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화 〉 77화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29）
* * *
“애들이왜이렇게자신감이없어보입니까?”
“그게···.”
아서는아침에자신감있게나갔던아이들이죽상이되어돌아오자민철에게질문했다.민철은오늘아침에있었던일들에대해세세하게보고했다.
“저런,상심이크겠네요.”
이야기를듣고나서아서는걱정된다는표정을지었다.
“그래도뭐.”
말을하다잠깐끊는아서.이에민철은자신이너무과하게한게아닌가싶은마음이들었다.
혹여나따끔한소리를하실수도있었으니,숨을크게들이쉬며마음의준비를단단히했을때였다.
“잘해주셨습니다.역시S급헌터답네요.”
그러나아서에게서나온말은예상치못한칭찬이었다.
“내일도좋은수업부탁드립니다.”
이어서밝은미소까지.
“네!!”
그것을본민철은힘차게대답했다.꾸지람도듣지않았을뿐더러교수님의표정은더할나위없이만족스러워보였기에.
‘다행이다···.’
민철은아서가뒤돌아서오두막으로걸어가자안도의한숨을짧게내쉬었다.
사실민철이오늘엄격하게한이유는해이헤진아이들에게긴장감을심어주기위한것도있었지만,교수님과저녁에목욕할때누구에게도방해받지않고자한것도있기때문이었다.
이로써아이들이늦게까지깨어있을리는없을터!
민철은입가를올리며얼른손을씻었다.그리고오늘의밥은무엇인가생각하며가볍게콧노래를부르면서걸음을옮겼다.
“흠···.”
아서는오두막으로돌아가는길에학생들을흘깃보았다.예상대로굉장히험악한분위기였다.누구하나입을열지않은상태였지만말이다.
그래도뭐,갈등이생기지않으면마음의성장또한이루어지지않았다.결국한번은서로를강하게의식해야팀합도더좋아질터였고.
좋은쪽으로든,안좋은쪽으로든.이런식으로한번사고가터지는게맞았겠지.
또한오늘경험으로인해다음팀수업부터는더긴장하고악착같아질터였으니.
남은건그들을믿고지켜보는것뿐이었다.어차피친화력이높은한스학생도있었고말이다.
*
“그얘들아···?”
“...”
그러나아서의기대와는다르게정작한스도지금상황에는어쩔줄몰라하고있었다.
한스는선후배간의위계질서가잘잡혀있는사관학교엘리트출신이었던것도있었고,문제아들을돌보거나어울린경험이전혀없었던탓이다.
핸드폰에서눈을떼고있지않은릴리.
묵묵히오른손으로바벨을움켜쥐고있는맥.
눈을감고오늘있었던일에대해명상하는메리부터,손깍지를낀채고개를숙이고몸을떨고있는한붕까지.
참담한심정을느꼈다.국가고시를앞둔학생들도이보다조용하지는않을터다.
‘교수님이좀도와주시면좋겠는데···.’
그런마음을가지고한스는오두막으로들어가는아서를슬쩍보았다.하지만아서는도와줄생각이없었으니조용히문을닫을뿐이었다.
‘이것또한교수님께서생각하신과정이겠지.’
저런무책임에가까운태도를보면성내거나의심할법도했지만한스는아서를믿었다.교수님께서도무슨생각이있을거라는.그래서어떻게든이상황을풀어가려고마음먹었다.
“흠···.”
헌데말을하고싶어도건빵을한움큼먹은것처럼목이막히는상황.차라리무식한오우거와일대일맞대결을펼치는게더쉬우리라.
결국고민끝에는부자연스러운위로가튀어나왔다.
“고생했어.분명내일은더나아질거야.”
진심은섞여있지만분위기에맞지않는그런위로말이다.
“고생?딱히고생은안한것같은데?”
가장먼저반응한것은릴리였다.릴리는시선을핸드폰에서때지않은채비꼬듯이말을이었다.
“그야너희들다알고있지않았어?고블린이상가면결국이런일이일어날거라는사실을.애초에교화부학생들이뭉친오합지졸파티인데뭘.”
남의일인것처럼대충대충말하는릴리.그러자한붕이발끈화를냈다.
“어이.계집.그따위로말하지마라.”
물론한붕이화내봤자겁먹을릴리가아니었다.릴리는피식웃음을터트린다음말을이었다.
