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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자-151화 (151/154)

〈 151화 〉 150화 ­ 도전! 길거리 음식 대배틀! (13)

* * *

“선생님.어째서그렇게까지말씀해주신건가요?그냥내버려둬도되었을것을.”

아서가문을열고나오자피네가곧바로말을걸었다.그녀는무뚝뚝한표정을짓고있었으나,은연중으로기분이나쁜티를냈다.

“글쎄요.아마도그의과거기록을봤기때문일까요.”

아서는신경쓰지말라는듯미소지었다.이어서피네옆을지나쳐앞으로걸음을옮겼다.피네는아서의뒤를쫓으며말을이었다.

“캠밸이과거에어떤선행을했든,오늘잘못한내용은변하지않잖아요.자칫잘못됐으면선생님이공들여만든노점이활활타오를뻔했고요.”

“그렇죠.”

“그런데도왜그를.”

챙겨주시는건가요.라는뒷말을피네는애써삼켰다.아서의행동이아직이해가가지않았으나,더이상자신이왈가왈부할일이아니라고여긴것이다.

아서는멈춰서서도중에말을끊은피네를돌아봤다.이내쓴웃음을지었다.피네가화를내는이유가자신을위해서라는걸알고있었기때문에.

“피네.”

묘한정적속.아서가피네의머리위에손을올렸다.문득머리위에서느껴지는따스한감촉에피네가서서히고개를들어올렸다.둘의눈이진득이마주쳤다.

“세상은노력한사람이반드시보답받을수있을정도로상냥하지않잖습니까?”

아서는나직이목소리를냈다.피네는아서의말에귀를기울이며고개를끄덕였다.

“하지만그노력이결국마지막에가서실패했다치더라도,노력했고하지않았고는분명차이가있다고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는캠밸이과거에피나는노력을했음에도,실패한게안타까워서기회를주시려는건가요?”

“음, 그거와는조금다릅니다.”

아서는헛기침을내며목을다듬었다.피네는다음얘기를계속듣고싶어아서의양복끝자락을꾹움켜쥐었다.

“단순히전심전력으로부딪힌후좌절한다음,그가열등감을가진나머지이런일을저질렀다면저는그에게손을내밀지않았겠죠.”

“네···?”

피네는아서의말에놀랐는지입이점점벌어졌다.

“현재가지고있는탐욕스러운외모와뱃살은둘째치고,그또한타인에의해억울하게실패했던사람입니다.지금요리학교에서일어나고있는부정부패와크게연관되어있죠.하지만그는그런악조건을처음겪었을때,열기를가지고몇번이고정정당당하게맛으로승부하려했던학생중한명이었습니다.”

“아까그돼지,아니학생이요?”

피네는카메라너머로봤던제이슨캠밸을떠올렸다.뒤룩뒤룩살찐몸과독선적인그대로드러나는인상.좋게말하려고해도정정당당이라는단어와는거리가먼사람처럼보였다.

“반복되는실패는성정이올곧은사람도금방망가트리기마련이죠.삐뚤어지거나,포악하게변하거나,둘다거나.그리고그는과거에꽤나마른사람이었습니다.스트레스성폭식으로인해지금의체형이되었을뿐.”

아서는다시발걸음을옮기면서입을움직였다.입에서는자연스럽게이야기가흘러나왔다.

“여하튼그가몇번이고도전했기에,또그런과정속에서연달아패배를겪었기에,요리학교에부정부패가있다는의혹이이사장님귀에좀더빨리들어갈수있었던겁니다.누구봐도의문을품을만한일이었으니까요.그런무모한도전들은.”

자신의턱을어루만지며기억을더듬는아서.이어서어깨를으쓱였다.

“뭐,이제는한참지나서대부분의학생들에게잊힌일이지만요.저는그런이사장님을대신해서그에게보답 한것뿐입니다.”

아서는그말을끝으로입을다물었다.

그리고그의삐뚤어진성격의화풀이대상이로라였던건,로라가제이슨이가지지못한것들을잔뜩가지고있었기때문일것이었다.단순히재능을시기하는걸넘어서.

자신의요리를잘못평가하며윽박지르는상대를칼로찔러버리는과감함.로라가힘든나날을보낼때,계속해서그녀를찾아와도와주는여러사람들.그리고어떤일을겪더라도꺾이지않던요리에대한강직한마음.

분명모든게부러웠겠지.

‘그나저나지금쯤미셸양쪽은잘진행되고있으려나.’

아서가로라의근처에있지않은지금,다른학생들이로라에게시비를걸지않을이유가없었다.물론그마저도대비를해놓았지만말이다.

