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134화 (134/154)

〈 134화 〉 133화 ­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1)

* * *

각오를굳히고망설임없이발을내디뎠다.하지만막상앞이보이지않으니불안감이스멀스멀솟아오른다.

“교수님···.”

“긴장하지마세요.그러다다치겠어요.”

부드러운아서의목소리가암흑속에서전해졌다.바로곁에있는것만큼가깝게.

“네,네에.”

나연은마지못해대답했다.

‘분명기대했었던순간이긴한데···으으.’

이날을꼬박얼마나기다렸던가.이순간을기대하며밤을지새웠던적도있었다.

그런데교수님은이상한이벤트를준비한듯했다.로맨틱하기는커녕무섭기짝이없는.

아니,어찌보면이런괴짜같은면모가전이랑똑같다고말할수있었다.그리고그렇게생각되니마음이훨씬편해졌다.

나연은주변을감지하기위해마력을흩뿌렸다.

“!!!”

하지만마력을퍼트리기전에일체차단당한느낌이었다.분명몸안에서는계속마력이순환하고있었는데도.그나마다행인건저번무인도와같이마력이아예사라진건아니었다는것이다.

감각도청각가촉각을제외하고잘느껴지지않았다.아무것도보이지않는만큼이앞에무엇이있을까에대한불안감이점점커져만갔다.

공포스러운분위기.

스무걸음쯤다리를움직였을때다.

“아,거기에 딱멈춰주시면됩니다.”

아서의말에맞게나연이발을멈췄다.이어서보일리없는주변을둘러보며말했다.

“교수님.이곳은어디인가요?”

“변함없이호텔객실입니다.다만,조금공간을변형시켰을뿐이죠.”

아서는담담한목소리로나연에게진실을가르쳐주었다.나연은귀를쫑긋세우며아서에게질문했다.

“어째서이런곳에계신건가요?”

“음,그건.”

뒷말을살짝흘리는아서.숨을짧게내쉰후말을계속했다.

“지금제모습이과거와는좀다릅니다.쉽게믿기지않을정도로요.갑자기제모습을보시면놀라실수도있다는생각에차라리그걸로게임을해보는건어떨까하는생각이들었습니다.그···너무걱정되시면.”

“아뇨아뇨괜찮아요교수님!정말!네,정말재밌을것같아요!아하하하!”

“...”

나연의억지스러운호응에의해아서의얼굴이빨개졌다.이어서고개를절레절레흔들었다.하지만이제와서뭐라고하기에는많이늦은상태였다.그래서그냥생각했던걸바로진행했다.

“나연씨.그자리에서그대로앉으시면됩니다.”

“여기의자가있나요?아무리손을저어봐도안잡히는데.”

“마법으로형성해놓았습니다.편히앉아주세요.”

“네···.”

눈앞에아무것도보이지않으니미치고팔짝뛸노릇이었다.만약교수님이아니었으면당장원래대로되돌려놓으라고크게소리쳤을터였다.

나연은아서가열심히준비했을모습을상상하며입을꾹다물었다.이어서조심히무릎을굽혔고.

엉덩이에서푹신한감촉이전해져왔다.어둠속에서처음으로느껴보는촉감이었다.안심이되는것과동시에손을뻗었다.그리고의자를더듬으며생각했다.

‘이의자.호텔에원래부터있던것같은데.으음.’

나연이의자에앉자아서가크흠흠목을다듬었다.곧이어한박자늦추고말을꺼냈다.

“지금부터서로만져보고모습을연상하는게임을시작하겠습니다.”

“연상게임이요?”

“네.저또한나연씨의모습을오랫동안보지못했거든요.아까문밖에서도공정한게임을위해쳐다보지않았습니다.티비에서간간히얼굴을보기는했는데,그모습은남자모습이어서계속보기좀그렇더군요.”

“아하하···.”

나연이멋쩍게목소리를흘렸다.과거에게이라고오해했던것을콕집어서,다시는그러지말라고돌려말하는것같았다.

“저는나연씨가과거보다훨씬아름다운모습일거라고예상하고있습니다.”

“네,네에?!”

