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66화 (66/154)

〈 66화 〉 65화 ­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17)

* * *

고무보트에서내리자마자녹색이끝없이펼쳐진숲이보였다.이곳은카투르대삼림.먼과거부터존재했던유적들과자연이어우러진땅.

트레저헌터들의입에서나오는단골지역이기도하며,여러엘프들이생활하는삶을터전이기도했다.

아서는고무보트에서내리자마자주변을둘러보았다.이내아무위협도느껴지지않자,학생들에게눈짓해서내리게했다.

그리고고무보트에서바퀴를꺼냈다.내재되어있는경량화마법을작동시킨후시험삼아끌어당겼다.

드르륵.

“잘작동하나요?”

아서가능숙하게일을처리하고있자,힐끔거리던민철이다가와물었다.

“좋네요.웨인라이트교수님께서상태가제일좋은걸주신것같습니다.”

“다행이네요.”

아서의대답을들은민철이생긋웃었다.

“...”

간파술식을작동시켰으면눈부신광경이 보였을터인데,작동시키지않아그저기생오라비처럼보일뿐이었으니, 아쉬울따름이었다.

아서는옹기종기모여있는학생들에게다가갔다.

“숲으로들어가면뜻하지않은상황이일어날수도있습니다.모두긴장하시고각자의장비를착용해주시길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네!”

“그렇게하지.”

아서는그들의대답을들으며파이프를꺼내들었다.그렇게불을붙이고몇분간바다를보고있을때였다.

“준비끝났습니다교수님.”

한스가학생들을대표해서아서에게다가와말했다.아서는고개를짧게끄덕인다음발걸음을옮겼다.

사수답게테크니컬웨어를입은한붕과릴리.한붕의 전신은 석탄같이 새까맸다.심지어고글까지말이다.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입은걸까. 그래도 릴리에비하면양반이었는데.

“어때?귀엽지?!”

“아···네.”

릴리의장비는하얀색과분홍색으로알록달록했다.마치세상의모든어그로를끌려는듯말이다.그리고상의에는고양이귀처럼후드가달려있었는데,전투중에귀여움이라도어필하려는것일까.

아서는이마에왼손을올리며한숨을내쉬었다.곧바로혹시나하는마음에다른학생들을쳐다보았다.

평범한사제복을입은클레멘스.그는골렘이기에옷이찢어지거나헤지지않는이상항상똑같은옷을입는모양이었다.

메리는기동성을중시하기위해가죽갑옷을입고있었다.과거에겪었던일덕분인지,극히실용적인장비들로몸을둘둘말고있었다.

“···제옷에뭔가문제가있나요?”

“아뇨,없습니다.”

아서는바로고개를돌렸다.

풀플레이트를껴입고있는맥.양손에는투핸디엑스와커다란방패를들고있었는데,오랜단련과타고난덩치가없었으면소화할수없는장비들이었다.

“벨라양은장비가따로없습니까?”

아서는마지막으로남은그녀에게가볍게질문했다.하지만말을내뱉고잠깐후회했다.혹시나그녀에게사정이있어서장비를착용하고있지않는이유가있을수있었으니까.서류에는기입되지않은정보말이다.

그러나걱정과는달리벨라에게날카로운반응이튀어나왔다.

“필요하겠냐등신아.”

서슴없는차가운욕설.

“그런가요.”

“흥.”

벨라의빈정거림에아서는익숙하다는듯이어깨를으쓱였다.그리고출발하기에앞서입을열었다.

“민철씨,먼저앞서가며주변을정찰하는일을부탁드립니다.”

“그렇게할게요.”

“한스군은맨뒤에서이상한낌새가느껴지면바로보고해주시길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저는앞장서서거점을찾도록하죠.보트를끄는일은···.”

“내가하겠다.크큭,오랜만에힘을쓰고싶군.”

무슨바람이분것일까.온몸에서뺀질이의기운이흘러나왔던한붕이입을열었다.

“나도돕겠다형제여.”

그리고그에지지않겠다는듯이맥도끼어들었다.

