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양이의 제자-140화 (140/154)

〈 140화 〉 139화 ­ 도전! 길거리 음식 대배틀! (2)

* * *

“흠흠.”

마야는목을한번가다듬고얘기를시작했다.

“교수님도로라가일으켰던사건에대해자세히아실거라믿어요.그래도뭐,지금로라의고민을해결해주시려면그사건을다시한번되짚어볼필요가있지만요.”

“그사건에뭐가더있었냐구요?”

“아뇨.더추가적인건없어요.다만,그사건의여파로인해발생한것들에대해서들어야한다는거예요.”

“그러니까···.”

“로라가칼쑹쑹했던그쓰레기같은조교자식과연관되어있는일들을말이죠.”

“누가알았겠어요.그조교와세계적으로유명한셰프의자제가연관되어있었을지.”

“물론한명으로끝난게아니었어요.요리에관심있는척하면서사람들의이목을집중시킨다음,그것으로사업을시작하려했던귀족가의자제도있었고,뒤에서더러운짓거리를일삼는폭력집단과연관되어있는학생도있었죠.”

“요약하자면,그조교를끌어내림으로써로라가다양한쓰레기들에게원한을샀다는거예요.”

“흔히볼법한우스운일이죠?하지만어쩔수없어요.세상이다그런걸요뭘.”

“여하튼 계속 얘기하자면,그런구제불능쓰레기들에게미움받는로라여도 다행히그녀에게꾸준히호의를베푸는교수가있었다는 거예요.요리밖에관심없는진성요리변태교수지만말이에요.”

“그래도그교수의실력은요리학교에서도꽤뛰어나다고정평이나있어요.로라의마음속에 쏙 들정도로요.이제그교수의수업은로라에게오아시스와같은존재가되었다고나할까.그런데융통성이없다는게흠이됐죠.”

“그게무슨말이냐고요?”

“이번푸드페스티벌에서유의미한성적을거두지못한다면,더이상요리를봐주지않겠다고직접말했더래요.지금까지그어떤요리대회에도참여하지않았으니,이번에한번증명해보라는뜻이겠죠.”

“로라가정확히어떤상황에처해있는지모르니까그런말을쉽게할수있었던것이겠죠.무책임한새끼.”

“아,방금욕설은가볍게넘겨주세요.흠흠.”

“푸드페스티벌에서성적을거두기위해서는해야할게정말많아요.일단가판대를차리는것부터식자재를구하고메뉴를만드는것까지.해야할일이한두개가아니죠.”

“보통은요리와관련되어있는학생들이서로뭉쳐서매점을차리는데,로라에게그런친구들이있을리없잖아요?주방에서사고친걸로유명해진아이인데.”

“뭐,로라가교화부애들에게말을꺼내면로라에게음식을받아먹은몇몇교화부애들이나서서도와주겠지만,현재필요한건단순히판매요원이나가판대설치요원이아니에요.”

“페스티벌메뉴를개발하는데도움을줄수있는맛잘알.매점으로돈을끌어모을줄아는장사치.그리고며칠간의식자재유통에있어방해받지않게도와줄수있는 힘쎈 조력자가필요한거죠.”

“꽤할만해보인다고요?”

“으으.얄미워진짜!조교님입장에서나할만해 보이는 거겠죠!”

“이페스티벌에있어절.대.로.교수나조교의도움을받아서는안돼요.그들의도움을받는순간,수상에서제외하겠다는조항이있거든요.”

“하지만은연중에교수나조교의도움을받는학생들은이미수두룩해요.지들끼리눈가리고아웅하는꼴이죠.찾으래야쉽게찾을수없을뿐더러,오히려교수들이몰래자신이밀어주는학생을돕고있는상황까지왔죠.”

“아까말했던그요리변태교수는절대도와주지않을거예요.굉장히고지식하기로소문이자자하니까.결국로라혼자서이모든걸도맡아서해야하죠.”

“그런고로로라에게있어이페스티벌에서유의미한성적을거두기란하늘의별따기와가깝다는말이에요.”

“이제아시겠죠?”

“만약조교님이로라를도와준다고말씀한다면저는찬성이에요.그야로라가아무리어벙하고사차원에가까운이상한애여도결국착한애인건맞으니까요.무엇보다저도얻어먹은게있고요.솔직하게도와주겠다고말씀하셔도쉬쉬해줄게요.”

“네?지금은조교가아니라고요?”

“자율학생신분증···?와아.조교님은진짜무슨이사장님의섹스비디오라도가지고계신거예요?대단하다진짜.”

“아앗!농담이에요농담!잠시만요조교님!이사장님께말씀하지말아주세요!!!”

“조교니이이이임!!!!!”

마야와의대화는이것으로끝이났다.

*

아서는마야에게자신의연락처를알려준후곧바로로라가있는곳으로향했다.헌데대낮부터술을마셨으니엠마에게차를빌려운전할수도없는노릇이었다.그래서아서가선택한방안은.

“형제여.이곳에내려주면되는건가?”

“고맙습니다맥.덕분에살았습니다.”

잠깐변신을풀고맥에게가서도움을받는것이었다.맥의커다란오토바이가부르릉부르릉거리는커다란엔진소리를냈다.

