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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51화 (51/154)

〈 51화 〉 50화 ­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2)

* * *

오랜만에꿈을꾸었다.스승님에게마법을배웠던어린시절의꿈을.

내가울고있을때면은근슬쩍뱅쇼를내미시던스승님.평소에는웃음도많이없으시고엄하셨지만,참으로다정하신분이었다.

같이숲을걷고.

같이세계수에서대화를나누며.

같이마법을만들어가던그때를.

영원히잊어버리지않을생각이었다.

그기억이나를항상지탱해주고있었기에.

“···스승님.”

엠마는서서히몸을일으켰다.커튼으로닫혀있는창문이햇살에의해반짝거렸고,참새가조그맣게지저귀는소리가들렸다.

손으로창문을열어밖에서들어오는상쾌한공기를마셨다.신기하게평소와는달리머리가굉장히맑게느껴졌다.

좋은꿈을꾸어서일까.

엠마는침대에서내려와땅에발을붙이고기지개를폈다.그리고핸드폰으로지금이몇시인지확인했다.

[월요일08:20]

“에···?”

엠마는핸드폰이망가졌나생각했다.무려잠에빠진시간으로부터2일이지났기때문이다.언제나힘들어도재깍재깍딱맞추어서일어났는데,몸이문제일리는없었다.

아니,무엇보다이해가가지않는것은핸드폰연락기록이었다.자신이하루라도쉴경우학원도시에서막힐문제가이만저만이아니었는데분명.

이사장이놈은대체어디서무엇을하길래연락한통을안한건지.나대신에다른교수가현장학습을나가게된만큼,그교수의일까지내가하게되었다고말했으면서.

“하···.”

쉬고있을시간틈이없었다.바로이사장실을가봐야할것같았다.

급하게옷을갈아입고자신의방에서나왔다.식사를할여유도없었으니,곧바로집문을열고마당으로나왔을때였다.

“엠마.”

오늘이무슨날이었던걸까.평소같으면지금쯤학원도시내를유유자적이걷고있을미츠키가아직까지집에남아말을걸어왔다.하지만노닥거릴시간은없었다.

“응,미츠키.나지금바쁘거든?빨리가봐야해.나중에얘기하자.”

엠마는스치듯이옆을지나가려했다.하지만미츠키가그녀의어깨를붙잡아서멈춰세웠다.

“쉬어라.이사장이이말을전해달라했다.”

미츠키의허무맹랑한말에엠마는눈을동그랗게떴다.

“무슨말을하는거야.그럴거였으면내핸드폰으로직접연락을했겠지.”

그리고이해할수없다는듯이목소리를높였다.미츠키는차분한어조로계속말했다.

“네가해야하는다른교수의일은사실없다.”

“말도안되는소리를.”

“아서가너대신에현장학습에갔기때문이다.”

“뭐···?”

엠마는순간멍한표정을지었다.자신의귀에들려온사실이이해가가지않았으니까.

그녀의머릿속에서아서는그렇게배려심넘치는아이가아니었다.남의일에간섭하는성격은더더욱아니었고.

“진짜···?”

“그렇다.”

엠마는그순간위험하다는생각이들었다.그가학원도시에처음왔을때의사건에서,어떠한꼴로돌아왔는지알았기에.

그것보다더심한일을당하게될경우,그의스승을자처하고있는그녀의심기를건드릴수도있었다.

“설마···내가이렇게오랫동안잠에빠진거하고네가요즘에내눈에띄지않았던거전부···.”

엠마는최근에어색했던일들에대해깨달은듯조곤조곤히말했다.미츠키는맞는다는듯이고개를가볍게끄덕였다.

“...”

엠마는잠시동안입을다물었다.그리고복잡한생각을끝마친다음결론을내리고,인상을찡그리며미츠키의옷을마구흔들었다.

“말렸어야지그럼!!내가저번에그아이에대해서알려주었잖아!!”

“엠마들어라.”

몸이흔들리는와중에도미츠키는담담하게말했다.

하지만하루동안잠만잤던탓이었을까.엠마는마음의제어가안되는듯했다.격정적인감정이한번에휘몰아쳐얼굴이빨개졌다.

“왜가만히있던건데!왜보낸건데!!”

“...”

