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 84화 GTA(그레이트 티처 아서) (36)
* * *
타닥타닥.
아서는마당앞에서모닥불에장작을넣었다. 안그래도밝았던모닥불이더환하게타들어갔다.
아서는모닥불이좋았다.일렁이는불꽃을쳐다보고있으면따스한온기를전해져와지난날의추억들을떠올리게해주었으니까.
그렇게몇분간모닥불만보았을때였을까.자연스레대삼림에온지난일주일이상기되었다.
현장학습도중가장많이변한학생은벨라였다.
얼마전,그녀가보여주었던강한의지는아직까지도머릿속에기억의한편에남았다.
‘······아서.’
마족의힘을다끌어낸상태에서도자신을억제해다시평소와같은모습으로돌아온벨라.
그것이신기해서억지로다시해보라고재촉했을때는,다시통제하지못한나머지미친듯이공격받아상처투성이가되었다.그래도한번성공했다는사실은변함없었다.
다음날부터는마족의힘을사용하는도중에도자의를가지는데성공했으니까.
몇초뿐이안돼도말이다.
그후아서는마족의힘을제한해둔시간까지다사용하고남는시간동안,자신의기술들을벨라에게알려주었다.알려줘도써먹을수없는게대부분이었지만.
여하튼놀라울따름이었다.
믿는다는마음은분명진심이었다.헌데그때는무턱대고믿는다고말만했을뿐이었다.정확한시기같은건자신이마족이아니기에알수없었다.
역시마음이라는것은다시금신기하다고생각되었다.
“···교수님아직안주무세요?”
“네,아직생각할게있어서요.조금만더불좀쬐다가자게요.”
지긋이불을쳐다보고있으니등뒤에서달콤한목소리가들렸다.그녀는민철이었다.두손에는김이모락모락나고있는우유두잔이들려있었다.
“그럼저도교수님옆에조금더앉아있을래요.”
민철은그말과동시에아서의옆에딱붙어서앉았다.이어서자연스럽게우유한잔을내밀었다.
“...”
과거였으면어떠한일을하든질문했을민철.그녀또한많이바뀌었으면바뀌었다고말할수있었다.
특히온천에갔다온이후로.
가끔이상한유혹을해오는것과더불어노골적으로보여주는무방비한모습.성적으로흥분된다기보다는어린딸아이가아빠에게사랑을표하는것과같이귀여웠다.
하지만이행동들을마냥좋다고받아들일수는없었다.
‘어쩌지···현장학습이끝난다음학원도시에돌아가면모습을바꿀생각인데.’
달그락.
밑동이다타들어간장작이균형을잃고소리를내었다.그에아서는쇠꼬챙이로장작을툭툭건드리며생각했다.그런건나중에고민하기로.
아직남은일주일간마음이어떻게바뀔지몰랐으니까.
그녀도···자신도···.
학생들을생각을조금더해보자면맥은저번상담이후,팀원들을위해서포지션을잡기시작했다.더열정적이고듬직하게.
그덩치큰맥이진열에대해신경쓰기시작하니,기습을당해도한순간에팀이무너지는일은없었다.실로안정적이었다.
한붕은아침마다‘나는할수있다.’라는문장을거울을보며반복하고있었다.그러자날이갈수록탄의위력이올라가는것처럼보였다.그양의굉장히미미했지만말이다.
‘그래도이게쌓이다보면훗날에는점차달라지겠지.’
아서는한붕에게여러조언을해주었다.위급한상황에서의대처방법이나,일대일상황에서풀어나가는기술같은것들에대해서.
무엇보다이후에도그것을알려줄만한학원도시의교수들을딱짚어서연결시켜주면그는더발전할수있을터였다.
노력과열정이그때까지남아있는한.
한스는변함없이아이들을잘이끌어주었다.학생들이실수한부분이있으면딱짚어주고,커다란사고가일어나지않도록그들의실수를무마시켰다.
클레멘스또한처음과다를바없었다.특히말을일절꺼내지않는다는점이.그저옆에서하라는데로움직이고가끔기괴한옅은미소를보일뿐이었다.
그런데한번,그의치료과정이문제가되었던적이한번있었다.치료대상에게크나큰정신피해를주었기때문에말이다.
그때릴리와한붕은조그마한잔상처가났음에도입을꾹다문채숨기고있었다.그후한스에게들켜호되게혼이났고.
결국잘해결됐지만.
아직까지큰성장을보이지않은사람은.
‘릴리와메리인데···.’
메리는누군가가먼저말을거는것이아니면절대먼저말을하지않았다.오전수업에서도가끔필요한말만했고한스에게대련을통해조언을들을때도고개만끄덕일뿐이라고한다.
시간이지나모두가그녀에게큰관심을주지않았다.아무에게나다가가서재잘거리던릴리까지재미가없다면서말걸지않을정도였다.
현장학습이전에만났던그녀와는정반대라고말할수있었다.그때그녀는뺀질뺀질해도누군가가말을걸면웃으며대답해주었으니까.
마지막으로릴리는.
‘교수님교수님!나도다적었어!상담해줘상담!’
이라는말과함께설문지를가져왔는데,진심이담겨있는문장은단한개도없었다.설문지에는그저장난스럽게생뚱맞은말들이잔뜩적혀있었다.
