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 104화 데스나이트를 잡아라! (6)
* * *
커다란철문에도착했다.
“...”
그철문을바라본순간마음속에서도커다란문이생겨났다.나는어떤결과가나오든지받아들일준비가되어있는걸까,하고.
이것을미는순간현장학습의마지막평가가시작되었다.그와더불어이 평가를 합격할시처음으로팀을꾸리고무엇인가달성해본경험이생겨났다.옛날부터꿈에그리던경험말이다.
···실패했을시에는과거를되풀이한경험이되고.
그런생각을하기시작하니멈칫하게됐다.넘어갈준비는되어있었으나막상마지막이라고생각되니두려움을먹게된다.
그리고만약,이평가가끝나게 되면.
“메리,뭐하고있어?”
메리가문앞에서가만히있자릴리가메리를불렀다.천진난만하고명량한목소리였다.메리에대한걱정은전혀없는상냥한목소리이기도했다.
“···내가해낼수있을까?”
메리는조심히말했다.
불안감을감추지않고.
메리는말하면서도아차싶었다.이시점에서이런나약한소리를하면사기가떨어질게아닌가.
교수님의등장으로인해더할나위없이좋은과정을거쳐이곳에도달했다.하지만이앞에서는정작어떻게될지몰랐다.
항상실패했던장소였기에,그많은실패와기억이망설임을주었다.어둠에발목을잡히는기분이들었다.
“야.”
벨라는메리를쳐다보며입을열었다.메리또한자신을부르는목소리에벨라를마주보았다.
“네가이앞에서어떤실수를처하든말든상관없어.그전에내가고철덩어리새끼를부숴버릴거니까.”
“···벨라.”
벨라의말에메리의표정이조금밝아졌다.오랜시간같이있었기에저말이위로라는걸알고있었다.릴리는그광경을보고킥킥웃으며말에끼어들었다.
“이번에도할거야?”
“닥쳐.”
릴리는매회차마다목이쉬어라외친그대사,파천을이번에도외칠거냐고물은것이다.벨라는계속고래고래외쳐봤지만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기에인상을팍찡그린것이었고.
“아아···거,걱정하지마라.어떻게되든간에내가방아쇠를당기고총끝이빛나는순간, 심판은이루어질터이니.”
메리와는다르게노골적으로덜덜떨면서불안함을감추지못한한붕이말했다.그러자맥이걱정하지말라는듯이한붕의어깨에손을올리며말을이었다.
“그렇다.나와한붕그리고한스의조합은무적이다.”
“나도껴주는거니···?”
한스는어설프게웃으며손가락으로자신을가리켰다.얼떨결에세트로묶이기는했으나썩나쁘지않은기분이었다.
학생들은메리가자신의심정을솔직하게꺼내자더욱서로가까워진느낌이들었다.누구한명이불안함을가져도,그리고그불안함에몸을떨어도,그들은그마음을공유할수있는한팀이되었으니까.
“메리,준비됐으면문을열어줘.”
릴리가메리에게웃으며말했다.지금까지봤던릴리의모습중가장차분하고또어른스러운모습이었다.
“응.”
메리는짧게고개를끄덕이며문에손을올렸다.
방금전과는다른기분이었다.
계속실패를반복했으나인연과믿음이계속쌓이고,소중한기억이생겨난걸다시금깨닫았으니까.
지금은내어리석은과거와연관이 없었다.
과거의일을속죄하기보다는그저,그저이팀으로해내고싶었다.이아이들을위해최선을다하고싶었다.
그러니까.
“열게.”
메리는철문에손을올리고힘을주어밀어젖혔다. 마음의 문과 함께.
그리고 그순간결과가예상되었다.
성공으로.
*
크르릉.
철문을열자마자와르그의울음소리가울려퍼졌다.처음에는지레겁을먹게했던낮은울음소리.지금은그저전투시작을알리는알람일뿐이었다.
“한붕.”
메리는결의에찬눈빛을띠고있었다.방금까지불안하다고말했던나약한소녀로서의모습은전혀보이지않았다.
