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 56화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8)
* * *
"민철군.혹시아서교수본적없나?"
"긴급회의이후본적없습니다."
“흠,그렇군.만약그가돌아오면나,리츠발트가왔었다고전해주게.”
“···알겠습니다."
용건이끝나자마자몸을돌리는직위높은교수.수많은교수들이아서교수님을찾아헤매고있었다.이사장님이손님이라고언급하신것과더불어,긴급회의에서보여주었던재치때문일까.
아서교수님은일이이렇게될지미리예상했는지곧바로몸을숨기셨다.회의실밖으로걸어나온순간한붕학생을맡기며말이다.
교수들은관심없는척하면서도그를찾으려고힘을쓰고있었는데,아직아무도찾지못했다고한다.아무리넓다한들겨우여객선위에있음에도불구하고.
“후.”
무책임하게모든것을떠넘기고사라지신것은또아니었다.어디선가지켜보고계시는지계속문자로이것저것지시사항을전달해주셨으니까.
특이한사람.케이든고프교수를무서워하지도않고,다른교수들과연을맺어방패막이를쓸생각도없어보였으니,그는이상황을꽤나가볍게생각하고있는걸까.
케이든고프는젊은마법사들사이에서동경의대상이었다.그가전장에처음모습을드러냈을때의위상은,그의특기마법인번개마법처럼번쩍였다.
더불어그가죽인몬스터들의숫자와강함은베테랑헌터들도혀를내두를정도로뛰어났다.타고난재능을가진실전마법사인데.
그런고프교수가전혀모르는마법을사용할것만이아니라,모두가지켜보는앞에서엿을맥여버렸으니.
“하···."
슬슬피로감이차올랐다.아침부터쉬지않고계속사람들과부딪히고있었던탓에.
평소나를보기위해찾아오는사람들만해도기진맥진했는데,아서교수님을찾아오는사람들까지상대하고있던것이크게느껴졌다.
"민철선생님."
"...”
"장민철선생님."
"네,네!"
누군가가갑작스럽게나의이름을불렀다.서둘러고개를돌리니4학년인한스학생이보였다.
그는잠시라도눈을떼면문제를일으킬수도있는학생들을인솔해주는고마운학생이었다.마치양떼들을계속몰고다니는보더콜리같은.
“크흡.”
“선생님?”
“아,아아.죄송합니다.잠시재미난게떠올라서요.”
아,참.이러면안되지.아직일하는도중이었다.정신차리자.
“민철선생님.피곤하시면휴식을취하시는게어떠십니까.”
딱딱한목소리.표정과무뚝뚝해보였으나그의눈빛에서걱정스러운마음이전달되었다.
그는완전A급학생이었다.방금말로인성점수도내기준합격선을이미훌쩍뛰어넘을정도로.
무슨생각을하는지전혀알수없는괴짜교수님하고,각양각색의시한폭탄을마음속에담고있는학생들사이에서의유일한안식처였다.
“그래도될까요···?”
너무나의지되고믿음직스러운본심이흘러나왔다.이대로일을내팽개칠수도없는노릇인데도.
“그···곧있을불꽃놀이를보지못하면아쉽지않겠어요?한스학생은괜찮더라도다른교화부학생들은···.”
말끝을흐리면서교화부학생들을슬쩍쳐다보았다.그들중이대화를듣고있는학생은없었다.서로노닥거리거나마이페이스로가만히있을뿐.
“아서교수님께서이미다른교화부교수님에게연락을취해놓으셨다고합니다.불꽃놀이관람부터객실에돌아갈때까지도움을받기로.”
“아.”
빠르게휴대폰을꺼내확인해보았다.한스학생의말처럼아서교수님께서보내신문자가와있었다.내용은한스학생이말해준것과동일했고말이다.
“그럼한스군만괜찮다면그렇게해도될까요?”
“알겠습니다.”
한스학생은고개를끄덕이며대답하고는대화한내용을교화부학생들에게전달했다.그리고잠시뒤처음보는교수와함께인사한후,한스학생과학생들은갑판위로이동했다.
“...”
오늘처음으로생긴혼자있는시간.해야하는건분명휴식일터였다.
과일을몇개를집어먹으며침대에늘어져있다가,뜨거운물로개운하게씻은다음그대로자고싶은욕망이솟아올랐다.
하지만.
