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4화 〉 문기태 (2)
* * *
흥신소에게 의뢰해서 나를 스토킹 했던 건 어쩌면 그 이상함을 확인해보려고 테스트 했던 것일수도 있어.
처음엔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가 직접 나서지 않았던 거야.
그 이후로도 자기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던 거야. 그러다가 내가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니까 주변 사람들을 노리기 시작했던 거고. 그나마도 내가 조검사님이랑 권구현 대표님을 통해 잘 막아내고 반격까지 준비하니까 중국에 가서 꼭꼭 숨어있는 거고.
그래, 이런 거라면 지금 모든 상황들이 이해가 돼.
"중국 상하이에 있다고?"
"그래."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내가 알 바야? 그 병신 새끼가 뭘 하든 말든 내가 알아야 해?"
"모른다 이거지?"
"후. 뭐냐, 진짜. 이 좆같은 기분은, 대체 뭐냐고."
확실히 매혹에 걸렸어도 양아치 조폭이라서 그런지 드센 성격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처럼 보인다. 이럴 때는 문기태를 만족시켜주면 해결 될 것 같지만 사실 이것도 내가 그냥 이렇다고 생각하는 거지, 시스템이 정말 그렇게 돌아가는 건지는 모른다. 시스템은 그렇게까지 친절하지 않으니까 내가 경험을 통해서 알아내야 하는 부분인데 지금은 그러고 싶지가 않은데.
"닥치고 그냥 받아들여."
그래도 내가 믿을 수 있는 부분도 시스템일 수 밖에 없다.
[문기태가 완벽하게 매혹되어 당신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게 됩니다.]
내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는, 이 메세지는 믿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태까지 권구현 대표님이나 조명환 검사님, 그리고 그외에 매혹에 걸린 사람들의 행동들을 설명할 수 없으니까.
"후. 받아들이라고? 흐흐! 흐. 그래, 뭐 시발, 초능력? 뭐 그런 거냐?"
"몰라도 돼. 넌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닥치고 뺑이 쳐라 이거네? 그래, 뭐 시발 여태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대상만 바꼈다 뿐이지 똑같네, 시이벌. 개 좆같은 인생."
문기태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담배불을 재떨이에 지져대고는 양쪽 무릎에 팔을 고이며 몸을 앞으로 내밀어 건들건들 거리며 말했다.
"그래, 대~충 그쪽이 원하는게 뭔지는 알겠는데. 정확히 뭘 해줄까? 아니, 뭘 원해?"
"정찬영을 찾아야해."
"찾아서 뭐 어쩌시려고? 모가지 따불게?"
"아니, 법대로 처리해야지."
"푸흐흐흐."
문기태가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질질 흘리더니 다시 쇼파에 몸을 푹 기대고 다리를 꼬면서 말했다.
"법? 아~ 법 조오치~! 근데, 정찬영이 법대로 처벌 받을 수 있을까? 응?"
"."
그런데 다리를 꼬는 바람에 문기태의 꼬추가.
"꼴 보기 싫으니까 거기나 제대로 좀 가리고 말해."
"뭐? 어~ 허허. 실례~."
문기태가 가운으로 거기를 가렸다.
"법대로 처벌 받을 수 있게, 빠져나갈 구멍 없게끔 준비해야지."
"그러면 그노마가 아이쿠~ 제 죄가 크오니 달게 처벌 받겄습니다~. 이러겠냐고~~."
"증거가 완벽하면 그럴수 밖에 없을거야."
"허이고~ 시이벌. 어쩌다 이런 멍청한 년한테 걸려서는. 시벌 나도 어지간하다, 어지간해."
문기태가 다시 몸을 앞으로 쭉 뺴며 양 무릎에 팔을 고이면서 고개를 푹숙이며 말했다.
"어이, 이쁘니. 아직 세상물정 잘 모르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여. 이 순진한 아가씨야. 정찬영 그놈이 어떤 놈인데 법으로 처벌하느니 마느니 이러는 거냐고~. 하~ 진짜 미쳐불겄네."