“알잖아!그아이에게무슨일이생기면그녀가무슨일을저지를지알잖아!!”

몇번이고큰소리를내며미츠키를다그쳤다.그리고감정을다토해내서잠잠해졌을때,미츠키가아이를달래듯머리를쓰다듬어주며답했다.

“아서의행동이너를위한일이었기때문이다.”

“아니,그.”

묵직한미츠키의한마디.그말이엠마의가슴에단번에꽂혀들어왔다.

“···알고있어.”

엠마는손을놓으며수긍했다.그리고미츠키의차분한반응에안정을느끼고처음과같이조용히입을열었다.

“미츠키,하나만물어볼게.”

“말해라.”

엠마는 미츠키의 눈동자를 정확히 쳐다보며 물었다.

“이번사건에서아서가다치지않고별일없이잘다녀올까···?”

온갖걱정이다담겨있는질문.미츠키는현재힘을제한했기에정확하게맞추지못할터였다.

“그렇다.”

하지만미츠키는당연하다는듯이답했다.그녀는언제나아서를믿었으니까.

“그럼···오랜만에맥주가져다줘.”

엠마는믿음직스러운답변을듣고몸에힘을뺐다.미츠키는나지막한목소리에피식웃으며냉장고로걸어갔다.

저번에있었던사건.오르시니가의영애와관련된그일에서,엠마가도와주었다는사실을아서는알고있었다.

여러곳에분산되어있던인질들을모두구출하기위해,엠마가몇번이고텔레포트를사용했던그일을.

그것뿐만이아니라,엠마와어느정도친하다고생각하였기에도움이싶다는마음에서그런행동을자처한거였으니.

엠마는소파에가서털썩앉았다.이상황에서자신이손을써봐야,아서의생각에방해밖에되지않을터였으니까.

깔끔하게마음을정리한엠마는미츠키가전해준맥주캔을따며,아서가무사히잘다녀오기를기원했다.

***

여객선으로가는승합차.아무도입을열지않아너무나도조용했다.

처음에는하플링인릴리가조잘조잘민철에게질문했기에시끌벅적했다.하지만그것도잠시,민철이말하는답변대부분은,그가티비에나와서했던답변과비슷하다며어느새질문을그만두었다.

물론사적인질문도더하고싶은모양새였지만,그래도어느정도기본예절은있는듯곤란한질문은하지않았다.

여자친구는있냐,좋아하는음식은뭐냐,딱그정도였을뿐.

민철은전투와관련된사람들에게선망의대상인S급헌터인만큼,모두가관심없는척하면서도말한마디한마디를집중해서들었다.심지어운전을하고있던한스마저말이다.

맥은운동밖에모르는성격이었기에평소에도묵묵했지만,클레멘스라는사제학생은가끔히죽히죽웃을뿐도통입을열생각을하지않았다.

메리는활발한성격이었던것같았지만,저번사건이후로성격이급격히달라진것처럼보였다.

그렇게휴게소도들리지않고일직선으로목적지까지가고있을때.

“으···으윽.”

맨뒷자리에기절해있었던벨라가신음소리를냈다.마족인덕분에튼튼해서별다른상처는없을터니,아서는걱정하지않았다.

“아까그새끼어디있냐···.”

일어나자마자욕지거리를내뱉는벨라.그녀의말에보조좌석에있던아서가입을열었다.

“저말씀하시는거면여기있습니다.”

벨라는머리에손을올리고는으르렁대듯이말했다.

“비겁한새끼.힘으로부딪히기무서워서도망친거냐.”

“딱히그렇지는않습니다.”

“있다가한판더붙어.아까의승부인정할수없어.”

“흠.”

이미패배의결과로현장학습에끌려가면서 하는 말에 아서는어깨를으쓱였다.하지만그를제외한다른사람들은이상한기류가흐르자긴장했다.

그렇게누군가긴장해서침을꿀꺽삼켰을때,아서가입을열었다.

“하지만당신···.”

모두가아서의다음말에집중했다.

“약하지않습니까?”

“교,교수님.”

“푸훗.”

“아···.”

아서는말을내뱉고조용히입을다물었다.민철은그말을듣자마자머리가지끈거리는것을느꼈다.점잖은모습만보여준아서가마족에게그런말로장난칠줄몰랐으니까.

