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35화 (35/154)

〈 35화 〉 34화 ­ 악당 영애는 패배하고 싶어 (10)

* * *

3층으로이루어진건물들사이.

그늘진곳에서까마귀들이쓰레기통을뒤지고있었다.

아서는이사장과의연락이닿자마자오늘있었던일들에대해서최대한간략하게전했다.혹시라도급한상황이었으면한시가바쁘게움직여야했으니까.

이사장은갑작스럽게걸려온전화임에도아서의말을허투루듣지않았다.

오히려그의말을하나하나를곱씹으며혹시라도그가놓친것이있나생각했다.

그렇게아서의이야기가끝나고심상치않은기류가흘렀을때.

이사장이먼저입을열었다.

“하지만아서군.탄네르자매는지금저희와함께있답니다.”

“···그렇습니까?”

“네,방금까지같이식사도했는걸요.휴대폰을꺼놓은이유는,제가조금중요히할얘기가있어서종료시키고제출하라했거든요.”

이사장이차분하게말을전달할때마다,아서는조금씩진정되어갔다.

가장위험하다고생각했던탄네르자매가이사장님과같이있다는것은행운이었으니,그녀들의안전은걱정하지않아도될터였다.

“흠.”

그에자신의생각을돌이켜보며지레짐작이한것이아닐까한번고민했다.

그리고 이사장이다시말을이었다.

“그래도아서군의추측이잘못된것같지는않아요.오르시니양이가서군에게몇차례관심을가지고접촉한것은이미알고있었으니까요.무엇보다그녀는오늘의회모임에나오지않았답니다.”

이사장은말을하면서도계속생각하는듯,책상을손가락으로툭툭건드렸다.그리고그소리는휴대폰을통해들려왔다.

아서는마음은진정시켰지만긴장까지풀지는않았다.탄네르자매가안전하더라도,아직자신의주변사람들의소식은일절몰랐으니.

“제가한번조사해보도록하죠.아서군도아서군나름대로조사를진행해주시겠어요?방금 말씀하신 견해대로그들이전부학원도시밖으로나갔으면많이곤란해지거든요.”

이사장님이현재힘을사용할수있는것은딱학원도시내에서만이었다.

또한힘을사용하는순간,그가유지하고있는성역의결계가흐트러졌으니.그는가급적이면학원도시밖으로나가지도,힘을사용하지도않았다.

이사장은아서에게그말을한직후곧바로엘레나를불러서이것저것명령하는듯했다.

그리고아서가휴대폰을닫기전, 탄네르자매를부탁한다고말을전하려할때이사장이먼저입을열었다.

“아,그리고쌍둥이라면걱정하지말아주세요.의회학생인것과더불어친구가아끼는학생들인만큼제가책임지고보호해드릴테니까요.”

독심술에가까운대답.

이사장의얼굴을직접볼수있었다면,아마생긋생긋웃고있지않았을까.

“그래주시면감사하겠습니다.”

아서는진심을담아서답을한다음휴대폰을닫았다.

이사장이그외에더부탁할일은없냐고물어보았지만,어차피지금할일은단하나였으니.

이일을주동자같은오르시니가의영애를벌하러가는일이었다.

봐줄생각은전혀없었다.

툭툭.

아서는가볍게손을털은다음,리체르카에게추억하나를늘려주기위해엑셀을밟았다.

***

학원도시중심가를벗어난외곽지역에서오토바이한대가신호를무시하고내달리고있었다.

오토바이의주인,아서는곧장이사장님께서알려주신저택으로엑셀을밟았다.

만약자신이올것임을예상하고방비를끝맞추었다고해도상관없었으니,망설이지도않았다.

그렇게십분정도후면도착할수있었을때.

타다당!타다당!

갑자기들리는총소리.

아서는이런상황을예측한듯이곧바로오토바이에그려놓은마법진을작동시켰다.

티티티팅!!

불의의기습.

이도로를이용하는것을확신하고있었던것인가.

운전으로미쳐피해내지못한총알들이마법진에의해구현된보호막과계속부딪히며시끄러운소리를냈다.

소리가들리는방향은한쪽만이아니었다.

사방에서미친듯이보호막을두들긴다.

끼이익!

아서는순간적으로브레이크를잡고드리프트하여도로를벗어났다.

이대로가다가는보호막을생성하고있던마법진의효력이다할것이었으니까.

주변에건물이드문드문있었으나,무슨함정을파놓고있을지모르는노릇.아서는결국핸들을돌려숲속으로오토바이를몰았다.

덜컹거리며계속위아래로흔들리는진동을느끼며,애써균형을잡고나무사이로들어갔다.

