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준비해. 거의 다 왔어. 이제 니 차례야."
"벌써??"
"응."
폰을 보고 키득거리다가 이정연의 말에 정신 차리고 창 밖을 보니 내 순서가 코 앞이었다.
지금.. 나는 영화 '위쳐'로 2021년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하는 중이었고, 차 안에서 레드카펫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만, 나 얼굴 좀. 이상한데 없어?"
내 말에 운전석에 있던 이정연이 뒤돌아서 내 얼굴을 여기저기 살펴봤다.
"잠깐.. 어, 뭐.. 괜찮아. 잘 안보이긴 하지만."
"떡진데 없어?"
"음.. 없어.. 드레스는?"
"좀 끼는데.. 뭐, 괜찮아."
"...어, 그래..."
혜민 언니였으면 이런 것도 좀 편하게 말했을텐데.. 이정연이라서 좀 그렇긴 하네.
나도 은근 신경쓰여서 이정연 쪽을 바라봤더니 이정연이 운전석에서 볼을 긁적 거리며 민망해 하는게 보였다.
얘 은근 부끄럼 타더라.. 동정은 아닌게 확실한데.. 흠.
암튼.. 드레스가 계속 신경쓰여서 여기저기 붙잡고 올리고.. 혹시 이상한데가 없나 살펴봤다.
이번 드레스는.. 협찬이 아니라 그냥 인터넷에서 3만원짜리 드레스를 사서 입었다.
인터넷 쇼핑몰은.. 모카 닷컴.
내가 피팅 모델로 일했던 곳으로.. 현이 언니가 대표로 있는 거기가 맞다.
현이 언니한테 받아도 되는데, 또 뭐 홍보니 뭐니 뒷말 나올까봐 그냥 사버렸다.
홍보여도 전~혀 상관 없지만, 예민한 분들은 항상 있기 때문에.. 잔바람도 조심해야만 했다.
신인은 이런 사소한 이슈에도 인지도가 휘청휘청 하기 마련이니까... 조심해야지.
아무튼, 이렇게 싼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참여하자고 한 것은.. 병원에 있던 혜민 언니의 아이디어였다.
몇 년 전 시상식에서 2만 얼마짜리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던 배우가 있었는데, 그때 드레스 가격이 이슈가 됐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혜민 언니가 지나가는 말로 우리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손 팀장님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타이밍이었던게 문제였다.
혜민 언니의 의견이 손 팀장님에게 오케이 싸인 떨어지고, 드레스를 어디서 사나 고민했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같이 일했던 현이 언니, 다인 언니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모카 닷컴에서 드레스를 골랐다.
시상식에선 흔한 스타일인 오프숄더에, 아이보리 색 드레스를 골랐다. 가격은 3만원..
착 달라 붙는 핏에 오프숄더라서 가슴 부분이 살짝 낑기긴 했는데 그래도 입을만 했다.
아무튼... 모카 닷컴에서 주문한 3만원짜리 드레스를 입고 차에서 레드카펫을 대기하고 있었다.
"어, 앞에 차 간다.."
"가서 잘하고 와! 강 실장님도 조금 있다가 손 팀장님이랑 같이 온다고 했어."
"응, 알았어."
앞차는 신우 오빠 차였다.
신우 오빠가 내리고 차가 빠지면서 우리 차가 레드 카펫 앞에 멈췄다.
그리고 이정연이 운전석에서 내려 내쪽으로 와서 차문을 열려고 하는데 신우 오빠가.. 차 문을 열어줬다.
원래는 차 문을 열어주는 스탭분이 있는데, 그 분은 신우 오빠가 있어서 에스코트 해주려나 싶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이정연이 오면서 어쩔줄 몰라하다가.. 신우 오빠가 열어줬다.
졸지에.. 그 스탭분, 그리고 이정연의 상황이 애매해졌고.. 이정연이 뒤늦게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갔다. 으휴, 바보.
뭐.. 남녀 주연배우가 같이 레드 카펫을 밟는 경우에는 남자 배우가 여자 배우를 에스코트 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차 문이 열리고 신우 오빠의 손을 잡고 살포시.. 살포시~ 내려서 신우 오빠 팔짱을 끼고 앞을 봤다.
레드 카펫..
배우들이 그렇게 걷길 원하는 레드 카펫이 쭈욱 길게 깔려 있다.
그리고 양 옆으로 수 많은 기자분들, 팬분들이 늘어서서 환호성을 지르며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어댄다.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황홀함이 가득 차오르며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은애야? 갈까?"
