.

로렌스는그녀의말을듣자마자,몸을왼쪽으로돌리며한발자국몸을뒤로뺐다.

아서가리체르카에게다가갈수있게.

“하.”

곧바로꼬랑지를내리는상대를보자아서는어이가없었다.그리고분노가점차식어가는게느껴졌다.

저항하지않는상대를괴롭히는것은취향이아니었으니까.악인이아니라는전제하에말이다.

물론세세하게따지면그녀는꽤나심각한악인일것이다.그래도아직학생일뿐더러그녀의아버지에비하면온순한편이었으니.

“...”

그렇다고아무것도하지않고돌아갈수는없는노릇.마지막경고정도는해야겠지.

아서는로렌스를지나리체르카에바로앞으로걸어갔다.한발자국,한발자국을앞으로내디딜때마다아서의위압감이점차그녀에게전달되었다.

리체르카는아서에게서고위귀족이나,전장의영웅을봤을때와같은압박감을받았다.

그에의문을 가졌으나 긴장을풀수는없었으니.

그녀는고개를숙이지않고허리를폈다.

아서가서서히다가와그녀의앞에딱멈춰섰다.

“흠.”

리체르카에몸에서는달콤한레드와인의향기가났다.그리고새하얀드레스는붉은색으로얼룩졌으며,자신이다가갈때까지얌전히앉아있었다.

아서는허리를숙여서그녀에게눈높이를맞혀주며그녀를쳐다보았다.리체르카또한아서의눈을마주보았다.

“...”

“...”

아서는먼저입을열지않았다.

그저,그녀의실눈사이의동공을정확히꿰뚫듯이바라보았다.

그녀의눈에는공포나두려움따위는없었다.

떨림또한없었을뿐더러오히려자신의간파해보겠다는듯이마주보았다.

몇초간그렇게서로가서로를파악하기위해가만히있었으니.

로렌스는침을꿀꺽삼켰다.

아서가그간격에서갑작스럽게무슨행동을저지르면저지할수없었으니까.

그때.

서서히오른손을들어올리는아서.

“!!”

그것을본로렌스는곧바로달려들려했지만,리체르카는시선을아서에게때지않은채,오른손을들어서그를멈춰새웠다.

툭.툭.

“그래.이렇게얌전히있으면얼마나좋아.꼭직접와야지알아들어?”

아서는들어올린손바닥으로리체르카에볼을툭툭쳤다.그리고동물을귀여워하듯이손가락끝으로턱을살랑살랑긁었다.

리체르카는그의손을거부하지않았다.

그저실눈이었던눈을번쩍뜨고아서를쳐다보며입을열었다.

“···지금뭐하시는거죠?”

“기어오른암고양이훈육.”

아서의표정은언제화가났냐는듯이눈웃음짓고있었다.그리고몇번리체르카의머리를쓰다듬었을때.

조울증환자처럼웃고있던표정을서서히냉정한표정으로바꾸더니차가운목소리로입을열었다.

“오르시니후작가의명성이뒤에있다고모두가자신을건드릴수없을거라고생각하지마.”

“...”

“내가지금너의목을따서학원도시밖에던져놓을수 있듯이.”

아서는그말과함께짙게웃어준다음뒤돌아서앞으로걸어나갔다.

“세번째는없습니다,오르시니양.이사장님께서도학생에게3번의기회를준다하니,저도3번까지기회를드리는 겁니다.그럼즐거운학교생활하시길.”

아서는그렇게말을하며앞으로걸어가다가로렌스의앞에멈춰섰다.

“야,너그거아냐?”

친구에게친근하게말하듯이팔꿈치로로렌스를툭치며입을여는아서.

로렌스는이미친놈이대체무슨짓을하려는지몰라긴장을풀지않고입을열었다.

“······무엇을말하는거지.”

“너랑같이오르시니후작밑으로들어왔던그권총두개사용하던놈있잖아.”

“...”

아서가지금얘기를꺼낸사람은오르시니후작의호위중하나였던자였다.

그리고.

“그친구덕분에일이잘풀렸다고단죄자가전해달라더라,응.”

이미목숨을잃은로렌스의전우였으니.

“···뭐?”

“뇌에전기몇번지져주니까아주술술불더라고말이야.그냥씨발손톱몇개뽑았을때말하면얼마나좋아이러면서.응?야,뭐해···?혹시화났냐?”

아서의이야기가계속될수록로렌스의표정이썩어들어갔다.

그는이를빠드득빠드득갈며곧바로아서의머리통을주먹으로박살내고싶었으나.

