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64화 (64/154)

〈 64화 〉 63화 ­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15)

* * *

그날저녁.아서는조용한별실을빌렸다.다른교수들이나학생들과마주치지않고,담당하는학생들과식사하기위해서.

열명이앉을수있는원형테이블.정중앙에는아름다운꽃이장식되어있었다. 냅킨하고접시그리고포크와나이프가 미리 세팅되어있는것은물론,벽면에는고풍스러운그림들도걸려있었다.

앉아서식사를하는도중고개를왼쪽으로돌리기만하면바다전체를볼수있게탁트여져있는창문도 있었다.별실은교수의요청이없으면대여할수없는방답게멋진구조와인테리어를갖추고있었다.

그러나별실을빌린다고나오는음식이더고급스러워지는것은아니었다.여객선위의요리사들은만드는음식에차별을두지않고최선을다해만들고있었기때문이다.

아서는집합했을때부터식사를마칠때까지별다른얘기를꺼내지않았다.그래서아침에조금이나마수군대던학생들도입을열지않았다.

그가낮에보여주었던압도적인실력은,안그래도어색했던사이가더욱낯설게만들기충분했다.

“교수님!질문하고싶은게있어!”

릴리를제외하고말이다.

“네,말씀하세요.”

릴리의해맑은목소리에아서는느긋이시선을맞혀주며대답했다.

“아까경기에서있었던일말인데.”

릴리의말에시선이모두그녀에게집중되었다.

“상대가좆밥같아보이게하려고그렇게싸운거맞지?”

“...”

“...”

“크흠!”

예상치도못한질문.민철과학생들은모두얼빠진표정을지으며입을살짝벌렸다.한스는곧바로그게무슨소리냐는듯커다랗게기침해서주의를주었다.

하지만아서는크게신경쓰지않기에흔쾌히고개를끄덕였다.

“맞습니다.알렉스와하퍼교수님을무능력하게보이도록하기위해그렇게싸웠습니다.”

아서가단어를순화하며정답이라고표하자, 릴리는한스를 향해 손가락으로브이를펼쳐보였다.점심때같이물어보기로했던것을혼자서풀어낸것에대해자랑이라도하려는듯이.

한스는그장난기가득한행동을본다음,왼손으로자신의이마를매만지더니한숨을조용히내쉬었다.

“하지만한가지이유가더있습니다.식사가어느정도끝났으니후식이나먹으며 지난 경기에대해한번얘기해 볼 생각인데. 어떻습니까?”

아서는그들의 시간을존중하는마음으로질문했다.지금시간은당구를치든지,바에가서술을마시든지,각자좋아하는것을할수있는자유로운시간이었으니까말이다.

민철은물론다른학생들도별다른말을꺼내지않고가볍게고개를끄덕였다.얼른듣고싶다는듯이계속쳐다보는학생도있었다.

그들은문제아여도,더강해지고싶다는올곧은마음이있었기에퇴학당하지않고교화부에남을수있었다.누구보다강해지기위해시간과노력을아끼지않는학생들이었으니.

아서는후식으로딸기아이스크림이나왔을때,티스푼으로그것을한잔떠먹은다음이야기를시작했다.

“모든싸움에서가장중요한것은상대와자신을정확히아는겁니다.이른바지피지기(???己)라고하죠.”

말하면서티스푼을흔드는아서.릴리는급한마음에다아는것을왜얘기하냐는듯이입을열었다.

“교수님.그런기본적인이야기는우리모두알아.”

“그렇습니까···.그럼이야기는여기까지하도록하죠.”

드르륵.

“...”

순간찾아온싸늘한침묵.

“장난입니다.”

다리로의자를밀치면서일어섰던아서는다시자리에앉았다.릴리는순간모든화살이자신에게꽂히는상황이일어날수도있었기에마음을쓸어내렸다.

“상대에대해가장알아야할것은무엇일까요.”

아서는다시아이스크림을한입먹으며질문했다.릴리는대답하고싶어도방금전같이실수할까봐입을꾹다물었다.

“제가말할내용들은제개인적인생각일뿐이니,편히답하셔도좋습니다.한스학생이먼저대답해보는걸로하죠.”

민철이입을꾹다물고경청하고있었기에아서는한스를지목했다.그라면곧졸업하는학생답게모범적인답변을내놓을거라는기대하며.

생각지도못한지목.한스는깎지를이마에대고곰곰이생각한후입을열었다.

“숨기고있는게있는가.혹은무엇을숨기고있을까.맞습니까···?”

“한수앞을바로바로예측해야하는긴박한상황에서는그게가장중요할수도있겠네요.”

아서는그럴수도있다는듯이답하며고개를살짝끄덕였다.한스는겉으로담담한표정을지어보였지만,안도하며식은땀을살짝흘렸다.

“저는근간(??)이라고생각합니다.상대가정확히어떤사람인지에대해아는것말입니다.”

“생각의토대.전략이라는것은그것으로부터계속쌓아나가는거니까요.”

“흠···.”