말없이생각하는아서를피네는옆에서조용히바라봤다.

경쾌해보이는발걸음으로다리를움직이는아서.방금전의일이만족스러웠다는듯이입가에는은은한미소가자리잡고있었다.

피네는두눈을깜박이며그모습을뚫어져라쳐다봤다.역시선생님은노력하는사람을좋아하는구나,생각하며.

*

구름한점없는푸른하늘.주방이아님에도요리제복을입은여학생이정면을바라보며눈을반짝반짝빛냈다.

“와아···!”

탄성을자아내는여학생은자신이며칠간요리하게될노점을감상중인로라였다.그녀는두손을마주잡으며입꼬리가귀에걸릴듯이웃었다.

최신식설비들이가득차있는세련된주방.이목을집중시키는빨간색과노란색,그리고흰색을다채롭게배합한가판대.

마치오므라이스를연상케해서쳐다보기만해도배고파지는노점이었다.

‘여기가정말내가요리할곳이라고?!’

로라가황급히주변을둘러봤다.혹시자신이착각한게아닐까싶은조마조마한심정으로말이다.

위치체크와자신의이름이적힌간판을몇번이고확인한다음에야마음을놓았다.오른팔로자신의이마를닦으며휴하고한숨을내쉬었다.

다음으로는흥얼거리며놀이터에놀러온아이처럼이곳저곳설비들을확인했다.

환풍구부터튀김기,웍질을할스토브그리고재료들을올릴테이블까지전부확인했다.

그렇게로라가행복한미소를지으며시간을보내고있을무렵이었다.

“오르시니가의도움을받았다기에와봤건만,진짜였군그래.”

로라의귓가에남학생의목소리가불쑥들렸다.로라는목소리가들린곳으로고개를돌렸다.

“잘지냈냐.로라미셸.”

로라의눈앞에피부가살짝까무잡잡한학생이들어왔다.로라가자신을바라보자그는볼썽사나운미소를지었다.그는검은색을바탕으로붉은색이섞인요리제복을입고있었다.

그뿐만이아니었다.그까무잡잡한황인학생을뒤로다양한요리제복을입고있는학생들이늘어서있었다.한팀이라고말하기에는옷도제각각이고,스무명을좀넘는많은인원들이었다.

“지금광경에놀라서아무말도못하는건가?”

당연히그들은호의를가지고찾아온건아니었다.하나같이수상쩍은미소를지으며로라를바라봤다.그들의마음속에는시커먼감정들이자리잡고있었다.

“아,그···.”

그들에게눈길을주며말을끄는로라.입에있는걸말할까말까고민하다가결국입밖으로꺼냈다.

“혹시···이름이어떻게되시나요?”

“...”

“아앗!죄송해요!제가사람얼굴을잘기억을못해서!”

로라는고개를연신조아리며사과를표했다.가장앞에서있던까무잡잡한황인학생이얼굴만큼은시뻘겋게달아올랐다.뒤에있는학생들은애써웃음을참았다.

“진짜,사람을엿먹이다니···!”

“아니에요!정말진심인데!”

“됐어.지금나같은건안중에도없다는거겠지!”

시뻘겋게얼굴이달아올랐던황인학생이거친심호흡으로겨우겨우마음을가라앉혔다.이내차분한척입을열어다시말을꺼냈다.

“내이름은위안융.기억해둬라.어차피이번푸드페스티벌에서계속3위안에들테니기억할수밖에없겠지만.”

그가말을끝맞췄을때는다시처음처럼비릿한웃음을지었다.무언가꿍꿍이를숨기고있다는듯이.

“그리고너는이번에순위권은커녕도중에나가떨어져서참가상도받지못하겠지.그리고.”

“로라.가판대는마음에들어요?”

귀에거슬리는음침한목소리사이로미성이비집고들어왔다.혼을쏙빼어버릴것같이감미로운그여자목소리에일제히고개를돌렸다.

“제가직접감독해가지고만들어본노점인데,만족하셨으면좋겠네요.”

갑자기나타난여성은아서가체포되기직전에빠져나온리체르카였다.그녀는또각또각구두소리와함께로라에게다가갔다.그리고로라의어깨에양손을올렸다.

“네,네!최고예요!그···.”

“리체르카오르시니.오르시니님이라고부르세요.”

말을이어가지못하는로라에게리체르카가속삭였다.로라는몸을부르르떨며하아,하고달짝지근한숨을내뱉었다.

이어서리체르카는로라와친한척어깨에두손을올렸다.로라는녹아내릴것같은표정을지으며리체르카에게몸을기댔다.