"."
아직. 문기태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검찰 쪽에 선이 있다는 건 말할 수가 없으니 뭐라고 더 얘기하지를 못하겠다.
"어이, 이보쇼 배우 아가씨. 내, 긴말 하지 않을테니까 그냥 잘 알아 들으쇼. 정찬영이 그노마는 법으로는 절~대 처벌 할 수 있는 놈이 아니니까는, 다른 방법을 알아보는게 좋을 것이요. 이를테면 아까 말한대로 모가지를 따불던가, 이런거 말이요."
"그렇게는 할 수 없어."
"후. 그럼 그쪽이 가진 증거라는게 뭔데?"
"아직은 없지만."
"프흐흐흐. 뭐, 차차 만들어 나가겠다?? 허이구~ 진짜 미챠불겄네, 미챠불겄어."
"."
"그러면. 난 언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거냐?"
"원래대로?"
"뭔 말인지는 우리 배우 아가씨가 더 잘 알거 아닌가? 지금 내가 이렇게 된 거 뭐 그짝 초능력인지~ 뭔지 아닌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아니, 그럼 그걸 꼭 생각이란 걸 해야 아나? 딱 봐도 내가 정상이 아닌 거, 보면 모르겠어?"
"."
"꼭 그쪽이 뭐라고 하면, 내가 어? 뭔 말을 못하겠다니깐. 왠지 다 들어줘야 할 것 같고. 아무튼 간에 지금 내 대가리가 씹창 났으니까는 일단 시키는대로 하긴 하겠는데. 일이 마무리 되면 원래대로 돌려 놔야 된다? 안그러면 나도 내가 뭔 짓을 할지 모르겠으니까는. 알긋지?"
"원하는 건 그거 뿐이야?"
"푸흐흐흐. 내가 봤을 때 우리 배우 아가씨는 이쪽 일에는 영~ 소질이 없구만, 없어."
"."
으, 시발.
"여태 정찬영이 그노마 한 짓거리들 어째 요리조리 잘 피해다녔다~ 해서 죄~끔 긴장했었는데, 알고보니까 우리 배우 아가씨가 한게 아니구만? 하긴~ 그럼 그렇지. 이제 갓 스물 초반 된 아가씨가 뭔 세상 격정 다 겪어 봤겠어. 이게 정상이지, 그렇지."
"후. 그래서 원하는게 그거 뿐이냐고."
"푸흐흐흐흐. 그럼, 내가 원하는게 뭔지 말하면? 들어줄 생각은 있고?"
"."
문기태가 내 몸을 다시한번 더럽게 훑어봤다.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으면서 괜히 간보지 말고~. 약속이나 하쇼. 일 다 끝나면, 날 풀어주는 걸로."
"알았어. 약속할테니까 그 동안은 내가 시키는대로 다 해줘야 될 거야."
"푸흐흐, 뭐 어차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미쳐불겄 같으니까 나도 어쩔수가 없지만서도. 뭐, 알겠수다. 그래서, 이제부터 뭘 하면 될까? 우리 배우 아가씨?"
"뭐 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야겠지? 정찬영을 잡아오라고 하면, 당장이라도 가서 잡아올 수 있겠어?"
"못할 건 없지만. 그 증거라는 것들은 어쩔 것인디? 잡아오면 증거가 떡~하니 생기나? 글고, 어떤 증거? 뭔 증거라는 놈이 호주머니에 있는 것두 아닐 텐데."
"후. 일단, 그럼. 저 방에 있는 남자들. 서성일, 김찬기, 조하민."
"갸들은 왜?"
"김도연이랑 하게 해. 콘돔은 쓰게 하고."
"푸흐흐. 갑자기??"
"그냥 하라고 하면 해!"
"뭐, 내가 시키지 않았아도 했을 놈들이긴 한데. 뭐, 분위기가 이랬으니 혹시 모르긴 하겠네. 일단 가서 확인해보고~ 아직 안했으면 하게 해줄 분위기를 만들어야 쓰겄는디."
