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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40화 (40/154)

〈 40화 〉 39화 ­ 악당 영애는 패배하고 싶어 (15)

* * *

첫일격으로확신했다.

저남자가단죄자님이아니라는사실을.

세상에는수많은마법과마법도구가있었고,모습을바꾸는일따위찾아보면꽤나많은종류가있을것이다.

경매장에그림을등록한자였기에,그리고술집에서있었던한마디에,단죄자님본인일수도있다는가능성을조금이나마가지고있었는데.

저렇게나약해서야.

“후훗.”

보아라.

저꼴사나운모습을.

로렌스의발끝도따라오지못하는힘.

무게감이라고는전혀느껴지지않는격투술.

대체무슨자신감으로로렌스와일대일대결을신청한걸까.만약에여기서이긴다고하더라도나는학생재판을당하는정도로끝날터인데.

웃기지도않는남자.

리체르카는아서를보고조소했다.

*

아서는첫일격에새겨넣었다.

언제라도오르시니가의영애를노릴수있다는사실을.

로렌스는이제주인의곁에서떨어져나와서먼저공격하지않을것이었다.틈이생기면자신의주인이위험해질수도있었으니까.

그는오르시니후작이직접고용한자였다.

만만히볼상대는절대아니었다.

손을뻗을때보였던다양한습관들이그가살인전문가라는사실을알려주었다.

쉽지않을것같은싸움이다.

아서는호흡을가다듬으면서계속생각했다.상대에걸맞은,승리를위한작전을짜기위해서.

그에로렌스는다시한번와보라는듯이어깨를쭉펴고거만하게팔짱을꼈다.위에서아서를내려다보는것이,마치자신과네놈의수준차이는이정도라고말하는것같았다.

첫격돌에서얻은자신감일까.

덩치와맞물려져어마무시한기세를뿜어냈다.

물론아서는겁먹지않았다.어깨를으쓱이며싸움은그렇게간단하게결정되는게아니라는것을표현한다.

터벅터벅.

아서는로렌스에게천천히다가갔다.발걸음에서자신또한질것같지않다는듯한패기가소리가났다.

어느덧서로몇걸음남지않은거리에도착했을때.둘은서로의눈을마주보았다.

“...”

“...”

무엇인가터지기직전의고요한침묵.

짧은대치.

그것이오래가지는않았다.

순식간에아서가발을박차며앞으로뛰어들었으니까.

로렌스는곧바로무게중심을땅에박아넣었다.어떠한공격을하든지자리를지키기위해서말이다.

하지만아서의공격은그가예상치못한것이었으니.로렌스의바로앞에서땅을쌔게짓밟고날아오르는아서.오른쪽무릎으로로렌스의턱을박살내려는듯이쳐올렸다.

플라잉니킥.

로렌스는당황하지않았다.예상하지는못했어도반응할수있었으니까.

그는자신의턱으로달려드는무릎을재빠르게두손으로막았다.하지만아서의온체중이실린만큼몸을주춤거리며한걸음을뒤로뺄수밖에없었다.

피할수있었지만피하지는않았다.

뒤에는자신의주인이있었으니.

아서는그틈을놓치지않았다.땅에발이닿자마자곧바로왼손으로리버블로우(간장치기)를꽃아넣었다.

쿵하는소리와함께제대로들어간주먹.

“흡.”

로렌스숨과함께고통을참았다.그주먹은일부러허용한것이었으니까.

그는아서가주먹을회수하기전에,거대한몸을움직여거센바람을일으키며주먹을뻗었다.

아서는그것을상체를숙여피해냈다.하지만로렌스가연계하듯날린두번째주먹은피할수없었으니.결국두팔을교차해아슬아슬한타이밍에주먹을막아냈다.

그러나주먹에실린위력을버티지못한아서.뒤쪽으로부웅하고몸이날아갔다.

땅에맞부딪히기직전.다행히큰타격은아니었는지낙법을취해위력을줄였지만,일어서며아까의충격에팔이얼얼한듯팔을툭툭털어냈다.

“...”

그리고고개를들어올려로렌스를노려보았다.

로렌스또한아서에게눈을떼지않았다.그가또다시예상치못한공격을해올수도있었으니까.

아서는그기대를배신하지않고,다시망설임도없이달려들었다.

