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6화 〉 135화 ­ 멍! (1）

* * *

“그래서그렇게된겁니다.”

아서는나연이절정의수렁에서빠져나오자마자,현장학습이끝나고있었던일들에대해간략히설명했다.

꿈풍선에서있었던일같은경우에는너무모호하고사적인일이었기에굳이언급하지않았다.그일이없더라도있었던일들을시간순으로나열하는데별로어색한게없었고.

“그런거였군요.”

허나나연은아서의얘기에서이질감이들었다. 말하는아서에게서도부자연스러움이느껴졌고.무엇보다현장학습때의아서와다시만났을때의아서가굉장히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특히태도와인상이그랬다.뭐라고말을해야좋을까.감정이풍부해지고훨씬부드러워졌다고해야할까.

말로쉽게표현이안되는그런것들이었다.물론그게싫은건아니었다.

아니,오히려좋았다.너무경직되어있는교수님은어딘가심리적으로불안해보였으니까.

지금바로말씀해주시기껄끄러운것일경우에는언젠가말씀해주시겠지생각하며간단히넘겼다.

‘연인간중요한건믿음!’

나연은속으로 굳게끄덕였다.

“그것보다제모습이놀랍지않으십니까?”

아서가홍차를한잔마시면서물었다.격렬한인사가끝나고암흑결계를해제하는것과동시에조명을켰을때, 나연이 어려진아서의모습을 보고 놀라지않았기때문이다.

그저알수없는미소를지으며어려진아서를바라보고있을뿐이었다.

나연은힘차게답했다.

“네!교수님은교수님이잖아요!어렸을때의모습이라고말씀해주시니딱감이오더라고요!”

이어서배시시웃었다.

땀에젖은머리카락이찰랑거렸다.그리고후덥지근했는지단추를풀어놓은블라우스위로가슴골이노골적으로보였다.

아서는저기에방금까지코를파묻고있었다는 기억이새록새록떠올랐다.야릇한살내음.저절로입가가올라가고성기가커다래졌다.

“헤헤.”

나연도아서의그런시선에별로개의치않았다.오히려아서가힐끔힐끔바라봐주는것을즐겼다.사랑하는사람이자신에게 계속 관심을 가져주는건좋은 것이라고생각했으니까.

허리가잘록하게들어간오피스룩.검은색으로이루어진매끈한치마와함께탄탄한골반라인과탱탱한엉덩이가부각됐다.

시선을위로올리면하얀색블라우스가보였다.커다란가슴으로인해단추가곧바로터질것만같았다.안에는검은색브래지어와레이스팬티를맞춰서입은듯했다.아까만져봤을때의부드러움이아직까지머릿속에서잊히지않았다.

나연의탐스러운입술과살짝치켜올라간눈매.옅은화장기와더불어쉴새없이쫑긋거리는늑대귀를보니흥분이가라앉지않았다.

“교수님.”

그리고그사실을나연도눈치채고있었던걸까.

“우리···계속할까요?”

혀로자신의입술을낼름핥은다음말했다.어렴풋한웃음은분명유혹하고있는것이리라.

“저녁식사는어떻게하고요?”

아서는나연의눈을마주보며말했다.나온말은사실마음에도없는말이었다.그저나연의유혹을더보고싶었기에장난치는것이었다.

“교수님의우유를배부르게먹으면되죠.”

“푸흡.”

방금그말이정액을삼키지못하고뱉어낸여자가할말인가.어딘가인터넷에서본것을그대로꺼내는듯어설펐다.하지만아서는그런어설픈모습이좋았다.

얼마전까지풋풋했던처녀였다는사실을떠올릴수있게해주었으니까.

*

아서는나연을데리고자신의거처로이동했다.정확히는나연이자신의차에어린아서를태우고운전했다.

“거기꼬마야!이누나랑같이좋은데가지않을래?”

“네···?”

호텔에서차를끌고나오면서작업멘트를날리는나연을보고얼마나웃었는지모른다.창문가에팔을걸치고윙크하더니,뒤이어상큼하게말하는걸보고귀여워서미쳐버릴것만같았다.

“교수님.네비게이션에는풀숲이라고만띄어져있는데,정말이근방에교수님의집이있나요?”

그래도운전할때는안전수칙을지키며전방을계속주시했다.나연의진지한옆모습을보며아서는빙긋웃었다.

“네.조금만더앞으로가주세요.아,그쪽나무앞이요.잠시만세워주세요.”

나연이차를세우자아서가두손을들어올렸다.아서에게서요동치는마력.박수를두번짝짝쳤을때는나무들이좌우로굴곡되며차한대가들어갈수있는틈이생겨났다.

“와,교수님은지내시는곳도그···교수님답네요.”

“칭찬이시죠?”

“그럼요!신비롭다는뜻이에요!”

도로가깔려있지는않았지만평탄한흙위를검은세단이지나갔다.이어서좌우로펼쳐져있던나무숲길을빠져나오자아서의거처가보였다.

마법처리가된나무로지어진2층전통가옥.마당에서는횃불처럼생긴조명이아른아른빛을발했다.

사각형을이루는마당에는돌이층층이쌓인멋스러운담장이있었다.야생동물들이들어올수없게결계가쳐져있었으니,담장은단순히스승님의취향이라말할수있었다.

애초에마법을일으켜건축하신것도스승님이었고말이다.

“그런데···.준비해오셨다는 것 말입니다.정말기대해도괜찮은겁니까?”

