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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41화 (41/154)

〈 41화 〉 40화 ­ 악당 영애는 패배하고 싶어 (16)

* * *

“아서,이것으로충분한가.”

로한은아서를쳐다보며입을열었다.

“음,충분한것같네.고맙다야.”

아서는주변을둘러본다음로한을툭치며대답했다.그에로한은만족한듯콧김을뿜었다.

고풍스러운소파.그곳에는리체르카가기절한채몸을웅크리고있었다.손발은밧줄로꽁꽁묶여있었는데,그밧줄에는로한의힘이담겨있었으니.쉽게풀수없을터였다.

“흐읏.”

리체르카는기절하기전몸에들어왔던고통이꽤나충격적이었는지,의식이없는상태에서도계속신음을흘리고있었다.

그앞에는로렌스가바닥에묶인채엎어져있었다.웨어울프였던겉모습은어느새인간으로돌아와있었다.그는아서에의해턱이부서져있었는데대충포션좀부어주니어느새회복되어있었다.

아서는로한과함께저택에있던멀쩡한방하나를멋대로개조했다.저택에있던감시카메라를한곳에끌어모아설치하기도하고,가구를가져오기도했으니.

이곳은이른바세트장이었다.

배우는아서를포함해서3명이었고.

곧눈물나는연극이하나완성될터였다.

“이제그만가봐도돼.가서탄네르자매에게일은무사히끝났다고전해줘.”

“흠,알겠다.”

로한은아서의말에고개를살짝끄덕이더니,등뒤로거대한날개를꺼내펼쳤다.

“아서.”

“왜?”

곧바로날아갈것같았던로한은갑자기뒤로돌아아서를불렀다.아서는자신을부르는목소리에재를탁탁털며대답했다.

“···약속 잊지는않았겠지?”

살짝뜸을들인다음입을여는로한.

혹시나아서가뜻을제대로이해하지못하고오해할수도있어서말을조심히하는것일까.

아서는피식웃으며대답했다.

“내가약속안지키는거봤냐?”

아서의말을들은로한은입가를크게올리며힘차게날아올랐다.그리고창문을넘어순식간에사라졌다.

아서는그모습을보고웃음을지은다음파이프를품에넣었다.그리고로한이나가면서열린창문을닫으며생각했다.

오르시니가의영애가자신에게,그리고자신의주변사람들에게준피해에대해서.

몇분전에미츠키씨와다시통화해본결과,인질이었던사람들은모두잠에빠진것처럼기절해있었다고한다.다행히몸에는상처하나없었다고.

하지만그들을학원도시밖으로나오게하는과정에서무슨행동을저질렀을까.아마도썩유쾌한내용은아닐터였다.

아서는근처의의자에앉아서테이블위에손가락을두들기며생각을계속했다.

무엇보다이대로내버려두었다가는다시자신과주변사람들에게해코지할수있는노릇이었으니.

강하게.

다시는자신에게접근할수없도록충격적인기억을새겨넣는게가장확실했다.

리체르카가아서에대해조사했듯이아서또한그녀에대해조사한게있었으니,그것을바탕으로체벌과정을대충계획한아서는그들을깨우기위해슬슬움직였다.

***

“크윽.”

서서히눈을뜨는로렌스.그는정신을되찾으면서생각했다.아직죽지않은건가하고.

“오.정신이드셨습니까?”

로렌스의귀에살짝경박하다싶은사내의목소리가들렸다.그는곧바로고개를들고위를쳐다보았다.

그러자난잡한금발머리를한사내,아서가로렌스의눈에들어왔다.

“흡!!”

로렌스는온힘을다해밧줄을풀어버리려고했다.하지만애석하게도묶고있는밧줄에는로한의능력이 담겨있었으니,그는애벌레처럼바둥바둥거릴수밖에없었다.

결국밧줄이끊어질기색도보이지않자,그는상황을파악하기위해눈알을이곳저곳으로돌렸다.그리고그의눈에리체르카의모습이들어왔는데.

“읍···.”

그녀가자신과같이온몸이꽁꽁묶여있는모습이보였다.밧줄은살짝헐거워보이기는했지만,입에는재갈이물려있었고눈은안대로가려져있었다.

“아가씨!!!!”

로렌스는리체르카를향해소리쳤다.