“야띨띨아.네마탄이좀더강했으면상황은거기까지가지도않았어.”
“뭐?”
“어떻게마탄이고철도꿰뚫지못하는거야?마탄은무슨.탄값이아깝다.”
차가운릴리의일침에한붕은이를꽉깨물었다.무엇인가말하고싶었으나입을열수없었던탓이다.릴리의말대로리자드맨주술사를빨리처리했으면순식간에끝났을문제였으니.
“우리는잘못을저질렀기에이런교화부현장학습을오게된거고,평소에도스스로부족한건잘알고있었잖아.겨우이런일로시무룩해져서는입꾹다물고있는것도웃긴일이라고.”
릴리는그말과함께웃차!하며자리에서일어났다.그리고주머니에핸드폰을집어넣더니다른아이들을둘러보며말했다.
"에휴,그래도1인분도할수없는건좀심하다고생각안해?”
“릴리.”
릴리가말을할수록분위기가험악해지자,한스가눈을번뜩뜨며말을딱잘랐다.
저번과같이무시무시한눈빛.하지만릴리는그때와는달리더큰목소리로기세를이겨내며계속말했다.
“한스선배.선배는말할자격없어.그야문제아로낙인찍힌적없이편하게학원도시생활을보내온엘리트잖아?이건우리들만의이야기야.”
“...”
그러고는재빨리선을그었다.한스가반박할수없는말로.
“그럼네가빨리눈치채질못해서기습당한건뭐라설명할거지.”
잠깐숨쉴틈이생기자한붕은민철이말한릴리의잘못을끄집어내려했다.하지만.
“에베베~.그래도난8마리중1마리를빨리제압하고원호까지했지롱.네가주술사에게총을의식시키지만않았더라면주술사도내가땄을거지롱."
릴리는이미리자드맨과의전투에서평균을훨씬웃도는결과를냈기에당당히말할자격이있던것이다.
“메리나맥이방패로밀치는것만잘했어도내가소형폭탄으로몇마리더죽일수있었지롱."
쿵!
“거기까지해라.”
그러나맥까지끼어들면이야기는달라졌다.맥이방패로바닥을찍자,릴리는아무일없었다는듯이몸을홱!돌렸다.그리고사뿐사뿐걸으며곧자리를벗어났다.
“그래,난여기까지할게.먼저씻고맛있는밥이나먹으러가야겠다.빠이!”
분위기를완전히망쳐놓고.
‘아···.’
결국해결할답이없어진한스의마음속에서 무거운납덩이가쿵떨어졌다.
*
드르륵!
한붕은릴리다음으로자리에서일어났다.릴리가했던말은대부분맞는말이었고,혹시라도또누군가가화를낸다면표적이자신에게올것같았기때문이다.
식사를하러가자니그곳에는릴리가먼저가있었다.배는엄청고팠지만너무부담스러운상대였다.
더군다나그맛있는음식을먹을정도로만족할만한결과를내놓지못했으니.먹었을때죄책감이들것만같았다.
터덜터덜.
결국언제나처럼또도망치듯걸었다.돌아가봤자한스선배도화나있을거라예상하며.
“...”
자신이라고나약한스스로가좋은건아니었다.당연히변하고야싶었고노력도엄청했다.사격장에서살듯이총을쐈고멋진말투를배우기도했으며비싼장비들도샀다.
물론그중에서도할수없는것이있기는했다.그리고그것이가장큰듯했고.
바로.총을바꾸는것이었다.
교수들이위력도안나오는구닥다리라고언급한총.신발부터고글까지싹다바꿔도유일하게바꿀수없는게무기였다.
허나,그것은자신에게꿈을심어준무기일뿐더러할아버지에게물려받은유품이었다.
‘분명할아버지의친구분들말씀이나,기록에의하면이렇게약하지않았었는데···.’
“하아···.”
무기의위력이안나오는것을어떻게해야할지감도잡히지도않았다.지금까지만난교수님들도한숨만연신내쉴뿐명확한답을주지못했다.
그래서S급헌터인민철선생님에게무슨조언을들으면매너리즘에서벗어날수있을거라고생각했다.
하지만그도결국재능충인듯했다.이것저것적기만할뿐뭐라고조언해주지못했으니까.
결국강한놈은처음부터강하다는얘기가계속머리에맴돌았다.지금까지의노력은모두물거품처럼느껴졌다.
