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족이 나를 보고 딸침-113화 (113/170)

〈 113화 〉 네가 도와줘.

* * *

“헉, 꺼억..”

가장 처음 느껴진 것은 숨이 턱 막힌다는 감각이었다.

분명히, 숨은 쉬고 있다.

“하아아.. 후우우.. 흐으.. 하아아..”

분명했다. 내 착각 따위가 아니다.

나는 필사적으로 숨을 들이키고, 내쉬며 어떻게든 호흡을 이어가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아.. 기분이 어때요?”

“수미.. 수.. 허어어억..!”

머리가 핑핑 돈다.

루시는 바닥에 쓰러진 채 몸을 움찔대더니.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입을 쩍 벌리고, 숨을 미친 듯이 들이켰다.

동시에 그토록 원하던 산소가 몸 속으로 공급 되었다.

사실상 숨은 이미 쉬고 있었지만.

“헤엑, 켁.. 케엑..”

나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힘겹게 기침을 토해냈다.

살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스칼렛이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담아 준다.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뷰지에선 물이 주륵 흘러내리고 있다.

“많이 괴로웠죠? 미안해요. 그래도, 일단 벌은 받아야 하니까..‘

”벌..?“

벌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

내 물음에 스칼렛이 밝게 미소 지어 보인다.

”아직도 자기 잘못이 뭔지 모르는거에요? 뭐, 지능이 성공적으로 떨어진 것 같긴 한데.. 알건 알아야죠. 그쵸?“

”무슨 말을.. 하,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의 스칼렛은 웃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무서웠다.

나는 몸을 오들오들 떨며 그녀를 조심스레 쳐다보았다.

”설마, 자기는 벌을 안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진짜로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다.

내가 왜 벌을 받아야 하는거지?

의아함은 공포를 낳았고, 스칼렛이 내 몸을 꽉 끌어안는다.

”바람 피웠잖아요.. 루시랑.“

”바, 바람이라니..“

”바람 아니에요? 저 말고 다른 여자랑 몸 섞으려고 한거..“

분명히, 전에도 루시와 섹스를 한 적은 몇 번 있지 않았는가.

”저, 저번에도..!“

”저번엔.. 제가 있었잖아요..“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에 난 말문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할 말이 없다. 나는 입을 꾹 닫고선 말 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죄송해요.“

”죄송할거 없어요. 세실.. 이번에만 벌 받고, 다음부터는 안 하면 되는거잖아요?“

스칼렛의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그렇다면.

아까 했던 그 괴로운 일을 또 당해야 한다는 소린가?

루시도 같이?

”아가, 아가씨.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다시는..“

”세실은 있잖아요.. 여기가 제일 문제에요.“

쮸걱, 쮸븝­

”읏..“

내 귓가를 천천히 애무하던 스칼렛이, 아래쪽을 만지작대기 시작한다.

균열을 슥슥 문지르고선 쪽, 하고 볼에 키스하는 그녀.

”자꾸 가만히 놔두면.. 발정나고, 참지를 못 해서.. 자꾸 바람을 피잖아요..?“

잔뜩 질척해진 제 손을 보란 듯이 치켜든 그녀가, 이내 누워서 숨을 헐떡이는 루시에게 다가간다.

”이 정도는 해야지 바람을 안 피지 않겠어요?“

”제, 제발.. 아가씨..“

어떻게든 스칼렛을 말리고 싶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힘 없이 눈을 반쯤 뜬 루시가 날 쳐다본다.

그녀는 나를 보며 걱정 말라는 듯이 옅게 미소 지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처량하고 미안해서.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루시.. 미안­“

콰악!

”헉.. 흐읍..“

미처 사과를 하기도 전.

씨익 미소지은 스칼렛이, 루시의 목을 양손으로 콱 움켜 쥔다.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숨이 턱 막히는 감각.

아래쪽에서 뭔가가 찌릿찌릿하게 올라오고,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한다.

뒷머리가 조금씩 아파오며 목이 턱 막힌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시야가 선명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고, 머리가 점점 망해진다.

”켁, 케헥.. 그르르르륵..“

스칼렛에게 직접 목이 졸린 루시는 온 몸을 발버둥치며 침을 질질 흘려댔다.

꼬리는 그녀에게 저항하듯 마구 좌우로 흔들렸지만.

스칼렛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증오 섞인 눈으로 손에 힘을 더욱 꾹 쥐었다.

”내가 누누이 말 했지.. 네가 뭐라도 되는줄 아냐고.. 감히, 아가씨를 건드리다니.. 무슨 꿍꿍이야..?“

탁, 타악!

루시는 대답 대신, 꼬리로 땅바닥을 탁탁 쳐 댔다.

”허끅..! 꺼억..“

나도 이제 슬슬 숨이 한계다.

시야가 흐려지고 뇌가 점차 정지해 가는 듯한 감각이 퍼졌다.

그렇게, 기절 직전까지 질식이 계속됐을 즈음.