거의비명에가까운목소리로.자신의딸과같은,자신이지켜야하는아가씨가위기에처해있었으니까.

“읍.”

리체르카도로렌스의목소리를듣고서는몸을움직이려했다.정신을차린지는꽤나오래되었지만,아서가지금까지아무말도하지않고가만히있었으니,답답하기그지없었을것이었다.

“흐읍!”

하지만로렌스의목소리가들려와도상황은해결되지않았고,발버둥칠수록그녀의몸은푹신한소파에더파묻힐뿐이었다.

결국보다못한로렌스가또다시아서를향해소리질렀다.

“너···이···개새끼가!!!!”

이를갈면서죽일듯이아서를노려보며말이다.아서는그시선을즐기며웃음을터트렸다.그러고는로렌스에게다가가그의배를힘껏걷어찼다.

퍼억!!

“커헉!!”

“시끄럽지않습니까.아직아무것도안했는데이렇게과민반응해서야.”

순식간에정색하는아서.

하지만로렌스도지지않고계속입을열었다.

“닥쳐라!이씨발크학!!”

“조용히좀하세요.귀청떨어지겠습니다.”

로렌스는아서의발길질에아랑곳하지않고더미친듯이발악했다.아서도그에맞추어서계속걷어찼지만소용없는일이었다.

그때.

보다못한아서가품안에서리체르카의권총을꺼내들어로렌스에게들이밀었다.

“...”

그제서야쥐죽은듯이조용히입을다문로렌스.아서를쳐다보며단념한듯이말했다.

“···죽여라.”

죽음을각오한듯한기사의목소리로.

“푸흡.”

아서는그것을비웃었다.그리고얼굴의반쪽만인상을찡그려서비열한표정을짓고는입을열었다.

“무게잡지마처발린새끼야.어차피학원도시에서죽어도이사장님이살려줄거라고생각하고있잖아.”

말을내뱉고총구를돌려리체르카를겨누는아서.

“!!”

로렌스는눈을부릅떴다.지금까지분노에가득차있던그의표정이순식간에힘이빠지며일그러졌다.

“그,그만둬!!”

곧이어그는그만해달라고애원했다.자신이죽음을경험하는것보다리체르카의목숨이,그녀가고통받지않는게훨씬중요했으니까.

리체르카는이상황을몰라움직일수있는고개만좌우로왔다갔다했다.그래봤자이상황을알수있을리없었지만.

로렌스는범죄자들의심리를모르는것은아니었다.자신이이렇게해봤자아서가그만두지않을거라는사실을.더더욱자신과아가씨를괴롭게만들거라는것을···모르는것이아니었다.

하지만막상이런상황이다가오니비참하게자신이할수있는거라고는아무것도없다는것을깨닫고무력감에빠졌다.

아서는망가진로렌스의얼굴을보며피식웃으며방아쇠를검지를올렸다.그리고고개를돌려리체르카를쳐다보며손가락을당겼다.

탕!!

“이개같은새끼가!!!!”

빗나간총알.

총알은리체르카의머리로부터한뼘위.그곳에움푹파고들었다.

아서는일부러빗맞추었다.바로죽여버리는것은터무니없는자비였으니까.이행위는단순히심리를압박하는것뿐이었다.

갑작스럽게들린발포음에리체르카의몸이한순간굳어버렸다.아무런미동도하지않고숨결만을색색흘렸다.

그리고몇초후.자신이총에맞지않았다는사실이점차머릿속에들어오자,조금씩몸을떨기시작했다.총을맞지않았다는안도감이었을까.아니면총에맞을수도있다는공포때문이었을까.

몸은자유롭지못했고,입으로감정을토해낼수도없었으며,눈은보이지도않았으니,그녀가느끼는공포는상당했으리라.

아서는그꼴을보고희열을느끼며로렌스에게말했다.

“얌전히있어,얌전히.괜히성격긁지말고.”

아서의강압적인말에로렌스는침음을흘렸다.그리고기회가올수도있으니,혹은아서가방심할수도있으니까.지금부터주의깊게아서를지켜보기로마음먹는다.

관객이조용해지자만족한아서는리체르카에게다가갔다.그리고예전에쾌락주의자선생님이해주시던말씀을머릿속에되뇌었다.

‘아서군.’

