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 67화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19)
* * *
비가끊임없이오는날이었다.금방이라도무너져내릴것같은수도원.천장에서는비가한두방울씩뚝뚝떨어졌다.
이따금씩천둥이치면아이들이깜짝놀라작은비명소리를냈다.모두가헤진담요로몸을꽁꽁싸매고벽난로앞에옹기종기모여있을때였다.
타닥타닥타들어가는장작.
일렁이는모닥불.
“수녀님!벨라는왜머리에뿔이있어요?”
아이들은뜨개질을하는수녀에게질문했다.그말을들은수녀는질문을한아이들의눈을마주보며대답해주었다.
“그건벨라가너희들보다 힘이 더 세기때문이란다.”
그녀의입가에는은은한미소가담겨있었다.손으로는멈추지않고계속뜨개질을하고있었는데,한두번해본게아니라는듯이굉장히능숙했다.
수녀의말을들은아이들은크게소리쳤다.
“그럼저도뿔가질래요!어떻게하면가질수있어요?!”
질문을들은수녀는뜨개질을잠시멈췄다.그리고곰곰이생각한다음,이내대답을하지않고는가장먼저질문한아이의머리를쓰다듬었다.아이들은그따스한손길에하품을몇번하더니,질문도잊어버린채얼마지나지않아잠들었다.
“...”
벨라는멀리떨어져자는척하며그광경을몰래지켜보았다.자신도다른아이들과다르게머리위에뿔이왜있는지너무나도궁금했으니까.
가끔가다마을에가면겁먹은시선을보내거나노려보는어른들이있었다.마족이라는뜻모를단어를말하면서손가락질하는어른들도있었다.
하지만수녀님은그런일이있을때마다꽉끌어안고등을보듬어주셨다.가끔씩벌꿀쿠키를주실때도있었다.
그래서어른들의차별이무섭지만은않았다.수녀님이언제나함께해주실것같았으니까.
그렇게생각하고몇개월뒤.
수녀님은살해당하셨다.
내눈앞에서.
*
“와···.”
믿을수없었다.
입이다물어지지않았다.
담당하고있는학생중한명이과거척살작전에서죽였던마족과는격이다를정도로강했으니까말이다.
교수님의뺨에벨라의손톱이스쳐지나가는순간,놀라가지고드론으로몰래쳐다보고있는것을관둔다음황급히교수님이있는곳으로내달렸다.
순식간에피를사방으로흩뿌리는교수님을보고있으니,임무는둘째치고교수님이너무걱정돼서아무생각도들지않았다.그저전력으로다리가움직일뿐이었다.
하지만다시드론을쳐다보았을때,갑자기교수님의몸에검은선들이생겨나더니상황은급속도로달라졌다.
그기술은숨겨놓은필살기같은거였을까.가히압도적인힘이라할수있었다.
벨라가교수님을공격할때마다교수님은그것을흘러넘기시는듯했다.그여파로주변에서모래가커다란파도처럼휩쓸려나가고,지면곳곳에운석이박힌것처럼움푹구멍이생겼으니말이다.
‘범상치않은분이라고는계속생각했지만이정도일줄은···’
속도를조금늦추고드론으로믿을수없는싸움을집중하여지켜보고있으니,거의다도착했을때는교수님이벨라를옆에눕히고,자리에털썩주저앉아유유자적히파이프를입에물고있었다.
가끔씩통증이느껴진다는듯이몸을부르르떨거나인상을찡그리셨지만말이다.
“...”
무엇보다놀라운것은그가별일아니었다는듯이담담한표정을짓고있는것이었다.
꿀꺽.
침이절로삼켜졌다.
교수님이내가생각했던것보다더굉장한사람이었다는사실은물론,훨씬강해보였으니까.
외모또한그저사납게생긴양아치처럼보였던처음과는다르게,지금은어느정도사연이있어는느와르배우처럼보이기시작했다.
민철은아서에게조금더공손하게대해야하나고민했다.하지만갑자기태도를변화시키면속물적으로보일수도있었으니,최대한인상이라도잘보이기위해그녀는헛기침을몇번하며목을가다듬었다.그리고앞머리를손으로쓸어내렸다.
입고있는옷까지어느정도단정하게되었을때,민철은앞으로발을내디디며교수님을불렀다.
*
“후···.”
죽을뻔했다.
분명한순간이라도흑선(??)을늦게사용했으면이미시체가되었으리라.
흑선을사용하고난이후에는오랫동안사선(死?)에서줄타기를했던경험이많은만큼,몸이자연스럽게움직였다.
생각지도않게물아일체(??一?)상태에들어가더높은경지에도달할수있었지만,두번다시하고싶지않은경험이또생겨났다.
“크윽.”
온몸이쑤시는게근육이비명을지르는것같았다.이미자주사용한몇몇근육은붉게달아오르거나파열되어버린것이느껴졌다.
