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52화 (52/154)

〈 52화 〉 51화 ­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3)

* * *

“만나서반가워!내이름은릴리!힘세고강한하플링이야!”

“아···응.”

“...”

“쓰는무기는폭탄하고핸드건!교수가폭탄을사용하지말라고했는데,그말을무시하고 사용했다가 교화부에들어왔어!”

“···그렇구나.”

“...”

릴리는정해진객실로이동하는짧은시간속에도쉴틈없이수다를떨었다.상대가듣고있든말든신경쓰지도않고.

교수나조교가없어서더그런것일까.방방뛰면서재잘거리는부산스러움은,비글2마리가뛰어다니는것과비슷했다.

“메리!아까그양아치교수님하고아는사이지?어떻게알게됐어?”

“그게···.”

“나그런사람처음봤어!벨라를한번에나무심듯이꽃아버리는사람이면꽤유명한실력자일텐데.얼굴이험악해서그런가?아니면격투술을사용하는사람이어서묻힌건가?”

“야,난아직지지않았어.”

자신의얘기가나오자벨라는눈살을찌푸리며말했다.

“누가뭐래니?그래도꼴사납게기절하고짐칸에누워있던건맞잖아아하하,아,잠시잠시!폭력은금지야!!”

벨라가주먹을살짝다가가자,릴리는총총뛰면서거리를벌렸다.물론벨라는때릴생각까지는없었다.쥐방울만한아이에게힘자랑해봤자남는게없었으니까.

“검은팬티래요!손잡이두개달려있데요!”

하지만가만히내버려두었다가는정신병이걸릴것같았다.벨라는순식간에릴리에게다가가손가락을튕겼다.

딱!

“아얏!”

그리고곧바로오른쪽겨드랑이에릴리를짐짝처럼파지했다.

“야!뭐하는거야!물어버린다!!”

말을내뱉자마자릴리는정말로벨라의팔뚝을깨물었다.하지만오히려강철을씹은듯이얼얼한표정을지었다.

“흐에···무흔피부가이레.완전석녀야.침대에서아무리애무해도히얏!”

벨라는좀조용히하라는뜻에서릴리의엉덩이를때렸다.하지만릴리는귀여운신음소리를낸다음,더더욱발버둥쳤다.

“내려놔이머저리야!!”

릴리는계속뭐라고외쳤다.그래도심한욕은없었다.이해했을시낯뜨거운발언과시끄러운말투에주변에있던사람들이한두명씩그들을쳐다보았지만.

메리는고개를푹숙인채멀리떨어져서걸을까고민했다.안그래도얼마전사건때문에자신을알아보는사람들이많았을뿐더러,누군가바라보는시선은그녀에게죄악감을주었다.

과거그녀의파티에있던하플링마법사라나와는다르게,릴리는요정처럼재기발랄한성격이었다.하지만같은하플링인탓에라나가계속떠올라마음이무겁게느껴졌다.

“재들교화부아니야···?”

“범죄자들이왜지들끼리걸어가고있데?”

순식간에힐끗힐끗거리는시선과웅성거리는소리가단번에늘어났다.메리는벨라에게조용히다가가부탁했다.

“혹시입도막아주실수있으신가요···?”

"그래."

“야!!메리!!너,으읍!!읍!!”

벨라는메리와눈을마주치자마자한번가볍게끄덕이더니,오른손으로릴리의입을막았다.

그렇게몇분간도망치듯이걸어서객실에도착했다.도중에릴리가혀로틀어막은손바닥을할짝거려벨라가‘흐읏!’하고마족답지않은신음성을낸것만제외하면별문제없었다.

***

“후배님들.듣기에거북한말이나,싫어하는행동이있으시다면미리말씀해주시겠습니까?”

한스는객실에도착해서짐을어느정도풀고그들에게말했다.이질문은자신의실수,혹은서로의실수로인해껄끄러운상황이일어나지않게하려는의도가담겨있었다.

“어이.네주제에나를이해하려하지마라.”

한붕이분위기를잡으며한스에게말했다.굉장히무례하고건방진말투였지만,한스는진중하게‘그렇습니까’하고답하며다른학생을쳐다보았다.

“내근육을무시하지만않으면된다.그것이외에는신경쓰지않는다.”

한스는맥이웃통을벗고머슬포즈를짓는것을보며고개를끄덕였다.

마지막으로그는사제후배에게도질문에대한답을들으려했다.하지만그는두손을모아서기도하는중이었다.이해하지못할언어로.

그래서한스는사제후배에게굳이말을붙이지않았다.어느종교라도기도중에말을거는행위는해서는안될짓이었으니까.

클레맨스가마지막짧은맺은말까지읊조리는것을기다린한스는,서로간단히자기소개를하자고말했다.교수님과약속시간까지는아직시간이많이남아있었으니.

그러나그들은한스의말에더이상관심을주지않고,각자자기만의시간을가지기시작했다.

“흠···.”

한스는이상황을펜으로적었다.그들이입으로말해주지않아도,좋아하는것이나성격,혹은개성같은부분은지금부터알아가면되었으니까.

***

마족을단번에제압할수있는무투가.아무리그게학생이었다한들, 벨라가 이미격투술관련교수들을수차례쓰러트린전적이있는것을보았다.

제대로된장비가없어서위협을느끼고있던상황.그것을맨손으로쉽게제압했으니,꽤나놀라운일이었다.

