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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101화 (101/154)

〈 101화 〉 100화 ­ 데스 나이트를 잡아라! (2)

* * *

믿기지않는일이일어났다.

“커헉!”

항상듬직하게최전선을버텨주던맥이데스나이트의대검에한합도버티지못하고나가떨어진것이다.

쿵.쿵.콰앙!

바닥에몇번튕기더니이내벽깊숙한곳에처박혔다.갑옷은순식간에찌그러졌으며투구는옆으로흘러툭떨어졌다.

그나마손가락을까딱거리는걸로봐서는아직의식이남아있는듯했다.그럼에도싸움에다시합류하는데는시간이걸릴터다.

“맥!!”

한붕이눈을번쩍뜨며크게외쳤다.지금까지일행중에서유일하게마음을의지할수있던상대가쓰러졌기에.

맥이없으면팀으로서무너지는게한두가지가아니었다.전술적으로도멘탈적으로도.

“씨발!”

벨라가짧게욕지거리를내뱉으며데스나이트에게몸을날렸다.뒤이어데스나이트가휘두르는커다란대검을유연하게피한후주먹을박아넣었다.

쿵!

허나데스나이트에게제대로된타격은들어가지않았다.갑옷에검은오오라가스멀스멀흘러나오더니,주먹을부드럽게흘려냈기때문이다.

“크흑!”

대형와르그를상대하던메리가신음을터트렸다.한스가동시에상대하고있기는했지만,와르그는무시무시한덩치의이점을이용해서둘을쉴새없이몰아붙였다.

‘왜이렇게쌘거지?!’

한스는의문을가졌다.그가과거에상대했던데스나이트와와르그와는차원이다를정도로강했으니말이다.

‘역시성으로돌격하던군인들하고힘을합치는게맞았나.’

작전설명에서도‘아군과함께힘을모아.’라는항목이있었다.그리고그항목이이평가의정답일수도있었다.

‘지금부터라도군인들하고같이데스나이트를상대하면.’

문득그런생각이떠올랐지만이내소용없는일이라는것을깨달았다.어느덧성문쪽에서들리던함성소리가잠잠해져있었으니까.

결국이데스나이트와와르그는자신들만으로쓰러트려야한다는걸자각한다.

“후우···.”

클레멘스는맥의치료에전념하고있었다.한붕도총을계속발포하기는했으나데스나이트도와르그에도큰피해를주지못하고있었다.

선배로서자신이해내야하는상황이었다.

“후우···.”

심장이미친듯이수축하고팽창했다.눈에는절로힘이들어갔다.피가온몸을넘어머리까지팽팽하게펌프질되는느낌이었다.다른학생들도자신보다더불안함을가지고있을터다.

합리적으로판단하자면도망가는게최선이다.

‘하지만여기서도망간다고상황이나아질까?’

애초에이세계에하얀성과사막을제외하고다른지형이있을까.여기서죽으면어떻게되는거지?

쓸데없는생각들이봇물이터진것처럼한꺼번에밀려들어왔다.한스는작살을꽉쥐며생각을뿌리쳤다.

‘어찌됐든최선을다하는수밖에없어!’

데스나이트를상대하고있는벨라쪽이훨씬위험해보였지만,오히려자신이붙을경우방해가될것만같았다.그래서한스는와르그를죽이는데최선을다하기로마음먹었다.

“하아아앗!”

크어어어엉!

와르그는섬광처럼내질러오는작살을두려워하지않았다.사납게울부짖으며거침없이주둥이를들이밀었다.

“크흡.”

주둥이근처살집에깊게박아넣는와중에도와르그는눈하나깜짝하지않았다.심지어커다란앞발을휘둘러왔다.

이에한스는어쩔수없이작살과함께뒤로빠질수밖에없었다.

이따금씩메리가칼을휘둘렀지만와르그의가죽에크게상처내지못했다.마력을다루는능력이부족한탓이다.

탕!

“?!”

갑자기알현식을가득메울정도로강렬한총소리가울려퍼졌다.

탕!탕!

그것도연달아서.

크르륵?!

급소에는맞추지못했으나마탄의위력은상당했다.그단단했던와르그의몸에커다란구멍이몇개뚫릴정도로.

“개새끼가···.”

맥이쓰러지면서와르그를죽이겠다는의지가위력으로전환된것이다.꼴사납게몸을벌벌떨고있었으나분노만큼은진짜배기였다.

크어어엉!

