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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56화 (56/154)

〈 56화 〉 55화 ­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7)

* * *

날카로운두개의시선이허공에서부딪혔다.

“...”

“...”

순식간에회의실에흐르는스산한기류.사람들은다양한감정을담아기류를일으키는당사자들을쳐다보았다.

두용병교수를몰아붙이고있던처음보는사내.그리고한파벌의수장인마법사교수.

어느한조교는어떠한사고가터질지몰라침을꿀꺽삼켰다.호전적이고전투를좋아하는교수는빨리둘이싸우기를기대하듯이눈을반짝였다.

아서는고프교수의헛소리에대답하지않았다.말을섞지않아도그가대충어떤성격인지알수있었으니까.

아서가입을열지않자,고프교수는입을다문채로커다란마력으로일으켜아서를둘러쌓다.

그순간,아서는끈적끈적하고무거운액체가몸을짓누르는감각을느꼈다.

“크흠.”

이기싸움을눈치챈교수들이헛기침을내뱉었다.고프교수가하는행동은굉장히무례한행동이었으니까.대부분의조교들은상황파악조차제대로하지못하고어리둥절한표정을지었다.

“...”

아서는인상을찡그렸다.곧바로자신의몸에닿고있는마력의제어권을빼앗아,손을저어서흐트러트렸다.그마력에는자신을철저하게분석하려는의지가담겨있었으니.

“흐음­.”

아서의재빠르고깔끔한대처에고프교수는흥미롭다는듯이콧소리를내었다.그리고방금전보다더큰마력으로아서를짓눌렀다.

“후.”

그러나이미마력패턴을간파했기에소용없는일이었다.곧바로흘려보내고는생각했다.저무뢰한이랑은얽히고싶지않다고.

계속뻔뻔한행동을하면서도사람좋아보이는미소를짓고있는그는, 자신이 가진마력처럼더럽고추잡한성격일게분명했다.

애초에책임전가,억지,궤변,선동,이런것들을자연스럽게입밖으로꺼낼수있는놈이성격이좋을리가있겠는가.

지금도힘과권력을믿고제멋대로행동하고있는데.

‘어떻게처리할까.’

아서는머리를굴렸다.옛날같았으면동전을던져서결정하거나,망설이지도않고대가리를박살내었을터였으니,장족의발전이었다.

하지만그때.정지되어있던화면이홱바뀌더니이사장실을비추었다.

[네네­.여러분들의이야기잘들었습니다.]

갑작스럽게들리는이사장님의목소리에회의실내에있던사람들이화들짝놀랐다.

서서히고개를돌려화면을바라보기전에,현장학습총책임자인웨인라이트교수가눈을번쩍뜨며자리에서일어났다.

“전체­차렷.”

군인출신다운똑부러진목소리.회의실에있던전인원이들을수있을정도로큰소리였다.그것을들은모두가바짝긴장하고허리를꽂꽂히폈다.

[아,그런거창한인사하지마세요.손님도있는데부끄럽잖아요.]

이사장님은손을휘적이며그만두라고말했다.제럴드웨인라이트는그명령에고개를깍듯이숙인후조용히자리에앉았다.

“손님?”

“이사장님의손님이라니누가···.”

회의실에있던사람들은‘손님’이라는단어에민감하게반응했다.백작작위를가진마족이자,학원도시의주인인그의손님이평범한사람일리없을터.

“아.”

아서는좋지않은예감을느꼈다.심지어화면너머로보이는이사장님의눈이자신을바라보고있는것같았다.

웅성웅성대는회의실.수많은사람들이고개를좌우로돌리며손님을찾고있을때.

[아서군!잠시나와서연락좀받아주시겠어요?다른분들은잠시대기부탁드릴게요!]

이사장님이활기찬목소리로 말했다.

“하.”

좋지않은예상은언제나틀리지않았다.회의실에들어와서한결같이여유로운표정을짓고있던아서가,처음으로썩어빠진사과같은표정을지었다.

*

“이사장님.”

[아아.하고싶은말대충알아요!하지만이렇게하지않으면수많은사람들이대놓고해코지할수도있는데,참으실수있겠어요···?]

아서가불만을표하려하자,이사장이미안하다는표정을지으며말을끊었다.

그는아서가주목받는것을싫어한다는사실을잘알고있었다.분명이러한대처보다더깔끔하고세련된방식이머릿속에있었을터였다.

하지만이미저질러진일이었으니.아서는한숨을내쉬었고,이사장은시간이없다는듯이급하게다음말을꺼냈다.

[현장학습때사건이터질거라고예상은하고있었는데생각보다빨랐네요.그것도아서군을중심으로라니!]

“...”

이사장이두눈을크게뜨고놀랍다는듯이리액션을취하자,아서는지긋이쳐다보았다.

[그,그런표정으로보지말아주세요.저도조금은미안한감정을가지고있으니까요.]

“보여주신서류에이런내용은기입되어있지않았습니다.단지6명의학생들만관리하면된다고말씀하셨기에저는이의뢰를받은겁니다.”