“알겠습니다.그럼부탁하도록하죠.”

아서는만족해하는웃음을지었다.눈치보지않고무엇인가하겠다는의지를보이는것은좋은징조였으니까.

“그럼출발하겠습니다.누차말하지만이상의기운이느껴지면바로말해주시길바랍니다.”

아서의말에고개를끄덕인일행은다같이풀숲으로발을옮겼다.

*

숲의나무는나뭇잎으로하늘을가릴정도로크고울창했다.그리고고개를조금만돌려도처음보는희귀한식물들이보였다.

발을내디딜때마다나뭇가지와풀들이밟혔다.숨을들이쉬고내쉴때마다는정화되어있는깨끗한공기가폐로들어왔다.조금습하기도했지만말이다.

처음듣는새와벌레의울음소리.아서는앞장서서고무보트가따라올수있게마체테로길을열었다.학생들은사방을경계하며아서를따라왔다.

스륵.

멀리서풀을헤치는소리가들렸다.조그마한다람쥐가일행을주시했다.처음보는낯선외지인들에게호기심을가지는것일까.어느새다람쥐의가족들까지모두나와일렬로서서그들을지켜보았다.

“흐으으으읍!!”

“그거다작은친구여!좀더코어를써라!”

고무보트를끄는것으로단련하는한붕과맥.그들은어느새웃통까지벗고있었다.그들의피부는땀이비오듯이흘러반질반질해보였다.

“교수님아직멀었어?”

릴리는아서에게몇번이나같은질문을해왔다.

“거의다왔습니다.”

“그대답만여섯번째야.”

말끝을늘리는릴리.지쳤다기보다는계속반복되는경치에지루함을느끼는듯했다.

또한아서가지도를보지않은채로거침없이나아가고있으니걱정되는마음도있을터였다.다른학생들은배에서보여준일들덕분에어느정도신뢰가생긴듯했지만말이다.

“한스선배엎어줘.”

릴리가이윽고한스에게치근덕댔다.아서는그건무리수가아닐까생각했다.

릴리도그것을모르는것은아닌지짓궂은표정을지었다.진지한분위기에서짧게장난쳐서재미를보려는모양이었다.하지만그녀의예상과는다르게한스가반응했다.

“···알겠습니다.”

짧게고개를끄덕이는한스.

“뭐,뭐?”

릴리는당황하며말을더듬었다.그리고눈동자가짧게흔들렸다.당연히그가받아들일거라고는생각하지않았으니까.

한스는곧장아서에게다가와입을열었다.

“교수님.제가릴리를업고걸어도괜찮겠습니까?”

아서는뒤도돌아보지않고줄기를헤치며말했다.

“네,괜찮습니다.거의다왔으니까요.”

아서의가벼운대답에한스는뒤로돌아와무릎을굽혔다.

“업히세요.”

“자,장난이야장난!진지하게받아들이지말라고!”

릴리는얼굴을살짝붉히면서대답했다.그리고오른손으로앉아있는한스의등을툭툭쳤다.한스는그녀의변덕에짧게한숨을내쉬며자리에서일어섰다.

“...”

민철은멀리서그들을뚫어져라쳐다보았다.풋풋하고순수해보이는모습이보기좋았으니.그녀는순정만화를보는여고생처럼입꼬리가절로올라갔다.

*

“도착했습니다.”

아서는그말을하고나서바닥에마체테를꽂아넣었다.민철은경계를풀고나무에서내려와다가왔다.그리고살짝당황스러운표정을지어보였다.

나무들이빽빽한것은물론어디를쳐다보아도거점이보이지않았다.심지어마력의기운이느껴지지도않았으며,인위적인낌새라고는전혀없었다.

그래도민철은입을꾹다물었다.아서는S급헌터인자신조차믿기힘든마법들을보여준마법사였으니까.

“···교수님여기가맞습니까?”

대신민철과다른학생들의질문을대변하듯이한스가나서서질문했다.그에아서는의심에개의치않고가볍게고개를끄덕였다.그리고조용히발을옮겼다.