그래.. 가야지..
"네! 가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며.. 레드 카펫에 한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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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예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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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하게 워킹~... 조신하게...
반짝반짝 플래시 향해서 스마일~ 응, 웃어요~... 손도 흔들어 주고~..
레드 카펫에 첫 발을 내딛을 때랑은 다르게.. 진짜 너무 떨려서 포토존 앞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
으으으.. 진짜 너무 떨려.
지금 표정관리 잘못하면.. 진짜 망해..
-영화 '위쳐'의 주연 배우입니다. 유은애씨, 그리고 김신우씨. 먼저 왼쪽부터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위쳐'는 여자 주연의 액션 영화로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죠. 이제 정면 바라봐 주십시오.
왼쪽, 정면, 오른쪽 순서로 살짝살짝 돌아서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 수백장의 사진들 중에서 한장이라도 잘 나오면 좋겠는데..
진짜 막 찍히다 보니까 예쁜 사진, 잘나온 사진을 건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은 그만큼.. 표정관리가 더 중요했다.
-자, 이제 다음으로..
우리 순서가 끝나고 신우 오빠의 팔짱을 낀게 아니라 거의 매달린 수준으로 질질 끌려갔다.
"아, 오빠.. 천천히.."
"왜? 아, 드레스?"
"으.. 네. 치마 때문에.."
"아, 미안미안."
발목까지 내려오는 스커트가 살짝.. 폭이 좁아서 보폭을 넓게해서 걸을 수가 없었는데 아무래도 신우 오빠가 이걸 잘 몰랐던 것 같다.
시상식장 안에 들어와서.. 스탭의 안내를 받아 우리 자리에 앉았다.
앞뒤, 그리고 양 옆으로 티비와 극장에서만 보던 유명한 선배 배우분들이 엄청 많아서.. 또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유은애씨? 영화 재밌게 잘 봤어요~."
"아.. 가, 감사합니다~ 선배님."
이런식으로 갑자기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내가 뭐라고 어떻게 대답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전생에는.. 이런 유명한 배우들은 대부분 내 후배였고.. 나보다 인기가 훨씬 많은 후배라서 선뜻 다가오는 후배도 거의 없었고, 내가 먼저 다가가기에도 어려웠었다.
그나마.. 죽기 얼마전에 겨우 좀 인기도 생기고.. 배우로서 좀 떠보나 싶었는데... 마지막까지 B급 배우로... 휴...
아, 아니야!
이젠 다르잖아..?
지금은 그때랑 달라!
"네?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저도 선배님 영화 진짜 재밌게 봤어요!!"
난.. 유은애야! 기죽지 말자!!
* * *
많은 시상이 이뤄진 뒤에 드디어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차례가 됐다.
나 역시 신인상 부문에 후보로 등록돼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었고, 나 외에도 네 명의 후보가 더 있었지만, 아무래도 내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생각만큼 긴장되진 않았다. 다만, 긴장이 안될 뿐이지 떨리는건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연말에 한번 신인상을 받아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수상이 유력하다보니.. 어서 이 순서가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제 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위쳐 유은애님 축하드립니다~."
아, 역시..! 내, 내가 됐어!!!
"축하해!!"
"꺄~!! 언니~!! 축하해요!!!"
주변에 앉아 있던 분들로부터 수 많은 축하를 받으며 무대 위로 걸어갔다.
으, 으으.. 떠, 떨지말자..
당당.. 당당하게!!
-유은애님은 영화 위쳐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10대 소녀인 지윤 역을 맡아 역동적이고 시원한 액션 씬을 소화하면서도 진한 여운을 남기는 감정 연기를 선보여 화제가 돼었습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작년 신인상 수상자로부터 신인상 트로피를 받고 마이크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유은애입니다."
내 인사와 동시에 객석에서 환호성과 함께 박수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 만큼 내 가슴도 쿵쾅거리며 벅차올랐다.
"흐우.. 먼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제게 과분한 상을 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보다 더 훌륭한 배우가 되라는 채찍질로 삼도록 할게요. 이 자리에 오르도록 해준 박정훈 감독님, 박홍기 부장님, 박성빈 과장님, 그리고 신우 오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항상 서포트해주시는 권혜림 대표님, 손희도 팀장님, 강병훈 실장님, 우리 혜민 언니, 그리고 신입.. 이정연 매니저님 감사드립니다.