학생들의관리뿐만이아니라교수문제까지떠밀려는속셈이뻔히보이자,아서는먼저단호하게약조한내용을언급했다.

그에이사장은어설프게웃으며입을열었다.

[당연히이건특수한상황인만큼해결을도와주시면추가보상을드릴예정이에요.커다란보상으로!더커다란보상···!]

“...”

[안될까요···?]

이사장의과장된행동에아서는더욱눈을찡그렸다.더군다나이일은백퍼센트그고프라는교수와연관되어있을게분명했다.

현장학습이끝날때까지교수들뿐만아니라학생들의입에서오르락내리락하는것은물론,인성이좋지않아보이는놈을상대해주어야하다니.끔찍했다.

“흠.”

하지만여기서손을떼버리면상황은어떻게흘러갈까.그것이쉽게예상되지않았다.

···역시이사장님을등에업고칼을뽑아야하는건가.

그렇게입을다물고잠시생각하던아서가,갑자기무엇인가떠오른듯이사장에게질문했다.

“이사장님이라면처음부터더괜찮은교수들로채용할수있지않았습니까.”

아서의질문을들은이사장은손가락으로책상을톡톡두들겼다.

[아서군···학원도시를운영하는데있어생각보다많은교수들이필요해요.깨끗하고실력좋은교수들은언제나부족하죠.]

이사장은눈을한번깜박이고말을이었다.

[만약,깨끗한사람과실력좋은사람중에결정하라하면,저는당연히실력좋은사람을골라요.물론가르치는능력을포함해서요.]

[제눈밖에있다고멋대로사건을일으키지않는정도면,인성은별로신경쓰지도않죠.]

이사장의말에아서는두용병교수를떠올렸다.그들은이사장눈밖에있으면멋대로사건을일으킬것같았으니까.거기다그들에게제대로된실력이있기는한걸까하고.

이사장은그것을눈치챘는지그와관련된이야기를꺼냈다.

[알렉스교수와하퍼교수도나름실력은괜찮아요.학생들사이에서인기도어느정도있고말이에요.]

[하지만사건사고를일으키지않고있던것은···역시나그것을커버쳐주는교수가있었더군요.]

이사장은해맑게웃으며곧바로정답을알려주었다.

[그게이번에아서군이처리해야할케이든고프씨에요!]

[젊은날에유능하고자신의일만생각하던그가,어느순간파벌을만들고문제있는교수들을관리해주고있어요.]

[파벌을만드는것까지는신경쓰지않는데,그게좋지않은방향으로흘러가고있으니쳐내려고요.]

아서는말을듣고좋은파벌이있기는한건가생각했다.그러자머릿속에서방금보았던제럴드웨인라이트교수가머릿속에떠올랐다.

한없이이사장님에게충실할것같던사내.그를따르는다른군인출신교수들이파벌이라면파벌일터.

[당사자가아서군이라다행이에요.아서군같이마이웨이한실력자가아니면케이든고프씨를쉽게치워버릴수없으니까요.]

“어차피학원도시는이사장님의것이니바로해고시키면되는일아닙니까?”

아서는생각도하지않고질문했다.이학원도시자체가이사장님이유지하는결계가있어야돌아갈수있는구조였고,그가명실상부한유일권력자라는사실은전교수가다알고있었다.어떠한행동을하더라도그에게뭐라고할사람은없을터.

[아서군.그러면교수들을모집할때문제가생겨요.누가실수도저지르지않았는데마음대로해고시키는사람밑에서일하고싶어하겠어요.]

[그러니···도움을좀주시겠어요?]

자신이원하지않는답이나올까봐두려워하는소녀처럼,이사장은두눈을질끔감고있다가조금씩한쪽눈만을떠서아서를흘깃쳐다보았다.

“...”

남자가그런짓거리를하는것을쳐다보기힘든아서가싸늘한눈빛을보내자,이사장이곧바로입을열었다.

[흠흠.뭐,정확히어떻게진행할계획인지는빠르게설명드릴게요.]

역시그는이상황을예상하고있었다.그대로흘러가는것이마음에들지않아,아서는단호하게입을열었다.

“아직하겠다고말안했습니다.”

[부탁드릴게요 친구로서!!]

저번과같은레파토리.하지만이번에는내성이생겨있었으니냉철한교섭이이루어졌다.교섭이끝난이후에는이사장님이펑펑우는시늉을내었다.

***

[방금까지의문제는내일있을이벤트매치로결정하기로했습니다!정확한내용은제가나중에보내드리도록하죠.]

“그일이라면원래조교두명이하는걸로되어있지않았습니까.”

웨인라이트교수가질문하자이사장은곧바로대답했다.

[이번에는스케일을좀키워서멋들어지게아서군과알렉스와하퍼교수가하는걸로하죠.]

이미결정사항이라는듯말하는이사장님의말에토를다는사람은없었다.학원도시소속이면이사장님의말은절대적이었으니.

[그리고.]

그는아직할말이남아있다는듯이말을덧붙였다.

