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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화 〉이정훈의 고백 (202/488)



〈 202화 〉이정훈의 고백

그리고 금요일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토요일.. 새벽 부터 찬영이 차를 타고 태안으로 향했다. 중간에 대형 마트에 들려서 고기랑 술, 과자.. 기타 등등 필요한걸 사고 펜션으로 향했다.

운전은 찬영이가 해서 조수석에는 하나가 타고, 나랑 정훈이가 뒷좌석에 탔다.

그렇게 한참 태안으로 가고 있는데.. 차가 흔들흔들..

"어, 어?? 저 개새끼.. 뭐야 씨발."

"왜?? 왜 그래???"

"아니 씨발 갑자기 칼치기 해대잖아. 와, 존나.. 사고 날 뻔."

"뭐? 바로 앞 차가 그랬어??"

"어, 시발.. 개새끼. 어?? 뭐야, 멈추네???"

칼치기를 했다는 앞 차가 갑자기 멈춰섰다.
어쩔 수 없이 우리 차도 급정거를 하게 됐는데.. 차 문이 열리고 남자두명이 내리더니 우리 차로 다가왔다.

"뭐야.. 시비 거는건가?? 야, 어떡해.."

괜히 무서워져서.. 심장이 콩닥콩닥.. 아씨.. 싸우면 어떡하지??

"괜찮아. 나오지 말고 안에서 기다려."

갑자기 정훈이가 뒷좌석 문을 열고 나갔다.

"야! 어디가!!"

나는 깜짝 놀라서 창문을 열고 정훈이를 말리려고 했는데... 정훈이가 나가자마자  차에서 내린 남자 두명이 당당하게 걸어오다가 정훈이를 보고 움찔 거리는게 보였다.
뭐야, 쪼는거야???

"왜 그러시죠."

"어, 저.. 그게.. 운전을.."

"운전이 뭐요. 그쪽이 칼치기했는데, 그쪽이야 말로 운전 똑바로 하고 다니시지. 고속도로에서 길 막지나 말고."

"어.. 뭐.. 미안 합니다... 야, 가, 가자.."

 시발.
이정훈 존나 멋있어...

남자 둘이 앞 차로 가서차에 타는 것까지 본 정훈이가 어깨를 으쓱 하더니 뒤로 돌아서 우리 차로돌아왔다.

"뭐해? 우리도 가야지."

시비 걸던 앞 차는 어느새 저 멀리 사라진 뒤였다.

"어? 어.. 가야지. 시벌,  것도 아닌 것들이 까불고 있어. 하하."

사실 우린 아무것도 안했는데.. 찬영이는 자기가 나서서 일을 해결 한 것처럼 어깨뽕 잔뜩 들어가서는 운전하기 시작했다.
근데.. 나도 괜히 내가 뭐라도 한 것 처럼 어깨뽕이..

"역시, 정훈이 덩치값 하네!"

"와, 진짜 존멋!! 반 뻔했네."

정훈이랑 하나가 뒤늦게정훈이를 칭찬해주는데, 찬영이는.. 칭찬이 맞나...

"아무것도 안했는데 뭐.. 가서 운전  잘 하라고 했는데.. 말이 잘 통하는 사람들이었어."

괜히 부끄럽나보네.

"아니야. 진짜 존나 멋있었어. 나도 반 할 뻔했다니까."

나도 칭찬해주니 정훈이가 더 부끄러워하는게 보인다.
흐흐.. 은근 귀엽단 말야.

아무튼 이런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태안의 펜션에 일찍 도착하게 됐다.
근데.. 도착은 일찍 했는데, 입실 시간이 오후 세시 부터라서근처에 꽃게탕 맛집으로 유명한 곳에 택시타고 갔다.
굳이 택시를 왜 탔냐면.. 가서 술한잔 하겠다고 해서...

"크으.. 국물이 죽인다, 죽여. 꽃게탕 국물에 소주.. 크으.."

찬영이가 처먹는걸 보고 나도 입에 침이 잔뜩 고인다.
어디나도 한 숟갈.. 호로록..

"흐아.. 존맛탱!"

"하하, 그치?"

"어, 대박! 뭐해? 정훈이 너도 빨리 먹어봐."

"어? 어. 후루룩. 어우, 제대로네.. 제대로야."