대체로표정변화가없는맥이어도오랜만에아서를보았을때는얼떨떨한표정을지어보였다.그래도사나이간의우정이있는만큼,별다르게곤란한질문을하지않고아서의부탁을흔쾌히들어주었다.

“형제여.”

“왜그러십니까?”

“그헬멧은그대로쓰고갈작정인가?”

맥이아서의머리를쳐다보며물었다.

“그렇습니다.아직까지알아보는사람들이있어서곤란하거든요.때마침최근에헬멧을쓰고음악하는게유행이라고하니, 누군가에게 크게 의심받을일도 없겠죠.”

“흠.”

“아,설마이헬멧중요한겁니까?”

아서가묻자맥이고개를천천히저었다.뒤이어보디빌딩포즈를취하면서아서를쳐다본다.

“아니다.형제가가져준다면오히려내마음이편해지니좋은일이다.그런데그동안받은걸이런식으로돌려주게될줄은몰랐군.”

아서는그모습을바라보며옅게웃었다.

“이걸로전부퉁치시지는않으시겠죠?”

“전혀그렇지않으니걱정마라.나는물론내전우들이 형제에게줄 건 한가득쌓여있으니까.”

맥이말하는전우란현장학습멤버들을가리키는것이었다.아서는맥의대답에어깨를으쓱거리며몸을돌렸다.

“다음에먼저연락하겠습니다.”

그말을남겼을때는알겠다,라는말이돌아왔다.연이어커다란엔진소리도났다.모래바람과함께사라지는그모습은자신의임무를마치고떠나는전사와같았다.

*

사람들이가장관심을가지는항목중에하나는먹는것이다.먹지않으면살아갈수없을뿐더러,맛있는음식을먹었을때는더할나위없는행복한감정이들어오기때문이다.이내더더욱맛있는음식을추구하게되는건사람으로서당연한이치였다.

그중학원도시내에있는요리학교구셀레스트(goûtcéleste)는요리계에서크나큰입지를차지하고있었다.

주방에서한발자국물러난천재셰프들이교수로들어와있거니와,세계적인요리사가되기위한학생들이한자리에모이는곳이었으니말이다.

들어오는것자체만으로이미요리계의초신성이라고자부할수있었다.졸업만해도자랑스럽게가슴을쭉펴고요리업계에서감내놓으라할수있는곳이었고.

하지만시간이지나면어딜가나썩은물이자리잡는법.아직까지는깨끗하고정정당당한교수와학생들이더많이존재하는구셀레스트였으나,슬금슬금맛으로승부보지않는놈팽이같은놈들이생겨나기시작했다.

구셀레트스의자랑인요리듀얼에서도공정하지않은판정을내리는심판들이자리잡아 갔고,졸업만해도얻게되는명성으로장사하려는돈벌레들이몰래몰래들어왔다.

지금부터만날학생.로라미셸은그런악질들에게표적으로지정받아집중적으로방해받게되었다.참으로애석한일이아닐수없었다.

‘이쪽인가.’

크고작은요리연구실들을지나로라가있는곳을향했다.어느부실을누가빌리고있는지실시간으로인터넷으로확인할수있었기에찾는일은수월했다.

학생들의기묘한시선이가끔씩느껴졌지만특별히제재하는학생들은없었다.요리가아니면크게관심을가지지않는학생들다웠다.

다양한향신료냄새.무엇인가굽는듯한지글지글거리는소리.푸드페스티벌이얼마안남은나머지여러학생들이동분서주움직이고있었다.

그때였다.

키, 키킥

구석에있는요리연구실에서소름끼치는웃음소리가들렸다.불빛도켜져있지않았고요리를하는소리도들리지않았다.

드르륵.

아서는망설임없이문을열었다.그러자머리에두건을쓴갈색머리소녀가눈에들어왔다.

“조니,내가말했잖아.사람들을놀라게할맛있는튀김은내실력으로만들수없다고.”

“키킥.그럼이제부터어쩌게.”

“역시화끈한바비큐가좋지않을까?축제하면바비큐가최고잖아.”

“저번처럼연구실을불태우려고?”

“···그게아니라.”

“이제와서네가신선한바비큐요리를개발할수있을거라생각하는거야?키,키킥.오만해.”

혼자서대화를나누고있는갈색머리소녀.그녀가대화를나누는상대는인형같은게아니었다.

대화상대는바로식칼이었다.칼날에빛이번쩍이는날카로운식칼말이다.

딸칵.

“미셸양?거기서혼자뭐하십니까.”

“꺄아아아앗!!!”

아서가불을켜자소녀의비명소리가요리연구실에울려퍼졌다.순간적으로식칼을손에서놓쳤다.허나아서가재빨리마법으로그것을감싸들었다.

“아,아아.조니···미안해.”

비명을질렀던로라는식칼을다시집어들며훌쩍였다.마치식칼에게인격이있는것마냥계속식칼에게 사과했다.

별종숫자로는예술학교에도밀리지요리학교였다.그중에서도별종중의별종이로라미셸이었다.

무려식자재집착녀라는이명까지가지고있는로라였다.로라가부들부들떨면서아서를째려봤다.

“···당신대체누구야?”

양손으로식칼을잡고있는로라는금방이라도찌르려고달려들것처럼무서웠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