[현장학습을끝내는이벤트빅매치에서는아서군과고프교수가서로대련하게되었습니다!]

이번에도일방적으로통보하는이사장님.알렉스와하퍼는아서를노려보고있었고,고프는재밌다는듯이아서에게시선을보냈다.

하지만고프는마음에안드는사항이있었는지이사장님에게조심히말했다.

“이사장님.여객선내에있는경기장에서는제가제대로된마법을펼칠수가없습니다.”

[아아,그거라면괜찮아요.현장학습장소에서두분이다치지않을수있도록굉장한심판이붙을예정이니까요!]

굉장한심판?

아서는그말에의문을품었으나크게신경쓰지않았다.이사장님이직접준비한사람이면문제가없는사람이겠지하고.

[그럼전가보겠습니다!너무오래연락하고있으니,비서들이계속노려보네요.그럼!]

픽.

바람과같이나타나바람과같이사라지는이사장님.그가사라지자곧바로아서에게수많은시선이쏟아졌다.

“...”

말을걸어오는사람은없었다.이사장님의손님이라는말을들은아서에게선뜻다가갈강심장은없었으니까.

단한명.

간이배밖으로나온고프교수를제외하고.

“아서교수님.좋은시합부탁드리겠습니다.”

생글생글웃으며아서에게다가오는고프교수.아서는무뚝뚝한표정을짓고는대답했다.

“네,그럼저희는이만가보겠습니다.”

곧바로한붕의등을툭툭쳐서함께발걸음을옮기려고했다.이질척질척한분위기나순식간에태세전환해서다양한욕망을보내는사람들사이에끼고싶지않았으니까.

“그런데.”

그러나고프교수는아직할말이있다는듯이아서를멈춰세웠다.아서는또무슨이상한헛소리를할까하면서고개를돌렸다.

“아서씨는저희가정확히어떤특기를가지고있는지알아도,저희는아서씨가어떠한특기를가지고있는지모르지않습니까?”

또헛소리를내뱉는건가.이사장님이사라졌다고 곧바로 억지스러운주장을해왔다.

아서는그들의특기는커녕무슨무기를드는지도몰랐다.적당히관찰하면유추할수있겠지만,미녀도아닌이상뚫어져라쳐다보기도 싫었다.

“그래서요?”

“조금알려주시겠습니까?”

고프가수많은사람들앞에서패를까기를강요했다.원래같으면무시했을터.하지만건방진그에게가르침을내려주고싶은마음이생긴아서는입을열었다.

“마법사입니다.”

아서의답을들은고프가화색을표했다.

“우연찮게도저랑같네요.한번보여주시겠습니까?”

마법까지보여달라고하다니.그는얼굴에철판을제대로깔기로정한모양이었다.

물론이렇게될것을예상한아서는피식웃으며손바닥위로 마력을사용해마법진을구현했다.

고프교수는그것을본다음,몇초후에짙게웃음을지었다.

“제가모르는마법진이네요.아니,애초에작동은할수있는지도모르겠네요.”

모르는것을인정할줄안다는사실은훌륭한일이었다.하지만고프교수는순수하게모르는것을인정하는것이아니라,아서를비웃음거리로만들기위한포석을까는거였으니.

“던전이나유적지같은데에있는문자들로구현된마법이라면고전마법일 텐데,그것을그대로그린다고 발동되는일은없습니다.”

세간에서는그를5서클마법사라고부른다.하지만아서의기준에서그는마법사가아니었다.

“원리를파악하지못한자앞에서는그저문양덩어리일뿐.혹시저에게자신의마법을간파당할까봐두려워서하신임시방편의행동이면그만둬주세요.저,마법한해서만큼은장난치는것을싫어하거든요.”

마법,그자체에흠뻑빠져진정한마법에대하여 탐구해나가는자가아닌,힘을표현할도구혹은권력을가질수단으로서생각하는게뻔히보이는자였으니까.

그가진정한마법사였으면모르는것이나왔을 경우, 취해야할태도는품평이아니었다.질문과침묵.둘중하나였지.

단순히뛰어난이해력과암기력그리고마나응용력으로천재소리를듣던그의앞에서,아서는현상을일으켰다.

곧바로손을꽉움켜쥐자,아서의앞에고양이한마리가슥튀어나왔다.

그리고.

[촵촵촵촵.]

“마법.『고양이의식사시간』입니다.”

스승님을회상하기위해만든마법.식사하시는 모습과 소리를 완벽하게구현한 홀로그램마법이었다.

“푸흡.”

“크,크큭.”

“하하하하하하하하.”

그순간,수많은웃음소리가터져나왔다.

다안다는듯이 자만하던고프에게 예상치못한일이벌어졌으니.

웨인라이트와 그의밑에있던교수들은마음놓고웃음을터트렸고,아무데도속하지않은교수들과고프밑에있는교수들은웃음을참으려고재빨리손으로입을가렸다.

“...”

그리고 한순간 고프의웃는가면이벗겨졌다.잠시동안벌레보는듯한눈빛을드러낸그는아서를쳐다보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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