아서는차에서내리기직전나연을바라보며물었다.의심한다기보다무슨엉뚱한것을생각해놓았을까하는감정이담겨있었다.

나연은활기찬미소와함께대답했다.

“네!맡겨주세요!”

뒤이어건물안으로먼저들어간아서를뒤로하고,나연이차안에서주섬주섬무엇인가를챙겼다.

*

가옥2층에있는아서의침실.빛이라고는은은한달빛밖에없는방안이었다.평소라면이시간대에불을켜고책을탐독했을아서였지만,지금은나연과함께방안에있었다.

“멍!”

개목걸이를찬나연하고.

지금까지아서는생각해왔다.연인에게먼저알몸산책을 권하는 여자가세상에대체어디있겠냐고.

하지만놀랍게도있었다.그것도바로눈앞에.

새하얗고매끄러운나신이달빛에비쳐보였다.얇은종아리부터튼실한허벅지. 보기만 해도 흥분되는 엉덩이골과등줄기를지나짧은단발이흔들렸다.

“갈까나연아?”

“멍멍!

방금까지다리를마름모꼴로쪼그려앉고있던나연이두손을개발처럼오므려들고귀엽게짖었다.

뒤이어바닥에 손을 내려놓고엎드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굴욕적이거나치욕스러운표정은전혀보이지않았다.그저기쁘다는듯이꼬리를마구흔들었다.지금수치심은그녀에게조미료와같은것이었다.

“옳지!잘한다.”

“멍!”

아서가칭찬하는것에맞춰나연이짖었다.나연이무릎과손바닥을이용해앞으로나아갈때마다나무바닥에서끼익끼익소리가났다.

아서는최대한나연의목이걸리지않게속도를맞춰주었다.목줄과목걸이가말랑한고무와같이되는 마법을걸었음에도,목이조여지는기분은썩유쾌하지않으리라.

“앞에계단이있네.조심히내려가자.”

“멍멍!”

나연은아서보다먼저계단을내려갔다.자연스럽게엉덩이가치켜올려지며나연의음부가보였다.순결한피부색가운데자기혼자선홍색을띠는보지.나연이다리를움직일때마다조금씩벌려진다.

바닥에는이미애액이뚝뚝떨어지고있었다.끈적한애액으로푹젖은보지는벌써부터맨들맨들해보였다.이상황자체만으로굉장히흥분한것이었다.

“헥헥.”

계단에서내려오자마자나연이뒤로 돌아아서를보았다. 고개를 위로 치켜들고 말이다. 마치칭찬을갈구하는모양새였다.눈에는기대감이띄어져있었다.혀를내밀고는꼬리가좌우로흔들었다.

“아이고우리나연이계단도참잘내려가네.”

“멍!멍멍!”

아서는곧바로양손으로나연을꽉끌어안으며머리를마구쓰다듬어주었다.대형견을칭찬하는것마냥.

나연은아서의손길을받아들이면서자신의머리도계속비볐다.기분좋은웃음을입가에머금으면서초롱초롱하게아서를바라본다.

“자그럼계속가볼까?”

“멍!”

그렇게나연이한동안주도적으로몸을옮겼다.아서를유혹하듯이엉덩이도씰룩였다.

그런데갑자기아서가나연이가는방향과는다르게목줄을살짝잡아당겼다.

“나연아.이번에는이쪽으로가보자.”

“멍···?”

나연은고개를갸웃거렸다.아서가손으로가리키는곳은건물안이아니라바깥에있는마당이었다.

“멍···.”

나연은조금망설였다.이런일은처음인지라건물안에서만돌고싶었는데,난데없이아서가자신의의사를꺼냈으니말이다.

“멍!”

하지만이제와서아서의기대를배반할수는없는노릇이었다.이내아서가원하는곳으로손을뻗는다.

‘어차피결계가쳐져있는곳이라보는사람도없을테고···.’

나연은그렇게생각하며건물밖으로나왔다.

하지만.

“으으···.”

알몸으로건물밖에나오는것은너무나도낯설었다.조금만몸을움직여도바람이스치고이로말할수없는개방감이마음속에치고들어왔다.

점점쌓여가는수치심.하늘에펼쳐져있는무수한별들이누군가의시선처럼느껴졌다.몸을바들바들떨며꼭이렇게까지해야하냐는듯이아서를바라봤다.

“나연이어디안좋아···?난바깥산책좀하고싶은데.”

“끼이잉.”

아서가능청스럽게아쉽다는듯이말하자나연의귀가축쳐졌다.하지만정작아쉽다는듯이말하는아서의입가는위로치솟아있었다.음흉한웃음이었다.

“우리나연이.끝까지산책을잘마치면포상을주도록할까?”

“멍···?”

“으음.뭐가좋을까?”

아서가포상얘기를꺼내자한순간나연의눈에서빛이났다.꼬리도바짝세워졌다.교수님이무엇인가포상을준다니.바깥을돌아다니는게어색하고낯설어도,포상이라는말이용기를주는듯했다.

“멍멍···!”

결국나연은마음을정했다.어차피아무도보는사람이없는데까짓거한번돌아다녀보기로말이다.

“아이고.기특해라.”

“헥헥.”

아서는그런나연의모습을칭찬했고,나연은이번에도기쁘다는듯이손길을받아들였다.

그렇게둘은산책을계속했다. 알몸으로 목걸이가 채워져 있는 나연하고,목줄을쥔아서의 야릇한산책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