릴리는재밌다는듯이웃음을터트렸다.메리같이분위기파악을잘하는아이들은헛기침하거나당황했다.

벨라의얼굴이순식간에새빨게졌다.아서의말이자존심을크게긁었으니까.

아서의얼굴이보이지않아 어떤표정을짓고있는지알수없었지만,보지않아도뻔하다고생각했다.분명눈가와입가를크게올린채 비웃고 있을터라고.

“이개새끼야!!”

벨라가곧바로자리에서일어서앞으로움직였다.

“침착하세요벨라씨!아니,그리고교수님도왜그런말을하십니까!!”

벨라가마력을써서난동부리지는않았지만,거친몸부림을보여주었다. 민철이랑맥은 그녀를 재빨리 붙잡았다.

벨라가큰소리로욕설을내뱉으며바둥거렸기에,승합차는활력을되찾은것처럼위아래로흔들렸다.

그런데그때.

“시끄럽잖냐피라미들아­!!”

지금까지이어폰을귀에꼽고조용히있던한붕이크게소리질렀다.순식간에싸해지는분위기.지금까지잠잠했던친구가입을열었기에더크게작용했다.

“너희들때문에내예술발전의시간이방해되잖아.좀조용히.”

“에잇.”

옆에있던릴리가장난스럽게한붕의핸드폰에서이어폰을확뽑았다.그러자핸드폰에재생되던음악이크게스피커로흘러나오는대참사가일어났다.

[데모손난쟈다메­,모우손난쟈호라­]

“......”

차안에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니, 정확히는 20대여성이 흉내내는어린아이의목소리였다.앙증맞고귀여운그목소리와흥겨운리듬이차안을가득 채웠지만,모두가힘이빠져입을다물었다.

그리고.

빡!!

화나있던벨라가피라미소리를듣고,화풀이하듯이한붕의머리를수도로내려찍었다.

“크아악!!”

한붕은고통에울부짖었다.곧바로분노를표출해심신에안정을찾은벨라는콧방귀를뀌고다시잠잠해졌다.

“...”

혼돈의 폭풍이 지나 간 이후,승합차는한층더싸늘해진분위기로목적지를향해이동했다.모두가한사람의흑역사를잊고싶다는마음을가진채로.

*

천오백명정도가탈수있는대형여객선.편의시설은물론,서로대련할수있는가상경기장까지있는초호화여객선이었다.

한번의운용할때마다대량의연료가들어가,지불해야하는금액은어마무시했지만,여객선의주인과이사장님이아는사이라,고객이얼마없는이맘때쯤이면싸게전세로빌려준다고들었다.

크라켄혹은와이번이들이닥쳐도버틸수있는내구도,혹시나하는마음에헌터협회에서경호를보낸헌터들까지있다고하니,안전만큼은걱정하지않아도될터였다.

“3인실두개,4인실하나를배정받았습니다.”

아서는카운터에서객실카드를받자마자학생들에게말했다.

“한스씨는저희와같이지내겠습니까.아니면다른학생들과같이지내겠습니까.”

아서는떠보듯이한스에게말했다.

“후배님들과같이있겠습니다.”

한스는아서의눈을바라보며짧게답했다.그에아서는웃으며카드를건네주었다.

만약그가자신과장민철씨와같이지낸다고말했으면실망했으리라.

“여학생분들은문제일으키지않으실거죠?”

아서는그녀들을둘러보며말했지만,메리는몸을움찔거렸고릴리는웃으며답했다.

“교수님!저희는 애가아니에요!얼른저한테키를주세요!”

자신에게 키를 달라는 듯이 팔을마구휘저으며 방방뛰는 릴리.하지만아서는메리에게키를주었다.

릴리는그것을보고눈을크게뜨며메리를쳐다보았다.메리는자신도영문을모르겠다는듯이놀라고있을뿐이었다.

키를받는자가나머지학생들을책임져야한다고말은 하지 않았지만,언뜻그런분위기였으니까.

아서는몇가지주의사항을더말하고11시30분에식당앞에서만나자고얘기한다음흩어졌다.

메리는아직도멍한표정으로아서가준키를두손으로잡고있었다.

릴리는그것을보며장난을치려는듯 생글생글웃었고,벨라는빨리가자는듯이메리의어깨를툭쳤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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