아서는안고있던벨라를옆에조심히내려놓았다.그리고곧바로파이프를꺼내진통효과가있는약초연기를한모금입에머금었다.
“교수님!!”
“···민철씨?”
멀리서민철씨가다가오고있었다.드론으로몰래이곳을감시하고있는것은알고있었는데,그녀가직접달려올줄은몰랐다.
“윽,그···괜찮으세요?”
민철은고약한약초의냄새가코를찔러와인상을찡그리며물었다.
“안괜찮습니다.”
“네?”
아서는자리에서일어나면서민철이예상치못한답변을했다.민철은한순간그말을받아들이지못하고얼빠진소리를내었다.
“제가학생들을지켜봐달라고부탁하지않았습니까.”
“그,그게···.”
처음들어보는교수님의냉정한목소리에민철은말을더듬었다.방금전전투에서보여주었던모습이겹쳐져서오싹오싹하기까지했다.
드론으로몰래보고있다가위험해보여서왔습니다!라고는대답할수없었다.분명그가떠나기전일대일교육을진행하고싶다는어투로말했었으니까.
민철은아서가간신히들릴정도로조그맣게얼버무렸다.
“아···그,교,교수님이걱정돼서요···.”
그녀가머뭇머뭇거리는사이에간파술식을작동한아서.민철의귀와꼬리가축늘어지는것을보며너무나도귀엽다고생각했다.주인에게꾸중을들어낑낑대는강아지처럼말이다.
“후우···.”
아서는피식실소가터져나오려는것을참고태연하게연기를내뱉었다.
“부탁드립니다.다음부터는지시에꼭따라주세요.”
그래도해야할말은해야했다.민철은아서를지키기위해서온사람이아니라,교육을돕기위해온사람이었으니까.학생들의안전이최우선이라는사실을알아주었으면했다.
“네···.죄송해요···.다음부터는실망시켜드리지않겠습니다.”
민철은고개를숙인채반성하는태도를보였다.아서는그태도에괘념치말라는듯이그녀에게다가가머리를쓰다듬어주었다.그리고몸을돌려벨라쪽으로가서그녀를업었다.
“...”
두손을모으고고개를숙이고있는민철.표정으로는계속반성하고있었지만,그녀의꼬리는 쓰다듬에 의해 세차게흔들리기시작했다.
*
“크큭.흰자와노른자를분리해주지.”
릴리는 바로 옆에 있는 한붕의헛소리를들었다.
“으음.이무게감은대퇴근단련에무한한가능성이느껴지는군.”
그리고멀리서짐을옮기고있는맥을보았다.
교수님과민철선생님이사라진지30분정도가지났다.그강한교수님과S급헌터민철선생님이어디서무슨일을당할리는없겠지만,벨라만을대리고사라진것에대해서는호기심이생겨났다.
“메리메리!잠시만냄비좀봐줄수있어?”
그래서자신의할일을메리에게넘기고몰래다녀오려는참이었다.현장학습이시작됐을때부터끊임없이잔소리를한스선배도지금은오두막2층에있었으니좋은타이밍이었다.
“···왜?”
메리는오두막에쌓여있는먼지를털며대답했다.싱글벙글웃으며자신에게다가온릴리에게그녀는경계심을가지고살짝인상을찡그렸다.
“교수님이랑민철선생님몰래보고오려고!”
활기차게대답하는릴리.메리는그럼그렇지생각하며한숨을살짝내쉬었다.
“교수님이여기있으라했잖아.하지말자.”
하지만릴리는포기할생각이없다는듯이큰소리로외치며고개를숙이고외쳤다.
“제발부탁해!”
그리고이렇게하면의지박약해보였던메리가분명들어줄거라고생각했다.
“안돼.”
하지만메리는단호하게대답했다.그리고고개를돌리고다시제할일을하기시작했다.
“···뭐?”
처음보았을때와는확연하게다른태도.
“흐음.”
대체어젯밤에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그것또한굉장히궁금한일이었지만,그건메리가직접얘기하지않는한,아무리생각해도답이나오지않을일이었다.
지금은지금궁금한일을하면되었다!
‘그럼그냥가면되지!’
그렇게릴리가주변의눈치를슬쩍보며몰래풀숲으로들어가려고할때였다.
터벅터벅.
“교수님!”
릴리가들어가려는방향에서아서와민철이걸어오고있었다.아서의등에는벨라가엎혀져있었는데상하의둘다흙투성이였고,그걸업고있는아서또한옷이다찢겨있었으니.릴리는몬스터에게습격당한건가라고생각했다.
아서는오두막에도착하자마자살짝눈썹을찡그리며말했다.
“무엇인가 타는냄새가나는데대체무슨냄새입니까.”
“응···?”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