아서의말에나연이깜짝놀라몸을떨었다.과거보다훨씬아름다울것같다니.이사장님에게들었던말과얼추비슷했다.더불어아서의목소리에서는어딘가확신이담겨있었고.

“목걸이가몸에서부딪히는소리가들렸거든요.분명과거의나연씨는액세서리같은걸착용하지않으셨는데말이죠.그리고조심조심발을내딛으셨을때천끼리스치는소리가들렸습니다.이것또한나연씨가평소입지않으셨던치마를입었다는뜻이고요.”

“와아···.”

나연은감탄을흘렸다.마치추리소설의명탐정처럼생각을나열하니굉장히멋스러웠다.

“나연씨가치마를입은건.음.최고네요.”

정작아서는치마를입은나연의모습을상상하며야한상상을하고있었지만.

“헤헤.”

나연또한직감으로아서가그런상상을하고있는걸알게됐다.그이후나연의꼬리가곧바로살랑살랑좌우로흔들렸다.좋아하는사람에게칭찬을받는건더할나위없이기쁜일이었다.

“흠.”

아서도생각을멈추고나연의꼬리가부스럭부스럭거리는것에귀를기울인다.오랜만에듣는이소리는듣기좋은음악과같이마음을차분하게만들어주었다.아서에게도오랜만에나연을만난건 굉장히 반가운 일이었다.

‘오랜만에만난교수님의모습.과연어떨까?’

나연은아서의모습을상상했다.허나아직정보가목소리밖에없었기에쉽게연상되지않았다.

‘그것보다우리아직인사도안했잖아!’

문득중요한걸깨달은나연이었다.이내아서가준비한인사가지금의연상게임이지않을까하여마음속으로대충넘겼다.

“그럼누구먼저할까요.”

“저요!저먼저할게요!”

나연이오른손을번쩍들며말했다.아서의눈에는그게보이지않았으나바람소리로유추하며고개를끄덕였다.

“알겠습니다.그럼팔을앞으로쭈욱뻗어주세요.”

“이렇게요?”

들리는말대로나연은손을쭉뻗었다.

“아!”

그러자손바닥에옷의감촉이느껴졌다.

“지금손에닿으신곳이제가슴입니다.”

“헤에.교수님의가슴···.”

“뭔가어감이좀이상하네요.”

나연은아서의옷을만지면서몸을베베꼬았다.한동안볼수없었던교수님이자신의손끝에잡혀있으니만났다는사실이실감났기때문이다.

“교수님사랑해요.”

“갑자기요?”

“네!오랜만에만나니까너무좋아요!”

나연은배시시웃었다.아서도웃음을흘렸다.나연은지금상황이실감될수록얼굴이빨개졌다.그리고심장이점점빠르게뛰기시작했다.

부스럭부스럭.

아서의몸을조금씩만져보는나연.손에닿고있는건셔츠라고단정짓는다.옆에보드라운이감촉은블레이저였고.

‘그리고넥타이.셔츠카라.목.’

하나둘아서의옷차림이머릿속에그려졌다.그리고그이후눈동자가서서히커지더니입을열었다.

“교수님엄청작아지신것같은데!맞나요?!”

나연은고개를갸웃거리며물었다.이가느다란팔이나작은얼굴에서어느정도확신이들었지만말이다.

“맞습니다.아시다시피몸을숨겨야하는일이생겨서모습을이렇게바꿨습니다.음,제어릴때의모습이라생각하면딱맞겠네요.”

“교수님의어릴때요?!”

나연은그순간어려진아서의모습을상상했다.눈매가사나운꼬마아이.얼굴만봐도주변애들을울릴것같은아이.그리고무뚝뚝한얼굴로여교사의치마를들출것같이음란한.

“푸훗.”

생각하다나온시추에이션에웃음을터트렸다.

“···뭐가좀떠오르셨습니까?”

“아뇨!별일아니에요!”

나연은아서의말을재빨리넘기며계속아서를쓰다듬었다.나연의머릿속에신기한사실이또생겨났다.

“이배지는자율학생증표군요!”

“바로맞추셨습니다.”

“오오.”