그후,몇분채되지않는시간속.

수십번의공방이이루어졌다.

아서는계속달려들어변화무쌍한주먹과발놀림사용했다.로렌스는대조적으로묵묵하게최대한움직이지않으며,한번한번에온힘을실어주먹을날렸다.

보기에는비등비등해 했다.

하지만안타깝게도시간이흐를수록유리해지는것은로렌스쪽이었다.

한달동안열심히단련한것같지고는로렌스의체격을따라잡을수는없었기때문이다.

마력은얼마차이나지않았고,경험과센스로겨우겨우상황을유지하고있었지만,체력과축적되는대미지의차이는계속벌어졌다.

그러나아서가생각없이이러한행위를하는것은아니었으니.

“후우···후우···.”

“흠.”

멀리서잠시숨을고르고있던아서를보고로렌스는짧은콧숨을내쉬었다.

분명지금앞으로가서주먹을날리면아서를완전히박살낼수있을터인데그러지를못했으니.답답한마음에노려보기만했다.

게다가아서가약올리듯이급소만을계속치고빠져서더더욱얄밉기까지했다.

처음에는무감정적이었던주먹도,이제살의가담겨있었다.

아서는지금까지이것을노리고있었다.

상대가자신을죽이고싶어서안달나는이순간을.

아서는주문을읊었다.

그마법은상대의감정을공감하는마법이었으니.

“마기아시네스티마톤,쉼파테이아.”

(μαγεασυναισθηματικ,συμπθεια)

저번미츠키에게사용했었던그마법이었다.그때는그녀의진심을정확히받아들이기위해서사용했지만말이다.

그러나,아서는그때와는다른용도로도그마법을사용할생각이었다.

“···크,크흑.”

아서는숨이가빠진듯자신의심장을부여잡았다.

그리고참을수없다는듯이신음을흘렸다.

머릿속에피가확몰리고,눈은점차충혈되어갔다.

타오르는원한.

저번에친구의이야기를해주어서일까.아서의머리를박살내고몸을반쪽으로찢어버리고싶다는그감정이들어왔다.

오히려좋았다.

전투중에쓰일감정표현마법으로는분노만큼무난하면서쓰기쉬운게없었으니까.

그렇게슬슬머릿끝까지분노가가득찼을때.

아서는두번째주문을읊었다.

“마기아시네스티마톤,엑프러시.”

(μαγεασυναισθημτων,κφραση)

주문이끝나는순간.

그의몸에서마력에분노가섞여서점차흘러나오더니,그의몸을휘감았다.

어느새몸전체가달아올라새하얗던곳마저울그락불그락해졌고,가볍게쥐고있던주먹은온힘을다해꽉쥐고있었다.무엇이든지부숴버리겠다는듯이.

이것이,로렌스가가진감정을아서가표현한것이었으니.

아서는인상을팍찡그리고한걸음한걸음지진이날듯이앞으로발을내려찍듯이걸어갔다.

쿵.쿵.쿵.쿵.

저택전체에울리는발구름소리.

지금까지아서를얕보고있던로렌스는온몸에힘을가득넣고바짝긴장했다.

아서가이상한말을중얼거린다음부터심상치않은기운을내뿜었으니까.

발구름소리와함께로렌스의심장도크게뛰기시작했다.점차가까워지니본능적으로위험하다는직감이들어왔다.

지금까지는아가씨를지키기위해곁에딱붙어있었으나,지금은오히려자신과같이있는것이더위험하다고느꼈다.

그생각이든로렌스는아가씨에게떨어져아서에게곧바로달려들었다.그리고아서앞에도착하자마자주먹을뻗었다.

쾅!!!!

서로온힘을다해마력을담은만큼,격돌하는순간커다란폭발음이들렸다.

쨍그랑!!

그리고거친파동에의해테이블위의유리잔이바닥에떨어지면서깨져나갔고,벽에매달려있던액자는땅에떨어져부딪혔다.

“흡!”

어느새인가로렌스의주먹을꽉잡고있는아서.

놓아주지않겠다는듯이그악력에로렌스는온힘을다해몸부림쳤지만흔들리지도않았다.

손이빠져나올수있을수있던때는아서의주먹에갈비뼈가박살났을때였다.

