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65화 (65/154)

〈 65화 〉 64화 ­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16)

* * *

“···밖이왜이렇게시끄럽습니까?”

케이든고프는무심하게말했다.회의실밖에서들리는시끌벅적한소음.하퍼와알렉스가소란을피우고있다는사실을알면서도태연하게 말이다.

“···조용히시키겠습니다.”

고프의바로옆좌석에앉아있던교수가대답했다.그는곧바로허리를돌려뒤에있던조교에게속삭이듯이명령했다.

명령을들은조교는한발자국뒤로물러났다.그리고깍듯하게고개를숙여답한후문쪽으로성큼성큼걸어갔다.

내일현장실습지에도착하긴전,재확인차열린점검회의.그곳에는고프교수와합동실습을진행하기로되어있었던교수들이모여있었다.

그리고그들중실력과명성이높은자일수록고프교수와가까운좌석에앉아 있었다.

원래참가하기로되어있던하퍼와알렉스는문과가까운말석이었다. 그들이 가진 실력과명성은나쁘지않았지만,그들의평소품행이깨끗하지못한탓에.

하지만그자리마저도이번일로인해무화되었으니.고프교수는그들에게시간도전달하지않은채회의를진행하고있었다.

쾅!

“고프교수!자네정말이렇게까지할건가!”

명령을들은조교가나가고몇초후.거칠게문이열리며잔뜩성이난것처럼보이는하퍼와알렉스교수가훅들어왔다.그들의등뒤로는문앞에서대기하던조교일부와방금나간조교가기절해있었다.

난데없이등장한불청객.그자리에모여있던교수들은그들에게다양한시선을보냈다.

냉랭하게코웃음치는자도있었고,그들이무엇을할지흥미롭게쳐다보는자도있었다.

“우리는자네가하라는대로했는데이거너무한거아닌가!”

그러나하퍼와알렉스교수는다른교수들을신경쓰지않았다.그저뻔뻔한얼굴로고프교수에게만시선을고정한채그에게다가가며질책하는말투로언성을높였다.

고프는다가오는그들에게슬쩍눈길을주었지만말에대답해주지는않았다.신경쓸가치도없다는듯이옆에있던교수에게가볍게눈짓했다.

눈짓을받은교수가의자를밀치면서벌떡일어섰다.주먹을꽉쥐고날카롭게인상을쓴채하퍼와알렉스에게큰보폭으로다가갔다.

“흡!”

갑자기방안을가득채우는살기.소름이돋을정도였다.얼굴이울그락불그락했던두용병교수도순식간에고분고분하게변해몸을움츠렸다.

“이한.그···우리같은용병출신아닌가.고프교수님과말을할수있게.”

쿵!

이한이라고불린사내가 발을한번굴렀다.그순간그의몸에서드센풍압이뿜어져나왔다.방안에있던모든서류는촤르륵흩날리고,찻잔안에있던차들은큰파장이일었다.

털썩.

“고,고프교수.살려주게···!이대로가다가는우리둘다학원도시에서추방당하게생겼네.”

재빠르게바닥에무릎을꿇는하퍼.강경한태도를취했다가는사태가심각하게흘러갈것같자,그는곧바로태도를전환했다.

옆에있던알렉스도용병출신답게눈치가빨라곧바로무릎을꿇었다.

“부탁하네···!”

“푸흡.”

“크,크흠.”

“허허···.”

회의실에있던교수들은그들의처지를비웃거나안타깝다고생각했다.하지만그들중누구하나두용병교수에게손을내밀어주지않았다.그들은모두고프교수와마찬가지로능력주의자들이었으니까.

이한이라고불린교수는두용병교수의목덜미에있는옷깃을꽉잡은채확들어올렸다.부웅하는소리와함께두용병교수가들어올려졌다.

마치사냥감이된토끼처럼꼴사나운모습.그들을안타깝게생각했던교수들도그순간웃음을참으려고쿡쿡됐다.

터벅터벅.

그들을 든 채문밖으로 걸어가는이한.

“뭐,뭐든지하겠네!!지금부터라도무슨말이라도들을테니까!!”

“고프교수!!옛날에는이렇게까지하지않지않았는가!고프교수!!!”

쾅!!

발길질에의해단번에열리는문.

“고프!!!!”

쿵.

멀어지는 절박한외침과함께문이닫히고이한과 두용병교수가사라졌다.

한바탕일어난커다란소동에모두 얼이빠졌다.그리고그중가장 차분하게 있던 고프가입을열었다.

“다시회의를진행하겠습니다.”

미소를지으며말이다.

대부분의교수가그의미소를쳐다보며주먹을꽉쥐었다.자신들은저렇게되지않겠다고마음먹으며.그들의눈에는고프의미소가살벌하게보였다.

정작고프는의자에살짝등을기대며다른생각을했다.

‘증명···증명이라.’

아침에있었던일에대한회상.

아서의연설.

여기있는교수들중자신의승리를의심하는교수는없었다.그가갑자기퇴직을 걸고 대결하자는 것은 재밌었지만,능력주의인그에게증명하는일은항상있는일이었다.

지금은그와대적할수밖에없는상황.

하지만혹시,자신과비견될수있을지도모르는경지에오른그어린교수는,다른상황에서만났다면친해질수도있겠거니싶어웃음이나왔다.