”꺼허어어억..!“

루시의 목을 조르던 손이 풀린다.

촤아아악­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소변과 애액이 섞인 액체가 땅바닥으로 확 쏟아진다.

허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눈이 돌아갈 것만 같다.

그 와중에도 느껴지는 것은 산소 결핍과 끈적히 얽힌 쾌감.

루시가 어째서 그녀에게 목 졸리면서도 절정에 달할 수 있었는지 뒤늦게 이해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온 몸이 희롱당하는 감각은.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로 얻을 수 없는 자극일 것이다.

”헥, 헥..“

나는 고개를 축 늘어뜨리고 침을 줄줄 흘려댔다.

몸이 고정되어 있었기에 앞으로 꼬꾸라지진 않았다.

잠시 루시를 응시하던 스칼렛.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이건 원래 안 쓰려고 했는데..“

스칼렛이 꺼내든 것은 주사기형 약이었다.

그걸 보며 움찔, 하고 몸을 떠는 루시.

멍하던 눈에 묘한 공포심이 떠오른다.

그녀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챈 듯한 얼굴.

”자아.. 이리 와. 다시는 다른 생각 못 하게, 철저히 교육해 줄게..“

동시에 주사기가 루시의 목덜미로 향한다.

”자, 잠시만요! 아가씨!!“

그리고 나도 모르게, 스칼렛을 향해 소리를 질러 버렸다.

”..왜요?“

의아하단 얼굴로 나를 응시하는 그녀.

난 입술을 꾹 깨물고선.

”제.. 제가.. 받을게요..“

숨을 짜내듯이 답했다.

루시는 입을 뻐끔거리며 호흡을 쌕쌕대고 있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잘 알겠지만.

루시가 더 이상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나는 눈물 젖은 얼굴로, 스칼렛을 향해 생긋 웃어 보이고선.

”벌.. 주신다고 했잖아요. 제가 받을게요. 그거..“

”흐음..“

스칼렛은 나를 보며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거지?’ 싶은 얼굴이다.

잠시 고민을 하듯 고개를 갸웃이는 그녀.

그러다가, 이내 활짝 웃으며 내게 다가온다.

”좋아요. 뭐, 루시를 망가뜨리는것 보다는 세실을 망가뜨리는게 더 재밌으니까요.“

다시는 약과 인연이 없을 줄 알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

나는 내 목덜미를 만지작대는 스칼렛의 손길을 느꼈다.

아래쪽에서 물이 줄줄 흐르고, 기대감에 배가 파르르 떨렸다.

이러면 안 되는걸 알지만, 기대해 버리고 만다.

약을 맞고서 목을 졸리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너무 좋아서, 미쳐 버리지는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흥분과 공포가 뒤섞여 머릿속이 불타 버릴 것만 같다.

”자.. 넣을게요.“

쭈우우욱­

이내 스칼렛의 약이 내 몸 속으로 들어온다.

”하아.. 아아앗..“

조금씩, 몸속으로 들어오는 약.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이 황홀한 감각이 퍼져가는 것을 느꼈다.

‘머리.. 불타..’

처음 느낀 것은 머릿속이 뜨겁게 가열되는 듯한 감각이었다.

이윽고 그 열기는 내려가 전신을 달구기 시작했다.

정말 오랜만에 맞는 약이다.

부작용 같은 것이 있을 법도 했지만, 스칼렛은 그것 이상으로 철저했다.

부작용 하나 없는, 너무나도 기분 좋고 따뜻한 것이 뇌를 범한다.

쪼르르륵­

동시에 아래쪽에 힘이 탁 풀리며 소변을 지려 버렸다.

내 몸은 기억하고 있다.

전에 그토록 절여졌으며, 항상 달고 살던 약을.

”아그으으읏..“

찌이이이익!

소변이 아래쪽을 적시고, 이어지는 것은 반투명한 애액이었다.

스칼렛은 다리를 벌린 채 천박하게 애액을 지려 버리는 날 상기된 얼굴로 응시했다.

약 하나 맞았다고 오줌을 싸고, 애액까지 싸 버린다.

이 어찌나 얼빠지고 한심한 꼴인가.

반면 그럼에도 수치심과 흥분감은 가슴을 타고 올라와서.

내 정신을 헤집고 좀먹는다.

”에헤.. 헤에..“

행복하다.

약 기운이 완전히 돌자, 범죄적인 행복감이 파도치듯 치솟는다.

”슬슬 됐겠네요.“

그리 말한 스칼렛은 날 응시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저절로 침대를 향해 가는 내 몸.

무얼 하려나 싶었는데, 스칼렛은 숨을 들이키며 내 몸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선 가슴을 혀까지 굴려 가며 빨아대다, 내 뷰지가 충분히 풀린 뒤.

”루시. 이리 와 봐.“

”네, 네에..“

루시를 침대 옆으로 불렀다.

