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 58화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10)
* * *
천야.
그녀의별호는대부분의권법가들입에서오르내리기에평범한헌터들까지그 별호를 알고있는사람은꽤많았다.
옛선인이자동시대의권법가들에게커다란깨달음을준인물로서,그녀의권법은여러형태로지금까지파생되어전해졌다. 그녀본인이사용한권법은 정작 누군가에게전해지지않았지만.
현재는존재했었는지조차의문인오래된사람.그런사람을당당히자신의선생님이라고말하는아서교수님은,예전천야라는선인이몰래남긴기록같은것을얼핏보았던걸까.
“음.”
잠시···그러면마법사도아니고그냥권법가가아닌가.
마법사라는것은역시품안에숨겨놓았던고대마법도구로블러핑친거고,어제아침부터보여주었던그권법이야말로본업인게···.
“아.”
그렇게민철이지긋이생각에잠겨있을때,갑자기아서가탄식을내뱉었다.
“무슨일이신가요교수님.”
한동안말을하지않던아서가갑자기심각한표정을지어보이자,민철은대체무슨일이길래하고생각하며고개를갸웃거렸다.
“무알코올로시킨다는것을깜박했습니다.”
“···네?”
아서는모히또가담긴칵테일잔을빙글흔들며말했다.그에대해생각했던거대한내용들이금방풀려버릴정도로듯한사소한대답.민철은어깨와귀를축늘어트렸다.
“그러면마시지않고다른것을주문시키면되는게···.”
“아깝게그럴수는없죠.”
아서는잔의절반정도를가볍게들이켰다.그리고탄산의짜릿함을느낀듯이크으하고감탄사를내뱉었다.
“교수님.”
“네,말씀하세요.”
“이제경기까지한시간남았는데준비해야하지않을까요?”
민철의말에아서는휴대폰을꺼내확인했다.그러고는어깨를으쓱인후입을열었다.
“굳이준비할필요까지는없습니다.”
“···왜요?”
“아니···.준비는이미끝났다고하는게맞겠네요.”
아서가그말을끝으로다시선탠의자에몸을눕혔다.그에민철은어리둥절한표정을지었다.
아무리가벼운이벤트전이라고해도,또상대하는교수들이자신보다약하다고하더라도.싸우기전에준비를갖추는것은헌터로서가져야할기본소양이었다.
하물며스스로마법사라고말한그가,정확히어느학파인지도,사실권법가였다는반전이있을수있다한들,부무장이나포션그리고방어구같은것은점검해야하지않겠는가.
다른마법사들은분명강박증환자처럼인상을쓰고체크리스트에계속선을그으며확인했는데···.
그렇게질문보따리가한가득생기며민철이꼬리를계속좌우로팔랑팔랑흔들자,아서는웃으며입을열었다.
“무엇을그리생각하시나요.”
“아···그게.”
아서가마음을꿰뚫듯이말을걸어오자,민철은몸을움찔거렸다.그리고그가어제처럼자신의얘기를조금더해주지않을까하는기대를가졌다.
그러나.
“열심히생각하시길바랍니다.언젠간결과에도달할수있을테니까요.”
그말을끝으로쿡쿡웃는아서.민철은그말을듣고 황당해서 입을벌렸다.누가봐도자신을놀리는태도였을뿐더러,무엇인가알려줄생각따위없어보였으니까.
민철은아서가사실천야가자신의선생님이라고말한그순간부터거짓말을하고있던게아닐까 의심했다.
지금까지자신을완벽하게속일수있었던사람은이사장님뿐이었지만,아서또한그의친구였으니.민철은이제자신의감을 완전히 믿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
“한스!한스!”
“선배.”
“선배~.”
한스가짧게대답하자릴리가곧바로말을붙였다.싱글생글웃고있는그모습은장난치기직전의어린아이같아보였다.
또얼마나곤란한행동을할까생각한한스가한숨을내뱉자릴리가말을이었다.
“방금온문자에아서교수님이라고적혀있는데,이거우리담당교수님맞지?”