쉬지 않고 노력하여 관객분들께, 시청자분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준비해온 수상 소감을 실수 없이 깔끔하게 말하고.. 천천히 무대에서 퇴장했다.
* * *
시상식이 종료되고 여러 방면의 선배님들에게 축하 받고, 또 나도 축하를 드리며 인사를 나눴다.
백상예술대상은 영화부문과 TV부문으로 나뉘는데 TV에서는 예능상도 있기 때문에 예능인분들도 참여를 하는 시상식이라서 여러 예능인 선배님들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는 백주원 선생님, 김희원 오빠, 동주 오빠, 세형 오빠 뿐만 아니라 삼씨네세끼에서 만났던 하승원 선배님, 주해진 선배님, 호준 오빠도 있었고, 런어웨이에서 만났던 유호준 선배님과 여러 선배님들도 다시 만났다.
"유호준 선배님! 축하드려요~!!"
"어, 어~ 그래 은애야. 야, 너도 신인상~ 크~ 축하해!"
"저 쉴 때마다 맨날 놀아서 뭐해? 보는데 진짜 재밌게 보고 있어요."
"아이, 참.. 재밌게 봐주니까 다행이네. 나도 위쳐 진짜 재밌게 봤어. 이번에도 드라마 나온다며? 낭만무당? 수현이랑 같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네~! 맞아요! 다음달에 시작해요."
"그래그래, 방영 시작하면 나도 볼게! 아, 가봐야겠다. 다음에 또 보자~. 아, 놀아서 뭐해에도 한번 나와주면 좋고!"
"넵! 불러만 주세요!!"
"하하, 그래~ 또 보자~."
"네~ 선배님! 들어가세요~."
한번 만났을 뿐인데도 되게 친하게 대해주는데..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참 대단한 능력인것 같다. 나야 매일 티비로 보니까 익숙해서 그럴 수 있는데.. 유호준 선배님은 그렇지 않을텐데.. 진짜 완전 예능인, 그 자체인 것 같다.
"아~ 유은애씨, 축하해요!"
"아! 선배님 감사합니다!!"
휴.. 오늘 집에 일찍 가기는 글렀다, 글렀어!
그래도 기분은 정말 날아갈 것 처럼 좋네!
"야, 유은애!"
어.. 이 목소리는...??
"유서준...?"
뒤를 돌아보니 진짜 유서준이 있었다.
얘는 오늘 여기에 못 온걸로 알고 있는데..
백상예술대상 진행중에 프듀Z 의 축하공연이 있긴했는데, 유서준은 안보여서 오늘 뭐 다른 일 때문에 못왔나 싶었는데..?
"너 다른 일정 있던거 아니었어?"
"아, 끝나고 바로 온다고 왔는데 살짝 늦었어. 근데 오늘 힘 너무 주고 온 거 아니야? 드레스도 그렇고.. 화장도 그렇고."
-띠링..
[대상이 매혹에..]
서준이의 눈이.. 살짝 내 가슴에 꽂혔다가 옆으로 돌아가는게 보였다.
"힘을 주든 말든.. 야, 지금 어디보냐?"
"아, 아니.. 그냥 드레스 본 건데..? 아~ 맞다! 상 받았다며?"
참나.. 말 돌리는 것 봐라.
안그래도.. 살짝 끼는 드레스 때문에 가슴골이 살짝 강조되고 있어서 신경쓰이는데.. 뭐.. 나도 좀 민망하니까, 받아줘야지..
"아, 응. 신인상.. 히?."
"크~ 축하한다, 응? 상 받을 줄 알았다니깐~."
"고맙다~."
그런데 뒤쪽에서 여러명이 서준이를 부르는게 들려왔다.
"야~ 유서준!!"
"이새끼 지각하더니.. 누구랑... 어, 유, 유은애다.."
무대의상을 입고 있는 프듀Z 멤버들이 순식간에 나랑 서준이한테 다가왔다.
"으, 은애씨! 서준이랑 소꿉친구라더니, 진짜 맞아요?"
"아, 네, 네.."
..다들 11명만 뽑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을 이긴 아이돌들 답게.. 비쥬얼이.. 아.. 누, 눈부셔... 이대로 죽으면 천국 갈 것 같은 기분이야..
"와, 유서준 이 배신자!! 여태 말 한마디 안해주고!!"
"은애씨, 저 위쳐 네번 봤어요! 와, 진짜 개꿀잼!!"
뒷편엔.. 살짝 떨어져서 폰을 보고 있는 이유찬도 보였다.