"하하하, 존나 아저씨 같애."

"커험.   할까?"

그렇게  술한잔, 꽃게탕 한숟갈.. 대낮부터 술을 퍼마셨더니금방 취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고 두시 반 쯤 다시 펜션으로 택시타고 돌아왔다.
펜션 사장님이 이르긴 하지만 청소가 다 돼서 입실시켜 줘서 안에 들어왔다.

펜션내부는 그냥 평범했다.
4인 룸 답게 커플 전용 룸 처럼 예쁘진 않았지만, 그냥저냥 무난했다.

짐을정리해 놓고 바닷가로 나와서 같이 사진도 찍기도 하고 발만 살짝 바닷물에 담궈 보기도 했다.
4월이 가까워지면서 날씨도 많이 풀렸지만 아직 물이 너무 차가워서 발만 담구는게 다였지만 그래도 나름재밌게, 바보 같이 놀았다.
찬영이랑 정훈이는 이것이 남자라면서 그 얼음장 같이 차가운 바닷물에 입수를 하기도.. 으휴...
밖에 나와서는 오들오들 떠는 애들 데리고 들어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게 했다.
내친김에 하나랑 나도 번걸아가면서 대충 씻었다.

 씻고 보니 어느새 해가 슬슬 지고 있었다.

사장님이 준비해준 숱불에 고기를구워 먹으면서   한잔.. 아, 진짜 요즘 술.. 너무 마시는데.. 하면서도 계속 들어간다.

"어.. 나 담탐 좀. 정훈아 가자."

"어? 나도..?"

"그럼 나 혼자가냐?  따라와."

"알았어.."

정훈이는 담배를 안피는데 그냥 혼자가기 뻘쭘하니까 정훈이를 데려간 것 같다.

아무튼.. 하나랑 나만 자리에 남았는데.. 하나가..

"정훈이, 어때?"

"뭐??"

아니, 이렇게 갑자기??

"다 알면서. 정훈이가 너 좋아하잖아."

"아.. 음.."

"고백하면 받아줄거야?"

"모르겠어.. 아니, 근데 너넨 이미 다 알고 있던거야?"

"그야 당연하지~. 다 티나는데 어떻게 모를수가 있어? 너도그렇지 않아?"

"아.. 그야, 뭐.. 어휴.. 근데 잘 모르겠어. 전에도 말했지만, 전 남친들이랑 그지 같이 헤어져서, 다시 남자 만날 생각은.."

"그렇다고 계속 혼자 지낼건 아니잖아? 내가 볼땐 정훈이 정도면 괜찮을거 같은데. 솔직히 얼굴도 저정도면 못생긴건 아니잖아? 사실 좀 잘생긴 편이긴 한데, 덩치가 커서 가려진거지."

"그야 그런데.."

그때 잠깐 담배 피러 갔던 찬영이랑 정훈이가 바베큐장으로 돌아왔다.

"뭐가 그야 그런데야?"

"됐어, 너넨 알거 없고요. 갔다 왔으니까  한잔 드셔야지?"

"허, 바로?? 참나.. 알았다,알았어."

그렇게 술을 퍼마시다가 11시가 돼서 바베큐장 자리는 정리를 하고 펜션 안으로 들어와서 마저 마셨다.

* * *

언제 정신을 잃었는지.. 제정신이 아니었다가 겨우 정신이 살짝 돌아온것 같다.
나는 술을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마셨는데도 너무 취해서.. 정신을 잃은것 같긴 한데..
넷이서 소주를 몇병을 마셨는지.. 빈 소주병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어서 제대로 세지도 못하겠다.

어.. 그런데 찬영이는 어디갔지..
..하나도 없네? 정훈이도..없고..

뭐야, 나 혼자 있는거야??
당황해서 애들 찾으려고 일어나려는데.. 어흐으.. 몸이 무겁다아.. 술취해서 그런지  몸이 내 몸 같지가 않네..

-삐걱.. 삐걱..

어.. 무슨.. 소리지??

펜션은 2층도 있었는데.. 윗쪽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느낌이 이상해서.. 위를 쳐다보니.. 정훈이가 2층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가는게 보였다.

"야.."

부르려는 순간 정훈이가 2층으로 다 올라가버려서..나도 일어나서 따라 올라갔다.

