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46. 판깔기
후우.... 겨우 끝났다.
어느덧 강서연의 바이브조교에서 섹스까지 모두 끝마친 나는 자리에 돌아와 한숨을 돌렸다.
그러면, 이제 다시 제대로 박아영 공략에 들어가보도록 할까.
뭐, 그렇다고 한들 박아영에게 손을 댄다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박아영에게 이제 더 이상 손을 대지 않는다.
최지호 녀석에게도 말해서 박아영에게는 계속 손을 대지 않아 애태우게 만든다.
일단은 이게 클리셰대로의 전개를 위한 내 계획이다.
그러니 얼른 최지호에게 가보도록 하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점심시간이 되어 최지호에게 가도록 하였다.
“여어~”
“어. 오셨네요.”
“그래.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말이야~”
점심시간.
최지호에게 다가가자 최지호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나를 그렇게 반갑게 맞이해줘도 괜찮겠어?
“할말이라고 한다면?”
“그게 말이야. 어제 박아영 메이드복을 봤거든.”
“호오. 그래서요?”
내가 메이드복의 이야기를 시작하자 엄청 흥미로운 눈빛으로 나에게 집중하기 시작한다.
이런 메이드복 덕후녀석 같으니...
나는 그런 메이드복 덕후 녀석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절대 넘어가지 마라.”
“에.....?”
“말도 안되게 잘어울린다.”
“.......”
나의 솔직한 감상에 녀석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킨다.
“일단 종류는 총 세가지 일반 메이드복, 프렌치 메이드복, 그리고.... 수영복이 있다.”
“수, 수영복?!”
“그래. 나도 수영복 메이드복이란게 도대체 뭔진 모르겠다만.. 일단 일반 메이드복만 검사해줬거든.”
설명을 시작하자 계속해서 집중해서 듣기 시작한다.
아니,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진지하게 집중해서 듣고 하지 말라고.
그런 반응을 보니까 진짜로 네가 손을 대버릴까봐 두려워 죽겠잖아!
이 녀석이 손을 대버린다면 박아영의 목적이 달성되어 결국 NTR 목적 달성이 힘들어질수 있다.
그렇게 되어선 곤란하다.
안그래도 강서연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고.
강서연 다음으로 다시 제대로 공략하는 박아영인데 이번까지 실패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녀석.. 일반 메이드복 엄청 잘어울리니까 괜히 분위기타지 마라.”
“여, 역시 잘어울리나요?”
“어..”
물론 바로 덮쳐버렸을 때 애원하며 주인님이라 부르는 모습이 엄청 어울린다는 이야기였지만.
굳이 그것까지 말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애초에 남친에게 니 여친 따먹었더니 쩔더라. 같은 이야기를 하기엔..
“역시... 아영이가 메이드복이 잘 어울릴 인재이긴 했죠.”
“.......”
그게 어떤 인재인데?!
최지호 녀석의 말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일단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였다.
“그래. 그래서 일단 나는 일반 메이드복만 봤단 말이지. 그냥 메이드복만 해도 뭔가 야한 냄새 풀풀 풍기는데 그 다음에 나오는 프렌치메이드나, 수영복 메이드복은 어떻겠냐.”
“호오......”
이런 나의 설명에 침을 다시 꿀꺽 삼킨다.
그러니까 어디까지 흥분하는 거냐고. 이 메이드복 덕후야..!
“그러니 최대한 손대지 마라. 손대버리면 다음 의상은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음.... 그, 그치만, 생각해보니 메이드복을 입은 아영이를 덮쳐버린다면 성공한 아영이가 기세를 타서 다음 메이드복들을 입고 더 유혹하지 않을까요?”
“이 멍청아!”
욕망에 져버린 최지호 녀석이 현실과 타협하며 적절한 추리를 하였다.
하지만 그러면 안된다.
녀석은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 곳으로 이상한 방향으로 추리를 해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곤란하다.
“왜, 왜그러세요?”
고함에 놀란 최지호가 나에게 묻는다.
“확실히 성공한 박아영 녀석이 너를 위해 다른 의상들을 입어줄 수 있겠지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고.”
“뭐, 뭐를요?”
“과연 네가 손을 대버린 순간 박아영이 다른 메이드복들을 입은 뒤에 너를 필사적으로 유혹하려고 할까?”
“아....”
내 말에 최지호 녀석이 무언가 깨달음은 얻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 조금만 더 넘어와라.
내 약팔이에 그대로 약을 사서 그 자리에서 삼켜버려라.
“네가 원하는대로 박아영이 여러 종류의 메이드복을 입어주겠지. 하지만 너는 단순히 박아영이 메이드복만을 입는걸 원하는게 아니잖아?”
“그, 그렇죠...”
“참고로 어제 너를 유혹하기 위해서 박아영과 여러 동작들을 연습하면서 봤는데, 그 녀석 진짜 열심히 연구하더라.”
“그, 그런가요?”
“그래.”
사실은 단순히 나에게 어떡하면 남자들이 잘 유혹당하냐고 물은 것밖에 없지만.
“일부러 메이드복을 입은 채 걸레질을 하며 너에게 엉덩이를 흔들며 유혹하는 그 모습을 상상해봐.”
“어.. 어어....”
그 모습을 상상하며 최지호 녀석은 발기했는지 그대로 몸을 숙인다.