한스는가볍게고개를끄덕이며대답했다.
“맞아.어제그렇게말씀하셨거든.”
“흐음~.”
한스의대답에릴리는콧소리를내었다.조그마한손가락을자신의턱에가져다대는그모습은굉장히앙증맞고귀여웠다.
무엇인가떠오른릴리는곧바로분홍색양갈레머리가흔들릴정도로총총거리며주변을뛰어다녔다.그리고곳곳에서자신들만의시간을보내고있던교화부학생들을한자리로모았다.
칠흑같은검은색머리와똑같이검은색비키니를입고누워있던벨라부터,수영도훈련이라는듯이진심을다해헤엄치던맥과한붕까지모두한자리로불러모았을때,릴리가입을열었다.
“아서교수님에대해잘아는사람손!”
릴리의뜬금없는말에모두침묵했다.그리고몇초가지나서야맥이가슴을펴고처음으로입을열었다.
“형제는근육에대해잘알고있다.”
“시작부터땀내나는얘기야?!”
릴리가칼같이태클을걸자맥은콧바람을내쉬며다른말을내뱉었다.
“그리고마법사다.”
직관적인대답.맥은처음부터아서와아는듯이행동했었기에,릴리는흥미를가지고맥을보챘다.
“어떤어떤마법을쓰는데?”
하지만맥의대답은릴리가원하던것과는거리가멀었다.
“방안에잊어버린물건을찾아주거나,굉장히맛있는요리를할줄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엄마도마법사겠네?”
“흠.”
릴리의대답에입을다문맥.릴리는주변으로고개를돌리며다른학생들을쳐다보았다.
“다음다음,다른사람없어?”
대답하는사람은없었다.애초에아서는누군가를가르쳤던진짜교수가아니었으니까.학원도시에서그를아는사람들이라고는기껏해야스무명을넘지않았다.
하지만이와중에아서의이름을듣자마자안절부절못하고있던학생이있었다.그것은메리였다.그녀는과거에아서와함께커다란사건을겪은적이있었으니까.
자신의인생을송두리째바꿔버린사건이자,온갖트라우마를남겨준렐튼시에서의사건.
아서의얼굴을보자마자더이상볼수없었던동료들의얼굴이떠올라그녀는어깨를들수없었다.이번현장학습의담당교수가아서라는사실을알고심장이쿵떨어지는것같았다.
릴리는그것을몰랐기에곧바로메리를향해입을열었다.
“메리메리!말할까말까고민하지말고그대로시원하게질러도돼!밤마다서큐버스봉사부에가서즐긴다거나,돈이많아서아무에게나갑질한다던가,어차피우리들끼리하는얘기잖아!”
“...”
우리들끼리라고하기에는만난지아직하루이틀정도밖에되지않는사이였지만,릴리의태도는벌써허물이없었다.
“아니,그···.난···잘몰라.”
메리는누가봐도아는듯한태도를보였다.하지만릴리는그것을보고분명재미없을거라고예상해질문대상을바꿨다.
“선배는뭐아는거없어?”
“...”
“요?”
선후배간의위계질서를중시하는한스가묵묵히쳐다보자,릴리는곧바로뒤에말을붙였다.
그모습을보고서야한스는짧게아서에대해서생각했다.하지만그또한머릿속에도아서에대한정보는일절없었다.
이일도이사장님의권유에하게된일일뿐더러,학원도시에수많은교수님들이랑조교님들이있었으니.한스또한유명한몇몇교수들과조교들만알뿐이었다.
“나도잘몰라.미안하지만나도단순히이사장님의의뢰를받은것뿐이거든.”
그에한스는솔직하게대답했다.릴리는사람들을모아도재미있는얘기가하나도나오지않자한숨을내쉬었다.하지만곧바로재미난생각이떠오른듯눈을번쩍뜨며말했다.
“그럼모두아서교수님에대해모르는것같으니내기하자!이번이벤트대련으로말이야!”
“나는교수님이진다에걸게!그게더재밌을것같으니까!”