올라가는 와중에도 계속 삐걱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2층으로 올라오니.. 정훈이가 보였.. 뭐지..?
정훈이가 2층의   앞에서 어정쩡하게 서있는게..  뭔가 엿듣는..

-흐윽.. 더.. 더.. 세게..

-소리 내지 말라니까..

헐..!!!
뭐야.
뭐야뭐야뭐야???

얘네들 지금 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정훈이도 내가 온걸 뒤늦게 알아챘는지 나를 보면서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면서 쉿 하고는 나한테 다가와서 나를 데리고 1층으로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거실로 와서 소근소근 말하는데 귀가 간지럽...

"쟤들.. 하고 있어. 모른척 해주자.."

"아.. 근데 너 엿듣고 있던거야?"

"아, 아.. 그, 그건.. 아니고. 나도 취해서 잠깐 잠들었는데.. 너만 자고 있고 둘이 안보이더라고. 그래서 어디갔나 싶어서 위에 올라갔더니.. 나도 일부러 엿들은건 아니고 뭔 소리가 들리길래 아주 잠깐 그랬던거 뿐이야. 오해하진마."

하긴.. 정훈이가 2층으로 올라가는거 보고나서 나도 바로 따라 올라간거니까.. 이 말이 맞겠지.
근데 갑자기 짜증이 확 올라온다.

"아니.. 근데 씨.. 짜증나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리도 같이 왔는데.. 하면 안되는거 아니냐?"

"뭐.. 그래도 아직 사귄지 얼마 안됐잖아. 한창 좋을때니까 이해해 줘야지.."

"야, 아무리 그래도..

뭐라고 말하려는 도중에 이상한 알람음이 들렸다.

-띠링! 띠링!

[일반 퀘스트가 추가 되었습니다.]
[퀘스트 창을 확인해 주세요.]

...??
뭐, 뭐야..???

갑자기??
갑자기 일반 퀘스트????
아니, 너무 갑자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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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퀘스트 1/3]
1. 섹스 1회 (09:59:55 - 0/1)
- 보상 : E~S 등급 아이템
- 실패 패널티 : 정기 200 차감

[스페셜 퀘스트 1/1]
1. 서큐버스 등급, S 달성
달성 조건 : 정기 50000 획득 (421/50000)
- 보상 : A~SSS 등급 아이템

[이벤트 퀘스트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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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개.. 아오오오...

이건.. 생각할 필요도 없네.
이번 퀘스트는 무조건 포기야.
지금 무슨 섹스야.. 상대라곤 정훈이 뿐인데..얘랑은 이렇게 엮이고 싶지 않아.

정기200.. 하.. 존나 아까워..
안그래도 정기가 계속 깎여나가고 있어서 짜증나 죽겠는데..

규호 오빠랑  뒤로 정기를 모은건.. 죄다 자위를 해서 자가발전 스킬로 얻은 정기 조금뿐이고.. 매주 차감되는 정기 200을 감당할 정도는 아니어서 지금까지 700이 넘는 정기를 손해보고 있는 상태였다.

아씨.. 근데 여기서 또 200이면.. 이번주만 400이 차감되는건데..

...이, 일단.. 정훈이.. 정보나 한번 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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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현실]

-호감 :A+
-애정 : A

-매력 : A
ㄴ외모 : B
ㄴ몸매 : A+
ㄴ키 : 187.3cm
ㄴ몸무게: 81.1kg
ㄴ성기 : A
-성욕 : B+
-정기 : A
-판타지 : 일단 섹스, 야외 섹스(New), 남에게 보여지는 섹스(New)
-선호 신체 부위 : 가슴, 허리, 골반, 엉덩이, 척추 기립근, 겨드랑이, 발목, 종아리, 허벅지, 포니테일, 단발 머리

-상태 : 친구의 섹스에 성욕이 폭발하기 직전입니다. 게다가  앞에는 첫눈에 반해버린, 짝사랑인 당신의 몸매 때문에 성욕을 참기힘든 상황입니다. 폭발 직전의 성욕때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당신에게 고백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정답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손짓한번이면 넘어올 상태! 고민하지 말고 유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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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건 나중에 보고.. 일단 상태 메세지 먼저...