저번에던전에서운전했던사륜오토바이와는달리,이륜오토바이로는숲속을질주할수는없었으니.

아서는얼마가지않아시동을끈다음주변나무근처로몸을숨겼다.

*

“···시동을끄고곧바로모습을숨겼군.”

학생과조교무리를이끌고있는사내,토드는자신의턱수염을쓰다듬었다.

그는A급헌터출신,학생들에게대검을다루는방법을가르치는교수였다.

거대한몬스터를중점적으로사냥했던토드는,사람을죽이는일과는거리가먼사람이었다.

무기도큼지막했고뒷세계와는거리를두고살아갔으니까.

하지만.

‘교수님,따님께서꽤나빚을많이지셨더군요.제가갚아드릴테니거래하나하지않으실래요?’

‘...’

귀신같이집안의사정을알고거래를요청해온오르시니가의영애.

그녀의반쯤협박같은약속때문에어쩔수없이이곳에올수밖에없었다.

딸이빚을진금액은만만치않았을뿐더러,자신이나딸이나명예가있어야유지할수있는직업을가지고있었으니까.

그런데그거래로요청하는일이겨우조교하나잡는일이었다니.겨우임시조교인어린애에게자신이나서기는커녕이정도의인원이필요했을까?

토드교수는뒷머리를벅벅긁으며생각을이었다.

아니.

그것보다마음이영내키지않았다.

그임시조교가범죄자도아닌,그냥선량한일반인일수도있었으니까.

“교수님,이러다가놓칠수도있지않습니까?후딱후딱달려가서죽여버리죠?”

이런쓰레기들과는다르게말이다.

토드는콧바람을흥내뿜고는입을열었다.

“신중해라.오르시니양이이만한인원을투입한이유가있을터이니.”

토드는자신이말을내뱉으면서도의문을가졌다.

···과연표적은위험한자가맞을까.

검은양복을입고오토바이를몰던사내.

헬멧도제대로착용하고있고비실비실해서 나쁜놈 같아보이지는않았다.

오히려지금자신하고같이움직이고있는놈들이,불량한학생소리를듣거나뒤에서얘기가나오는조교들이었으니.여기있는놈들의악행을다합치면A급범죄자가저지른악행과비등비등하지않을까.

“쯧.”

이미일로서받아들인이상어쩔수없는노릇.토드는자신의감을살려주변을순찰하며앞으로발걸음을내디뎠다.

그들의등뒤에서는붉은석양이비치고있었으니,목표대상은나무그늘에기척을숨기고있을것이었다.

그렇게몇분이지나서.

토드는한걸음한걸음을앞으로나아갈때마다,생각이점차바뀌어갔다.

지금까지자신의감이나마법사의마법에감지되지않고있었으니···실력은진짜배기인듯했다.

하지만결국다시오토바이를타고도망치기위해서우리들을쓰러트려야하는했으니기회를엿보고있을터였다.

그때.

나무뒤에서연기가흘러나왔다.

후­하는소리와함께.

세분대로나누어져접근하는무리는모두토드에게눈길을주었다.바로쏴버릴수있게명령을내려달라는듯이.

그에토드는의심했다.

기척까지다숨기고있었으면서굳이입으로소리를내고연기를내뱉는것을보여줄필요가있을까.

그리고저연기의양과방금소리로보았을때,분명담배를···.

“아.”

그순간토드는깨달았다.

연기의색깔이푸른색이라는것을.

“모두도망쳐라!!”

다급하게 외쳐보았지만, 이미 나무옆에서피어오르던푸른연기가갑자기자아를가진것처럼마법진을형성했으니.

아서가준비한이야기가만들어져갔다.

붉은피와불길로 뒤덮인 전장.생명을양분삼아불길은점차커져갔으니.미쳐버린병사의눈에는.새빨간피안화가피어오르는것처럼 보였으리라.

이야기『붉은피안화』가완성되었다.

그리고이야기가완성됨에따라갑자기그들의몸에불이붙었다.

“으,뭐,뭐야,뭐,으아아아아악!!”

갑자기자신에게붙은불을끄려고미친듯이구르는학생.

“크아아악!!불!!씨발불이야!!살려줘!!”

미친듯이몸을비틀고있는조교.

“물!!씨발!!마법사물마법써이개새끼야!!”

울부짖으면서눈물콧물질질빼고있는학생들까지.

순식간에혼비백산이된조교와학생들.

그들의몸은그들뒤에있던석양보다붉게타올랐다.

“후.”

마법이발현됨에따라아서도연기를뱉으며나무뒤에서나왔다.