“너를 위해 열심히 유혹을 연습하는 박아영이야. 그런데 일반 메이드복으로 그런 유혹을 연습하는데, 다음 코스프레들로는 어떤 유혹을 또 연습할까?”
“프렌치메이드에... 수영복...”
“잘 생각하는게 좋아. 네가 그 순간에 손을 댄다면 그 당장은 좋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 다음 코스프레들의 유혹은 없어. 이미 정복했으니 그저 상황에 충실하지 않게 옷만 입고 달려들거라고.”
“흐음....”
내 약팔이에 최지호 녀석이 고민한다.
역시 이런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녀석들은 상황극역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구만.
그 점을 노려서 녀석을 설득하길 잘했다.
“생각해보는거야. 프렌치 메이드복, 주인님, 슬쩍슬쩍 보이려는 팬티, 수영복, 닿아오는 가슴.”
“.........꿀꺽.”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최지호 녀석이 침을 크게 꿀꺽 삼켰다.
“어떤 느낌인지 아주 잘 알았을거라 생각한다.”
뭔가 이쪽이 이 녀석을 망상으로 유혹하게 만든 것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아무튼 이렇게 망상해서 녀석이 손을 대지 않는게 중요하니까.
“그러니까 손을 대지 않는게 더 좋은거라는걸 너도 잘 알겠지?”
“.........엄청 알 것 같습니다.”
나의 질문에 최지호 녀석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알았으면 됐다.
부탁이니 손을 대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남자로서 그저 욕망에만 충실할뻔 했는데 이런 도움을 주시는군요. 형님.”
“아니, 갑자기 형님이라고 해도...”
“아니면 사부라고 부를까요?”
“사부도 이상하잖아.”
그저 박아영에게 손을 대지 않게 설득하려는 것 뿐이었는데, 어느새 형님이니 사부니 하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좋은걸까 메이드복..
확실히 메이드복을 입고 주인님이라 부르는 박아영의 모습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긴 했었다.
오늘 옥상에서 그저 달콤한 목소리로 강서연이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말이지.
역시 분위기와 복장은 꽤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강서연이 메이드복을 입고 주인님이라고 부른다면 뭔가 다른 느낌이 들까?
갑자기 오늘 아침 강서연이 메이드복을 샀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니, 아니지. 내가 굳이 강서연 그 녀석의 메이드복을 즐겨서 뭘 어쩔건데.
그런 메이드복은 내가 아니라 이서준 그 녀석이나 많이 즐기라고 해라.
“아무튼 오늘의 가르침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내가 이번 참으면 항상 다음엔 더한거 온다라는 생각을 가지라고.”
그렇게 최지호와 이야기가 끝나고 나는 뭔가 강서연과 채아 사이에 유행하는 따봉을 녀석에게 날려주었다.
그러자 최지호 이 녀석도 나에게 따봉을 날리며 우리의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음, 뭔가 확실히 편하네. 이 따봉.
최지호 녀석과 이야기를 마친 나는 다시 반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저.. 태양아.”
“어?”
자리에 돌아오자 갑자기 박아영이 나에게 말을 건다.
아니, 어제 그런 일이 있었으면서 말을 건다고?
물론 오늘 아침에 없던 일로 하자고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바로 말을 거는건 조금 대담한대?
“그.. 아까 지호랑 이야기하는걸 보고 지나가서...”
“아....”
그런거라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설마 이야기의 내용까지는 듣지 않았겠지?
이야기를 들은 것이면 곤란하다.
절대로 손대지 말라고 이야기해놨는데 설마 그 내용을 들어버린건 아니겠지?
“여전히 신경써주고 있는거야?”
“어, 어... 그렇지. 아무래도 내가 어제 너무 실수했으니까 더 적극적으로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해서.”
다행히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 그저 이야기하는 모습만을 본 것 같았다.
다행이군.
일단 내가 자신을 도와주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 어디 판을 제대로 깔아보실까.
“그, 그렇게까지 신경써주지 않아도 괜찮은데.”
“아니야. 친구 좋다는게 뭐냐. 나는 앞으로 이런 식으로 도와주도록 할테니까. 둘이 한 번 잘 해보라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나는 박아영과 최지호의 사랑을 응원하는 식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러자 조금 감동한 모습을 보이는 박아영.
네가 감동해버리면 안될텐데 말이지.
사실 너희의 관계를 어떡해서든지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거니까.
물론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박아영은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며 이야기가 끝이났다.
휴우. 다행이도 이야기가 들키지는 않았군.
뭐, 그래도 오늘 이렇게 못을 박아놨으니 다음부터 이런 이야기를 거의 안하긴 하겠지만.
아니다. 일단 이녀석 불안하니까 결국 손을 댔는지 안댔는지 내가 매일 찾아가서 체크를 받지 않으면 안되겠어.
확실히 나의 약팔이에 넘어온 느낌이었으나 메이드복 덕후 최지호 녀석이 실제 박아영 복장을 보고 어떨지 모른다.
이론을 알지만 실천을 못할수도 있는 것.
그러니 일단은 내일이 되면 최지호 녀석에게 손을 댔는지 안댔는지 체크하도록 하자.
그리고 박아영이 수영복을 입은 그날까지 확인을 하고 계속해서 당부하도록 하자.
그렇게 수영복까지 실패해버린다면 박아영은 과연 어떤 식으로 나올지 궁금해지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