한붕의견제가거슬렸는지난동부리기시작한와르그.그거대한힘에의해메리와한스는물러날수밖에없었다.

그리고경로상에서방해되었던메리와한스가사라지자.

타닥타닥!

와르그는한붕에게일직선으로돌진하기시작했다.

“한붕!!!!”

쿵!

“끄아아아아악!”

한스가뒤를잡고작살을찔러넣으며큰피해를입혔지만,와르그를멈춰세울수는없었다.

한붕은와르그의육중한돌진에의해커다란버스에치인사람처럼찌부러지며멀리나가떨어졌다.온몸의피가사람에게있는구멍에서잔뜩터져나오면서한붕은죽음을맞이했다.

‘맥이있었더라면···.’

메리는이를꽉깨물었다.

지금까지이런결말을맞이하지않기위해미친듯이훈련을해왔을터다.처음으로죽음을맞이한한붕에의해그노력이부정당한느낌이폐부깊숙이박혀들었다.

이어서스스로가한심하게느껴졌다.과거의일이또반복되는것처럼느껴지기도했다.

그리고그때였다.

슈우우욱!

어디선가툭튀어나온수류탄.그수류탄은데스나이트를향해포물선을그리며날아갔다.

“가라!!”

지금까지몸을숨기고있던릴리가공격을감행한것이다.

어차피이평가는데스나이트를잡는게목표였다.공격이성공한다면평가는단번에끝이날터다.

참고,참고,또참아서만든절호의기회.

콰아아아아앙!!

릴리가가진가장강한수류탄이었던만큼어마무시한광풍이터져나왔다.한스와메리는물론와르그조차그광풍에의해몸이휘청였다.

허나.

“...”

폭발이끝나고연기가걷히는와중에도데스나이트는묵묵히그자리에서있었다.

한스는속으로실패한건가,라고중얼거렸다.

삐그덕.

“!!!”

그런데갑자기데스나이트가발을내딛다말고주춤거렸다.수류탄이제대로먹혀든것이다.

실제로자세히보면수류탄파편은갑옷이곳저곳에박혀있었다.검은색이었던안광은데스나이트의분노를대신하는것처럼붉게물들어있었다.

‘기회다!’

한스가그생각을번뜩떠올리며발을내딛으려했다.하지만.

크어어어엉!!

와르그가한스의길목을방해했다.지금한스의작살이자신의주인에게위협이될거라는것을눈치챈것이다.

한스는이를악물고와르그에게작살을내뻗었다.와르그가무리하게앞을막았던만큼작살로목숨을위협할정도의피해를줄수있었으나,이것가지고는안되었다.

평가를단번에끝낼절호의기회였으니까!

‘그런데누가.’

“흐아아아앗!!‘

벨라였다.벨라가남아있었다.데스나이트를혼자서막고있던벨라는이미엉망진창이었다.그러나그녀의본능이지금의틈을놓치지말라고등떠밀고있었다.

지면을밟아순식간에데스나이트앞에도달했다.이어서왼발로진각을밟고허리를비틀며크게외쳤다.

“파천!”

온힘을다한주먹.데스나이트뒤에있던모자이크창문이쨍그랑소리를내며전부깨질정도로강한여파가터져나왔다.

쿵!!!

“아···.”

하지만한스의기대와는다르게주먹은허무하게막혀버렸다.실제로벨라가내지른주먹은한스의눈에그저마력을실어서온힘을내지른것으로만보였다.특이한기술같은것이아닌.

‘이게뭐야···.’

릴리의눈에희망의빛이사라졌다.

비장의수류탄으로끝날것같던데스나이트는붉은안광을띄고나서더강해진탓이다.

비등비등하던벨라도계속밀리기시작했고,데스나이트는숨겨놓은무기를하나더꺼내들었다.

슈우욱!

“선배!!”

푸욱!

“크헉!”

칼과갑옷에휘감고있던검은오오라.그것이허공에서창의형태를갖추기시작하더니한스를기습했다.

한스는곧이어쓰러지지않고자신의몸을불사지르며와르그를죽이는데성공했다.하지만딱거기까지였다.이미힘이다빠진벨라로는지금의데스나이트를이길수없었다.

릴리는어떻게행동해야할지몰랐다.가장강력한수류탄은하나가끝이었고,다른것을던진다하더라도이미학습된나머지맞아줄리없다는생각이들었다.

그렇게생각을가속하고있던찰나.

“릴리!!”

“아···.”

자신에게날아오는암흑의창.릴리는그것을넋놓고바라보았다.어차피여기서자신이더할수있는거라고는없었으니까.