해안가에서떨어지는노을을보면서서로의맥주잔을부딪힐때,선생님이갑자기꺼내신말씀.

‘천박해지세요.’

진지하게말씀하는것치고는상당히상스러운말이었다.

‘상대를무너트리는대에는고압적인태도,권력,강대한힘이런것만이있는게아닙니다.’

하지만모든내용이쓸모없지는않았다.

‘자존심이강한여성,꺾여본적이없는꽃은힘으로찍어누르기보다천박하게수치심,굴욕감,배덕감,이런것들을심어주는게훨씬효과적일수도있습니다’

속뜻을풀면유능제강(????)과도같은말이었으니까.

‘닿기만해도혐오감이드는손길,듣기만해도소름이듣는언행.고고한아가씨들은조교하는데에는이것들이정석입니다.’

싱긋이를드러내면서말씀을마치는선생님.

하와이안셔츠가멋들어지게흔들리는모습으로가르침을주시는말씀들은언제나꽤나도움이되었다.

지금상황또한고문이나폭력을이용해서마지막에자신들을피해자로생각하게만드는것이아닌,허탈한패배감을심어주어야했으니까.

지금은천박해질시간이다.

"웃차."

아서는고풍스러운소파로다가가리체르카를번쩍들어올렸다.

“으읍!”

“큭.”

그리고자신의무릎에리체르카의배가닿게올려놓았다.그모습을본로렌스는눈을질끈감으며이빨을꽉깨물었고,리체르카는영문을몰라온힘을다해발버둥쳤다.

아서는그런발버둥을신경쓰지않고리체르카의블라우스를확들추었다.새하얗게드러나는등.향긋한라벤더향기가아서의코로들어왔다.

피부는잡티하나없이말끔한것이,그녀가얼마나귀하게자랐는지를증명했다.아서는그것을음미하듯손가락을사용해아래부터위로등줄기를스윽훑었다.

“흐으읍!!”

“...”

부드러운살결.탄력이느껴지는촉감.그것이굉장히기분이좋아서벽난로에서암고양이를쓰다듬듯이계속손을움직였다.그에리체르카는소름이돋아몸을부르르떨면서등으로땀을흘렸다.

“흐으읍···하읍···후읍···하으읍.”

달콤한땀내음.

그게더자극이되어상황에더몰입했다.손가락을더더욱육감적으로움직이기시작한다.

처음에는기분이나빴던리체르카는조금씩그느낌이쾌락으로바뀌어갔다.

“후­.”

“흐으으으읍!!”

타이밍좋게귀에바람을불어넣는아서.리체르카의등이순간활처럼휘었다가축처졌다.

절정에이른것은아니었다.하지만지금까지느껴본적이없는오싹오싹한느낌에소름이돋으면서,남자의손길을단한번도받아본적이없는리체르카는그느낌에중독될것만같았다.

“...”

로렌스는이일련의과정을묵묵히지켜보고있었다.그러다갑자기자신의뺨에서눈물이한방울씩흘러내리는것을느꼈다.그리고겨우이것만으로끝나지않을것임을직감한다.

“아주좋네요.감도도,피부결도,지금까지만져본여자중에최상입니다.”

“...”

아서는가축을품평하듯말한다음휘파람을불고실실웃었다.그리고로렌스를쳐다보았다.하지만로렌스는자신이반응해줄때마다아서가즐거워하는것을알고눈을마주치지않았다.

그래봤자아서가그대로내버려둘리없었지만말이다.

“당신도그렇게생각하십니까?”

질문해서강제로입을열게한다.

“...”

짧은침묵.

그는말해야하나고민했다.

“대답.”

“······그렇다.”

갑자기나온강압적인말에로렌스는마지못해대답했다.대답하지않으면어떤또라이같은행위를할지몰랐으니까.

“읍···.”

로렌스의말을들은리체르카의얼굴이서서히빨개졌다.가족과같은사람이모르는남자의손길을받으며느껴버리고있는과정을그대로지켜보고있다는것이갑자기실감되었으니까.

리체르카의마음속에조금씩수치심이라는씨앗이뿌려진다.

“그래요.대답을잘하시면제가도중에봐드릴수도있습니다.”

아서는마음속에전혀없는말을꺼냈다.

“앞으로계속좋은대답부탁드립니다.”

그리고좋은영상이나올것같다는기대를품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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