아서의말에누군가가침음을흘렸지만아서는신경쓰지않고얘기를계속했다.

“그것을확연히볼수있는것은위기상황이거나당황했을때입니다.첫경기에서마무리를짓기전저는그것을파악했지요.”

“그밖에도···.”

“어깨의높낮이에따라어떤무기를어느손으로사용할까나,발소리로상대의심리를파악하는등자잘한게많지만,이야기를시작하면수도없이많기에핵심만얘기하죠.”

땡그랑.

아서는아이스크림을다먹고는티스푼을내려놓았다.그리고파이프를품에서꺼내틱틱되며약초를태운후말을계속이었다.

“릴리학생의말대로,모두지피지기가중요하다는것을압니다.”

“하지만.”

순간아서의눈빛이빛났다.

“틀에갇히지않고상대를계속의심할줄아는사람이나,무지(無?)를두려워하는사람은얼마없습니다.”

“상대가정보를주었을때,그상황이자연스러울수록,혹은그정보가별볼일없거나당연해보일수록 어느순간의심하지않게되죠.”

“후.”

아서는말을하다연기를내뱉었다.별실안에있는사람들은모두얼어붙은동상처럼아서의말에몰입했다.

“저는경기가시작되기전부터그들에게자연스럽게제가무투가일수도있다는정보와 동시에 학자와같은마법사일수도있다는정보를주었습니다.”

“그에예상대로맵이세팅되어나왔고요.”

그순간,말을계속참고있었던게답답했는지릴리가다시입을열었다.

“뭐?문자에는분명교수끼리미리합의된내용으로맵이바뀌었다고왔었는데?실제그맵은교수님에게굉장히유리한맵이었잖아.”

아서는살짝미소지으며말했다.

“싸움은서로합의보고마주보았을때만일어나는게아닙니다.평상시에도,계속상대를의심하고상황을상정해야하지요.”

민철은아서가방금했던말이마음에와닿았는지눈을동그랗게떴다.

“생각해보세요릴리양.그맵이,일반적인마법사와무투가가대처하기쉬운맵이었습니까?"

“음···.아니.”

릴리의단호한대답에아서는쓴웃음을지으며말을이었다.

“조그맣게소리가울려도듣기쉽게고요하고,건물안은전부깜깜해서마법이나특수장비가없는이상탐색하기가굉장히까다로운맵이죠.”

“제가일반무투가들처럼격투술을사용하는것은맞습니다.마법사라는사실은정확하고요.”

“하지만.”

“어두운곳을쉽게바라볼수있는눈과,발소리와기척을숨기는기술을가지고있다는사실을상대는몰랐습니다.”

“즉,그들이만족할수있는만큼의정보를자연스럽게주면서,저를더의심하지못하게생각을차단하고,더중요하고더많은정보를숨겼습니다.”

“...”

아서는재떨이에파이프를툭툭치면서재를떨어트렸다.학생들은다양한반응을보이고있었다.

“첫경기에서하퍼교수님이어느정도의마력파장까지느낄수있는지파악했기에,재빨리그가느끼지못할정도의마력파장을쏘아보내어그의위치를추적했습니다.그리고그가옥상으로달려나갈때그의오판을맞는판단처럼꾸며주기위해, 마법으로 와이어를 만들어 그보다먼저옥상으로갔죠.”

“결국하퍼교수님은세번째경기때곧장옥상으로올라와무투술을쓸줄아는저와일대일매치를진행했습니다.어리석게도말이죠.”

“그리고그모든경기는알렉스교수님에게잘못된정보를심어줄수있었고.”

“오늘있었던모든경기는또다른경기의토대가될예정입니다.”

아서는빙긋웃으며입을다물었다.학생들은다른경기라는말에의문을잠깐품었으나곧바로알아챘다.

경기가끝나고그가연설할때마지막으로언급했던교수,수많은마법사들에게기대와질투를사는천재마법사고프교수를언급했었다는사실을.

결국오늘보여준모든것은고프를잡기위한포석.아서는먼미래까지내다보고오늘경기를임했던것이다.

“릴리양이말했던알렉스교수님과하퍼교수님이나약하게보이게싸운이유는이제말하지않아도아시리라생각합니다.이제부터는간단한질문과응답으로이야기하죠.”

그렇게아서는학생들의질문을받았다.학생들은그의강함과생각의깊이를알았기에자연스럽게평소몰랐던내용이나,오늘있었던경기들중아직이해되지않는것을 질문했다.

쉴틈없이머리를굴렸을때,시간은어느새밤9시를가리키고있었다.

아서는먼저자리에일어나서말했다.

“시간이늦었네요.내일부터실습현장에서바쁘게움직여야하니이만해산하도록하죠.”

아쉽다는표정을짓는학생들.아서는한마디덧붙여서이야기했다.

“아,그리고메리양은남아주세요.5분정도해야하는이야기가있으니까요.”

아서의갑작스러운말에모두아서와메리를번갈아쳐다보았다.메리또한자신이왜지목되었는지모르는듯한맹한표정을지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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