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58화 (58/154)

〈 58화 〉 57화 ­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9)

* * *

푸우우웁!콜록콜록.

믿을수없었다.내눈이잘못됐는지확인했다.손을가져다대서더듬어봐도,아무리깜박여봐도문제없었다.

마법의해석은완벽했다.완벽했기에술식이간파되었고현상을꿰뚫어보는데성공했다.그러나내눈에보인결과는생각했던것과는너무나도거리가멀었다.

“후우···.”

침착하자.침착해.

심호흡을여러번한후일단눈에응집시켰던마력을흩어지게했다.간파마법이사라지며다시원래와같은광경이눈에들어왔다.

그다음정리를하고다시자리에앉아계속해석을되풀이했다.종이에계속펜을휘갈기며풀이의과정을머릿속에새겨넣기를반복했다.

시작은퍼즐을푸는것과같이가벼운마음이었으나지금은내술식이틀렸기를바랄뿐이었다.

“...”

하지만아무리반복해도변하지않았다.해석식이덧없이완벽하다는사실만몇번이고증명되었을뿐.

“···후아암.아,교수님.혹시커피끓이셨으면저도한잔주시겠어요?”

살짝허스키한여성의목소리.그녀는이불을밀어내고 하품을 한다음 고양이와같이허리를쭉당겨기지개를폈다.

날카롭게자른보브컷에새까만개의귀를가진수인미녀.그녀가나를배시시웃으며쳐다보았다.

“아,네.민철씨도편안한숙면을취한것같아다행이네요.”

꼬리를좌우로흔들며.

*

배위임에도불구하고흔들림이느껴지지않는푹신한침대위,어느때와같이다섯시삼십분에기지개를켜며몸을일으켰다.

커피를한잔가볍게마시고존경하는스승님을떠올린다음단련실을가서몸을풀었다.평소와다를바없게.

아쉬운점이있었다면산책시간에배한가운데갇혀있다는사실정도였다.배안은몇분걸어다니면전부다돌수있었고,보이는풍경은새파란바다뿐이었으니까.

어쩔수없이파이프를물고지평선을바라보며연기나내뱉고있었을때,민철의손에껴있던반지가떠올랐다.

깔끔하고단정하게차려입은그가,어울리지않게계속끼고있던고풍스러운진홍색반지.몸을보호하기위한아티팩트인걸까.그반지를시작으로몸전체를감싸고있는마력의흐름이보였다.

“흠.”

비즈니스적인관계에서사적인비밀은서로입다물고지켜주어야한다는사실은잘알고있었다.굉장히소중히여기는것으로보아,그것을함부로건드리면선을넘는일이될터였다.

하지만.산책을하지못해지루하고답답했던것을참을수없었다.더불어감정제어반지가없기에 나타나는 이 즉홍적인 감정 또한 참을 수 없었다.

생각을마치고곧바로식당에서참치샌드위치를몇개를들고와객실테이블에앉았다.들키지않게반지를스캔한다음핸드폰으로잔잔한재즈음악을틀어놓고종이위에잉크를새겨갔다.단지시간때우기퍼즐을푸는마음으로.

*

“교수님.”

“네,듣고있습니다.”

민철의허스키한여성목소리에아서는눈을떴다.갑판위의수영장.아이들이감시한다는명목으로선탠을즐기고있는중이었다.

“눈이랑귀에계속마력을응집시키는이유는대체무엇인가요?”

민철은아서가어제와는다르게이상한행동을계속하고있자,콕집어서질문했다.

“있다가점심전에있을이벤트에대비하기위한훈련입니다.”

아서는뻔뻔하게대답했다.그녀는간파마법이라는것을눈치챌수는없었으니까.

“···그런가요.”

민철은아서가말하자마자거짓말이라는것을직감으로알아챘다.그러나그가무엇을보고듣기위하여마력을응집시켰는지몰랐기에조용히입을다물었다.

오히려눈과 귀는민감한부위인만큼어설프게마력을흘려보냈다가는다치기십상이라고생각하며걱정했다.

아서는단순히민철의본래모습이계속눈에집어넣어도아쉽지않은미녀였기때문에간파마법을사용하고있는것뿐이었지만말이다.

“흠.”

간파해야만볼수있는끝이살짝올라가있는날카로운눈매.가끔씩보이는차가운표정.가끔말하는것과다른꼬리와귀의움직임에아서는민철이반쯤연기하고있음을알아챘다.

자주보이는아담한행동이나여성스러운말투는,사람들에게보호심을자극하기위한아이돌의 처세술로생각하고있었는데,진짜여자였기때문이라니.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내가자는도중에 다른사람으로 바뀐것은아니었다.같은반지를계속착용하고있었기때문에.무엇보다제작자가이사장님이라는것은처음부터알고있었다.

그녀가혜성같이등장한S급헌터로대비했을때부터이반지를계속착용하고있던걸로보아,남자행세는이사장에의해꽤오랫동안준비되어있던것같았다.내가쉽게여자라고눈치채지못할정도로치밀하게.

