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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이 나를 보고 딸침-77화 (77/170)

〈 77화 〉 왕을 죽이는 겁니다.

* * *

“으음, 음..”

입에 들어온 스테이크를 우물우물 씹었다.

그러자, 오늘도 살짝 찌릿, 하고.

머리 한쪽이 저려 오는 것이 느껴졌다.

다만 약을 먹었을때 처럼 몽롱한 것은 아니었다.

그건 엄밀히 말하자면,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다.

이윽고 내 몫의 스테이크를 다 먹자.

스칼렛이 소스가 묻은 입가를 손수건으로 닦아 준다.

“맛있게 먹었어요?”

“네에..”

그녀는 생긋 미소지은 뒤.

내게 ‘치우고 올게요’ 라며 말하곤 방을 나섰다.

“아우우.”

벌컥­

그녀가 방을 나서자 입을 오물거리며 무언갈 말하고 싶어보이는 표정을 짓는 루시.

나는 루시를 물끄러미 응시하며 방긋 웃었다.

“왜 그래, 루시..?”

오늘은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았기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한 삼일 전쯤, 새로 바뀐 소스를 먹었을 때부터 그랬다.

하지만 아직 스칼렛이 준 약의 약 기운이 남아 있었기에.

발음이 조금 뭉개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우, 아으.. 우으..”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손을 꼼지락댄다.

뭘 말하고 싶은 건가 해서, 고개를 갸웃였다.

그러다가 이내 루시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동시에 하늘하늘하게 흔들리는 치맛자락.

요새 루시가 우리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양복이 아닌 사복을 많이 입었다.

옷은 전부 스칼렛이 제공해 준다.

그녀는 상당히 재봉에 재능이 있어, 내가 입고 있는 옷은 전부 스칼렛의 작품이다.

그렇기에 재능을 살려, 루시의 옷까지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우으..”

내 앞에 선 루시가 우물쭈물 손을 꼼지락댄다.

꼬리는 산만하게 살랑이고 입을 다문 채 부끄럽게 미소 짓는다.

그리고선, 제 스커트를 슥 올리는 루시.

아래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살짝 벌어진 균열에선 끈적한 실이 흘러내려와,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일까.

다만 의문보다는 흥분감이 내 가슴을 뛰게 했다.

‘이거 마시라는 건가..?’

요즘 내가 약 기운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니까.

애액을 마시고 회복하라고 하는 듯했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루시의 앞에 살포시 앉았다.

치맛자락을 두 손으로 다소곳히 든 채 나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너무 야했다.

핥쨕­

먼저, 부드러운 균열을 부드럽게 핥았다.

“히읏..”

그러자 루시가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낸다.

입 안에 퍼지는 달콤한 맛에 나도 모르게 혀가 움직인다.

다시 한 번 균열을 핥다가, 입을 벌려 뷰지를 한 입에 넣었다.

이윽고 그걸 쮸읍쮸읍 빨아댄다.

“힛, 으읏.. 흣..”

말랑한 뷰지를 느긋하게 맛보자니, 루시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신음했다.

스커트를 붙잡은 손 끝이 가녀리게 떨린다.

허벅지를 살짝씩 꼬고, 허리를 얕게 경련한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좀 더 괴롭혀 주고 싶은 기분이 든다.

“햐읍.. 쮸읍..”

거친 숨을 내뱉으며, 루시의 얇은 허리를 붙잡았다.

그리고선 작은 질 속에 최대한 혀를 깊숙히 넣는다.

그걸 위아래로 휘적대며 시선을 위로 올렸다.

“흣, 읍..”

루시는 어째서인지 신음을 참으며 스커트를 꼭 쥐었다.

치료의 일환이라고 생각해, 최대한 기분이 좋아지려는걸 참으려는 걸까.

묘하게 쓸데없는걸 신경쓴다.

“우으, 으.. 아읏..”

질 안쪽을 찔걱찔걱 맛보다가 입술로 클리를 자극했다.

동시에 몸을 확 앞으로 숙이며 몸을 떠는 루시.

찌이익­

이윽고 애액을 지려 버리며 기분 좋게 몸에 힘을 푼다.

“읏, 히읏..”

털썩­

힘이 풀렸는지 곧바로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는 루시.

애액을 마셔서 그런지, 몸에 힘이 조금 돌아오는 기분이다.

나는 그대로 루시의 다리를 두 팔로 잡았다.

루시는 절정의 여운에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곤 그 루시의 뷰지에 입을 갖다대어, 다시금 쮸읍쮸읍 빨아 댄다.

“읏, 히으으읏..! 읏, 흡..”

졸지에 거센 공격을 당해버리는 루시.

제 입을 가리고 허리를 위로 튕기며, 기분 좋게 가버리고 있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루시를 기분 좋게 해주는건 꽤나 오랜만이다.

최근에는 스칼렛하고만 몸을 섞기도 했고.