***

“물건들은잘챙겼나.”

“네,잘챙겼습니다.”

“위치는정확히숙지했나.”

“네,잘숙지하고있습니다.”

“교육계획은올바르게세웠는가.”

“네,잘세웠습니다.”

다음날아침.실습지로떠나기전이었다.현장학습의총책임자인웨인라이트교수가아서에게현장학습에관하여일일이체크하고있었다.

쨍쨍한햇볕.무엇인가를시작하기에는굉장히좋은날씨였다.대부분의학생들은엘프와오토마톤이관리하는마을을거점으로수업을진행할예정이었지만,교화부학생들은따로따로펼쳐져있는오두막을거점으로수업을진행해야 했다.

2주간진행되는현장실습에서무리와따로떨어져,교화부교수들과조교들만이문제아들을전적으로담당하는 일.

교화부학생들의교육은담당교수들의재량이엇다. 그냥오두막에서띵가띵가놀고와도아무도뭐라할사람은없었다.

하지만아서는나름대로의계획을가지고있었고,웨인라이트교수는 자신의 질문에 또박또박대답하는아서가점점더마음에들었다.

“으···!딱딱해딱딱해!지금 어린애를 괴롭히고있는거야?!”

귓가에울리는청아한목소리.그 소리와 더불어구두가또각또각바닥에부딪히는소리가들렸다.

저번에보여주었던붉은수영복과는다른붉은치파오.아서와웨인라이트사이에끼어든그녀는리페이교수였다.

“누가보면아들소풍보내는줄알겠어!”

“흠흠!”

리페이교수의말에웨인라이트교수가목을가다듬었다.

“...”

웨인라이트교수는누가봐도40대후반.그런그에게말을자연스럽게놓는리페이교수의나이는그쯤인것일까.

호기심은생겼지만아서는굳이질문하지않았다.스승님에게‘여성의나이는묻는게아니다’라는말을누누이들었을뿐더러,어떠한보복으로돌아올지몰랐으니까말이다.

“미안해아서.저아저씨가어제있었던일때문에네가꽤마음에들은모양이야.”

리페이교수는미소지으며말했다.진한눈화장때문일까.그녀의얼굴이아침부터꽤나고혹적으로느껴졌다.

“아서교수.그것에대해할말이있다.”

리페이교수가등장한이후로어조는다소부드러워졌지만,말투는아직 딱딱했다.군인출신이기에어쩔수없는것이리라.

“듣고있습니다.”

아서의가볍게대답했다.그에웨인라이트교수가말을이었다.

“혹시도움이필요하면.”

“이누님에게연락하렴!”

“...”

웨인라이트의말을가로채는리페이.웨인라이트는그순간입을꾹다물었고,리페이는짓궂게웃으며말했다.

“어휴.벌써부터침바르려는거봐.얘우리교화부애거든?!”

“정확히는1동,엠마교수님의아이지.”

“어머어머 쩨쩨하게 따지는 것좀봐.꼬우면나중에교화부맡든지.”

옛날부터친한사이였을까.그들은가볍게티격태격거리기시작했다.아서는그들의보며굳이끼어들생각은하지않았다.

교수같이아이들을담당하는버거운일은이번을처음이자마지막으로그만둘생각이었으니.

“아서교수님!!”

그들을한발자국멀리서구경하고있자니,준비가끝난듯배아래쪽에서민철의커다란외침이들려왔다.

가야하는곳에는항구가없었기에 고무보트로이동해야했다.아서가난간쪽으로걸어가자이미짐이채워져있는것은물론학생들도모두타있었다.

아서는보고하기위해웨인라이트쪽으로고개를돌렸다.웨인라이트와리페이는벌써눈치채고서서히아서에게다가왔다.

“아서.저번에너의권법을무시했던거에대해서사과하고싶어.오히려내가배울점도있어보이더라.”

“그렇습니까?”

“그래서 말인데···나중에나랑가볍게대련을해보는건어떻겠니?”

“···그건거절하겠습니다.”

아서는리페이의말에거절했다.미안하다는표정을지으며말이다.그에리페이는아쉽다는듯이혀를낼름해서입술을핥을뿐.더물고늘어지지않았다.

“아서교수.건강하게잘다녀오게.”

“···그리고.”

“단6명뿐인학생들이지만,자네라면이번현장학습으로그들의인생을긍정적으로바꿀수있을거라믿네.”

“...”

뜻밖의 말에 아서의 동공이 살짝 크게 떠지며 웨인라이트를 쳐다보았다.몇초간입을다문채로그말의의미를가슴속에새긴아서.이내미소지으며대답했다.

“알겠습니다.교수로서최선을다해보겠습니다.”

진실된아서의말에웨인라이트는따듯한미소로바라보았다.그리고아서가등을돌려사다리를붙잡을때쯤이었다.

무엇인가떠오른 듯웨인라이트가아서에게말했다.

“아,그리고하퍼와알렉스교수는신경쓰지말게.내가직접관리할테니.”

“감사합니다.”

아서는가볍게대답하고는사다리를내려갔다.그리고두용병교수에대해서떠올렸다.

어차피그들은용병출신.전쟁터에서오랫동안살아남은만큼모든행동에손익계산이있었으니.특별하게이상행동을하지않을거라고생각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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