그러기에는질문하고싶은내용이굉장히많았으니,나는곧바로교수님을찾아나섰다.
***
잔잔한파도소리가들렸다.
불꽃이터지는소리도간간이들려왔지만시끄럽게느껴지기는커녕훌륭한코러스처럼느껴졌다.마음을가라앉히고침묵을즐기는데있어서.
모든사람들이불꽃놀이를구경하느라뱃머리를찾아오는사람은없었다.그래서여유롭게달빛덕분에볼수있는먼바다의풍경을시선에두고,연소통에약초를욱여넣었다.그리고불을붙이려할때.
텅.텅.
철로만들어진계단에구두가부딪히는소리가들렸다.익숙한기척에고개를돌릴필요도없이파이프를입에물었다.
“···찾았습니다.교수님.”
“축하드립니다.”
민철은아서를보자마자내심놀라고있었다.그를눈앞에두고있음에도기척이전혀느껴지지않았으니까.
초소형드론들을공중에띄워서그를찾아냈지만,근처로다가갈때까지어떠한냄새도,인기척도느껴지지않았으니마치유령을마주한느낌이었다.
이것도그가가지고있는마법중하나인걸까.
민철은난간에기대서연기를내뱉고있는아서에게다가갔다.그는자신에게시선을일절주지않고먼바다만보고있었다.그것이조금신비스럽게느껴졌다.다크서클이진한눈과마법사라는점이합쳐져서.
“교수님.맥주가져왔는데한잔드시겠어요?”
민철은병맥주하나를자신의얼굴위치까지들어보였다.그제서야아서는고개를서서히돌리더니입을열었다.
“좋습니다.”
아서는술을좋아했다.잘마시는것은둘째치고.게다가바다위에서마시는술은더욱각별했으니.민철이불쑥찾아오면서깨진침묵에의해상했던기분이살짝풀어졌다.
민철은아서의말을듣고살짝힘을주어서병뚜껑을제거하고맥주를건넸다.아서는민철이자신의맥주를뚜껑딸때까지기다린후,서로의병을부딪혔다.그리고목구멍에맥주를넘긴후입을열었다.
“질문하고싶으신게있으시면하시면됩니다.딱방금받은맥주정도로대답해드릴테니.”
숨을내뱉으며싱글생글웃는아서.한모금만마셨을뿐인데도시원한청량감과톡쏘는탄산에의해점차기분이좋아졌다.
“눈치채셨나요?”
“궁금한게있어서찾아왔다는것을모르는게더이상한일입니다.”
민철은 눈을 크게 뜨며 아서가한모금들이켜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리고어떤질문을해야할까짧게고민한이후입을열었다.
“교수님은정확히무엇을하시는분인가요?”
민철은질문을하면서도아서가맥주만큼만대답해준다는사실이떠올라아차싶었다.이대답은너무나도포괄적이었으니까.그래서이것저것말을덧붙이기시작했다.
“일류암살자처럼기척을숨기는데능숙하시고,5서클마법사가모르는마법을사용하며,격투술까지달인의경지를보여주시지않았습니까?”
“음.”
“그런사람이왜학원도시에서현장학습문제아담당이나하고있는지궁금했습니다.정식교수가아님에도불구하고말이죠.”
“그런가요.”
“더불어이사장님께서스스로친구라고저에게말씀하시기까지했으니,혹시폴리모프한드래곤같은게아닐지생각도해보았습니다만···.”
민철은말을하면서아서를힐끗쳐다보았다.어떠한말을해도돌아오는것은미적지근한반응이었다.그는자신에대해얘기하는것을별로좋아하지않는것일까.
“···혹시대답하기곤란한질문이었을까요?”
“그건아닙니다.”
아서는예전에술집에서오르시니가의영애에게했던말처럼툭얘기해도될까싶었다.7서클마법사니,단죄자니믿을사람은얼마없었기 때문에.
하지만민철은S급헌터였고생각의폭도넓을게분명했으니,진심으로받아들일수있을터였다.
거짓말을하는것은성미에안맞았다.그렇게잠시입을다문아서는적당한대답을찾아입에담았다.
“마법사입니다.”
너무나도짧은한마디였지만아서는진심을답아얘기했다.자신은이한마디면대부분의상황을납득할수있었다.
“···그게전부인가요?”