“쏴.”
탕!
메리의말과동시에한붕이방아쇠를당겼다. 쐑!하고바람을가르며날아가는마탄과함께메리의붉은머리카락이흩날렸다.
크엉!
총구에서마탄이발포되기직전,와르그가위로번쩍뛰어올랐다.야생의본능이위험을감지한것이다.
“...”
데스나이트도전과는다르게행동했다.턱을괴고거만하게내려다보는과거와는다르게곧바로왕좌에서일어섰다.
타닥타닥!
크아아앙!
곧바로돌진하는와르그.
“덤벼라.”
캉!
맥이커다란방패로그공격을흘려냈다.그리고그흘려내는힘과자신의힘을더해와르그의균형을단번에무너트렸다.
크릉?!
당황하는와르그.맥은발구름으로신호조차하지않았다.그들은이미신호없이서로합을맞출수있는유대깊은팀이되었으니까.
‘기회다!’
메리는거침없이방패를손에서놓았다.맥이발휘한기적을헛되이하지않고,첫수로와르그와의싸움을끝낼생각을한것이다.
곧바로검하나에모든마력을불어넣었다.어설프게밸런스를맞춘다고전신으로분산시키는것이아닌,오로지검하나에만!
“하아아앗!”
서걱!
메리가노린곳은발목이었다.그것도가장부드러운부위였다.수십번을반복해서알아낸와르그의약점이었다.
크륵···크르륵.
와르그는고통이 크게 느껴지지않았는지 울부짖지는않았다.하지만일어서려는과정에서절뚝되기시작했다.
“선배!”
“준비하고있었어.”
슈우우우욱!
그리고그틈을노리고 있던 한스의투창.
푸욱!
균형을조금무너트릴뿐이었던메리의일격과는다르게,한스의작살은와르그의뒷다리쪽에크게구멍을내고움직임자체를봉쇄했다.
크어어엉!
와르그는 있는 힘껏 발버둥치려했으나, 결국 엎치락뒤치락재롱을부릴수밖에없는상태가되었다.이것이수십회차를반복해서노련한사냥꾼이된학생들의저력이었다.
“모두총공격!!!”
와르그가조금이라도회복하기전에,또데스나이트가도움을주기전에끝내버리겠다는듯이릴리가외쳤다.
동시에릴리는와르그의얼굴에계속권총을발포했다. 맥과메리는방패를이용해최대한안전을유지하며칼과도끼를휘둘렀다.
데스나이트쪽에마탄을쏘고있던한붕도,작살이없어서단검을꺼낸한스도,와르그쪽에공격을가했다.
“신의뜻대로되고있습니다.”
그것을보고있던클레멘스가씨익웃었다.눈은초승달모양이되어있었고,입가는광대에닿을정도로치솟아있었다.
항상입매와눈이딴판이었던클레멘스가처음으로얼굴전체가일치한표정을지은 것이다.
물론클레멘스는그것만보고있던것은아니었다.자신이원래해야하는일,벨라의보조를위해신에게기도를드렸다.
“”
촤차차착!
그순간허공에서검은색채찍과도같은촉수4개가뻗어져나왔다.그촉수들은데스나이트의양다리와팔을붙잡았다.
붉은안광을띄고있는상태였으면금방벗어날터였으나,지금은아니었다.데스나이트는양팔과다리에힘을빡주었지만이내빠져나오지못했다.
“신의뜻입니다.”
곧이어벨라를쳐다보는클레멘스.
“저새끼가···.”
클레멘스의표정이한없이기괴해보인만큼,벨라는닭살이돋아소름이끼쳤다.하지만도와주고있다는사실은변함없었다.그래서벨라는자신의일을끝마치기위해데스나이트의품으로파고들었다.
‘파천(??)이란,하늘이정해놓은불합리한운명을,그리고그이치를,온힘을다해부숴버리겠다는일념으로동작을구현한마법입니다.’