정신 상태가 불안정해 도무지 루시를 신경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귀여워..’

그렇기에 루시는 다리를 바동거리며 소리 죽여 신음한다.

“푸하.. 하아..”

한참을 그렇게 보빨하다, 이내 입을 떼고선.

천천히 루시의 허벅지를 쥔다.

움찔, 하고 떨려오는 반응을 즐기며 손을 서서히 위로 올린다.

허벅지를 타고 가던 손은 부드러운 배에 닿고, 이내 살짝 부푼 가슴 위에 안착한다.

어쩌면 스칼렛보다 더 커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묘한 숙연함을 준다.

“히이, 히이..”

루시는 가녀리게 신음하며 말 없이 내 손길을 응시했다.

공격 당할 때의 루시는 표정이 정말 풍부해서.

이런저런 반응을 보고 싶어진다.

톡, 톡.

“히이이잇..!”

역시나, 젖꼭지가 상당히 반응이 좋다.

벌써부터 변태같이 발딱 서 있지 않은가.

루시는 내심 기대하는 표정을 지으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손가락을 세워 젖꼭지를 놀리듯이 톡톡 쳐댔다.

그러다가 몸이 움찔거리면, 집게손가락으로 가볍게 잡아당겨 주고.

허리가 튕기며 절정할 것 같을 때에는 조금 더 자극을 세게 준다.

그 절묘한 테크닉에, 고개를 젖히며 애액을 뿜어대는 루시.

하지만, 그때였다.

벌컥­

이제 슬슬 분위기를 타 살을 섞으려고 할때.

스칼렛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약과 모종의 기구가 들려 있었다.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싸해지고.

“..하던거 계속 하세요.”

생긋 웃은 스칼렛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히읏, 히우으으읏..!”

달콤한 냄새가 퍼지는 방 안에 루시의 교성이 퍼진다.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것은 위잉위잉 울려대는 딜도의 감촉.

스칼렛은 나를 제 무릎에 앉힌 채, 젖꼭지를 마구 자극당하는 루시를 응시했다.

“어때요. 이런 것도 꽤나 괜찮죠..?”

“그게에..”

찌걱, 쮸걱­

내가 대답을 망설이자 곧바로 스칼렛이 딜도를 빙글빙글 돌려 버린다.

동시에 허리가 탁 튀며 어마어마한 쾌감이 머릿속에 짓쳐든다.

한쪽 손으로는 딜도를 돌려 주고 나머지 손으로는 내 젖꼭지를 꾸욱 잡아당긴다.

살짝 아프면서도 찌릿한 쾌락에 정신이 혼미하다.

약까지 먹어서 그런지, 전혀 무섭다거나 하는 감정은 없었다.

“우, 히잇, 읏.. 히야아앗..”

루시는 꿈틀이에게 팔 다리가 묶인 채로, 열심히 애무를 당하고 있었다.

이건 스칼렛이 내리는 모종의 벌이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아닌, 루시에 한정해선 이런 행위를 관대하게 봐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대놓고 하는 섹스는 용서치 않는다.

찔걱, 찔걱, 찔걱­

꿈틀이의 촉수가 루시의 작은 질을 마구 후빈다.

그러자, 새빨간 얼굴을 젖히며 애액을 다시금 지려 버리는 루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최소한 1시간은 지난 것 같다.

그동안 나는 스칼렛의 품에 안겨 딜도로 뷰지를 쑤셔지고, 온 몸을 희롱당했다.

쉬이이이­

하도 가버려서 그런지 몸을 축 늘어뜨린 루시가 그만 실금해 버린다.

그러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스칼렛.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벌이 멈추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내 귀를 부드럽게 깨물며 딜도를 자궁구까지 깊숙히 박아 넣었다.

위이이잉­

가장 소중한 곳을 자극하는 위험한 진동에 머리가 불타오를 듯이 점화한다.

그러자 꼬리를 빳빳히 세우며 나를 응시하는 루시.

그 시선이 스칼렛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더 쑤셔, 꿈틀아.”

쯔억, 쯔억­

“히으으읏, 으읏, 흐.. 히으..”

루시의 뷰지를 더욱 격렬하게 괴롭혔다.

아무리 강인한 용족의 신체라도, 이 정도로 절정하면 견디기 힘들다.

루시는 혀를 늘어뜨리고 침을 줄줄 흘리며 또 다시 절정했다.

온 몸에는 번들번들한 촉수의 체액이 발라져 있다.

그 체액이 미약 역할을 하는지, 루시의 전신이 파르르 경련한다.

그러다가, 우뚝 촉수를 멈추는 꿈틀이.

뭔가 말하고 싶은게 있는지 허공에 촉수를 꼬물거린다.

­체력이 좀 많이 빠지신 것 같습니다. 멈춰야 되는게 아닐까요?

새삼 느끼는건데, 꿈틀이는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것 같다.