하지만민철은아니었다.
일어날수없는현상을일으키는사람을마법사라고생각하는아서와는다르게,민철의머릿속에마법사는그저마탑이라는골방에틀어박혀서연구하는학자나,로브를입고가장안전한위치에서마법이나쓰는놈들로생각했으니.
불만족스러운표정을짓는민철.그가실망스러운기색을감추지않자,아서는맥주를한모금더마신다음말을이었다.
“보았던현상에매료되어모든것을내버리고,허상을쫓는듯한삶을살아왔던때가있었습니다.”
갑자기목소리를낮추고입을여는아서에의해민철은눈을크게뜨고귀를더기울였다.
“후에원하던목표에도달했지만,그것이사실시작이었더군요.”
아서는 연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다양한사건,수많은배움이있었습니다.격투술이나기척을숨기는법같은것들은그과정속에서배운작은것들일뿐이었으니.”
“···조금만족하십니까?”
민철은아서의얘기가하나의동화처럼들렸다.그의곁에서흘러나오는분위기와잔잔한목소리그리고달빛이섞인그의모습에의해몽환적으로느껴지기까지했다.
민철이느낀아서의말에거짓은없었다.감이다른사람보다더발달된자신은그런것들을쉽게눈치챌수있었는데,그러한기색이느껴지지않았으니까.
그순간,민철의마음속에서아서에대한이미지가조금씩자신이알고있던마법사들과는달리,동화속에서나볼법한마법사들처럼변하기시작했다.
“그럼···.”
“저는드래곤이나마족같은생명체가아니라민철씨와같은인간입니다.사정이있어이런외모를하고있는것일뿐.”
비밀투성이의사내.그는어떠한과거를가지고있는걸까.민철은다양한상상을펼치기시작했다.
아서는말을끝낸이후파이프를입에물었다.그리고술과담배는역시같이해야더욱만족스럽다고생각했다.
민철은이대답을끝으로맥주에대한값은다치러진것인가망설였다.궁금한것들이사라지기는커녕더욱많아졌으니까.그에아서의눈치를보며조심스레입을열었다.
“그···문제아들을관리하는일도교수님의목표와연관이있나요?”
“있습니다.”
민철의예상과는달리아서는곧바로대답해주었다.배위에서밤하늘을쳐다보며마시는맥주는더가치있는것이었으니.
민철은속으로다행이라생각하며한숨을내쉬었다.그리고점심에있었던대화내용을잠시떠올렸다.
아서가해준이야기에대해.
선생이었다는동료가따돌림당하던아이를도와주고,괴롭힘당하지말라는뜻에서검술을가르쳐주었다는이야기.
하지만그이야기의결말은비극이었다.그학생이동료의사물함에서진검을꺼내따돌림하던학생들을모두죽이고자살했다고했으니까.
그말을끝으로그는몇마디를덧붙였다.
‘한붕군에게필요한것은낙관적인조언이나일시적으로따돌림을당하지않는환경을만들어주는게아닙니다.’
‘올바르게길을나아갈수있도록도와줄목표와그런것들을달성했을때의쾌감을알려주는일이지.’
‘저는이현장학습이끝나기전에한분학생은물론다른아이들모두그렇게도와줄생각입니다’
처음에는단순히꽤나열정적인사람이구나하고넘겼다.하지만지금은다르게느껴졌다.
말이라는것은하는사람에따라받아들여지는게다르듯이,그의이미지가마음속에서변했기 때문에.
아서는허공을향해연기를내뱉은다음입을열었다.
“다양한사람을사귄다.이것이지금스승님에게받은과제입니다.”
아서는말을하면서스승님이떠올라 그리움과행복감이마음속에찾아들어오는것을느껴미소지었다.
“이일은친구가될수도있는지인을대신해서받은일이고요.그래서최선을다하는것입니다.”
민철은그친구가얼마나소중한사람이기에저런미소를보여줄수있을까오해했고.
“···저도교수님과친구가될수있을까요?”
민철은그의말에담겨있던‘다양한사람을사귄다’라는내용을 생각하며 질문했다.이신비스러운마법사와의인연을이일을끝으로놓치고싶지않았으니.그리고자신은S급헌터이기에곧바로대답을들을수있을거라예상했지만.
“...”
아서는대답하지않았다.그저의미심장한 웃음만을 내비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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