콰직하고뼈가부서지는소리.

그는낙법도취하지못하고바닥에내동댕이쳐졌다.

로렌스는곧바로팔다리에힘을넣어서움직이려했으나,방금충격에의해힘이제대로들어가지않는듯몸을떨었다.

“···쿨럭.”

피를토하면서두손을짚었을때,겨우겨우몸을일으킬수있었다.하지만아서는그것을마냥지켜봐줄생각이없었으니.곧바로달려들어서로렌스의배를걷어찼다.

또다시시원하게날아가는로렌스.

멀리서그것을담담히지켜보고있던리체르카는별로놀라지않았다.

로렌스의실력은저게끝이아니었으니까.

“원래모습으로돌아가는것을허가합니다.”

일방적으로 맞고있던로렌스에게들릴락말락한목소리로리체르카가입을열었다.

“···감사합니다.아가씨.”

다행히로렌스는그것을귀에담으며명령을실행했다.

상황이급하여그녀의얼굴을쳐다보지는못했지만,감사는싸움이끝나고하면될일이었으니.

로렌스의몸이조금씩변하기시작했다.

꽉다물고있던입은점차길어지더니,입이라기보다는주둥이에가까운형상으로바뀌어갔다.

멀쩡했던가슴과신체또한갑자기부풀어오르며,안그래도거대했던로렌스가더거대해져삼미터에달하는크기로커져갔다.

순식간에짐승과도같이은빛의털이숭숭자랐고,귀도위로올라가면서더이상인간이라기부르지도못하는상태가되었으니.

그것은늑대인간.

웨어울프라고불리는종족이었다.

지금까지의로렌스는그것을숨기고인간의모습으로행동했던것이었다.

“···크르륵.”

입에서는이제사람의말이아닌짐승의울음소리가나왔다.눈은점점샐쭉해지더니방금까지분노에가득찼던모습은이제없고,전투가즐겁다는듯이마냥입가를올렸다.

아서는그것을신경쓰지않고달려들었다.로렌스또한감정을주체할수없다는것처럼아서에게덮쳐들었다.

그때부터였다.

리체르카의눈에그들이보이지않은것은.섬광과같이움직이며그들은이제인간의범주를벗어난싸움을하기시작했다.

그들이몇합을겨뤘는지소리와파장으로알수밖에없었다.

로렌스와아서가서로부딪힐때마다바닥에는금이갔고벽은부서졌다.이것은괴물들,정확히는살인귀들의싸움이었다.

“후훗.”

물론리체르카는걱정하지않았다.

지금까지자신의눈앞에서로렌스가지는경우는본적이없었으니까.

쾅!!

그생각과동시에아서가벽에처박혔다.

그의몸이움푹들어가는순간,입으로피를토한다음미끄러지듯이땅에주저앉았다.

거봐라.

승부는뻔하지않은가.

리체르카는이제더볼필요도없다는듯이눈을살짝감았다.

하지만그때.

“···얼어···붙어라.”

웅얼거리는아서의목소리.그것이리체르카의귀에크게들어왔다.

그리고.

쩌적...쩌저적...!!!!

순식간에로렌스가하얀냉기에휩싸여서얼어붙었다.리체르카는그것을보고두눈을동그랗게떴다.

싸우기전부터준비했던급속동결마법.

이야기『하얀사신』.

주변을전부얼어붙게만드는이이야기를아서는내용을재구성해서사용하였다.모든빙결의힘이한곳에집중될수있도록.

리체르카의입에서는새하얀한숨이나왔다.

주변의대기가한순간에팽창하여뿌옇고하얀연기가흘렀다.

이한순간을위해수많은심리를깔아둔아서.

가장크게작용한것은세가지였다.

첫째.

연청초의연기를들이마시고내뱉을때마다억제하고있는마력을조금씩풀어주는습관.그것이연청초를피울때마다,단순히마력을회복하고있는상태로보였을테니까.

둘째.

근접격투술만을사용한것.현대마법사들은대부분원리와이론으로마법을사용했다.자신의몸에마법을걸고격투술을사용하는케이스도없는것은아니었지만,아서와같은수준으로싸우는마법사는얼마없었으니.스스로를격투가로보이게하며마법으로빈틈을노렸다.

셋째.

