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 119화 솔직해진 아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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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자태였어.’
아서는파이프를입에물었다.곧이어뿌연연기가허공으로흩어졌다.아서는오르시니가소속메이드의모습을계속회상했다.
처음에는아무렇지도않다는듯담담하게마이페이스를유지하던태도.코스요리로비유하자면전채요리라할수있었다.다음에올짜릿한메인과연관되어있는.
이어서벌레를바라보는것처럼경멸이담긴눈빛.서서히치마를들추면서수치스럽다고호소하는그표정은메인요리라칭할수있었다.
그마음을애타게간질이며들춰지는치마속은마치,순수함을머금은꽃봉오리가서서히펴지며꽃잎을드러내는과정과같았다.
탄탄한구릿빛허벅지와대조되는함박눈같이새하얀팬티.움찔움찔떠는가랑이사이는그야말로일품.
마지막은자신도모르게신음소리를흘리면서새빨개진귓가였다.단순히보지에입바람을살짝불어넣어주었을뿐인데,다리를비틀면서허벅지사이로땀한방울을주륵흘리다니.전형적인톰보이의모습이었다.
스스로가슴을제외하면남자와다를바없을거라생각하는톰보이.허나그녀또한부끄러워하면서애절한신음소리를흘렸다.그것은누가봐도여성이라는 징표가아니겠는가.
더할나위없이완벽한디저트였다.
아서는고개를끄덕이며참으로품격있는감상회가아니지않았나,생각했다.
‘더군다나그늑대인간을대신해서온호위일터.호위로온자신이 누군가에게협박당해성추행당했다고는아무한테도말할수없겠지.’
아서는조금야비한생각을하며품에서비닐팩을꺼내재를탁탁털어넣었다.걸음을계속옮기면서말이다.
오늘로서현장학습이끝나고일주일이지났다.
현재아서의모습은지난몇개월간학원도시에있었던것보다훨씬달라진모습이었다.
겉으로보나,속으로보나.
일단단죄자로활동했을무렵,관계가있던사람들이찾을수없도록겉모습부터바꿨다.이사장이나연에게건네주었던그반지로말이다.
제작하는데상당히재료가들었을반지다.하지만그반지는현장학습을떠나기전,이사장님과의약속에의해받아낸것이었으니,부담을느끼지않고받아내는게당연했다.
반지가 없어도 마법을사용해서 몇분정도야모습을바꿀수있었지만,아서는변신마법에대한심도가깊지않았다.이내의식하지않게되는순간자연스레본래모습으로돌아갈확률이높았고.
‘만약사람들이많은곳에서그렇게된다면,부끄러워가지고학원도시어딘가에처박혀야겠지.’
반지와더불어고프교수를상대해준대가로 금색체인안경을 받아냈다.여러기능들이잔뜩있었으나가장중요한건,눈에다가마법을직접걸지않을수있게되었다는점이다.
눈에다가마법을사용하는대신안경에다가마법을사용하면투시되면서눈에다가마법을사용한것과같은효과를얻을수있었으니까.직접적으로눈이 피로해질일은사라졌다.
이런건흔치않은물건이었다.이안경을선택했을때이사장님이울며불며수지타산이맞지않는다며바짓가랑이를붙잡았던게떠오른다.
‘반쯤은연기였겠지만.’
마법도저번꿈풍선에서다양한것들을보고,느끼고,받아들이면서전과는비교도할수없게강해져있었다.
분노를마력에녹여서압도적인파괴력을뿜어낼수는없겠지만,정순해진마력으로과거에는쓸수없었던다양한마법들을사용할수있게되었다.
이제강함으로발목잡힐일은현저히적어질터였다.
이렇게사람이달라질정도로변할수있던이유는역시꿈풍선덕분이었다.
이사장을만난이후엠마의집으로돌아간그날,꿈속에서나마스승님을만나게해주었던그꿈풍선.
‘괜찮아잘하고있어.내제자답게.’
‘아니,그래서는안돼.내가개입해서너의성장을방해하는순간,네가내게서마법을 배울 기회는영영사라지고말아.’
‘고마워아서.잘있어.아프지말고건강해야해.’
“···스승님.”
아서는스승님에대한기억이머릿속에서계속맴돌았다.안타깝기도,아쉽기도,그립기도,또떠올리면떠올릴수록아련해지는기억이었다.
아서는꿈풍선속에서스승님이했던말씀들을다양한관점에서생각했다.그리고몇날며칠을고민하고몇가지를결론내렸다.
‘잘하고있다말씀하신건,자신이하는행동에고민해보는태도를말씀하시는거겠지.또그때처럼솔직하게마음을계속꺼내놓아보라는것도있고.’
아서는자신의의견이맞는것같아고개를살짝끄덕였다.이어서주먹을꽉쥐며다짐했다.
이제부터는마음가는대로행동해보자고.그렇게나쁜짓이아닐경우과감하게행동해보자고.
판단마법에의존했던과거의자신에게,단죄자의기억에얽매이지않고욕망을마음껏풀어헤쳐보자고.
그결과물로서일어난일이오늘점심재료를사러갔을때의일이다.오르시니가의메이드에게팬티를보여달라고한일말이다.
욕망이충족되면서가슴이설레었던그행동.과거에 그 용병 메이드가 전장에서계속노출도가높은전투복을입고,엉덩이를살랑살랑흔드는그모습은너무나도괘씸했었다.
듀라한이라는이명을가졌음에도수치심따위는없는건가!하고.