아.. 뭐야..?
정훈이.. 동정이었어?
여자친구 있었다며??? 연상이랑 1년 만났다면서.. 1년동안 안한거야?? 아니, 어떻게 그럴수가 있.. 을 수도 있지..

...동정..
이정훈이.. 동정..

-띠링!띠링!

[성적 판타지, 동정 사냥 발동!]

-띠링!!

[성욕이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성욕 등급 변경 : A -> S+]

[성감이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성감 등급 변경 : B+ -> S]

급격하게 상승한 성욕과 성감 때문에 몸이 살짝 떨려온다. 그리고 아래쪽.. 소중이 안쪽은 욱신욱신 거릴 정도로 자지마렵게 됐다.

"저.. 은애야."

"어? 어.."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저절로 정훈이를 바라보는데.. 나시티를 입어서 드러난 팔뚝이 눈에 꽂혔다.
쟤는 운동도 안하는거 같은데.. 무슨 팔뚝이...

"어.. 저.. 저기.. 음.."

아... 고백.. 하려는 거구나..
어, 어떡하지..?

이게뭐라고 두근거리는거지..?

근데 고백을 받아도.. 지금은..
아, 몰라. 그냥  사귈까?
사겨보고 안맞으면 헤어지면 되지.
지난번 처럼 남자한테 목매지 말고 그냥.. 그냥...

"왜..? 뭔데..?"

"아.. 아니야.."

으휴, 바보..
그래, 그냥 이렇게 넘어가면 나야 편하지.
고민 안해도 되니까.

아우.. 근데 왜 이렇게 조바심이 나는거냐구..

-당신의 손짓 한번이면 넘어올 상태! 고민하지 말고 유혹하세요!-

...아씨..
괜히 이런거나 신경쓰이고..

...나도 정훈이한테 마음이 아에 없는건.. 아닌가..?

근데 그렇다고 해도.. 차마 유혹은 못하겠어.
그냥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볼까..?

"왜.. 뭔데 그래?  말 있으면 해."

"어.. 그러니까.. 저, 은애야.."

아오.. 답답해.
덩칫값 못한다는게 이런거였네.
여기서도  안하면 진짜 끝. 마지막이야.

"왜 그러는데. 돈 빌려달라는건 아니지?"

"돈? 그, 그런거 아니야."

"그럼 뭔데 이렇게 뜸 들여?"

"그, 그러니까.. 휴.."

정훈이가 한숨을  내쉬더니 눈을 살짝 크게뜨더니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아, 지금..

"은애야, 나.. 니가 좋아서 죽을 것 같다.."

"풉.. 뭐, 뭐??"

"아씨.. 웃지 마라. 니가 좋아서 죽을 것 같다고."

"지금 이거 고백 맞지?? 죽겠다고 심폐소생술  이런거 해달라는거 아니지?"

"아, 진짜.. 나 농담 아니야. 진짜 진지해."

"알았어.."

정훈이가 엄청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정면으로 직시하면서 ..

"나랑.. 사귀자, 유은애."

고백했다.

저 덩치에.. 저 박력있는 모습.. 괜히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유찬.. 김지석..
내가 괜히 연애에 대한 핑크빛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때문에 쟤들 둘을 만나면서 남자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었지..
그래, 그래도 세상 모든 남자들이 쟤네 둘 같지만은 않을거야.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순간, 이유찬의 해맑은 웃는 모습과 동시에 김지석의 첫사랑과 키스를 하는 장면이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잔뜩 굳은 김지석의 표정 역시...

..이정훈이라고 다를까..?
대체 얘의 뭘 보고.. 한 번만 더 믿어보자는 생각을 했을까..
아니, 이 정도로는 절대 안돼..

"미안.."

"아..."

정훈이가 낙담해 하는 표정을 보기가 안쓰러워진다.
그리고.. 아까 낮에 우리 차를 막아서고 시비 걸던 남자 두명을 말 몇마디로 꽁지내리게 했던 정훈이의 모습이 생각났다.
어쩌면.. 진짜.. 얘라면 괜찮을지도...

..아, 근데.. 미안하다고해놓고.. 바로 말 바꾸기가...

"으, 음.. 잠깐만.. 내가 너무 당황해서..."

"어..?"

"내가 당황했다니까!?!? 그, 그러니까.. 다시 한번 말해봐.."

"어???"

아씨.. 진짜 이 답답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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