“야,화풀어.주인님이가만히있는데어딜개새끼가먼저목줄풀려하면안되지."

아서의말대로자신의주인인리체르카가가만히있었는데,자신이먼저나설수는없는노릇이었다.

그를죽이라고명령을듣지않는한말이다.

아서는그것을아는듯이웃으면서구두앞꿈치로그의정강이를퍽걷어찼다.

그리고지긋이로렌스의신발을짓밟으며말을이었다.

"네얼굴에서주인수준이보인다야.”

그한마디에로렌스의이마에핏줄이돋았고,얼굴이빨개졌다.

아서는그것을지켜보며낄낄거리다가,로렌스의얼굴에연기를한번내뱉은다음문쪽으로걸어갔다.

쾅!!

그리고문짝을아예부숴버리고는한량처럼뒷짐지고밖으로걸어나가며상황은종료됐다.

*

“잘참았어요,로렌스.”

“아가씨.”

옷을갈아입은리체르카는로렌스를집무실로불러서말을꺼냈다.

“저는로렌스가그자에게질거라고생각해서싸우지않은게아니에요.”

“···알고있습니다.”

로렌스는리체르카에말에고개를끄덕였다.

그녀의말은틀린적이없었으니까.

리체르카는생각했다.

그는절망할때어떤표정을지을까하고.

단순히힘으로굴복시키는것은하수들이나하는짓이었다.

그가원하는것,혹은약점을쥐고흔들면서서서히목을조이며,알아서기게만드는것이가장기분이좋았으니.

그에대한최저한의정보수집은끝난지오래였다.

이제무대를만들시간이왔다.

“후,후훗.”

오늘그리건방져보였던그는,과연다음에만났을때는어떤모습을보여줄까.

바닥을기며자신의발을핥고제발봐달라고빌며애처로운눈빛으로고개를들까.

아니면마지막까지저항하다가붙잡힌후에여러고문을당하고,마음이부서져서이사장이도와주길기도하지않을까.

“후훗,후하하,아하하하하하.”

계획이실행될날이너무나도기다려져참을수가없었다.

***

“조교님이진짜그랬다고요···?”

“그렇습니다.”

혹시라도찌가흔들릴까봐계속그것만을바라보는아서.그리고교화부의기자지망생마야가대화를나누고있었다.

그일은있던날은이제며칠이지나서주말이되어있었다.

지금은교화부의학생들이랑같이근처의강가에서낚시를하고있었는데,마야가소문의진상을듣고싶어서찾아온것이었다.

그녀는아서에게이것저것캐묻기위해진득이옆에붙어있었다.

“으···별로좋은일이일어날것같지는않은데.”

그녀는그렇게말하며지금까지오르시니영애가저질렀던사건혹은관련되어있는사람들에대해주저리주저리떠들기시작했다.

하지만아서는별로관심이없었으니,적당히무시하며제발대어가낚이기를기다리고만있을뿐이었다.

“조교님은별로걱정안되세요?”

마야는자기가얘기해줬음에도아서가겁을먹기는커녕,바보같이찌만쳐다보고있으니먼저질문했다.

“걱정할게뭐가있겠습니까.그녀가오르시니가의영애여도,주변에대단한사람이아무리많더라도,결국학생일뿐인데.”

“조교님···.그렇게간단하게말할수있는사람이아니라고방금까지말했잖아요···.”

아서는들은체만체파이프에불을붙였다.

그리고곧바로연기를내뱉었다.

“후­.”

“으···담배냄새.”

마야는코를두손가락으로막았다.

“건강나빠지니까저리가세요.”

손을휘저으며다른대로가라고하는아서.

그녀는인간이아니었기에담배로건강이나빠지지않을수도있었지만,그것과는상관없이아서는그녀를쫓아내고싶을뿐이었다.

“얄미워진짜.”

마야는그의속뜻을알고곧바로자리에서일어났다.그리고아서에게서멀리떨어지면서그에대해짧게생각했다.

어느날갑자기드래곤인미츠키선생님과엠마교수님과같이사는이상한식객.

엠마교수님께질문했을때,그는평범한인간이라고했다.

또한뒷배가있어보이거나귀족이나재벌의자식처럼보이지도않았으니.이제부터어떠한일이일어나든그가알아서할일.

사고가일어나는것은상수였고,자신은그거가지고기삿거리로만들면그만이었다.

“후­.”

아서는마야가떠나가고오르시니가의영애에대해서짧게생각했다.

그날있었던그녀의태도,성격,그리고본질을.

뭐,그녀가어떠한일을벌이든별일없을것이다.

이곳은학원도시였으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