이것이가장중요했다.웨어울프의모습까지끌어낸것말이다.

아서는진작에로렌스를보고그가웨어울프라는사실을알았다.

거의본능적으로움직이는웨어울프는아서의마법진을보고피하지못했다.아서는마법진을그릴때만큼은살의나분노같은감정을담지않았으니까.

인간인상태였으면,마법진을보자마자피했을 터인데.

비틀비틀몸을일으키는아서.

그는희미한미소를지은채얼어붙은로렌스에게다가가며입을열었다.

“···난마법사야병신아.”

동시에 아서는다리를굽혔다.

몇초만더있으면로렌스는동결상태에서벗어날수있겠지만,아서는그시간을기다려주지않았다.

곧바로다리를번개같이일자로쳐올려로렌스의턱을걷어찼다.

축뢰(?雪)

로렌스의턱이그순간빠각하고박살났다.

그리고몸이공중으로붕떠올랐다.

아서는서서히눈을감았다.

몸상태가좋은편이아니었지만.

한달전,흡혈귀에게사용했을때와비교하면꽤나준수했으니.다음기술을사용해도몸이부수어지지않을것이라확신했다.

마음을다잡은아서는주먹을뻗었다.

파천(??)

건물의지붕을끝까지뚫어버리고.

하늘을찢어발길듯이.

*

“후···.”

아서는여유롭게연기를내뱉었다.

이번에도기술의위력은원하는만큼나오지않았지만,몸이망가지지않았다는사실에만족했으니.

자신에게주는포상인것처럼파이프를입에문다.

저택의천장은이미하늘이보일정도로뚫려있는상태였다.하늘에는별들이보이고,달빛은리체르카와아서를비춰주었다.

로렌스도허공에서얼마간부유한다음에바닥에쿵하고떨어졌다.웨어울프라면달빛을받으면서훨씬강해질수있었지만,이미기절해버린상태라면의미없는일이었다.

탕!

짧게울리는총소리.

아서는어깨를살짝움직여총알을피했다.그리고고개를돌려소리의발신지를보았다.

“...”

그곳에서는리체르카가두눈을뜬상태로아서에게총을겨누고있었다.

아서는어깨를으쓱이면서물었다.

“더하시려고요?”

리체르카는미소지으며입을열었다.

“당신의몸상태는말이아닐텐데요?”

“그렇긴하죠.”

리체르카의말에아서는수긍했다.

확실히지금자신의팔은너덜너덜하고,다리는계속떨렸으니까.

“그런데뭐,겁먹은여자애정도는간단히제압할수있습니다.”

아서는그렇게말하며연기를내뱉고리체르카에게다가갔다.그에리체르카는권총을연달아서발포했지만.

팅!팅!팅!팅!

아서의앞에생긴보호막에총알이가로막혔다.

아서는이럴줄알고마법을이미준비한상태였다.

내뱉은담배연기로만든베리어는,연청초에의해만들어진베리어에비하면극도로물렁했지만,권총정도는충분히막을수있었다.

리체르카는아서가베리어를사용한후에틈이있다고생각하여세검을들고달려들었다.

하지만.

퍽!!

“···크흑.”

리체르카의세검을스치듯피하며배에정확히주먹을꽃아넣는아서.그녀는손에서세검을놓친채배를잡고고꾸라졌다.

대련을수없이했다고는하지만,그녀는누군가에게진심으로맞은적이없었다.항상이기는싸움만해왔을뿐더러,그녀의신체를건드릴용기있는자따위한명도없었으니까.

거의처음느껴보는강렬한고통에리체르카는부들부들떨었다.아서는그런그녀를보고그저가만히내려다보았다.

더걷어차거나짓밟지는않았다.

그저멍하니,파이프를입에물고연기를내뱉는다.

그러자고통이어느정도가신리체르카가숨을가다듬으며입을열었다.

“···어차피이제당신이할수있는거라고는이사장에게저를넘기는것밖에없겠죠.”

“...”

“수갑을채우지는말아주세요···.알아서같이 가드릴테니.”

아서의생각대로순순히움직여주겠다는듯이말하는리체르카.하지만아서의생각은그것과는전혀달랐으니.

아서는고개를살짝돌리며입을열었다.

“무슨소리를하는겁니까?체벌은지금부터인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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