으휴, 저 밉상..
근데 다른 멤버들은 알까..? 나랑 이유찬이 사겼다가 헤어진 사이라는 걸..
안돼! 절대 모르게 해야지.
"저도 이번 프젯 앨범 맨날 듣고 있어요. 노래 완전 좋던데요?"
"와~ 대박! 은애씨가 우리 노래 들어준닭!!"
"은애씨 번호 좀 주실 수 있어요? 같이 나중에 밥 한번 먹어요~."
"아, 그건.. 좀.. 그러다 매니저 분들한테 들키면 어떡해요?"
"아.. 하.. 그래도 밥 한번인데요 뭐.."
그때 유서준이 우리 사이를 끼어들면서 말렸다.
"어허, 형님들.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줄 서세요, 줄. 소꿉친구인 제가 먼저 아니겠습니까."
"아, 그런가? 줄 섭시다!"
크흥흥, 아 저 바보들.. 남자들은 진짜 다 바보들 뿐이라니깐.
"자~ 이제 갑시다, 가요. 안그러면 매니저 형한테 또 혼나요."
"에휴.. 그래, 가야지.. 은애씨, 다음에 또 봐요! 그때도 아는척좀 부탁해요~."
"네~! 다음에 또 봐요~!"
멤버 형들을 보내놓고 서준이도 나한테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야, 나도 간다?"
"어, 그래.."
"글고 너 평소에 연락 좀 해라! 맨날 나 먼저하고.."
"아, 바빠~!"
"참나. 내가 더 바쁘거든??"
"아, 빨랑 가기나 해. 어디 이상한데 쳐다보지 말고."
"어, 어딜 봤다고.. 안 봤어!"
"알았어요, 변태씨~. 언능 가, 멤버 형들 기다리겠다."
"알았어. 담에 동네서 함 보자! 이번 앨범 활동 끝나고."
"그래그래, 알았으니까 빨랑 가봐."
"응. 간다~."
늦었다고해도 꼬박꼬박 인사까지 다 하고 가네.
멀어져가는 유서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절로 한숨이 나왔다.
어휴, 정신 없어.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기분은 좀 괜찮아지네.
쟤는 꼭 안 보면 길가에 냅둔 어린애 처럼 걱정되는데.. 막상 보면.. 괜찮아진단 말야..
에휴.. 쟤가 얼른 철이 들어서 어른이 돼야 할 텐데..
아무튼 나도 이제 슬슬 돌아갈려고.. 뒤로 돌아 섰는데... 지훈 오빠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게 보였다.
"은애야, 축하~!"
"네, 선배님.. 감사합니다."
"...응?"
"......"
"어.. 음.. 왜.. 그래? 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선배님은 또 뭐고.."
지훈 오빠가 좀 이상한걸 느꼈는지 살짝 고개를 내 옆으로 들이밀면서 소근소근 속삭였다.
"...오빠가 더 잘 알텐데요."
"야.. 지난번에 좀 투닥거린 것 때문에 그래? 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땐.."
"오빠 열애설 났던데요."
"으잉?? 열애설???"
"...몰랐어요?"
"무슨 소리야, 열애설이라니??"
...표정을 보니까 진짜 모르는 모양인데.. 근데 배우니까 믿을수가 있어야지..
"임혜수 선배님이랑 열애설 떴던데요?"
"아, 그거.. 그거 드라마 찍을때도 몇번 났던 거야."
"그럼 이거도 봤어요?"
아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봤던 열애설 글을 다시 찾아서 사진을 보여줬다.
그러자 오빠의 왼쪽 눈이 살짝 꿈틀 거렸다.
"음... 이 사진은 진짜가 맞는데.. 사귀는 건 아니야. 그 누나야 원래 사석에서 아무나 붙잡고 팔짱기고 다녀. 그리고 이 날 술 마신것도 나랑만 마신게 아니야. 지인들이랑 있었는데 그 지인은 쏙 빼놓고 찍었네."
"..흐음..."
"아, 진짜 아니야. 그리고.. 여기 보는 사람들 많다.."
"흐유.. 알았어요."
"안그래도 시간 없는데.. 쓸데 없는걸로 시간 다 뺐네. 암튼 이따 밤에 가도 되지?"
"오늘요??"
"어. 사과도 할겸.. 좋은 와인 챙겨서 갈게."
와인... 음...
"아, 알았어요.."
"하하, 그래요, 은애씨. 신인상 축하하고, 다음에 기회되면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