그저결과를받아들이기로마음먹는다.

푹!

그런데창에맞은것은자신이아니었다.

“···메리?”

“릴리···도망···끄흑.”

털썩.

“아······.”

창에박히고나서메리는무릎을꿇었다.릴리는스르륵자신에게기대는메리를자연스레눕혔다.

살아있는것을증명하던 뜨거운피가릴리의무릎에닿았다.몸의꿰뚫었던암흑의창이목적을다하자마자사라진탓에.

메리의흐려져가는시선.릴리는그눈과마주했다.

“...”

메리.

어째서웃고있는거야···?

그것도만족한다는듯이.

왜?

릴리는메리가고통에의해인상이 일그러졌음에도입가를희미하게올린 이유에대해서알수없었다.

하지만확실히알수있는것또한있었다.

그건마지막순간에메리가자신을위해목숨을바쳤다는것이었다.

평가여서?

죽으면다시살아날수있는확신이있어서?

이평가가끝나고나서자신하고좋은관계를유지하기위해서?

그딴쓰레기같은이유들이아니었다.그저,그저팀원으로서자신을구한것이다.

타닥!

릴리는곧바로무릎을일으키고몸을돌려도망쳤다.죽기전까지이평가를포기하지않을것을마음먹었기때문이다.

그러면서갑자기아서가했던말이머릿속에떠올랐다.리더의선정할때의기억이다.

‘말씀드려도지금의릴리양은이해하지못할내용입니다.’

···교수님.

이제알겠어.

응.

나는될수없고메리는리더가될수있었던이유말이야.

냉정한판단력,낭만있는목적,사람들을매혹할만한리더십,압도적인카리스마,이딴게아니었어.

리더의전제조건은누군가를위해희생할수있는사람이었어.

그야,리더가그런모습을앞서서보여주지않는이상최후의순간에리더를위해,그리고팀을위해몸을바칠사람은없을테니까!

슈우욱!

푸욱!

“케흑!”

데스나이트의암흑의창은릴리에게자비없이날아들었다.릴리는몇걸음더뛰지못하고그대로바닥에엎어졌고,이내피를몇번토한다음 쓰러지며파티는전멸했다.

*

덜컹.덜컹.

“으윽···.”

한스는학생들중가장먼저정신을차렸다.눈을떴을때는어디선가본듯한광경이머릿속에들어왔다.

“...”

아니,어디서본듯한광경이아니었다.드문드문 보이는 잡초와 선인장 그리고 모래로 뒤덮인 개활지. 사막이었다.

‘여긴수행평가시작점이잖아!’

자신은분명데스나이트의마법에맞고리타이어했었다.그런데웬걸,평가가다시시작된것이다.

“으으.”

“여긴···.”

하나,둘깨어나는학생들.

“얘들아괜찮니?”

한스는학생들의얼굴을둘러보면서말했다.

하지만.

“...”

대답을하는학생은없었다.자신들이살아있음을느끼는것과동시에죽기전의기억이떠오른것이리라.

분명충격적이었겠지.학교에있는가상현실기기와는차원이다를정도의리얼함이었으니까.

번쩍.

모두가깨어난것을알아챈듯갑자기허공에서강렬한빛이터지는것과함께푸른글귀들이내려왔다.

그글귀에는추가된문장이있었다.

[평가:데스나이트를잡아라!]

­아군NPC들과함께힘을모아적들을쓰러트리세요.버튼을누르는것과동시에평가가시작됩니다!

※여러분들은포기할때까지평가를받으실수있습니다.만약포기하고싶으시다면포기버튼을눌러주세요.과반수이상이동의할경우평가는종료됩니다!

“아···.”

메리와한스는동시에탄식을내뱉었다.새로등장한문장은기회가 아직끝나지않았다는것을증명해주고있었으니까.

“얘들아미안해.방금전은내가제대로된판단을내리지못한결과야.할말이없어.정말미안해.”

메리는아이들을다독이는듯한말을꺼냈다.그리고그말은겉치레가아닌진심이담겨있는것을모두알고있었다.

“그러니까.”

“포기하자.”

“뭐?”

다시한번해보자,라고 메리가 말하려는 순간, 누군가가말에 끼어들었다.

“응,포기하자우리.”

그것은릴리였다.

“···!”

모든 학생들은눈을부릅떴다.지금까지가장 커다란 승부욕을보여주었던릴리가그런말을내뱉었으니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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