벨라는갑자기아서의말이떠올랐다.그리고왜일까.주변이느려지는것처럼느껴졌다.신기한기분이었다.
‘자신에게솔직해지세요.그리고살아왔던삶을돌이켜보세요.또왜전력을다해야하는가고민해보세요.’
‘그래야만.’
진심으로웃는것처럼보였던아서.
‘기적을일으킬수있게될테니까.’
벨라는그말이이해가가지않았다.결국주먹질을한번할뿐인데복잡하게생각을해야만하는건가하고.
허나항상아서가보여주었던주먹질과자신의주먹질과는 위력이 천차만별이었다.눈으로만봤을때는그저 똑같이 온마력을주먹에담아내뻗는것뿐이었는데도.
살아왔던삶?
왜전력을다해야하는가?
솔직히지금와서생각해봐도잘모르겠다.
고민해보라고해도머리를굴리는건항상쓸데없는일이라고생각되었다.또머리가복잡해지기만했다.
‘그래도지금은조금알것같아.’
만나본적없는부모님에대한분노와증오는사실예전부터없었던거야.그저자신의인생에대한변명이자강해지기위해 만든 목표였던거고.
후회하지않는다고말하면거짓말이야.더나은방법이 수도없이많았었으니까.
그래도 지금은그저보답하고싶어.
나를믿어준그놈에게.
지금 최선을 다해 싸우고있는저간절한놈들에게.
그리고나를돌봐주시고사랑을주셨던수녀님에게.
내가마족이든아니든상관없어.
해야하는건이좆같은세계를부숴버리는것뿐이니까!
“파천!!!”
주먹을내뻗을때,머릿속에아무생각도나지않았다.가지고있던그생각들이행동으로표현되고있었기때문이다.
콰아아아아앙!!
쨍그랑!!
거친풍압이알현실전체를휩쓸었다.알현실에있던모든창문들은단번에깨져나갔다.데스나이트또한산산조각나며온갖파편들로변한채터져나갔다.
원래라면붉은안광으로눈이변해야하는데스나이트가순식간에일소됐다.무의식적으로주먹을움직였던벨라의눈에도점점의식이돌아오기시작했다.
“···멋지네요.”
멀리서바라보고있던아서의 입에서절로생각이튀어나왔다.
아서는지난날의과거를후회하고또그과거에저항하기위해주먹을내뻗었었다.
영원히이길수없을것같던상대들, 구현할 수 없을것같았던마법들,그런걸규정해놓은것같은하늘을부숴버리기위해 말이다.
마투술선생님은태어났을때부터정해져있던마족으로서의삶에저항하기 위해 이 기술을 만드셨다고 말씀하셨다.그결과그녀는이기술로하여금가장마족답지않은마족이되었다고 말씀하셨고.
하지만벨라는자신과마투술선생님과는전혀달랐다.
지난날의과거를자신과 같이후회할지언정그것에저항하기보다는감사를,또자신을믿어준대상들에게보답을하기위해하늘에거스르려했으니까.
“하하.”
웃음이흘러나왔다.
너무나도순수한기술을보고나니 말이다.
하워드선생님께서는분명학생들이성공할수없게만들어놓은환상일터였다.만약성공하더라도일부의학생들만이기적을일으켜서영웅이될수있었을이야기일터였다.
실패한자에게는겸손을,성공한자에게는극적인기쁨을주는이야기.
그러나이이야기에는자신이개입해버렸으니.
‘죄송합니다하워드선생님.지금이아이들에게는계속반복해온실패보다단한번의성공이필요했습니다.물론제가개입하지않았어도성공했었겠지만요.’
아서는미소지으며학생들을바라보았다.
학생들은지금자신들의성공을축하하며서로부둥켜안고있었다.더할나위없이행복한표정을짓고있었다.
그리고.
성공으로인해 많은것을배우고 보람을느끼고있었다.
무너져가는세계에서 환희에 차서 웃고 또 울고 있는학생들.아서는그들의얼굴이영원히잊히지않을것만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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