이윽고 스칼렛이 내 뷰지에 자신의 뷰지를 맞대며 허리를 흔들었다.

찌걱찌걱 하며, 서로를 삼킨 뷰지가 야릇하게 움직인다.

”아하.. 가히..“

혀가 풀려서 제대로 발음을 할 수가 없다.

눈 앞이 반짝반짝이며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다만 그 어지러움 조차, 너무나도 기쁘고 행복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온다.

따악­

그리고 스칼렛이 다시금 손을 튕기자.

보랏빛 줄 같은 것이 루시의 목으로 확 하고 튀어나간다.

”억, 그윽.. 켁..“

동시에 목을 졸린 채 켁켁대는 루시.

그 산소 부족은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

순간, 머릿속이 팡 하고 터지는 듯한 착각에 휩싸였다.

‘어..?’

찌이이이익­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도 전, 몸이 먼저 반응해 버린다.

스칼렛과 뷰지를 마구 부비던 와중 애액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헉.. 컥..“

산소 부족은 아랫배를 찌릿하게 만들었고.

약과 섞인 쾌락은, 상상도 못 한 감각으로서 날 엄습했다.

”아극.. 아가씨잇.. 케에엑..“

머리가 핑핑 도는 와중, 목에 달린 것을 풀어보려 목덜미를 벅벅 긁는 루시가 눈에 들어왔다.

루시는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었다.

다만, 아무리 강인한 용족이라 한들 숨을 막으면 힘을 쓸 수 없다.

점점 루시의 저항이 약해지고.

이내 축 늘어져 버린 루시가, 작은 균열에서 반투명한 소변을 질질 흘려 댄다.

힘이 빠졌음에도 공중에 고정된 줄 때문에 쓰러지는것조차 하지 못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난 또 한 번 절정했다.

클리와 클리가 거칠게 스치고, 부드러운 살결이 맞닿아 체온이 오간다.

‘간다아..’

다시금 느껴지는, 전신에 고압 전류를 흘려보내는 듯한 쾌락.

그 이후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절하기 직전에 목을 풀고, 다시 기절하기 직전까지 목을 조르고.

절정은 꼭 질식 상태에서만 하도록 조절한다.

그렇게 나는 몇 시간을 질식 절정에 달하며 정신을 잃어 버렸다.

내가 정신을 잃기 전의 스칼렛은.

너무나도 환하고, 야릇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켈록, 켈록..“

루시는 목에 가해지는 통증에 눈을 떴다.

사방은 깜깜했다.

오늘 하루종일 목을 졸려서 그런 것일까.

다행히 안쪽에는 이상이 없지만, 바깥쪽은 시퍼런 멍이 군데군데 들어 있다.

마음 같아서는 더 누워 있고 싶었지만.

밤이 됐으니,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터벅, 터벅.

루시는 비척거리며 걸어가 올리가 누워 있는 침대를 톡톡 건드렸다.

”올리, 올리..“

”..깼냐?“

뒤척이는 기색 하나 없이, 곧바로 올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리 깨어 있던 모양이다.

”으응.. 방금 일어났어. 그거, 모아 뒀어..?“

”당연하지. 받아라. 귀한거니까 안 떨어뜨리게 조심하고.“

그리 말한 올리는 루시에게 작은 병을 건넸다.

살짝 얼굴이 붉은게 본인도 좀 부끄러웠던 것 같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고마­“

쨍!

작은 병을 받아든 루시의 손이, 홱 하니 미끄러져 버렸다.

동시에 땅으로 곤두박질쳐 박살이 나 버리는 병.

”야, 야..!“

다행히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안에 담아 있는 액체가, 바닥으로 쏟아져 버렸다.

”미, 미안해.. 다시, 담아야..“

잔뜩 당황했단 표정을 짓는 루시.

올리가 무릎을 꿇고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을 응시한다.

”하..“

한숨을 쉬며, 손가락을 빙빙 돌리는 올리.

그러자 깨진 파편들이 전부 위로 올라와 누가 밟지 않게 둥그런 형태로 뭉친다.

”어떡하지..“

루시는 안절부절 못 한 채 손을 꼼지락댔다.

그런 루시를 바라보던 올리가, 제 이마를 쓸다가.

이내 입을 오물거린다.

”..어쩌긴 뭐 어째. 다시 뽑아야지.“

”그치만.. 시,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지 않아? 분명히, 네가 전에 흥분까지 가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네가 도와줘.“

”어..?“

루시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올리는 그녀의 반문을 허용하지 않았다.

스륵­

얼굴을 옆으로 돌린 채, 새빨간 얼굴로 치마를 내리는 올리.

동시에 달콤한 꽃잎 향이 은은히 피어오른다.

”니가 도, 도와주면.. 빨리 나올거 아니야..“

”그게..“

루시는 잠시 망설였다.

다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세실의 정상화였기에.

”빠, 빨리 끝낼게.“

그리 말한 루시가, 올리의 균열에 손가락을 갖다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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