특히업어치기를한후에아무렇지도않은듯,자신의정장을툭툭터는모습이굉장히인상적이었다.

“···무슨일이라도있으십니까?”

계속시선을느낀아서는고개를살짝올려민철에게말했다.

“아니요.별일아닙니다.”

민철은아서의말에싱긋웃어보였다.아서는그모습이더럽게잘생기다고느껴눈살을찌푸렸다.잘생긴데다가S급헌터라니.꽤나쉬운삶을살았을거라는생각이들었다.

세상에는돈으로외모를바꾸는헌터들도꽤나많았다.아서는그런사람들에게서부자연스러움을느낄수있었다.외모는그사람의삶을흔적이었으니까.

분명미츠키도내얼굴을보고이질적이라고느낌을한층더강하게느꼈겠지.지금은나이에맞지않은10대후반을얼굴을하고있었으니.

“교수님은역시무술가···라고해야되는게 맞습니까?”

짧은침묵을한번깬민철은재차말을이었다.아서는핸드폰에서잠시눈을떼며답했다.

“마법사입니다.”

“네···?”

“전공에대해서물어보시는거면마법전문이라는얘기입니다.”

민철은헛웃음을지어보였다.아까까지깔끔한업어치기를보여주어놓고서는이제와서마법사라니,꽤나어처구니가없었다.

그는아서가그상황을완벽하게제압했다고생각했다.정작아서는그때조금만실수했어도몸이유리창처럼깨져나갔으리라상상했지만.

“혹시교수님은나이가어떻게되시나요?”

조금예의가없어보일수도있는질문이었다.하지만민철은자신과동갑내기같아보였기에가볍게꺼내보았다.

물론 자신과나이가같거나어려도무시할생각은없었다.아서는그질문에바로입을열지않다가역으로물었다.

“몇살같아보입니까?”

“스읍···.”

나이를질문했을때나오면가장껄끄러운대답.민철은아서가가진장난스러운성격의단편을보았으니,쉽게대답했다.

“스물두살···맞혔나요?”

스물두살에임시라도교수직위를받는다라···.말하고나서생각했지만정말허무맹랑한이야기였다.

가끔천재마법사니하면서어린나이에주목받고교수로취업하는경우는물론있었다.그어린나이도대부분은삼십대초반이었지만.

그렇다고아서교수님이엘프나드워프같이다른종족특유의마력은느껴지지않았다.힘을억제하는느낌도없었고.

아서는그답에빙긋웃어보이기만할뿐대답해주지않았다.그에민철은나이에얽매이지않고가벼운농담을했다.

“아까보여주셨던업어치기도마법이었나요?"

아서는어깨를으쓱였다.

“맞습니다.그렇게생각하는사람은얼마없지만요.”

아서는진심으로답했다.하지만민철은자신의농담을그가받아주었다고생각하며,아서를꽤나유쾌한사람이라생각했다.

그렇게아서와민철의대화가계속오고갔다.아서도 핸드폰에서잠시눈을떼고궁금했던것을물었다.

“그오른손에있는반지는꽤소중한겁니까?”

민철이언제만나도그반지를제외한다른액세서리를착용하지않고있었기에아서는그런질문을했다.

지금도타인의관심을덜받기위해무늬가없는흰셔츠,가벼운청바지나입는그가 유독저반지만큼은벗지않았다.

굉장히고풍스러워서눈에띄는데에도불구하고.

“네,정말···정말소중한마법반지입니다.”

민철은그렇게답하며왼손으로자신의오른손에있던반지를쓰다듬었다.

평소같으면답해주지않을질문이었지만,민철은아서가꽤마음에들었다.무엇보다타인의것을훔쳐갈것같은사람처럼보이지않았다.

그후,몇번의대화가더오고간후아서는자리에서일어났다.

“잠시파이프좀피우고오겠습니다.”

“아,갑판으로올라갈생각이신가요?”

“네.”

“그럼저도짐정리좀하다가따라가겠습니다.”

아서는그말을듣고고개를끄덕인후객실에서나왔다.

***

“아그것은저기에배치해주시고요···.”

“비키세요!위험합니다!!”

수많은사람들이정신없이갑판위를걸어다니고있었다.그사람들은테이블에간식이나음료를올려놓기도하고,마이크가제대로작동하지는테스트하기도했다.

아서는그들보다더위에있는갑판에서바다를쳐다보았다.

출발은오후1시.11시30분에현장학습의시작을알리고,갑판위에서기본적인행사를진행한다음출발한다는계획이있었다.

뭉게구름사이에서뜨거운태양이일직선으로내리쬐었다.바다내음이코로들어오고갈매기들이끼룩끼룩거리는소리가들렸다.

갑판위로올라오자파도의흔들림이더크게느껴지는듯했다.파이프에불을붙여연기를한모금들이켜니한층더맛있게느껴졌다.

그렇게난간에등을기댄채앉아눈을감고파도의흔들림을잠시즐기고있을때였다.

“야,한붕아.얌전히처잡히지이게무슨고생이냐.”

“이개새끼,니때문에아직도허벅지가저릿저릿­하다씨발련아.”

분위기를망치는상스러운욕설들이들렸다.아서는서서히눈을뜬다음그들의쫓아내려고자리에서일어섰다.

“...”

아서의눈에자신이담당하고있는교화부학생이들어왔다.그늘진곳에서여러학생들에게둘러싸인모습으로.

“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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