그에아서는머리만몇번쓰다듬고따듯한차를맥여돌려보냈다.릴리는의미심장한웃음을지은채돌아갔고.
타닥타닥.
짧은시간동안모두가어느정도바뀌었다.그것도긍정적으로.사고또한일어나지않았다.그래서이대로돌아가더라도자신의기준에서는합격점이라말할수있었다.
‘그런데엠마라면여기서끝냈을까.’
그생각이머릿속에맴돌았다.완전히풀리지않은몇몇의심리상태또한.
아서는한숨을한번내쉬었다.동시에아직일주일이나남았으니바쁘게움직여야겠다는마음을먹었다.
이어서내일해야할것들을머릿속으로정리한다음옆에앉아있던민철과함께오두막안으로들아갔다.
*
다음날아침식사도중.
모두가음식들을자신의접시위로담아와맛있게먹고있을때아서가입을열었다.
“오늘오전수업부터는한스가빠질예정입니다.”
느닷없는얘기였다.예고는커녕아무에게도귀띔도해주지않은그런얘기.
민철또한그런얘기를듣지못했으니동공을크게뜨고옆으로고개를돌려아서를쳐다보았다.당사자인한스도놀란채손가락으로자신을가리켰다.
“그럼리더는누가해?”
아이들이시끌벅적해지기전,신선한양상추샐러드를포크로마구휘젓고있던릴리가말했다.학생들은침을꿀꺽삼긴채귀를기울였다.
“제비뽑기로할까요?”
아서는빙긋웃으면서말했다.
“뭐?”
“네···?”
민철과학생들은이제저말이진짜인지혹은거짓말인지분간되지않았다.그저멍하니입을벌렸다.
‘리더를제비뽑기로···.’
“사실정해둔사람이있습니다.”
아서가계속해서말을꺼내자학생들은가슴을쓸어내렸다.아무리그래도제비뽑기는너무황당무계하지않은가.무엇보다그들은아서를그렇게까지무책임한사람으로보지않았다.
그런데이어서나올말도그들을당황시키기에는충분했다.
“바로메리입니다.”
“네···?메리요?”
“응?”
“흐음.”
학생들은식사하던것을멈추고곰곰이생각했다.왜메리가리더가되었을까는물론,메리가지금까지자신들에게어떤모습을보여줬는가에대해서.
리더로서의자질?
그럴만한점은단한번도보여주지않았다.전투속에서그녀는대부분의시간을자신의앞에놓여있는적을처리하기에급급했으니까.
그렇다고한스를제외하고리더를할만한인물이있나?
그건또아니었다.
결국다들입다물고있으려는찰나에톤이높은목소리가끼어들었다.
“왜내가아닌건데!”
목소리의주인은릴리였다.그녀는진심으로이의를제기했다.전략이나전술적인측면은물론,개인의무력으로도자신이메리보다더낫다고생각했으니말이다.
일상에서는장난기가득했지만작전이나일에관해서는한없이진지해지는릴리였다.
“그이유는···.”
아서는턱에검지를대었다.이후몇초간그렇게말없이가만히있었고.
이어서일순간의침묵을깨듯말을이었다.
“말씀드려도지금의릴리양은이해하지못하는내용입니다.하지만분명히나중에알게될···그런얘기겠죠.”
“그으래?”
릴리는말을끌면서못마땅하다는듯이아서를쳐다보았다.아서는시선을피하지않고그대로릴리와눈을마주보았다.
“그럼뭐!믿어줄게!”
릴리는특별히허락해준다는말투로말했다.그녀가끝까지물고늘어지지않은이유에는아서가있었기때문이었다.
지금까지자신들을위해서움직이는다양한면을보여주었으니,이번에도무엇인가이유가있으리라생각한것이다.
또릴리는메리가과거에리더경력도있다는것을알고있었다.
‘동료들을다죽음으로몰아넣었지만.’
여하튼자세한건실전에서어떤모습을보일지였다.
식사가끝나는대로학생들은오전수업을나섰다.리더가된메리에대해불안감과약간의기대를가진채.
*
“메리!”
“응?”
“아까바위뒤쪽으로모두함께몸을숨긴뒤섬광탄을던지고역습했으면우리가훨씬유리했을텐데왜그렇게하지않은거야?”
“미안···몰랐어.”
“그래,그럴수있지.다음에잘하자!”
시작은당연히순조롭지못했다.어느팀이나리더가바뀌면다른팀이되기마련이다.무엇보다가장큰전력인한스가빠졌으니전투속에서불안한감정에휩싸이는건피할수없는일이었다.
릴리또한그것을잘알았다.그래서메리가이해했다는듯이고개를끄덕이는것을보고그냥넘어간것이다.
하지만.
“메리이이이!!”
“···왜?”
“맥혼자서할수있는일에같이껴들지마!뒤쪽이한순간위험해졌잖아!”
“음.”
“맥은네가걱정하지않아도혼자서잘할수있어!”
“그렇다.조금더나를믿어라.”
“응···알겠어.”
사소한말다툼이생기는것은피할수없었다.이것또한성장하는과정이었다.
민철과한스는그들을눈에띄지않게조용히그들을지켜보았다.지금까지잘해온아이들인만큼괜찮아질거라는희망도가지고있었다.
“메리이이이이!!!!”
메리의판단미스로인해팀이위험해질때마다릴리가울부짖었지만 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