씁쓸한기분이었다.
“아!”
그때였다.
한붕의머릿속에아서가떠오른것은.
최근자신의마음속에다시불을붙여준교수님.무술과마법을위주로사용하는것같았지만,배위에서의대화를나눌때면총에도조예가꽤나깊어보였으니.
혹시나총의위력을높일방법을알지않을까같은환상이머릿속에들어왔다.또잘만하면아쉬운위력을커버할정도로멋진기술을배울수있지않을까하는기대감이들었다.
그런데이마저도시간이흐를수록,생각이깊어질수록,생각은꼬여갔다.부정적인생각이머리를침투하려든탓이다.
다행인것은배위에서의경기가주었던충격이더강했던점이었으니.한붕은희망을가지고발걸음을옮겼다.
*
“나에게가르침을내려주는자여.”
흔들의자에앉아서책을읽고있던아서.한붕의말에인상을찡그리고는고개도돌리지않은채입을열었다.
“다른사람들앞에서야신경안쓰지만,저와단둘이있을때도그런식으로말씀하시면대응안해줄겁니다.”
단호한대답이었다.타협점이라고는일절없어보이는.그에한분은어쩔줄몰라하다가이내식은땀을흘리며조그맣게말했다.
“교수님.”
“네말씀하세요.”
“···저,강해지고싶습니다.”
“그런가요?”
“...”
한붕이겨우겨우입밖으로꺼낸용기있는말에아서는시큰둥하게대답했다.이에한분은실망감을감출수없었다.그래도언제나있었던일이었다.감정은크게요동치지는않았다.
꼬르륵.
“!!”
교수님에게찾아오기까지너무긴장한탓일까.그의뱃속에서참을수없는신호가울렸다.
“그럼일단밥부터먹어야겠네요.”
“···네.”
*
아서는책에책갈피를꽂고덮으며자리에서일어났다.그리고자신이만든요리를한접시에담아왔다.
통통한새우살과고소한마늘이올리브유와어우러져만들어진‘감바스알아히요’였다.거기다가두툼한바게트도하나얹어왔으니충분하리라생각했다.
생각했던대로테이블에올려놓자마자한붕은허겁지겁음식을먹어치웠다.아서는그것을보며연소통에약초를욱여넣고불을붙였다.그약초는마음을차분하게만들어주는약초였다.
몇번의연기를후하고내뱉으면서한붕의식사가끝나갈때쯤이었다.
적적한오두막안에서아서가먼저목소리를내었다.
“그런데사람잘못찾아오지않았습니까?전거너가아니라마법사인데.”
“···죄송합니다.”
아서의입에서나온말은한붕을납득시키기에충분한말이었다.요새총기는공장에서찍어내지마도구장인들이합심해서만드는경우는얼마없었으니까.
마도구제작을원하는사람들은더특이한무기나제품을원하지총을원하지않았다.
그얼마없는B급이상헌터중에서도총기사용자절반정도는오더메이드가아닌공장제를쓰는시대였다.
“장난입니다.고개숙이지마세요.”
아서는손사래를치면서가볍게말했다.그손사래는연기를흐트러트렸다.
“사실마탄사용자와마법사는꽤나연관이있습니다.한붕이저를찾아온건그리잘못된일이아닙니다.”
이어서옅게웃자한붕은아서가지금까지보았던교수와는격이다른,전혀종잡을수없는사람처럼느껴졌다.
“후···.”
연기를천천히,또천천히내뱉은다음불을끄는아서.옆에있던재떨이에연소통을탁탁치면서불을끄고말을이었다.
“조언을받고싶으면약속세가지만하죠.”
“어떤약속인가요···?”
약속이라는얘기가나오자한붕은침을꿀꺽삼켰다.어떤조항을걸지전혀몰랐으니말이다.
혹시나실험체가되어달라고하는걸까.아니면집에서보내주는용돈으로는턱도없는돈을요구하는걸까···.
한붕의예상과는달리아서의입에서나온말은비교적으로간단한것들이었다.
“첫째.이상한컨셉질을버려갈것.”
“둘째.배위에있었던일에대한마무리를제대로지을것.”
“마지막으로제말을의심하지말것.”
“어떻습니까?”
그리고그모든것은아서에게전혀이득될거라고는없는내용들이었으니.이상하리만큼너무나도좋은조건에한붕은의심하면서도조금씩고개를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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