"."
또 문기태가 내 몸을 더러운 두 눈으로 훑어 봤다.
"아니이~. 그렇잖어? 내가 뭐라고 그놈들한테 하라~ 마라~, 어? 안 그래?"
"후. 알았으니까. 일단 기다려. 내가 가서 볼테니까."
"푸흐흐, 그려요~. 가서 함 확인해 보시던가. 부디~ 그놈들이 했기를 바라겄구먼~."
시발, 사투리를 쓰려면 제대로 쓰던가. 썼다가 말았다가. 좆 같은 새끼. 말투부터 고쳐놔야겠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알몸의 남자 세명이 침대와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콘돔들도 여기저기 널부러져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애초에 재환 오빠가 있어서 걱정은 없었지만, 확실하게 처리되어 있는 것이 보이자 안심이 됐다.
"잘 해결 했어?"
유일하게 멀쩡한 재환 오빠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물어봤다.
"휴. 일단 매혹을 걸어두긴 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이쪽은."
"아, 뭐. 보다시피. 난 남자한테 쓸 능력은 없어서, 김도연한테 걸어서 어찌어찌 해결하긴 했어. 콘돔은 손대기 싫어서 그냥 두긴 했지만."
"괜찮아요. 그냥 살짝 손만 대기만 하면 되니까."
갑자기 뒤가 구려서 뒤를 돌아보니 문기태가 기분 나쁘게 실실 쪼개고 있었다.
문을 확, 신경질 적으로 닫아버리고 콘돔들 안에서 흘러나온 정액을 손 끝만 가져다 대면서 하나하나 정기를 흡수했다.
그러자 재환 오빠가 나에게 물티슈를 줬다.
"아, 고마워요."
"뭘. 근데 얘네들도 매혹을 걸어야 돼? 정기 아깝지 않나. 그거 꽤 비싸다며."
"어쩔 수 없잖아요. 안 그러면 어디가서 이상한 소릴 하고 다닐지도 모르고. 또 여기가 마약 현장이니까 우리도 범죄에 연류된 상태기도 하고."
"휴, 그렇긴 해."
"그래도 그분이 알아서 잘 빼주긴 하겠지만. 그래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게 좋죠."
"아, 그 검사. 아, 그치그치."
"일단 매혹 좀 걸구요."
김찬기, 서성일, 조하민에게 3단계까지 매혹을 걸었다.
하. 내 피같은 정기.
오늘만 정기를 6400씩이나 날려먹었어.
그 이후로는 재환 오빠의 도움을 받아 한명씩 깨워서 오늘 일은 모두 비밀이고, 그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된다고 명령을 해뒀다.
김도연의 경우에는 재환 오빠의 통제하에 있으니까 믿고 맡겼다.
김찬기, 서성일, 조하민 이렇게 세 얼간이가 나가고 나서 다시 거실로 나와 문기태의 맞은편에 앉았다.
"저 머저리들 꼬라지를 보아하니 잘 해결 하신 모양이구만."
왜 이 사람만 이런 걸까?
김찬기든 서성일이든 뭐든 지금까지 매혹에 걸렸는데도 이렇게 자신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처음이어서 솔직히 상대하기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후."
아니야. 어차피 매혹에 걸린건 확실하니까 명령만 제대로 하면 돼.
"푸흐흐. 고민이 많으시고만?"
"그쪽 걱정은 아니니까 걱정 말고. 오늘 나와 있었던 일들은 모두 비밀로 해야하는 건 알고 있겠지?"
"쩝. 그렇게 하라고 하면 하겠수다."
"비밀로 해. 나와 그쪽이 관련된 거라면 뭐든지."
"뭐, 오케이."
"그리고 빠른 시일 안으로 당신에게 연락이 갈 거야. 그 사람이 시키는대로 해."
"푸흐흐흐. 내가 좀 까다롭긴 하지?"