대체 누가 희롱하는 상대 걱정까지 해 준단 말인가.

오히려 사람이 아니라 더욱 이런 면모가 돋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스칼렛은 잠시 고민하듯이 턱을 만지작대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물도 좀 먹이고, 쉬게 해.”

다만 벌이 끝난건 아니었다.

꿈틀이에게 방으로 나가라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니까.

“꿀꺽, 꿀꺽..”

이내 꿈틀이는 식탁 위에 있는 물병을 가져와 루시에게 먹였다.

축 늘어졌으면서도 물만큼은 필사적으로 마시는 루시.

한참이나 절정하고, 수분을 많이 배출했으니.

목이 마를 만도 하다.

나는 멍하니 그런 루시를 응시했다.

쪽.

그런데, 갑자기 스칼렛이 내 뺨에 짧게 키스한다.

“아가씨이..?”

“이제 세실도 슬슬 쉬어요.”

쯔어어억­

“으그읏..!”

그리고선 내 뷰지에 박힌 딜도를 쭉 빼준다.

나는 몸을 떨며 애액을 찌익 뿜어냈다.

나 또한 루시와 비슷하게 1시간 가량을 절정에 달했기에.

그녀의 휴식 선언은 더할 나위 없이 달콤했다.

“하아, 하.. 감사.. 합­”

그렇게, 감사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이따가, 루시랑 같이 벌 받으려면 더 쉬어야죠.”

스칼렛은 아직 만족하지 못한 것 같았다.

****

“하아, 하..”

나는 끈적한 피로감을 느끼며, 눈을 떴다.

사방은 어두웠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이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은.

“잘 주무셨습니까?”

크리스가 내 옆에서 흔들 의자에 앉아 있었다는 점이다.

그녀를 보는것도 오랜만이다.

난 잠시 몸을 비틀며 피로감을 몰아내곤,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잘 자진.. 못했지만..”

“흠.. 약간 유감이군요.”

그녀는 장난스레 웃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그동안 약이다 뭐다 해서, 볼 기회가 얼마 없었는데.

이렇게 보니 반갑다.

크리스가 이렇게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건, 말할 것이 있다는 소리겠지만.

그저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이 좋았다.

“헤헤..”

“너, 너무 뚫어져라 보시는거 아닙니까? 아무리 저라도 좀 부끄럽습니다.”

아차. 크리스를 보며 실실 웃었더니, 그녀가 뻘쭘한 표정을 짓는다.

평소라면 도리어 자신이 더 뚫어져라 쳐다볼텐데.

나는 픽 웃고선 천천히 휠체어 위에 올라탔다.

끼익­

그리곤 크리스의 옆에 살포시 자리를 잡는다.

바깥은 어두웠다. 달빛이 드문드문 내려앉아, 으스스하면서도 몽환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그렇게 저 바깥 풍경을 보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결국 볼 수는 있었지만, 자유란걸 얻진 못했다.

설상 가상으로 왕의 제물로 찍혀버리기까지 했고.

내가 나간다 한들 진짜로 멀쩡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왕의 집착이, 왕국 밖을 벗어난다고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생각이 많아져 머리가 복잡하다.

크리스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세실.”

목소리는 조용했고, 부드러웠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녀는 잠시 큼큼, 하면서 목을 가다듬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요즘은 좀 어떤가요?”

내가 힘들고,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날아오는 질문.

오늘도 어김없이 그녀는 내 심정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나는 생긋 웃으며 크리스의 말에 답했다.

“..별로 괜찮진 않아요.”

다만 내 표정은 그닥 우울하지 않았다.

울면서 감정을 토해내지도, 고통스레 인상을 찡그리지도 않았다.

닳고 닳아버린 나라는 존재는 이제 웃으며 아팠던 부분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게 좋은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크리스는 내 말에 입을 달싹이다가.

이내 많은 감정이 담긴 미소를 내비쳤다.

“..현재 상황이 어떤지는, 알고 계신가요?”

그리곤 차분한 어조로 말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를 수가 없다.

제물로 찍혀, 수많은 귀족과 암시장 딜러가 나를 노리고 있다.

이젠 제대로 밖에 외출하지도 못한다.

더 이상 나가면 새 미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조차.

이젠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내 침묵은 크리스에게 충분한 답이 됐다.

그녀는 잠시 입을 달싹이다가, 이내 내 얼굴을 똑바로 응시했다.

“방법이.. 딱 하나 있긴 합니다.”

그리고선 살짝 긴장한 표정을 짓고.

“불가능에 가깝지만,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조심히 말을 내뱉는다.

나는 멍하니 크리스의 눈을 응시했다.

항상, 크리스는 옳았다.

늘 현명했으며 내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하지만.

“왕을..”

이번에 한 말은, 너무나도 터무니없고 허황된 것만 같아서.

“죽이는 겁니다.”

처음으로 그녀의 결정에 불신이 피어올랐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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