릴리가미소를띠며말하자,지금까지가만히있던벨라가입을열었다.
“개안질걸.”
“왜?”
“좀강하니까.”
벨라가말을끝내며고개를끄덕이자,릴리는얄미운표정을지으며벨라에게얼굴을들이댔다.
“헤에. 아직 지지않았다는고집때문에 '좀' 이라는말을붙인거야?"
벨라의 얼굴이 한번에 새빨게졌다.
“닥쳐.”
그렇게벨라의날카로운대답을필두로,다른학생들도의견을내기시작했다.
“교수님이질것같지는않아.”
“맞는말이다.형제가질리없다.”
“···나도이긴다에.”
입을열지않는한붕하고클레멘스도별반다르지않아보였으니,릴리는크게외쳤다.
“아니!왜다들모른다면서이긴다에거는건데!!”
***
경기시작5분전.
여러마법장치가걸려있는원형경기장에아서와민철이다가갔다.민철은아서가진짜마지막에마지막까지별다른준비를하지않자,걱정되는마음에그를힐끗쳐다보았다.
그시선을느낀아서는웃으며말했다.
“걱정할것없습니다.총이나칼에지지않도록몸을단련하고있으니까요.”
“···교수님.”
“장난입니다.장난.”
민철은아서가가볍게말하자조금은불안한마음이사라졌다.무엇보다이사장님께서는그가고프교수까지이길수있을것처럼말하지않았던가.
의심보다는응원하는게맞을것이다.
그렇게민철이선수들만들어갈수있는곳에딱발을멈췄을때,아서가손을올려그녀의머리를매만졌다.안심시키려는듯한손길로.
쓰담쓰담.
“히얏!”
그순간,민철이크게당황하며꼬리를바짝세웠다.지금까지누군가가자신의몸을만지려고하면잡아챘는데,만져질때까지알아챌수도없는손놀림이었다.무엇보다불순한의도라고는담겨있지않았으니반응못한것이리라.
“다녀오겠습니다.”
민철은아서에게뭐라고말을건네려했다.하지만아서는이미경기장위로올라갔으니.
그때부터였다.아서가남색가가아닐까하고의심의싹이피어오르기시작한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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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투술선생님께서는 무기를 사용하려고할때마다말씀하셨다.
단련한몸은총과칼따위에지지않는다고.
아서가경기장으로올라오자,온갖장비로몸을둘둘말고있던하퍼가말을걸어왔다.
“호오,자네는내가상대임에도불구하고방탄조끼도걸치지않은채올라오는건가?”
“네,그런건무겁기만할뿐별로도움되지않으니까요.”
“하하하.꽤유쾌한친구로군.원하는대로하게.”
짧은대화.아서는별다른감정을담지않고시큰둥하게대답했지만,하퍼는반쯤우쭐되며승리를예감하고있었다.아서가검은정장에 장비라고는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자,경기장이보이시는여러분!올라와있는교수님들을주목해주세요!]
이번에진행역을맡은여학생의목소리가들렸다.
[이번에는지금까지의현장학습과는달리,교수님들께서직접간단한대련을통해현장학습이시작되었음을알린다고합니다!]
경기장에관람할수있는좌석은그리많지않았다.경기장위는단순히가상공간으로이동시키기위한장치였으니까.
그들이가상의스테이지로이동하는것과동시에,배에있는커다란화면들에그가상의스테이지가보일예정이었다.휴대용단말기또한배의통신망에연결하면이경기를쉽게볼수있었다.
[추적과서바이벌의대가!하퍼교수님과이번에교수로서취임하신아서교수님의뜨거운승부!곧시작합니다!]
진행을맡은학생의말에아서와하퍼는악수했다.
“잘부탁하네.”
“네,저야말로살살부탁드립니다.”
스포츠맨십에어울리는인사였다.하퍼는그와거리가멀게비릿하게웃었고,아서는마음에도없는소리를내뱉었지만 말이다.
[그럼!지금부터!경기를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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