"뭐?"
"아니, 그러니까 다른 사람 내세워서 일 처리 하라는 거 아닌가?"
"맞아. 솔직하게 말하자면, 당신 말이 맞아. 이쪽 일은 내가 잘하는 일이 아니거든."
"솔직하시구만. 뭐, 그짝이랑 계속 같이 일 했으면 답답해서 내가 뒤져불었을지도 몰랐을 텐디. 잘 됐네. 그나저나, 조만간 연락 준다는 사람은 누구요? 짭새?? 아니면 흥신소 직원?"
"그건 알 바 없지 않나?"
"흐. 그르치, 내가 굳이 알 바는 아니지. 나야 뭐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개니까. 그런데 말요. 개도 적당히 적당히 밥도 줘가면서 대우해줘야 주인을 주인으로 대접해주는 거니께, 잘 알아두쇼. 나중에 약속이 이행되고나서 혹~시나 유감이 있으면 안되지 않겠수?"
"후. 좋아. 난 애초에 당신이 목적이 아니라 정찬영이니까, 그 놈만 잡으면 돼. 그 외의 일로 당신을 건들지는 않겠어."
"과연 그럴까 모르겄네? 보아하니 짭새든 뭐든 연관이 있을 것도 같은데. 그쪽에서 나를 가만둘까?"
"그건. 나도 어떻게 될지는 지금 확답을 해줄 수가 없어.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나도 나름대로 노력해 볼테니까, 내가 연결시켜주는 사람하고 일처리를 잘 해줘야 할 거야."
"좋수다. 뭐, 나도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뭐, 사실 나도 정찬영 그노무시끼는 맘에 안들었거든. 재수없는 시끼."
"그럼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오늘 일뿐만 아니라 당신과 내가 관련된 모든 일은 그 누구에게도 비밀이어야 해."
"댁이 연결시켜준다는 그 사람에게도?"
"그 사람까진 괜찮아. 재환 오빠까지도."
"알겠수다. 그럼 그렇게 하지. 이제 갈 거요?"
"더 할 말이 있을까?"
"흠. 아뇨, 뭐 좋수다. 가쇼."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것 처럼 보였지만 문기태와 계속 얘기를 하면 왠지 말릴 것 같은 느낌이어서 그냥 뒤를 돌아서 호텔에서 나왔다.
재환 오빠랑 같이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문기태. 정말 종 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어.
재환 오빠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뒤죽박죽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는데 재환 오빠가 바나나 우유를 건내줬다.
그리고 빨대까지 꺼내서 뾱, 꽂아주는 센스.
"아, 고마워요."
"뭘 그렇게 고민해. 옆에서 들어보니까 그래도 잘 처리된 것 같더만."
"그냥. 음. 문기태요."
"왜?"
"그 사람 뭔가 이상해요. 다른 사람들이랑은 달라요."
"뭐가 이상한데?"
"매혹에 걸린 사람치고. 너무 자의식이 강하다고 해야하나? 매혹에 걸리면 사실 거의 반쯤은 바보가 되거든요?"
"헙! 바, 바보?? 그 정도야??"
"아. 음. 어떻냐면요, 저랑 얘기할 때는 거의 제 말에 복종하는? 그런 바보 같은 느낌이랄까."
"아."
"그냥 다 똑같아요. 평소에는 원래대로 잘 지내는데, 제 말에 복종해야 되니까 뭔가 이상한 느낌으로 변해요."
"음, 대충 뭔 느낌인지 알 것도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제가 뭐라고 명령하면 그걸 들어야 하니까 사람이 살짝 바보같이 보일때도 있거든요? 물론 아닌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그러다가 점점 복종하는게 자연스러워지면서 그냥 원래 내 말을 잘 듣는 사람 처럼 보이게 돼요."
"아~ 적응 기간이 필요한 건가?"
"네, 맞아요! 적응 기간!"
"근데 문기태는 뭐가 이상한 건데?"