나연은그사실이놀라워배지를연이어매만졌다.과거에이사장님의손님이라는말은들었는데꽤나귀한손님이었구나싶었다.신분을곧바로바꿔줄정도면말이다.

“시간다됐습니다.”

“벌써요···?”

나연은되물으면서3분정도인가생각했다.

“이제제차례니손을뻗도록하겠습니다.”

“네에.”

나연은나직이대답했다.거리에대해얼추계산하고있던아서는서슴없이손을뻗었다.

말캉.

“꺄흣!”

부드럽고탱글탱글한촉감과함께나연이야릇한신음소리를흘렸다.저도모르게나온신음에헐레벌떡두손으로입을가렸으나이미늦은상태였다.

아서는웃음을참은다음입을열었다.

“나연씨.자연스럽게소리를꺼내셔도괜찮습니다.소리가세어나갈수없게결계를쳐놓았으니까요.”

“고마워요.흐으읏!”

나연이대답을다마치지않았는데도겨드랑이를더듬는아서.나연은이를꽉깨물며싱숭생숭한감각을참은후입을열었다.

“교,교수님일부러그러시는꺄아앗!”

이번에는아서가나연의셔츠단추를다풀었다.브래지어안으로손을넣어젖가슴을꽉잡았다.나연은인상을찡그리며아서에게말했다.그러나.

“으음.무슨소리인지잘모르겠네요.”

아서는시치미를뚝땔뿐이었다.

꾸욱.

“흐읏.정말···짖궃,하으응.흐야앗!”

원을그리듯이가슴을주무르는아서.그냥애무를하고있다고봐도무방했다.보이지않아도상상이될정도로정말커다란가슴이었다.환상적인크기라말할수있었다.

“저는아름답게꾸미고온나연씨의모습을상상할뿐인데.조금섭섭하네요.”

쫀득한가슴에서오른손을뺀아서는곧장치마안쪽으로집어넣었다.바지와는다르게쉽게안쪽으로넣을수있었으니, 치마의위대함을 속으로감탄하게됐다.

“크읏.교수님진짜,햐앙!너무해에,흐야아앗!”

나연의가랑이사이에있는둔덕을스윽스윽더듬는아서.팬티위의균열이손에서느껴졌다.검지로그부분을집중적으로매만졌다.

어두컴컴한만큼목소리가없으면누가만지는지도모르는상황이었다.그음습한감각이나연을한층더짜릿하게만들었다.교수님이아니면싫다는그거부감이어둠에서쾌락으로작용했다.허공에서울려퍼지는신음을연달아흘릴정도로.

“으읏,교수님.시간···!”

“아.끝났네요.”

나연은아서가언급한규칙대로시간을재고있었다.아서는곧바로치마와브래지어에서손을빼냈다.아쉽다는듯이망설이지도않았다.어차피나연이바로앞에있는만큼,오늘은계속만질수있을터였으니까.

검지손가락에서느껴지는축축함.나연의애액이찔끔흘러나오며묻은것이었다.손을빼낼때쯤치마속은이미뜨겁고습한상태였다.

아서는나연을일부로절정시키지않았다.분위기만잔뜩고조시키기위해.그리고이정도로애태울시나연이어떻게할까궁금한것도있었다.

“흐읏···흐윽···.”

나연은옅게따듯한숨을내뱉었다.몸을부들부들떨었다.쾌감을터트릴수없었던이기분은사과껍질을벗기다가만듯한찝찝함이었다.

“교수니이이임.”

나연이입에서주륵침을흘리며말했다.계속헐떡이면서.

“이제제차례에요···!”

묘한열기와함께열정적인말을꺼낸다.

“그렇네요.”

아서는최대한담담한척했다.속으로는너무재밌어가지고웃음을터트리고싶었다.눈과입은이미위로치솟아있었다.

“자,다시서로얼마나바뀌었을지확인해보도록하죠.”

“각오하세요교수님.”

나연이주먹을불끈쥐며마음을다지고손을뻗었다.

이때까지만해도아서는몰랐다.나연이 영상매체로굉장히많은공부를해왔다는걸.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