감정탐지마법을사용하여가장정확한타이밍에마법을사용했는데. 예상대로라면한명을 제외하고 전부 타오를 것이었다.

처절한비명소리.

어떻게든불을끄려고난동피우는학생들.

아서는살짝웃음이나올뻔했다.

이마법으로만들어지는불꽃은실제불과는많이달랐으니까.

그 불길은 일반적인연소과정과는 달리, 마법을 사용한 불길이었다.

연료는 옷이나 풀이 아니라 그들의생명력이었고 말이다.

보이는것은 실제 불과다를바없었지만, 내용은 전혀 달랐으니.

미친듯이땅이나나무에몸을부딪히고,물을마법으로생성하여끼얹어도사라지지않는다.

물론겉만그럴싸하지이야기의수준은낮았다.

조금만원리를알아도파훼할수있을정도로.

하지만.

몸이타들어가는공포를이겨내고침착하게대처할수있는능력을그들이가지고있을까?

애초에그들대부분은모두자신을죽일생각이었으니.얌전히돌려보낼생각은없었다.

아서는서서히그들에게다가갔다.

그리고잘타들어가지않는사람들에게일일이주먹을꽃아넣었다.

목과턱.

심장이나뇌에한번한번주먹을박아넣는아서.

대못을박을때처럼,한번팔을뻗을때마다쿵쿵소리가났다.

세분대,15명쯤되는학생들과조교들은순식간에저항도하지못하고쓰러졌다.

마법사였던한명은억지로정신을부여잡고마법을파훼할 것같았으나,아서가곧바로다가가주먹으로기절시켰다.

그들은분명, 이 일이끝나고나면 후유증이심각하게올것이다.한동안불만보면오줌을지려버릴정도로.

그렇게모든학생들을쓰러트렸을때.

단두명.

아서하고교수는서로를마주보았다.

“처음에저를죽일생각이없었던선량한사람이마지막까지남다니···.다행이네요.”

아서는교수를쳐다보며말을걸었다.

“자네···그마법,정상이아니군.사람이타들어가는데냄새가나지않다니. 마법이름은 무엇인가?”

아서는그의질문에주변을슥둘러보더니짙게웃으며대답했다.

“쓰레기소각입니다.”

아서의대답에토드교수는자신의턱수염을쓰다듬으며입을열었다.

“쓰레기소각···.형식은고전마법같으면서도이름은현대적이군.”

교수의대답에아서는피식웃었다.

방금과같은괴이한 현상을봐놓고서도 감상평을늘어놓는꼴이란.

지나치게침착하지않은가.

꽤나노련하고강한것이 피부로 전해져왔다.

“마법에고전마법,현대마법이런게어디있겠습니까.그냥다같은마법이지.”

아서는가볍게대답했지만, 실제로현실에서아서의의견을그대로받아들이는마법사는적을것이다.

현대의마법은정확한이론과원리로마법을구현했으니까말이다.아서같이이야기를마법으로표현하는마법사는현대사회에서극히드물었다.

“흠,마법사들중에수많은괴짜를보았지만,자네는그중에서도더별난것같군.”

토드교수는그말과함께자신의등뒤에서거대한대검을스르릉뽑아들었다.

무작정달려들지않는것은, 아직대화가통할수도있는상대같아보여서그런것일까.

그는끊겼던말을다시이었다.

“얌전히붙잡혀줄수있겠나?나는자네와는별로싸우고싶은기분이들지않네.”

그는인자한목소리로말하면서아서의감성을자극했다.하지만실제로는이해타산적인생각을하고있었다.

아서와맞부딪히면서장비가손상될경우에들어가는돈과같이말이다.

아서는코웃음치고대답했다.

“오히려제쪽에서말씀드리고싶네요.얌전히도망치시면아무일도없던일로해드리겠다고.”

“오만하구나···.하지만미안하네.나도오르시니양하고한약속이있어서그럴수는없네.”

의리를다해야하는기사와같이말하는토드.

아서는그가별로깨끗한사람이아니라는것은진작에눈치챘다.

그에어깨를으쓱이며말했다.

“그녀는오늘몰락할예정입니다.”

“하!내가최근에들은말중가장재미없는농담이군.”

토드교수는눈을치켜뜨며말을이었다.

“만에하나자네가정녕오늘그녀를죽인다고하더라도,그녀는오르시니가의영애일세.그녀의아버지,오르시니후작이버티고있는이상성역에서몰락하는일은없네.”

아서는그말을듣고대화를더할필요를느끼지못하여,자켓을주변에던지고넥타이를풀었다.

“그럼교섭결렬이네요.”

그리고발을앞으로내디디며땅을박찼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