그가선곳은울퉁불퉁한바위앞이었다.딱히특별한것이라고는전혀없는바위.일행이대체뭐하려는건지뚫어져라쳐다볼때,아서는바위에마력을불어넣었다.

우웅­.

바위가대답하듯이조그맣게떨렸다.민철과학생들은놀라움에입을살짝벌렸다.

“마력으로주변을더듬듯이흘려보내서는안됩니다.이기물은직접적으로의지를담아마력을흘려보내야탐지할수있는구조죠.”

“와···.”

“물론아직끝난게아닙니다.”

아서는바위를더듬었다.이결계를생성한사람은이사장님이었다.대부분의마법에조예가깊은그는마법제작은물론결계를치는실력또한뛰어났다.

이곳은학생들을교육하기위해만들어놓은거점.매년이곳을찾아오는교화부담당교수들에게만알려주는곳이었다.

“잘보시길바랍니다.여러분들도할줄아셔야하니까요.”

계속바위를더듬던아서.이윽고낙서처럼새겨진눈을발견했다.그는그눈과마주보게정면에똑바로서서3초간바라본후,바위주변을빙돌았다.

그렇게세바퀴.바위주위를돌때눈을감지않는게제일중요했다.

마지막으로처음과같이정면에섰을때,아서는손뼉을치며오른발을쌔게굴렀다.

쿵!

그러자.

스스스스

“교,교수님!”

“와아···굉장하네요.”

“뭐,뭐야!갑자기오두막이생겨났어!”

주변에있던나무와풀들이안개처럼흩어지더니오두막이생겨났다.그뿐만이아니라이삼십미터의풍경이순식간에변한것이다.

그들의눈에가장먼저보인것은이사장님의성격답게‘어서오세요!’라고적힌나무판이었다.

잘가꾸어진정원.모닥불을피울수있게돌이잘배치되어있었다.오두막은지은지얼마되지않은것처럼깨끗했다.

아서는한스와맥에게고무보트를 놓아야 할 곳을알려주고입을열었다.

“그러면오두막의정리와점심식사준비를부탁드립니다.저는벨라양에게짧게가르칠게있으니까요.”

뜻밖의말이었다.

오자마자수업이라니!

몇몇은혹시나미심쩍은행동을하지않을까생각했지만,이내그만두었다.지금까지보여준그의모습은괴짜여도 신사그자체였으니까.적어도나쁜짓을할사람처럼은보이지않았던것이다.

“···오래걸리시나요?”

민철이나서서아서에게질문했다.

“점심먹기전까지는올것같습니다.”

아서는가볍게대답했다.

*

숲을걷는아서와벨라.벨라가어떠한생각을하고있는지는몰랐으나,아서의생각은단순했다.

그들을 가르치기 위해 일분일초의시간도낭비할생각이없다는일념.이미보트에서내렸을때부터수업은시작되었다.아서는그때부터학생들을평소보다더유심히관찰했다.

딱 십오분쯤걸었을때였다.

그들은탁트여있는평야에도착했다.이사장님이일러준대로,이곳은학생들을훈련하기좋아보였다.

가끔가다움푹빠져있는곳이보여있었는데,그것들은전에왔던교화부교수들이랑학생들이만든것이겠지.

아서는뒤로돌아벨라를얼굴을쳐다보며입을열었다.

“좋네요.분노를억제한그모습.과거의저를보는듯한느낌입니다.”

걷고있는동안에도계속등뒤를찔러오는살기.저아이는마음속에서나를몇번이나죽였을까.

“...”

벨라는고개를살짝숙이고눈을치켜떴다.눈매가한층더날카로워졌다.이를 빠드득빠드득소리를내며갈았는데,그녀는학원도시에서부터쭉참고있었던것이다.

아서는피식웃으며말했다.

“최선을다해서덤비시길바랍니다.이건수업이니까요.”

반쯤장난스러운말투.벨라는주먹을꽉쥐면서발을앞으로내디뎠다.

“뒤지고후회하지마.버러지새끼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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