"그 사람은. 처음부터 이상한걸 바로 느꼈어요. 내가 자신한테 뭔가 초능력 같은걸 걸었다고 확신하면서."
"아."
"말투는 뭐 그 사람 말투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머리가 되게 잘 돌아가더라구요? 상황 파악이 순식간에 끝난 것 처럼 보였어요. 심지어 오늘 제가 온다는 것도 어떤 함정 같은 거라는걸 눈치채고 있었더라구요."
"허. 그랬어?? 존나 큰일 날뻔했네."
"우리가 초능력. 이런게 없었더라면 진짜 큰일 났을 수도 있었어요. 애초에 우리가 초능력자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자기가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어요."
"하긴, 그랬겠지. 문기태는 조폭이니까, 싸움도 잘할 거고. 자기가 다 상황을 통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
"맞아요."
"그래, 그렇겠네. 근데 우리가 초능력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던 거야."
"네, 그런 것 같아요."
"후."
"그래서 처음에는 진짜 완전 말렸어요. 문기태한테 막 질질 끌려다니고."
"허. 그 정도였어??"
"네. 무슨 말만 하면 딱딱 다 알아맞추니까, 소름까지 돋을 것 같았다니깐요."
"하긴. 문기태 그놈이 뭐, 그 험한 조폭들 중에서도 날고기는 놈이라더라. 그쪽 바닥에선 유명하다니까 사람 압박하고 자기 스타일대로 요리하는 건 나름 익숙하겠지."
"아, 그렇긴 하겠네요. 아무튼 저를 막 애송이 취급하는데, 후."
"하하, 그래서 계속 웃음 소리가 들렸던 거구나."
"네. 막, 푸흐흐흐~. 이렇게 웃는데, 진짜 막 비참해지는 거 있죠."
휴. 그때 생각만해도 진짜.
"어유~ 괜찮아, 괜찮아. 뭘 또 그런거 가지고. 어? 우는 거 아니지? 아~ 참, 괜찮다니깐~."
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까 재환 오빠가 깜짝 놀라면서 내 옆으로 와서는 내 머리를 꼭 안고 등을 토닥토닥거려준다.
"흐힝."
"괜찮아~. 우리가 뭐 언제 그런거 머리 쓸 일이 있었겠어? 문기태랑 우리랑 이런 쪽으론 레벨이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거야. 너무 신경 쓰지마."
"휴. 네, 뭐 저도 나중에는 인정할 수 밖에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조검사님에게 다 맡기려구요."
"아, 그랬어?"
"네. 문기태한테도 그렇게 얘기해뒀어요. 조만간 다른 사람에게 연락 올거라고. 그 사람이 시키는대로 일 잘 처리하라고."
"하하! 잘했네, 잘했어. 우리가 짱구 아무리 굴려봐야 조검사님만 하겠어? 잘한거야."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휴. 그럼 일단 조검사님을 한번 만나보기는 해야겠네. 권구현 대표? 그 사람도 같이 만나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플랜 짜보는게 좋겠어."
"네, 저도 그러려구요."
"큼, 흠! 그나저나. 오늘 너무 빡세게 일해서 그런가?"
"네?"
"흠흠. 아니~ 그냥 그렇잖아? 정기도 많이 썼을테고."
"아. 아~ 진짜 변태!!"
"어~? 유선수? 같은 선수끼리 이러기야?"
내가 도망가려고하자 못 도망가게 오빠가 나를 꼬옥 껴안았다.
"꺅!! 이거 놔요!!"
"어어~? 진짜 이러깁니까? 유선수??"
"유선수는 무슨?? 웃기고 있, 꺅!!"
오빠의 손이 내 티 안으로 불쑥 들어오면서 가슴이 주물럭거려진다.
그리고 단단한 무언가가 내 엉덩이를 쿡쿡 찔러대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스위치가 달칵 켜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으. 아, 안되는데에."
"안되기는~. 정기 보충 해드린다니깐?"
아, 몰라 진짜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