아름답고키가큰리체르카가로라를두손으로받쳐주고있으니,한폭의그림을연상케했다.

“크흠흠.”

모여있던학생들은야릇한상상을하며헛기침을했다.이어서이상황에어찌해야할지몰라당황했다.

그들은착각하고있었던것이다.오르시니가가도와준다는소리만듣고,단순히금전적으로,혹은인력적으로만도움을줄거라고.

애초에고고한오르시니가의영애가이렇게까지직접나서서도와줄거라고누가상상이나할수있었겠는가.

방금까지신나서입을놀리던황인학생마저최대한눈을마주치지않고고개를숙였다.이곳저곳에서내로라하는귀족자제들마저눈을마주칠수없는리체르카였으니.

더군다나그들은귀족자제들의지원을받고있을뿐,귀족자제가아니었으니더욱더고개를들수없었다.

노점에몰려있는새끼하이에나들앞에커다란호랑이가등장한격이다.

기싸움이될리없는압도적인상황.무거운분위기속에서로라가리체르카를물끄러미바라봤다.

“당신들은···.”

리체르카는잠시로라에게신경을끄고전방을주시했다.그러자리체르카가단순히입만열었을뿐임에도,몰려있던학생들이다같이주춤거렸다.

리체르카는냉정히눈을뜨며말을이었다.

“당장제눈앞에서사라져주시겠어요.”

짜증나니까.그말과함께손을내저었다.

“아···.”

학생들무리에서누군가탄식했다.그들의귓가에는벌써리체르카의목소리가메아리처럼울려퍼지고있었다.이내하나둘씩뒷걸음질치기시작했다.뒤이어어느한명을기점으로모두냅다도망쳤다.리체르카에게기억되지않기위해서.

“저기.”

모두가흔적도없이사라지자로라가머뭇머뭇리체르카에게다가와말했다.

“도와주셔서감사합니다아···.”

최대한정중하게고개를꾸벅숙였다.로라의마음속에는그감사한마음보다는,감사를표하지않으면불똥이튀는것에대한두려움이더컸다.

“별말씀을요.제가방금도와준만큼이번축제가끝날때까지열심히노력해주세요.1등을위해.아셨죠?”

“아.”

뭔가떠올랐다는듯이로라가소리를냈다.아서가말해준걸드디어기억해낸것이다.도와주고있는귀족자제가있다는걸.

하지만그게오르시니영애님일줄은.로라는고개를설레설레저었다.

“로라.지금부터본격적으로푸드페스티벌전략에관해얘기를나눠볼생각인데,시간은괜찮으신가요?”

“네,물론이죠!”

하지만상대가아무리어려운사람이라도,푸드페스티벌과관련된얘기라면입이제멋대로움직였다.

로라는의욕을가지고힘차게대답했다.리체르카는옆에서같이걸으라는것처럼로라의등을툭툭치고걸음을옮겼다.

“그럼지금바로토의를시작하죠.두귀를열고머릿속에전부집어넣어주세요.”

“알겠어요!”

리체르카는쉴새없이떠들기시작했다.일별로판매전략은어떻게세울것인지.재료의유통은어떻게진행할것인지.그리고청소와설거지같은뒤처리는누가할것인지까지세세하게로라에게전했다.

처음에는집중해서듣던로라도어마무시한내용에머리가새하얘졌다.문득왜이렇게까지잘해주는건가싶을정도였다.

그리고곰곰이생각할필요도없이그해답은곧바로알게됐다.

“만약무슨일이생기면곧바로저에게연락주세요.그리고···.”

뒷말을살짝끄는리체르카.로라는다음에나올말에좀더귀를기울였다.충격적인내용을말이다.

“이번에제가도와준일들을아서님에게잘말씀해주셔야해요?아셨죠···?

차가운여왕님을떠오르게했던리체르카의외모에서,로라는 한순간따듯함을느꼈다.

수줍은소녀와같은미소.가느다란손을말아입가를가리던리체르카의손에서연분홍색손톱이로라의눈에들어왔다.

충격적인사실에경악한나머지입을크게벌렸다.몸이절로떨리는걸넘어서바보라도알수있는내용을단번에떠올렸다.

오르시니가의영애가아서조교님을좋아한다는걸.

요리밖에모르는바보로라였으나,그런둔한그녀마저사랑에빠졌다는게뭔지한눈에알수있었다.

자신이여자임에도반할것같은우아한외모를가진영애님이었다.그런영애님을사랑에빠지게하는데성공하다니.

‘우리조교님능력도좋아···!’

로라는침을꿀꺽삼키며, 리체르카가 다시 걸음을 옮길 때까지 기다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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