그리고드디어오늘,그녀에게수치심테스트를하게되며의문이풀려나갔다.가슴이뻥뚫린기분이었다.
조금나쁜짓이기는했으나그녀또한곤경에처해있었으니,도와준만큼마땅히제몫을받아낸것이라생각하면서로이득이 된 좋은결말이었다.
지금사람들의눈을피해새롭게옮긴집에있는누구와는 다르게 반응이 신선해서 더좋았고.
“다녀왔어요.”
“음,아서.드디어왔군.”
저봐라.
간식을먹기위해엎드려서손을뻗고있는저드래곤을.
기모노가흐트러져새하얗고탱탱한엉덩이가훤히다보이는데도,음부부분만면으로이루어진음탕한망사팬티가훤히드러나있는데도,동네방네자랑이라도하듯이자신이와도신경조차쓰지않는다.
‘수치도모르는드래곤···!’
현장학습을떠나기전,저런드래곤에게한순간혹해서얼굴이빨개지고가슴이두근거렸다는사실이너무한심스러웠다.
“아서오늘점심은뭐지?”
미츠키는아서가만들어놓고간떡꼬치를우물우물 먹으며물었다.아서는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대답했다.
“어차피주는대로드실거잖아요.”
“음.그렇군.”
미츠키는그말에동의한다는듯이고개를살짝끄덕였다.이어서옆에같이놓여있던녹차를후루룩마신다음말했다.
“기대하지.”
뒤이어옅게미소짓는미츠키였다.옷이흐트러져있음에도늠름한모습은변하지않았다.무엇보다가만히있어도점수를딸수있는비인간적인외모는치트키에가까웠다.
“후···알겠습니다.”
아서는 살짝 한숨을내쉬었다.그리고장본재료들을들고주방으로들어갔다.점심마다밥을얻어먹으러오는저염치없는식객에게만족할만한음식을내주기위해서.
*
“음악이없는삶은잘못된삶이며,피곤한삶이며,유배당한삶이기도하다.”
그날저녁,아서는누군가와대화를나누며술을마시고싶은기분이들었다.복잡한머릿속을잠시뒤로하고생각없이입을움직이고싶었으니말이다.
처음으로머릿속에떠올린인물은로한이었다.허나로한은이사장님의명령에의해멀리파견가있었다.애석한일이아닐수없었다.
이내다른술친구가또누가있나생각해보니그와이름이비슷한론이있다는걸떠올렸다.
과거전철에서여학생들의가슴을몰래만지고다녔던웰시코기론말이다.
과거에도같이자주술을마셨을뿐더러,이사장에게서그에게는타인의감시가붙어있지않다는확답을받았다.
그래서아서는론에게연락해자주만나던재즈바와는다른,론이새로알게되어소개해준다고말하는재즈바에서론을만났다.
“니체의말이군요.”
아서는론의말을들으면서스트레이트잔을들이켰다.론은두툼한시가로연기를후뱉으면서대답했다.
“자유로운곡조에귀를기울여보게,그리고자신들의음악에취해서서로교감하는저악단을보게.이얼마나자유로운가!”
껄껄거리면서몸을들썩이는론이었다.론또한한동안만나지못했던아서와만나게되어기쁨을몸으로표현하고있었다.
“음악이야말로예술중에으뜸이며,훌륭한음악을듣는것은정신을목욕시키는것과같다.”
“쇼펜하우어로군!”
아서가음악에관한또다른철학자의말을꺼내자론이옭거니!하고대답했다.이어서둘은바텐더에게서위스키를온더락으로주문한다음짠하고부딪혔다.
“크으···그러니까아서,자네가앞서말했던것들에대해서는그렇게크게고민하지말게.아니,고민하는그과정을즐겨보게!”
“고민하는걸즐기라고요···?”
“그렇네.결국부딪히기전까지는아무것도몰라.그리고고통과실패속에서무엇을배우게될지는또모르는일이고.모르는것을알아간다니!이얼마나즐거운일인가!”
아서는론에게자신의과거와이번에느끼게된것들을뭉뚱그려가지고전했었다.그리고앞으로어떻게해야할까하고질문했다.
물론구체적인답변은바라지않았다.그저술에취한나머지두루뭉술하게얘기했을뿐이었으니까.
하지만론의대답은꽤나그럴싸하게느껴졌다.역시론은수많은지식을바탕으로한문장,한문장적어내는박식한작가다웠다.
비록그가쓰고싶은소설이상업적으로대성하지는못했어도,겉모습은웰시코기임에도말이다.
“만나고는싶은데어떻게대해야할지몰라서못만나는자들이있다고했었지?”
“···맞습니다.”
“그럼일단만나고나서생각하게.거기서얻어맞든,면전에서욕을듣든,심지어책임을강요당한다한들,시간이길어져나중에만났을때보다는더괜찮을걸세.”
“...”
아서는왼손을들어지끈거리는머리를붙잡았다.그리고오른손으로는카운터테이블을손가락으로긁었다.분명술을마셨음에도몽롱한정신이확달아났다.
론은그런아서를보며하얀이빨을드러내고는씨익웃었다.
“먼곳을항해하는배가풍파를만나지않을수는없다.풍파는언제나전진하는자의벗이다.차라리고난속에인생의기쁨이있다.”
론은작은앞발로쿵쿵카운터테이블을두들겼다.
“풍파없는항해,얼마나단조로운가!고난이심할수록내가슴은뛴다!”
이번에도니체의말을꺼내며.
아서는 어설프게나마입가에미소를뗬다.이어서론과다시온더락잔을부딪히며목구멍에위스키를때려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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