“꺄아아민철선생님!! 복근 보여주세요!!”

멀리서한여학생의외침이크게들렸다.그리고그것을들은다른여학생들도환호하는것이보였다.

그것을듣고설마라고생각하고있을때,민철이여학생들의성원에눈웃음을한번지어보였다.어쩔수없다는듯이.

아서는두눈을크게떴다.민철은지금남자수영복에자켓만걸치고있는상황이었으니까.만약자켓을벗어던지면브래지어도착용하고있지않은생가슴이그대로보이지않겠는가.

물론말려서상황을어색하게만들생각은없었다.진실을볼수있는사람은자신밖에없었으니까.그대로민철이자켓의지퍼를쭉내리고훌렁벗는모습을지켜보았다.

“꺄아아아앗!!”

“와대박!!개멋있어진짜.”

위아래로격하게흔들리는젖가슴.아서는눈바로앞에서덮쳐오는자극적인장면에두손으로세수하듯이얼굴을쓸어내렸다.

“쓰읍.”

다른사람들에게는몸자랑하는남성으로보이겠지만,자신에게는치녀가사람들다보는앞에서맨살을드러내는변태적인행위로밖에보이지않았다.

게다가저멋쩍어하는표정으로인해천진한미녀가순수한마음으로행동한것처럼보이기도했다.그래서터무니없을정도로음심이자극되었다.

여학생들은영원히모르겠지.자신들이좋아하는S급헌터가사실수많은사람들앞에서 쉽게 나체를 드러내는여성이라는 것을.

“크흠흠.”

아서는목을다듬었다.민철은자신의몸을여학생들뿐만아니라,아서가뚫어지게쳐다보고있다는것을느꼈다.

그때,누군가가아서와민철에게다가왔다.

“어머어머.야성미가넘치게슈트를입은남자와순수해보이는미남이같이있다니,여기가꽃밭인가?”

갑자기나타난그녀는아서와민철을스윽둘러보며입을열었다.

“네,꽃밭인것같네요.”

그말을들은아서는자신의앞으로다가오는그녀와민철을보고웃으며다른의미로동의했다.

붉은색면으로가슴을끌어당기며리본을만든비키니.도발적인수영복을착용하고있음에도어색하지않은그녀의이름은리페이였다.

권법가이자다른교화부소속의교수.그리고어제학생들이불꽃놀이를볼수있도록도와준교수이기도했다.

“그래서어제내가했던말은생각해봤어?”

“어제확답드렸듯이거절합니다.”

“흐음···너무안타까운데···.”

그녀는손등을자신의턱에대며침음을흘렸다.

“민철씨가보기에는어떻게생각해?”

“···무엇을말입니까?”

“아서교수님이나에게권법을배우는게어떨지에대해.”

리페이는요염하게혀로자신의입술을낼름핥았다.그행위는붉은입술이한층더부각되어고혹적으로느껴졌다.

“물론내가직접알려줄게.지금보다훨씬더강해질거야.”

그녀는말을하면서아서의앞으로점점다가갔다.

“어때,구미가당기지않아?”

노골적인유혹.민철은위험한사람이라고느껴져그앞을막아섰다.그리고그방해에리페이는어쩔수없이멈춰섰다.

“저,권법은아니지만그와비슷한선생님이라면있습니다.”

아서는담담하게대답했다.원래같았으면무시했을터지만,어제그녀와잠깐같이있었기에오늘다른교수들이접근하지않는덕도있었으니,사실대로대답해주기위해서말이다.

“흐음. 그게 누굴까나?”

리페이는조용히질문했다.그리고 아서가상황을 피하기위해거짓말을하는건가하고지긋이눈을바라보았다.

리페이가아서에게접근하는이유는어제카메라에서보였던아서의움직임때문이었다.그녀가보기에그형식이라고는일절없는변화무쌍한움직임은누군가에게배우지않았기에나오는것이었으니까.

게다가주먹을쓰는유명한사람이면자신이대부분알고있었으니.대체누가그의제자일까더욱궁금해졌다.

“제선생님은‘천야’라는별호를가지고계십니다.”

아서는어깨를으쓱이며대답했다.

그리고그대답을들은순간,눈화장되어있던리페이의눈이한층더치켜떠올랐다.그녀는뜨거운한숨을내뱉은다음말을이었다.

“후훗.우리교수님.이제보니정말선수네선수야.여성권법가라면좋아할수밖에없는현녀(??)님얘기를꺼낼줄알고 말이야.”

아서의말을들은그녀는단순히작업멘트정도로생각했다.옆에있던민철은아서가방금한말이거짓말이 아님을 감으로 알아챘다.

“뭐,마음이바뀌면언제라도말해줘.”

눈에들어왔기에잠시들렀던리페이는용건이끝났다는듯이등을돌렸다.

“그리고.”

걸음을멈추고고개만살짝돌려 뒤를 보는 리 페이.

“이따가 그현녀님에게배운권법잘지켜볼게.”

그말을하고는다시웃으며앞으로걸어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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